1편을 다 깼을 당시에 너무 급전개에 용두사미로 결말이 나버린 진엔딩때문에 1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많이 말아먹었었고 지금도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게 결말을 냈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급전개인 결말이긴 하지만 2편까지 모두 끝내고 나니 1편만 끝냈을 때보단 1편 진엔딩에서 무언가 복선이나 암시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번 2편의 2회차에서 밝혀지는 이야기들과 연관지어보면 그 의미가 조금 갈피가 잡히는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세계관은 총 3개로 월즈 오딧세이인 가상 세계, 시리즈의 주요 무대가 되는 현실 세계, 그리고 현실 세계를 감시, 관리하는 상위 세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2편 2회차에 추가되는 스토리에선 이 상위 세계에 대한 떡밥들이 공개됩니다. 정리하면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1. 상위 세계는 황폐화되어 사람이 살기 힘든 세기말과 비슷한 상황
2. 계급 제도에 의해 하층의 주민들은 상층의 주민들에게 노예처럼 부려먹히는 상황
3. 엔드 버스 계획이란 완벽한 세계를 완성할 때까지 수많은 아랫 세계를 만들어 관리, 오류나 버그가 발생하면 가차없이 삭제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처음부터 관리함
이 3가지를 가지고 추측해보면, 엔드 버스 계획이란 상위 세계의 황폐화된 환경과는 다른 완벽한 낙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렇게 완성된 세계와 융합 혹은 상위 세계의 주민들을 전이하여 인류가 낙원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 세계의 융합 혹은 전이에 대해선 이미 1편에서 루덴스에 의해 현실과 월즈 오딧세이의 세계가 융합하게 된 후반부의 전개를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추측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1편 진엔딩은 엔드 버스 계획이 올바르게 성공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완벽한 세계의 구성을 위해 하위 세계를 통채로 삭제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이 아닌 하위 세계와 상위 세계가 어느 한쪽이 손해보는 일 없이 서로 공생하도록 융합된 결말 중 하나인 것이지요. 이후에 후속작이 나온다면 아마도 아라타가 리디아를 구하기 위해 상위 세계에 개입하는 스토리로 전개될 것 같으니 아라타와 리디아가 다시 재회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두 세계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결말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 시리즈의 최종 결말이 1편 진엔딩으로 이어지는 걸지도 모르고요.
...그래도 여전히 1편 진엔딩은 너무 뜬금없는 결말이라고 생각되네요. 이걸 2편까지 다 해봐야 그나마 어림잡아볼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1편만으론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 결말인 건 변함없으니까요. 오히려 이렇게 2편, 3편 후속작들을 낼 걸 이미 상정하고 후속작까지 해보지 않으면 도저히 갈피도 잡을 수 없게 끝내버렸으니 괘씸한 엔딩인 점은 변함없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