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자로 Ruliweb 길드에서 탈퇴하고 다른 곳으로 이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관해 길마님과 얘기했고, 제 생각을 여기에 적고 마무리하는 걸로 말씀드려서 적습니다.
MP입니다.
말없이 나간 건 정말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왜 나갔나에 대해서도 대부분 눈치를 채신 것 같더라구요.
제가 일전에 공개한 트위터 주소를 굳이 쳐보셔서 들어가신 분이 있다면 거기를 통해 다소 격한 어조로 기분을 풀어낸 글을 발견한 분도 계실 겁니다.
여기에 들어왔던 건 제가 원래 몸담던 소규모 길드의 인원이 각자의 사정으로 모두 떨어져나가고 저도 제 갈 길을 찾아야겠다 싶어서였습니다.
'한국인이 대부분이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겠다'하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지금 이 한 줄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이 뒤에 적을 말들이 애시당초 기대하면 안 될 것들이었네요.
길드에 들어온 이후로 몇 차례의 길드 이벤트를 겪었고, 이거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의 개인별 이벤트를 겪었습니다.
단합이 잘 된 적은 몇 번 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 손에 꼽을 정도네요.
'각자가 사회인인 관계로 단합이 잘 될 것은 기대하지 않으며, 가능한 선에서 개인의 페이스대로 이벤트에 맞춰나간다'가 이 길드의 기본 방침이긴 하나
어느 정도 하는 유저들이 많아서 인간 피라미드 수준의 각잡힌 결과까지는 아니더라도 2인3각 정도는 관측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니었죠.
최근에 도입 된 길드간 대전에서의 5-6승의 신승 정도는 정말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나, 길드 러쉬 등에서 보여준 길드원들의 행동은 썩 좋지가 않았습니다.
콜 같은 건 불러도 강제성이 없는 건 알지만 안 지키면 매너가 없는 겁니다. 나 혼자 좋으라고 콜을 부르는 게 아니라는 걸 다들 아실텐데 그걸 굳이 산통을 깨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보이나요.
이 정도는 아까 위에서 얘기한대로 애시당초 기대하면 안 될 것이었고, 저 역시 제 일이 있고 길드 방침도 그러하니 기대하면 힘만 빠지는 얘기라 생각해 해탈했습니다. 이건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우리 길드는 길드 내부의 BBS를 이용하기보다는 외부의 다른 의사소통 수단을 더 많이 사용하는 길드입니다. Lobi를 사용하는 여타 일본 쪽의 길드들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래서 요구사항이 있을 때에는 그 쪽을 이용해서 의사를 전달하고 빠른 결과를 받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효율이 좋은 방법이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양질의 효율이 저한테는 적용이 안 되는 모양이더라구요. 뿌요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같은 길드원에게 '빠른 피드백'을 받고 싶어하는 부분은 서포터를 누구로 올려주세요, 하는 겁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그러하니 당연한 거라고 봅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길드에서 나간 이유를 이걸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니 이 부분은 좀 강하게 말씀드려야겠네요.
서포터 누구로 올려달라고 아마 여태까지 제가 다섯 번 정도를 얘기했을 겁니다. 그 중에 제가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서 투입한 게 딱 두 분의 호응이었네요.
다섯 번 중 두 번이라 그 두 번의 상황을 모두 충족했다는 것이 아니라, 두 분의 호응으로 딱 2회 데려간 거요. 나머지는 글만 읽고 반응이 없으시더라구요. 다들 아시잖아요, 글 읽은 건 표시가 됩니다.
이외의 상황에서는 모두가 다같이 잘 어우러지고 피드백도 적당히 오고가는 걸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이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에 관심이 없구나.
굳이 굵은 글꼴로 처리한 저걸 보시며 '굳이 댁만 그런 건 아닌데 왜 아쉬워하느냐, 다들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실 법도 한데 이게 한두번이어야죠.
그러니 절이 싫은 중이 제 발로 떠났습니다. 어떻습니까, 저는 좀 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났고 여러분은 한 명이 나갔어도 똑같은 일상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고 깔끔하죠?
제가 떠난 뒤에 길마님이 굳이 제게 중장문을 보내셔서 이렇게 마무리 지으시더라구요. "MP님이 떠나셔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제든지 돌아오실 생각이 있으시거든 말씀해주세요."
제가 답변드렸습니다. "충원 될 더 좋은 사람들이 많고, 제가 떠나도 이 또한 지나갈 거니 아쉬워하지 마시죠."
근데 제가 말씀을 덜 드린 게 있더라구요. 다들 아쉬워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있던 사람이 안 보여서 허전할 뿐인 겁니다.
제가 떠나고 나서 그날 00시를 기점으로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에 500원을 걸겠습니다.
길드에 계셨던 많은 한 분 한 분과의 얘기는 즐거웠습니다. 방금 전 니코동 생방송을 보면서도 얘기를 계속 퍼나르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나가야겠습니다.
- 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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