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목숨바쳐 지켜준 선장에게 눈물을 훔치곤 해맑게 웃으며 이별을 고하는 쿠이나. 의외로 상당히 찡했습니다.>
서문
아실분은 아시겠지만, 전 나름 팔콤빠입니다. 제 인생작은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이고, 군대가기 전에 아루온에서 해주던 걸 거의 10번씩 깨댔던 유저죠. 이후 군대도 다녀오고 학업에 충실하기도 하면서 제가 처음으로 팔콤겜을 실시간으로 산게 섬궤1이었습니다. 비타 일어판이었는데, 당시 전투로딩 15초에 이벤트로딩 36초(...)라는 최악의 로딩타임을 가진 문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임을 나름 재밌게 6회차까지 했었죠. 일판 3회차, 한글판 2회차. 제 미숙하지만 그래도 사전 찾아가면서 읽을 수 있는 일어실력이 되는데는 이 게임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개가 느려서 그렇지, 종장의 그 황당하게 오글거리는 텔링을 제외하곤 그 전까지의 텔링도 나름 준수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팔콤이 “영웅전설 섬의 궤적 2”라는 XX한 걸 날려주시더군요. 제가 이 게임 하면서 팔콤 그렇게 욕한적이 없었습니다. 스토리 그 자체는 그렇다치는데, 스토리텔링이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았던 게 문제였습니다. 억지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게 눈에 보이는 수준이고 고구마 한 박스 먹은 듯이 아무것도 해결 안되는데 내용 전개되는 등...
그 후에 산 도쿄 재너두, “팔콤 이 XX들이 다 알면서 섬궤2를 그따위로 냈냐”란 느낌은 둘째치고 이 작품이 팔콤 역대 게임 중 가장 텔링이 거지같이 된 작품이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일상어로 “아이돌의 힘”같은 드립이나 치고있으니 어이가 상실할만도 하죠.
물론 나름 팔콤빠고, 매우 애석하지만 저런 X같은 게임이라도 스토리텔링은 고집인건지 잘 안고쳐지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편의성 부분에서는 유저 피드백도 계속 원활히 되는데다가 저 정도 재미를 주는 게임도 많지 않은 현 상황인지라 그래도 계속 사볼만은 하다는 팬심이 자꾸 들어서 지금도 실시간으로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내 인생작 하궤 수준의 텔링을 보여주는 작품은 더 이상 안나오는 걸까”라는 의혹은 계속 들었습니다.
그렇게 2016년 7월 이스8 비타판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큰 걱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팔콤 홍보부가 홍보를 개판으로 한 게 눈에 보이는 수준이라 생각보단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이 게임을 40시간정도 한 후, “팔콤팬으로써 팔콤게임을 실시간으로 사서 기뻤던”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플포판도 샀죠.(한판일판 둘 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스토리텔링이 잘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토리 그 자체는 특별한 게 도쿄 재너두보다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텔링만으로도 이렇게 사람을 감탄하게 만드는구나 싶었습니다.
1. 캐릭터에 대해
스토리텔링 이전에 이스8의 캐릭터성부터 언급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전 기본적으로 캐릭터성에만 목매다는 게임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캐릭터는 스토리를 이끄는 장치이기에 매우 중요하지만 스토리를 잡아먹을 정도로 커져버리면 안된다고 보는 편이죠. 그래서 캐릭터성만 갖고 판매하는 IS식 작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반대급부로 스토리에 캐릭터가 먹혀버리면 그것도 별로 안좋아합니다. 섬궤2가 욕나왔던 부분 중 하나인데, 이 캐릭터들 섬궤1때만 해도 이렇게 매력없지 않았는데 섬궤2 들어서서 인연이벤트 없으면 그냥 병풍이더군요. 끽해봐야 유시스 정도만 좀 낫고 나머진 그냥... 그저 팔콤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위해 캐릭터를 전부 희생해버렸달까요. (개인적인 여담 : 섬궤3에서 린이랑 알리사랑 커플룩까지 맞춰놨으면 대우 좀 해줘라 타케이리 XX야)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스8의 캐릭터성은 처음 플레이할 때 조금 놀랐습니다. 다른 팔콤게임이었으면 안나왔을법한 캐릭터가 꽤 많이 나왔거든요. 물론 메인 캐릭터 여성진들은 약간 전형적인 팔콤게임 여캐인 편에 양념이 좀 더 잘 쳐진 느낌에 가까웠지만, 남캐들은 좀 놀랐습니다. 툭하면 방구뀌고 술주정부리는 사하드 아저씨와 딱봐도 중2중2해보였지만 사실은 개그캐릭터였던 훔멜은 타케이리가 썼다면 절대 안나왔을 법한 느낌이었거든요.
이런 조금 신선한 캐릭터로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이 걷치레나 쓸데없이 많은 반복대사가 최소화되어(아예 없다는 건 아닙니다.) 자연스럽다보니 스토리 자체는 꽤 흔한 소재임에도 약간 신선한 느낌을 받으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팔콤은 지금까지 모든 이야기를 대사로만 표현했고, 사실 이스8도 이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사실상 JRPG라면 이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하긴 어렵겠죠. 당장 JPRG 최상급 게임으로 올라온 페르소나5도 쓸데없는 대사가 너무 많다고 비판받는 실정에는 더더욱 그럴거구요.
하지만 제가 긍정적으로 보는 건, 그 “대사로만 모든 걸 표현하는 것”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저 셀렌의 정원입니다만, 대사 한마디로도 저기 왜 물줄기가 흐르냐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PS4버젼 추가떡밥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구요. 결국 다나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연출이었고, 이러한 부분들이 다른 분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정말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텔링의 진가는 2회차를 할 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1회차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얼마나 텔링이 잘 됐는지 눈치채기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2회차를 하면 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조금만 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의 절망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앞에 얼마나 많은 평화를 밀어넣었는지 무서울 정도로 안타까워지는 에타니아 파트가 특히 그렇죠. 아래 예시도, 그런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번 이스8의 스토리텔링이 좋았던 건 바로 이런 이유였습니다. 이야기가 상당히 자연스러워 유저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고, 대사가 담백하지만 너무 길지 않아 흐름을 망치지 않고, 이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2회차에서 이러한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뇌가 있었는지 직간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이후의 흐름을 위해 고안되었고, 마지막 대사들이 이전의 대화로 인해 완성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스토리 자체는 최근의 팔콤게임답게 별로 특별할 것도 없지만, “스토리텔링만큼은 많은 제작사가 본받았으면 좋을 수준의 교과서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타 제작사보단 팔콤 직속 메인 시나리오라이터인 타케이리가 제일 본받아야 되겠지만... )섬궤3의 엘리엇의 옹가쿠노 치카라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최초의 내가 있기에 최후의 다나가 있는 거지만, 최후의 다나가 있기에 최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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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설이라고 써놨잖아요. 스포랑 누설이랑 같은소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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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교육의 폐혜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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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댓글보고 처음에는 누설 안적으신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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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랑 두 번째 댓글보고 그거 생각남 그 뭐드라. 작성자 X되게 하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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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맞죠 ? | 17.07.20 19: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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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읽을줄 알고 한글은 읽을줄 모르심? | 17.07.23 1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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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1
전 댓글보고 처음에는 누설 안적으신줄 ㅋㅋㅋ | 17.07.20 0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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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교육의 폐혜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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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랑 두 번째 댓글보고 그거 생각남 그 뭐드라. 작성자 X되게 하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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