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월즈 엔드 클럽입니다. 단간론파 제작진들이 설립한 투쿄 게임즈에서 제작한 게임이죠.
단간론파의 제작진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고, 처음에 '데스 게임 매치'라는 이름으로 발매되기도 해서 단간론파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여겨졌었는데요.
실제 발매된 게임은 단간론파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습니다. 영상 내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며, 글에서는 스포일러의 포함 없이 장단점에 대해 열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뚜렷한 캐릭터 설정
열 두명의 캐릭터는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칸사이 사투리를 쓰는 칸사이(진짜 이름이 칸사이임;;;)라거나 나이도 제일 많아보이고 평소에는 까칠하게 굴지만 할 수 있어 클럽 멤버를 챙기는 아니키(얘도 정말 이름이 아니키임;;;)라거나... 여러모로 캐릭터의 성격이 잘 짜여져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캐릭터끼리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스토리를 진행할 때는, 꽤 할만해보입니다. 물론 준비한 게 많아서 그런지 급작스럽게 러브라인같은 걸 대놓고 꺼내서 종종 어처구니가 없을때도 있지만 말이죠.
2. 떡밥 회수와 반전 요소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반전 요소가 꽤 있습니다. 처음에는 뭔 개소린가싶다가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앞에서 떡밥을 잔뜩 뿌려놨다는 걸 알게되죠. 심지어 플레이어가 납득하지 못할까봐, 떡밥들을 플레이어에게 들이밀기도합니다. 반전을 위해 설정을 무너뜨리거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태클걸만한 요소가 한두개가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면 장점인가 싶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떡밥만 뿌리다가 끝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싶습니다.
단점
1. 떨어지는 한글화 퀄리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글화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고유명사에 오타가 들어가있는 건 기본이고, 몇몇 부분에서는 캐릭터의 의도와 동떨어진 번역을 하기도 합니다. 할 수 있어 클럽의 주제가는 우정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노래라서, 게임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크래딧 롤을 포함해서 총 세 번 등장하지만, 단 한번도 자막이 출력되지 않습니다. 정식 발매가 맞는지 의심이 가는 수준입니다.
2. 별다른 의미가 없는 분기
플레이하다보면 반드시 베드엔딩을 1회 봐야하며, 그 이후에 모든 분기점을 플레이해야 진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각 분기점만 보면 선택지가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택지가 없는 셈이죠. 게다가 베드엔딩은 크레딧롤이 올라오는 걸 보고 있으면서도 이게 엔딩인가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어서, 사실상 엔딩은 한 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럴거면 굳이 왜 분기점을 만들어놨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3. 조작성이 불편한 플랫포머 스테이지
이 게임의 각 스테이지는 캐릭터끼리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STORY파트와, 플랫포머 형태로 진행되는 ACT파트 두 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문제는 플랫포머 스테이지의 조작성이 몹시 구린데다가, 퍼즐자체도 단순하다보니 쉽게 지루해집니다. 심지어 후반부에는 캐릭터별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존재하는데, 이걸 등장하는 캐릭터 수대로 보여줍니다. 심지어 튜토리얼까지 그대로 보여주면서 말이죠. 돌아버릴 노릇입니다.
4. 저연령층을 노린듯한 스토리지만 그로테스크한 보스의 디자인
마더2의 기그만큼 그로테스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애들이 본다면 좀 충격을 먹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랑 상관없이 좀 징그럽게 생겼거든요. 보스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자체가 기괴한 냄새가 풍깁니다. 게임 다 만들어갈 즈음에 디자이너가 퇴사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에요. 여기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견해가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갑자기 핸들을 확 꺾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정리
많은 수의 등장인물의 설정을 잘 살린 건 좋았지만, 부족한 한글화와 플랫포머 파트의 떨어지는 퀄리티, 의미없는 분기점이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