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자의 수기 1 (民族学者の手記 一)
이 나라에는 특이한 풍습들이 있다.
그것은 각각의 지방,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면서도,[근원] 부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신비스러우면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 풍습들의 [근원]이 되는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이 나라로 건너왔고,이 산을 발견했다.
아침이슬의 아름다움, 석양이 산에 걸릴 때에
느껴지는 서글픔,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안는
엄숙한 밤이 온다.
이 산에 남아있는, [물]을 신으로 모시는,
독특한 사생관(죽음과 생의 관념)이 주는 신비스러운 가르침.
그것을 이해하려면, 이 산에 살고,
산의 일부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속학자의 수기 2 (民族学者の手記 二)
안개가 낀 숲에서, 멀리 무녀들의 그림자를 봤다.
엄숙하게, 천천히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것은 현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실제 이 산에는 더이상 무녀는 없다고 들었다.
과거, 이 산에서는 많은 무녀들이 살해당했다.
그녀들도 또한, 물로 돌아간 것일까.
그리고, 이 안개 속에 갇힌 것일까.
민속학자의 수기 3 (民族学者の手記 三)
사후 사진은 카메라의 전파와 함께
서양으로 부터 전해졌다.
그것은 아직 사진이 신기했던 시절,
세상을 떠난 가족의 모습을 남기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에 남겨져있는 사후사진은 서양의 것과 행위적으로는
같으나, 그 의미성은 다르다고 보여진다
특히 여기 히카미 산 일대에 남겨져있는
[애도를 위한 사진]이라고 불리는 사진에서는
아름다움, 슬픔과 특별한 뭔가가 느껴진다.
이 사진들은 과학자[아소우 쿠니히코]박사가
남긴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지방의 것도 조사해봤는데, 그는 당시
각지에서 [애도를 위한 사진]을 찍은 듯 하다.
그는 [영혼을 찍는다]는 것에 집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 불가사의하게 끌리는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그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예전에 사진기를 [고독의 상자]라고 부른
친구가 떠오른다
고독의 상자라는 것이 피사체를 검은 상자 속에
가두는 것을 의미하는지, 사진을 찍는 사람이
혼자서 검은 상자를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그 말은 이 사진의 이미지와
신기하게 잘 맞는다.
민속학자의 수기 4 (民族学者の手記 四)
이 산의 물은 아름답다.
이건 수질이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산정상의 호수에서 부터 흘러나오는 대량의 물은
강이되고, 폭포가 되고, 산을 감싸는 안개가된다.
이렇게 습도를 품은 모든 물이, 이 산의 신비,
그리고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느껴진다.
히카미 산 주변에 전해지는 전승에 의하면
한때는 이 산에서 죽는 것이 올바르게 여겨졌다고 한다.
이 산은 문자 그대로 영산(영적인 산)으로,
산악 신앙의 대상이었다.
[히카미 산 신앙]은 사람은 죽을 때에
이 산의 물로 돌아간다, 라는 가르침이었다.
그것은 산위의 다른 세계에 대한 말이 아닌, 이 산의
[물]은 영혼 그 자체이면서, 사람의 죽음은
그 일부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은 이 산에 모이고,
그리고 여기서 생명을 물로 돌려보낸다.
모든 것은 물로 연결된다.
이 풍경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영역(영적인 지역)으로
여겨지며, 이 산에서 죽는 것, 물로 돌아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여겨진 이유도 이해가 된다.
이곳에 와서 다행이다.
이 산의 세계관에는 죽음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것은 즉, 이 산의 물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며,
자연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다.
삶도 죽음도 물로 연결된다.
민속학자의 수기 5 (民族学者の手記 五)
이 지방 일대에는 '인간 기둥'의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통상의 물로 돌려보내는 의식과는 다른
사람을 특별한 상자에 넣어, 죽지 않은 채로 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 기둥이 된다는 것도, 무녀의 역할이었다.
그녀들은 죽음으로 가는 사람들의 기억을 받아들인 뒤,
스스로도 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단, 죽음이 아닌, 기둥으로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
일본에는 상자에 들어가 땅 속에 매장되어,
부처가 되어 중생을 구제한다는 '즉신불'이라는
풍습이 있다. 즉신불이 되는 승려는 땅속에서
염불을 외우고, 종을 울리는 행동으로 살아 있음을
전했다고 한다.
이 의식은 그 즉신불 의식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둥이 된 무녀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진정시킨 것일까.
일본에서는 타계, 즉 상세와 은세라고 불리는
사후의 세계가 있는 장소에 대한 여러 가르침이 있다.
산 위나 바다의 저편에 있다는 가르침도 있고,
땅 속, 즉, 지면 아래에있다는 개념적인 가르침도 있다.
이 산은 물을 신격화하여 모시는 것과 함께,
물 속에 은세가 있다, 즉, 물은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고하는
가르침이 있었던 것일까.
상자에 넣어진 기둥은, 죽음과 가까운 장소에 있으면서도
계속 살아있는 것으로, 사후의 세계가 '신'이기도 한
성스러운 물에 들어오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넣는 상자가 특별했던 이유는, 물 속에서 기둥을
오래 살아있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기둥을 오래 살아있게 하는 것에 관해, 죽음에 가까운
사람일 수록 오래 살아있는다, 라고 하는 생각이 있어서,
히카미 산은 기둥이 되는 무녀를 다른 산에서도 모았다고 하다.
한 번이라도 죽음에 가까워졌던 사람은
죽음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는 것일까.
민속학자의 수기 6 (民族学者の手記 六)
히카미 산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만,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었고,
한 번 들어간 사람은 살아서 나오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죽음의 산]으로, 사람들은 숭배하며 두려워했던 듯 하다.
산에 찾아온 사람은, 산기슭에 있는 무녀사를 반드시 지나가게
되어 있어, 그곳에서 산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자인지,
즉, 죽으려는 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입산을 엄격하게 관리했다고 한다.
현재, 무녀사는 여관으로 개조되어 있다.
그 여관 주인으로 부터 당시의 기록이나 자료를 빌릴수 있었다.
입산기록이 남아 있는 마지막 해, 살아서 산을 나온
사람에 대한 기록이 있다.
아소우 쿠니히코
애도를 위한 사진을 찍었던 그는 산에 초대되어
무녀의 사진을 촬영했다고 한다.
이계의 연구를 하고 있던 그는, 그 과정에서
특수한 사진기를 개발했다고 들었다.
그 사진기로 촬영한 무녀의 사진을 볼 수 있다면,
히카미 산의 신비에 더 가까워질수 있음이 분명하다.
그가 향한 장소는 특별히 초대된 자만이 들어가는 것이 허락된 저택.
나도 이 산에 초대된 것이라면,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민속학자의 수기 7 (民族学者の手記 七)
산 정상으로 향하는 도중, 달맞이꽃이 피어있는
작은 길에서 사진을 주웠다.
그 작은 길은 더 안쪽으로 이어져 있는 듯 했지만,
지금은 식물이 무성하여, 앞으로 나아갈수 없었다.
초대된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저택.
그것이 이 안쪽에 있는 것일까.
그 사진은 다른 애도를 위한 사진과는 달랐다
아름답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본 모든 애도를 위한 사진에는 없는
아름다움, 그리고 슬픔.
살아있는 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순간에 부부의 연이 완성된다.
사진으로 부터 사랑을 속삭임이 들려온다.
이것은 저주의 말이다.
사후의 사랑.
이 장소로 가야한다.
나는 마음속 그 말에 끌리고 있다.
민속학자의 수기 8 (民族学者の手記 八)
산속의 신사에서 발견한 고문서에는
이 산에서 일어난 재앙에 대한 기술이 있다.
산에서 흐르는 물이 더럽혀져, 검은 물로 변한다.
검은 물은 폭포가 되어 흐르고, 연못으로 모인다.
검은 안개가 되어 산을 감싼다.
안개를 통해 햇빛은 하루 종일 석양과 같이 붉게 흐려진다.
현세와 은세(죽음의 세계)의 경계가 애매해지면서
검은 안개 속에서 섞인다.
지금, 이 산에서는 물이 탁해지지도 않았고,
안개가 검게 변하지도 않았다.
이 재앙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을까.
단순히 경고를 위해서 만들어진 구전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었다고 한다면,
그 재앙은 어떻게 진정이 된 것일까.
갑자기 산울림이 일어나, 산을 검은 그림자가 덮은듯이
보였다던가, 강의 물이 긴 흑발과 같이 변한것을 봤다던가,
검은 물이 산 길을 따라 흐르는 것을 봤다던가 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진위는 확실하지 않다.
지금도 이 산의 물은 맑게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오래된 구전을 들은 자가 본 환상일지도 모른다.
문서 내용에 등장하는 아소우 쿠니히코가 스토리상 중요한 인물인 것 같아,
인물 쪽 텍스트도 번역해 봤습니다. 2번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어, 가려놨습니다.
궁금하신 분만 드래그해서 보시길~
인물: 아소우 쿠니히코 1
에도 말기~ 메이지 초기에 활동한 과학자.
[혼이나 영혼]으로 불리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한다고
생각되는 존재]나[상세, 은세]등, 그것과 관련된 [이계]의
연구를 진행하는 중에, [있을 수 없는 것]을 찍는 사영기라는
카메라를 개발했다.
과학자로서는 이단으로 여겨져, 그 저서나 연구기록은
그다지 남아있지 않다.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는 중에 만든 사영기는
현지에 맡기고 오거나, 이계를 연구하는 지인에게
보냈었기 때문에, 몇 개의 사영기는 현재까지 이어져
골동시장에에 드물게 올라온다고 한다.
인물: 아소우 쿠니히코 2
어린 시절, 히카미 산이 아닌, 카기로이 산 근처에서 자랐다.
소년 시절의 아소우는 그곳에서 어린 무녀인[시라기쿠]를 알게된다.
그 후에 그녀가 인간기둥으로서 히카미 산에 보내지는 의식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요스가(그 사람과 인연이 있는 물건)를
맡는 역할을 한다.
그 후 과학자로서 고립된 연구를 시작하기 전, 학생 시절 [이계]의
연구와 현지 답사를 하며 각지에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던 중,
아소우는 히카미 산으로부터 [애도를 위한 사진] 촬영의 의뢰를 받는다.
개발 초기의 사영기로 촬영한 사진은
[혼을 찍는다]며 화제가 되었다.
아소우는 산에 들어가, 쿠로사와 오우세의 사진을 찍는다.
그때, 오우세의 마음을 뺏지만, 동시에 사진으로 오우세의 혼을 찍어
산에서 가지고 내려와 버리고 만다.
그 후에도 그는, 이계의 연구에 몰두해가지만,
그 저변에 오우세나 시라기쿠에 대한 마음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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