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어떻게 하면 잘할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제가 루리웹에 글도 쓰고, 랩도 높은데다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겨듣기 위해서 허접하지만 영상도 끄적이다 보니 가끔 저에게 그런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조금 어려운 질문인게, '무엇을?'이라는 목적어가 빠져 있다보니 답변을 드리기 애매한게 사실입니다.
저는 그냥 베필이 좋아서 오랫동안 즐기면서 저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자리잡은 것 뿐인데, 만일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라면 제가 드릴 답변은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막 베필에 입문하신 분들이라면 제 경험을 토대로 한 말씀 정도는 드릴수는 있을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드려볼까합니다. (제가 나이가 좀 있는데, 잘못 얘기하면 꼰대 소리 들을까봐 망설여지긴 합니다만, 그냥 오랫동안 즐긴 유저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싶은지를 알기 까지 이것 저것 가리지 마시고 즐겨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베필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64명이 하나의 목적을 바라보고 함께 움직이는 게임이라, 나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승패에 너무 집착하면 스트레스 받기 시작합니다. 상대방도 지금은 적이지만, 다시 한팀도 될수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잘하는 유저에게 죽으면 그냥 그 유저 잘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 덜 받습니다.
- 시원시원한 헤드샷을 자랑하는 고수 유뷰버들의 영향 때문인지, 유독 시작하는 뉴비분들이 저격병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격병은 맵이나 경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않습니다. 오히려 전장의 중심에서 싸우는 병과로 시작하시는 것이 보다 빨리 익숙해지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본인의 성격이 경쟁심 강한 주도형인지, 안정적인 서포터가 편안하게 느껴지는지를 다양한 병과들을 두루두루 해보시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베필에서 비행기를 못타고 저격병도 거의 안하는데, 비행기는 어지러워서 못타겠고, 저격병은 체질에 안맞아서 힘들더군요. 즐기려는 게임에서 구지 자신에게 안맞는거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2.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면 거기서 부터 자신만의 테크트리를 발견해보세요
- 저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병과를 바꿔가면서 즐깁니다만, 제스타일에 가장 맞는 병과는 개척자 병과입니다. 원래부터 전쟁사나 전략전술에 관심이 많아서 지형분석이나 판세분석등을 통해 작전을 펼치는 방법을 좋아했던 데다가, 그 동안 해온 여러 게임중 제가 좋아한 게임장르가 잠입액션이나 전략시뮬레이션이었기 때문에 베필에서는 개척자가 저에게 가장 잘맞는 스타일이었습니다.
- 개척자를 오래하다보니, 빠른 기습을 위해 탑승장비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즐거웠고, 그러다 보니 방어시에 어디에 대전차지뢰를 심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요. 탱크도 빠른발을 이용한 탐지전차를 주로 운용하면서 저만의 탱크 스타일도 만들어졌습니다.
- 마찬가지로 의무병으로 시작하거나 보급병으로 시작해도 자연스럽게 하나씩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발전시킬수 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봐온 친구들을 보면 저마다의 색깔이 있고 그 색깔들이 하나의 분대로 모아졌을때가 가장 강력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사례는 많지만 너무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3. 혼자하기 보다는 친구들을 사귀고 서로 교류하면서 다양한 능력을 배워보세요
- 게임중에 마음에 드는 친구가 있으면 먼저 친구요청하는 용기를 내어 보세요. 그 친구가 수락안하면 그만인데 거절당할까봐 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게임중에 인상깊은 플레이를 하는 사람을 보면 바로 친구요청하는데요. 그렇게 생긴 친구들이 300명 정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따라 들어갈 게임이 많아서 뭐하지 하는 고민을 줄여주더군요.
- 제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완벽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아니라, 각자가 잘하는 역할을 가지고 저와 잘 협력하는 친구들입니다. 일명 똥싸개나 킬딸러라고 불리는 외골수들을 저는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베필의 맛은 역시 한사람의 열걸음 보다는 열사람의 한걸음이 아닐까 생각하는 제 개똥 철학 때문이기도 하구요.
- 저는 다른 친구들에 대해 내가 잘하는 것과 비교하면서 잘하네 못하네 하지 않는데, 내가 가지지 못한 그사람만의 잘하는 부분을 찾았다면 그 친구는 그걸로 충분히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베필의 맛은 내 스타일을 자신있게 찾아가면서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베필은 즐길거리가 많은 게임입니다. 저마다의 병과 특성과 무기들의 특성, 다양한 장비들과 탈것들까지...이 모든걸 잘하는 사람만이 잘하는 사람이거나, 오로지 킬에만 집착하는 킬딸러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의 특성을 자신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징 해가면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즐기는 사람이 진짜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친구는 참의무병이야, 저친구는 탱크 하나는 기가막히게 타, 역시 저친구가 날틀은 최고야, 또는 하마다는 역시 이친구지, 이 친구는 말없이도 나랑 잘 통하는 전우야...하는 그런 사람이 내가 된다면 내가 잘하는 사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