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문제아 타쉬에 대한 짤막한 고찰

[바알다리아]

대충 엔딩 앞두고 이 게임 화제의 중심 타쉬에 대한 흥미로운 점이 있네요

타쉬의 엄마가 하는 말 중에 내가 엄마가 처음이라~ 로 시작하는 대사가 있죠. 보통 우리가 하는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아빠가 처음이라 와는 조금 다릅니다.

쿠나리의 주류인 쿤을 믿는 쿠나리들의 어린이들은 부모가 없습니다. 자식을 낳으면 쿤이 지정한대로 전사, 기술자, 학자 등 정해진 운명에 순응해 자라나게 됩니다. 어릴때부터 부모에게 떨어져 정해진 스승을 만나 공동 육아를 하게 되죠. 

타쉬의 엄마는 그렇게 자라왔습니다. 부모가 사실상 없었고 가정이라는 걸 겪어본 적이 없죠. 그래서 말하는 엄마가 처음이라~ 라고 말하는 건 정말 부모라는 존재가 자식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학자로 길러져 배움 받은 대로 기르다보니 부모라기 보단 스승에 가까운 태도였고 타쉬는 이에 반항하는 아이로 자란거죠.

타쉬에 대한 변을 하자면 아마 타쉬 같은 환경 속에 자란다면 누구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크게 겪지 않을까 합니다.

홀어머니한테 길러졌지만 어머니 같은 따뜻함은 없이 엄격하게 교육받아왔으나 내 몸 안의 자연스러운 불의 호흡은 금지 당하고 이 와중에 어릴때부터 방랑을 해서 다양한 문화를 겪었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남았을 뿐 이럴다할 친구도 없었죠. 이 와중에 한번도 본 적 없는 쿤의 문화도 억지로 다 배워야 했아요.

그래서 타쉬는 사람을 대하는 것 보다 드래곤을 대하는 게 더 편해보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타쪽이 스러운 면을 자주 보이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난 양성애자가 될래! 그들이라 불러줘! 같은 모습에 굳이 PC다 뭐다 눈살을 찌푸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정체성을 가족과 자라온 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 경우가 아니라 수많은 혼란 속에 내가 스스로 결정할래! 라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 굳이 PC논란이 과열 시킬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제 그냥 타쪽이 그래 그럴만하지 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너프 매니아]

이야기는 결국 이야기를 보거나 읽는 사람이 재미있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서, 타쉬의 어머니인 샤탄은 확실히 쿠나리 설정을 잘 활용해 잘 만든 입체적인 캐릭터이고, 타쉬도 배경 설정은 잘 짰다고 생각하지만 게임에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아쉬워요. 개발 과정에서 뭔가 꼬인 게 있는 게 분명해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