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매슈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제노블레이드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평화롭던 콜로니 9에서 시작되었던 이야기가 수 많은 사람들과 엮이고 상상하지 못하던 세계를 탐험하며
그러한 인과가 엮기고 엮어서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참 상상도 못할 일이었네요
어찌보면 단순한 게임이고 이야기일 뿐이지만 전 세계 아니 각각의 세계를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수 많은 인물들과 연결되면서
만나는 풍경들과 잔잔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배경 음악들 그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여행을 떠났던 시간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길고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시작했던 얼마나 가겠어 하던 여행이
콜로니를 넘어서 거신계라는 나고 자란 세계를 넘어 기신계. 그리고 이야기의 근본.
그리고 다시 시공간을 넘어 완전히 다른 세계로. 그리고 다시 그 모든 이야기들이 합쳐지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참 먼 여정이었네요.
그 수 많은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렉스와 슈르크는 마치 어렸을 적 놀던 친구들을 다시 만난듯한 그리움과 반가움이 있었습니다.
어리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그 친구들이 벌써 애도 낳고 가정도 꾸렸다는 사실에 느껴지는 약간 당혹스러움은 덤으로 말이지요.
아쉽지만 유부녀라고 나오지 못한 친구들은 대신 본인들을 빼다 박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그건 나아갈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먼저 앞서갔던 이들의 이야기는 아니니까 이해가 되긴 하네요.
그저 다시 한 번 멜리아에게 동정을 감출 수가 없지만 말이지요.(모나드 레플리카를 보는 멜리아.jpg)
돌이켜보면 세상 사 모든 것이 호불호의 영역이지만 이 제노블레이드 라는 것 자체가 호불호라는 단어를 구현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애초에 게임과 시스템 자체에 호불호를 느끼고 즐기거나 노잼이라고 욕하는 부류.
재밌게 했다는 부류에서도 1과 2에서 또 나뉘는 호불호
1에서 2에서 그리고 다시 3에서 제각각 변하는 게임 시스템과 세계관이 놀랍기도 하고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었는데
어찌보면 누군가에게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 중간에 놔버리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각자의 영역이고 각자 독립된 시스템이기에 이전 이야기는 몰라도 된다는 추천을 받아 3만 시작하신 분들이라든지
1 혹은 2를 즐기고 남은건 노잼이야 하고 던져버렸던 분들이라면 이번 이야기에서 분명 남들보다 더 답답한 느낌을
받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 콜로니9은 뭔데? 인비디아 산맥은 또 뭐야
분명 이야기 자체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에필로그가 아닌 프리퀼로 이야기를 끝 맺는 다는 것. 다소의 여지를 두었지만
저희들은 그 세계를 다시 볼 수는 없는 점. 그리고 다소 복잡한 이야기를 다소 복잡한 방식으로 엮었던 점.
그리고 너무 길었던 플레이 타임 탓에 너무 오랜만에 컨트롤러를 잡는 순간 내가 뭐하고 있었더라 했던 헛된 고민.
그럼에도 참으로 매력적인 이야기. 인물과 인물 간의 인연들이 그려내는 한 폭의 아주 커다란 그림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숨어있는 떡밥과 상식을 벗어나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인간관계를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ex. 뭐야 리쿠 너 왜 여깄어
DLC를 마무리 짓고 다시 찾아간 시티에서 놓인 대좌를 다시 보니 마치 먼 과거의 흐름을 지나 다시 보게 된 아련함과 그리움이
약간의 울컥 솟아났었네요. 처음 봤을 당시엔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지나친 동상들이었음에도 말이지요
(제노블레이드3에서 다시 만난 멜리아와 니아를 본 느낌과는 사뭇 다른 쓸쓸한 느낌)
분명 지금껏 나왔던 최고의 게임은 아닐테고, 제 인생의 최고의 게임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마 이 플레이 했던 시간들
만났던 케릭터들, 그리고 그 풍경들을 아마 게임기를 잡고 있는 한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 이야기들의 주인공을 어디선가 다시 만나고 싶지만 뭐 스스로 나아가기 시작한 이상 잘 살고 있겠지요
참 길고 긴 여행이었고 덕분에 울고 웃고 화내고 놀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여운을 잘 갈무리하고...
하이랄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