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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잘 담아낸 몬헌다움, ‘몬스터 헌터 나우’ 체험
조회수 32011 | 루리웹 |
입력 2023.09.15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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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 현실 모바일 앱 '포켓몬 GO'로 유명한 나이언틱이 이번에는 수렵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를 현실 세계로 불러냈다. 지난 14일부터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몬스터 헌터 나우'는 리얼 월드 헌팅 액션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실 세계 지형 정보를 기반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몬스터를 수렵하며 나만의 헌터를 키워 나가는 게임이다.
현실 세계와 몬스터 헌터 세계가 합쳐졌다
헌터로 각성한 플레이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간단하다. 현실에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위치 정보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다양한 몬스터와 채집 포인트를 찾아내 소재를 파밍하고, 그 소재로 다양한 장비를 만들어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더 다양하고 강력한 몬스터에게 도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유저들과 만나 협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앱을 켜면 현실 지도에 삼림, 사막, 늪지 등 몬스터 헌터 세계관의 지형이 덧씌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각 지형은 몬스터 서식지로 활용돼 대형 몬스터가 위치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그에 맞춰 현실에서 직접 움직여 몬스터 서식지로 향하고, 출몰한 대형 몬스터를 수렵하게 된다. 소형 몬스터의 경우 따로 찾아다니지 않아도 플레이어 주변에 계속 나타난다.
지도 위의 대형 몬스터와 채집 포인트
현실 세계 주요 시설물의 경우 포켓몬 GO에서 그랬던 것처럼 랜드마크로 콘텐츠로 활용된다. 몬스터 헌터 나우에서는 채집 포인트로 표현했는데, 근처로 가서 누르면 아이템 제작에 필요한 소재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종류는 식물, 광맥, 뼈무덤 등 3종류다. 몬스터와 비슷하게 소형 채집 포인트의 경우 플레이어 주변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사용 가능한 무기는 한손검 뿐이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며 헌터 랭크를 올리다보면 차근차근 새로운 무기가 해금되는 형태다. 초반 퀘스트는 대형 몬스터 n마리 수렵하기, 채집 포인트에서 n회 채집하기 등으로 간단하지만, 지형 정보가 갱신되는데 수 시간이 걸리므로 빠르게 클리어하려면 계속 다른 지역으로 움직여 줘야한다.
지도 위에 형성된 몬스터 헌터 세계관 서식지
메인 퀘스트가 토벌과 채집이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하려면 계속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음악회를 열다
전투는 간단한 터치 동작으로 가능하다. 일반 공격은 짧게 터치, 차징이 필요한 공격은 길게 누르고 있다가 떼기, 구르기(회피)는 전후좌우 플릭 동작으로 가능하다. 따로 이동키는 없고 회피의 구르는 동작으로 거리를 벌리거나 좁힐 수 있다. 회피는 적의 공격 타이밍에 정확하게 굴렀을 경우 저스트 회피가 발동해 피해 없이 길게 구르게 되며, 다음 공격이 강화된다. 저스트 회피는 타이밍이 상당히 엄격한 편인데, 원작의 프레임 회피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대형 몬스터와 전투는 약 75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원작을 생각하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몬스터의 최대 체력도 적고 패턴도 단순화됐다. 몬스터는 공격 전 몸이 빨갛게 빛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으며, 한 번 공격하고 나면 수 초간 얌전해져서 안전하게 공격할 시간도 주어진다. 부위파괴나 상태이상 같은 개념도 그대로 들어와서 몬스터를 경직시켜 공격을 캔슬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부위파괴, 경직 등 시스템도 구현됐다
숙련된 헌터에 대한 어드밴티지도 확실하다. 각 몬스터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 공격 모션을 보여주는데, 몸이 빨갛게 빛난다고 해도 동작에 따라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 공격 횟수, 공격 형태가 전부 다르다. 원작을 즐겨 했던 정예 헌터라면 몬스터별 공격 패턴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추가 공격에 맞을 확률도 적고, 저스트 회피를 통한 강화 공격도 노려볼 수도 있다.
액션은 단순 터치를 기반으로 해 간단한 편이지만, 터치 조작을 조합하면 파생 공격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 꽤 다양한 액션을 즐겨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손검의 경우 연속해서 짧게 터치하면 일반 공격이 나가고, 길게 눌러서 가드를 하고 있다가 뒤로 플릭해서 백스탭한 후 모아베기로 특수 동작을 이어나갈 수 있다.
게임에는 따로 전투 시 소모되는 피로도 개념은 없지만, 적의 공격에 많이 맞아 캐릭터 체력이 0이 되면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게 된다. 체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자동 회복되며, 더 빠르게 회복하고 싶다면 회복약을 사용하면 된다. 피로도와 뭐가 다르냐면 본인이 실력이 좋다면 맞을 일도 적어 체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부족함 없이 계속 사냥을 이어나갈 수 있다.
무기를 2등급 이상으로 강화하면 특수 스킬이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한손검의 경우 '저스트 러시 콤보'라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적을 마구 베어버린 후 특정 부위에 달라 붙어 강력한 라스트 어택을 가하고 뒤로 물러나는 등 '필살기'다운 강력한 대미지와 화려한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특수 스킬 사용 중에는 캐릭터가 무적이 되므로 몬스터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장비 스킬 개념도 충실하게 구현됐다. 각 방어구는 강화해 특정 등급을 달성할 때 마다 장비 스킬이 해금된다. 원작 몬스터 헌터가 그랬듯, 방어구 세트를 갖춰 입으면 스킬 포인트가 모이고 모여 스킬이 발현되는 식이며, 이를 통해 캐릭터를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몬스터 헌터 나우만의 스킬도 새롭게 추가됐는데, 대표적으로 '록온'이 있다. 한 손으로 간단한 터치 동작만으로 액션을 즐기는 몬스터 헌터 나우 특성상 대형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노리는 것이 어려운데, 이 '록온' 스킬이 붙은 장비를 입으면 몬스터의 특정 부위에 공격 방향을 고정할 수 있어 보다 쉽게 부위 파괴가 가능하다.
장비 개념도 충실하게 구현됐다
몬스터 헌터 나우만의 특별한 스킬 '록온'
록온으로 특정 부위를 지정
원하는 부위를 파괴하는데 유용하다
과금 콘텐츠는 뽑기가 없고 재화인 '제니', 캐릭터 체력 회복이 가능한 '회복약', 당장 발견한 대형 몬스터를 일단 킵해놓고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잡을 수 있는 '페인트볼', 탐색 가능한 범위를 늘리는 '산책 구슬', 아이템 소지 수를 늘릴 수 있는 '아이템 박스 확장', 사냥 보수를 2배로 얻을 수 있는 '보수 2배' 등 편의성 위주 아이템으로 편성됐다. 만약 본인이 꽤나 활동적이고 실력도 나쁘지 않아 체력 관리도 확실하다면 크게 과금을 할 일이 없을 것이다.
과금 필요성은 크지 않다
'페인트볼' 개념은 정말 잘 녹여냈다
바쁘다면 이동 간에 페인트볼로 대형 몬스터를 마킹해두면 좋다
몬스터 헌터 나우는 한 손으로 즐기는 간단한 터치 게임임에도 좋은 의미로 '몬헌다움'을 잘 담아냈다. 보통 '몬헌다움'이라하면 몬스터 헌터의 짜증나는 면을 희화적으로 표현할 때 쓰이곤 하는데, 이번은 칭찬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싶다. 기자도 처음엔 "세로 화면에 손가락 하나로 즐기는 게임으로 어떻게 몬스터 헌터를 표현한다는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이 게임도 훌륭한 몬스터 헌터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탐색, 전투, 과금까지 모든 면에서 몬스터 헌터 요소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
또 야외 활동과 자연스러운 연계가 이뤄진다는 점도 좋다. 대형 몬스터를 찾아 근처 지역을 돌아다니며 간단하게 산책하는 과정에서 건강을 챙기게 되며, 출퇴근 중에 발견한 대형 몬스터를 페인트볼로 킵해뒀다 쉬는 시간에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앱을 백그라운드에 활성화해둔 채 돌아다니면 동반자가 주변 채집 포인트를 자동으로 탐색해 아이템을 가져오기 때문에 소소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야외 활동과 연계한 가벼운 헌팅 액션을 핵심으로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투가 짧고 간단한 만큼 원작이 보여줬던 극한의 상황을 타개하며 몬스터를 공략해 나가는 재미는 그다지 크지 않으며, 콘텐츠도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수렵하는 것 이외에 어떤 것을 목표로 삼아야할 지 감이 안잡힌다. 향후 추가 몬스터나 장비, 특수한 지역 콘텐츠 같은 더욱 풍족한 즐길거리가 업데이트되길 기대해 본다. 보통 몬스터 헌터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번 몬스터 헌터 나우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튜토리얼 구성이다. 몬스터 헌터 나우는 초반에 한손검 밖에 사용할 수 없는데, 다른 무기를 해금하려면 부지런히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한다. 그런데 메인 퀘스트 구성이 대형 몬스터 토벌과 채집 포인트에서 채집 위주라서 밖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빠른 진행이 어렵다.
나름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도 두 번째 무기인 '대검'을 해금하는데 이틀이나 걸렸다
기자의 경우 출퇴근 간 페인트볼도 활용하고, 몬스터도 잡을 겸 외식을 나가기도 하는 등 나름 적극적(?)으로 헌팅 생활을 즐겼는데, 주변에 대형 몬스터와 채집 포인트가 그다지 많지 않아 2챕터에서 해금되는 '대검'을 손에 넣는데 이틀이나 걸렸다. 만약 야외 활동을 꺼리거나 평소 본인의 활동 반경이 그리 넓지 않다면 진행이 더딜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딱히 경쟁 요소가 존재하는 게임은 아니기에 급할 필요는 없지만, 답답함에 금방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추천하는 이유
- 한 손으로 간편하게 즐기는 리얼 월드 헌팅 액션
- 짧고 간단하게, 한 손에 '몬헌'을 잘 담아낸 게임
- 과금 의존도가 없다시피함. 찍먹 GO.
추천하지 않는 이유
- 활동 반경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경우 답답할 수 있음
- 짧고 간단한만큼 짜릿하진 않은 경험
- 다양함이 부족한 콘텐츠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