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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유령해적과 카리브해 모험이다, 섀도우 갬빗

조회수 5196 | 루리웹 | 입력 2023.06.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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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은 소설이나 영화보다 젊은 콘텐츠로서 굉장히 기술 집약적이며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따라서 연일 즐길 거리가 늘어가는 와중에 반대로 인기가 사그라진 장르가 사라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 그러나 더는 대중적 취향이 아닐지라도 소싯적 좋아했던 장르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왜 없으랴. 필자에게는 파이로 스튜디오 1998년작 ‘코만도스’와 일련의 작품군이 그러하다. 쿼터뷰로 맵을 조망하며 소수정예 부대와 함께 극악한 임무조차 달성하는 특유의 쫄깃한 게임성은 이제와 돌아봐도 정말 훌륭했다.


길게 풀어 설명하기 어려워 필자가 그저 코만도스-라이크라 부르는, 이 장르는 대략 2000년대 후반 즈음 완전히 막을 내린 듯 보였다. 독일의 한 게임사가 2016년 ‘섀도우 택틱스’를 내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메타크리틱 85점을 달성한 이 작품으로 미미미 게임스는 잊힌 장르의 구원자로 떠올랐고 ‘데스페라도스’ 시리즈 3편 개발을 맡아 또 한 번 성공하기에 이른다(참고로 미미미는 고전 잠입 전략 게임, Classic Stealth Strategy game이란 용어를 쓴다). 그런 그들이 드디어 자체 퍼블리싱을 위하여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이 바로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다.

 

[인터뷰] 섀도우 갬빗, 비선형적 구조의 득과 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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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잠입 전략 장르의 정통 계승자라 평가 받는 미미미 게임즈

 

그들이 자체 퍼블리싱과 함께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작 '섀도우 갬빗' 

 

유령해적 vs 종교재판소, 초자연적 모험


비교적 현실적인 설정을 유지했던 두 전작과 달리 ‘섀도우 갬빗’은 카리브해의 잃어버린 군도에서 펼쳐지는 유령해적과 종교재판소의 대결을 그린다. 물론 인술이나 부두술처럼 초자연적인 능력 묘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본작에선 모든 게 훨씬 판타지스럽게 그려진다. 주인공은 가슴께에 칼 한 자루가 꽂힌 아피아 마니카토라는 유령해적으로, 전설적인 선장인 검은 눈 모데카이의 보물을 찾고자 그가 몰던 붉은 말리호를 종교재판소로부터 구해낸다. 여기서 구해낸다는 표현을 쓴 건 붉은 말리호가 단순한 배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령선이기 때문이다.


모데카이와 비하면 신출내기에 불과한 아피아 마니카토는 일단 붉은 말리호의 항해사로 취임한다. 또한 흑진주로 쓰러진 모데카이의 크루들을 다시금 일으켜 하나둘씩 동료로 삼는다. 그들도 모두 유령해적이기에 보통 인간은 엄두도 못 낼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녔다. 우선 주인공 아피아 마니카토는 가까운 거리를 순간 이동하여 적을 처치하거나 잠시 동안 특정 인물의 시간을 얼려버릴 수 있다. 초기 합류하는 크루인 이가의 토야는 미리 놔둔 인형으로 곧장 날아가 일섬을 가한다. 하얀 까마귀라 불리는 테레사는 맹인이면서도 볼트가 빗나가는 법이 없은 저격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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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해적 모데카이의 보물을 찾고자 붉은 말리호에 오른 아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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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크루들 역시 유령해적들로 각종 초자연적인 능력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거대한 닻을 메고 다니며 지하세계로의 포털을 여는 미스터 존 머큐리, 대포로 적을 날려버리거나 동료들을 빨아들이는 가엘 르 브리스, 몸을 숨길 만한 덤불이 순식간에 자라나게 하거나 유독한 먼지로 경비병을 혼란시키는 술레이디, 자신의 황금 도금된 머리를 미끼로 던지는 쿠엔틴 알버스, 적에게 빙의하여 아무런 제재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핑쿠스 폰 프레스발트 등 각양각색 크루가 존재한다. 몇몇은 전작에서도 비슷하게 보던 것이지만 가장 도드라지는 차이는 위치 변경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것.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권장하는 모양새다.


상대가 유령해적인 만큼 종교재판소도 그리 평범한 집단은 아니다. 불타는 처녀라는 신성 아래 저주받은 영혼을 근절하고자 결집한 사실상의 군대로, 인퀴지터 이그나시아가 휘두르는 철퇴에 따라 무자비한 제재를 가한다. 하위 경비병인 아콜리트에게도 플린트락 소총이 지급되어 ‘데스페라도스 3’처럼 원거리전에 주의해야 하며, 킨드레드 같은 고위 병종은 마법으로 서로 연결되어 처치하기가 까다롭다. 뿐만 아니라 하얀 화염을 다루는 프로그노스티카는 유령해적을 손쉽게 제압하므로 정면 승부 자체가 어렵다. 미리 협공할 준비를 단단히 갖춰 덤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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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각 크루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공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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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해적을 사냥하는 종교재판소니 만만할 리 아니다. 마법에 주의하자

 

동료 선택도 임무 진행도 공략도 자유롭게


여기까지는 세계관만 바뀌었지 기존 두 작품과 그럭저럭 비슷하다. 특정 임무를 띄고 섬에 상륙한 크루들이 종교재판소의 경비병들을 차례로 무력화하고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 그런데 그 미션과 미션 사이에 연결 방식에 있어서 ‘섀도우 갬빗’은 크나큰 차별점을 지녔다. 앞서 ‘섀도우 택틱스’, ‘데스페라도스 3’는 주군의 구출 혹은 아버지의 복수라는 뚜렷한 목적에 따라 완전히 선형적인 구조로 진행됐다. 반면 본작의 경우 아피아 마니카토와 붉은 말리호는 모데카이가 숨겨둔 보물을 찾고자 잃어버린 군도 전역을 돌아다녀야 한다. 순서는 그리 중요치 않다.


정리하자면 비선형적인 구조가 ‘섀도우 갬빗’의 최대 특징이다. 미션1을 완료하면 미션2, 3, 4…로 이어지던 이 장르의 문법을 과감히 다시 썼다. 게임 도입부서 붉은 말리호를 구해낸 다음부터 유령선은 일종의 로비로 활용된다. 그곳에서 튜토리얼로 새로운 기능을 익히고 다른 크루와 담소를 나누거나 캐릭터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배 여기저기 널브러진 모데카이의 옛 크루 가운데 누구에게 한정된 재화인 흑진주를 줄지도, 다음 출항지 즉 어떤 미션에 도전할지도 전부 플레이어가 결정한다. 오픈월드 수준은 아니라도 자유로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수의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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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섬을 자유롭게 오가며 원하는 미션부터 수행하면 되는 비선형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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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어디쯤에 상륙할지 결정하는 것도 플레이어의 몫. 경계망을 잘 살피자

 

미션에 돌입하면 총 세 명의 크루를 고르고(아피아 마니카토가 빠져도 된다) 섬 어디쯤 상륙할지 결정한다. 한 번 공략한 맵에 재방문할 일이 없는 기존 두 작품과 달리 ‘섀도우 갬빗’은 하나의 섬에 여러 미션이 엮여 있다. 대신 미션에 따라 경비병 머릿수와 배치, 수준, 장애물 유무 등이 달라지는 식. 따라서 그때그때 경계망과 목표를 고려하여 가장 유리한 상륙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돌파할 자신이 있다면 목표와 가깝지만 경비가 다수 포진한 곳으로, 아니라면 멀찍이 돌더라도 경계가 느슨한 곳으로 내려서면 된다. 물론 어차피 목표에 접근하긴 해야 한다.


필자는 이 장르가 세심하게 고안한 묘수풀이이며 삼엄한 경계망을 파훼했을 때 느끼는 지적 쾌감이야말로 보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플레이어가 어떤 크루를 먼저 영입할지, 그 중 누굴 어느 미션에 데려갈지, 섬 어디쯤 상륙할지 등 모든 게 선택의 영역이라면 그보다 앞서 만들어진 레벨 디자인이 그토록 촘촘할 수 있을까. 가령 전투력이 떨어지는 핑쿠스나 쿠엔틴을 데려갔는데 섬에 적이 너무 많다면 미션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미미미는 어떤 조합이로든 엔딩까지 공략 가능하도록 안배했으며, 다만 특정 능력이 없으면 무척 어렵다고 경고가 뜨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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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먼저 영입할지 선택할 뿐 아니라 미션에 앞서 조합 역시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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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션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특정 조합은 상당히 힘겨울 수 있다

 

미답의 경지로 나아가는 미미미 게임즈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Shadow Gambit: The Cursed Crew)’는 이 장르를 선도하는 미미미의 새롭고도 야심 찬 도전이다. ‘섀도우 택틱스’로 계승자를 자처했고 ‘데스페라도스 3’를 통해 확실한 인정을 받아냈다면, 이제는 그 시절 파이로 스튜디오나 다른 이들이 도달하지 못한 경지까지 나아가려 한다. 과연 고전 잠입 전략 게임에 비선형적인 구조가 어울릴까. 쉬이 단언하기 어렵다. 금번 테스트 분량은 게임 도입부인 1막으로 두 개의 섬과 몇 가지 미션을 약 4~5시간 가량 플레이할 수 있었다. 비선형적인 구조의 장단을 파악하기에 다소 짧은 체험이지 않나.


‘섀도우 택틱스’, ‘데스페라도스 3’를 할 때면 아~ 여기선 이렇게 깨라는 거구나 싶은 구간이 나온다. 그 미션에 주어진 특정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야만 하는 묘수풀이. 하지만 기실 대부분은 칼잡이 주인공과 유인 능력만 가지고도 그럭저럭 공략 가능하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릴 뿐이다. 그렇듯 좋게 말하면 유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살짝 헐거운 지점을 미미미가 주목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장르에 비선형적인 구조가 통한다면 확장성이나 리플레이 가치에 있어서 큰 발돋움이 될 터이다. ‘섀도우 갬빗’은 오는 8월 17일 출시되며 공식 한국어화 지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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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동시행동 등은 기존 작품과 같다. 로드해도 괜찮다는 안내문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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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답의 경지로 나아가는 미미미 게임즈, 부디 순풍만범이길 바란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관련게임정보 목록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

기     종

PC/PS5/XSX

발 매 일

2023년 8월 17일

장     르

고전 잠입 전략

가     격

제 작 사

미미미 게임즈

기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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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15.163.***.***

BEST
개인적으로 완전 취향이고, 코만도스, 섀도우 택틱스 느낌나네? 라고 생각했는데 섀도우 택틱스랑 같은 개발사?! 기존 잠입에 엑스컴 같은 운영, 조합까지 추가되고 자유도도 높아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예상치 못한 기대작이네요~!!
23.06.13 07:09

(IP보기클릭)218.148.***.***

노잼
23.06.13 03:13

(IP보기클릭)121.183.***.***

컨셉은 굉장히 취향이네요 ㅎㅎ
23.06.13 04:10

(IP보기클릭)115.163.***.***

BEST
개인적으로 완전 취향이고, 코만도스, 섀도우 택틱스 느낌나네? 라고 생각했는데 섀도우 택틱스랑 같은 개발사?! 기존 잠입에 엑스컴 같은 운영, 조합까지 추가되고 자유도도 높아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예상치 못한 기대작이네요~!!
23.06.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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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택틱스 진짜 미친듯이 재밌게 했고 데스페라도스3는 그 이상이었어요ㅋ 스팀평가도 둘 다 압도적이고 이번 신작도 잘 뽑혔으면 좋겠네요!
23.06.13 09:12

(IP보기클릭)116.122.***.***

재밌겠다
23.06.13 09:26

(IP보기클릭)182.208.***.***

코만도스에서 이렇게 많이 발전하다니 이런 게임은 추천입니다!!
23.06.13 09:45

(IP보기클릭)183.105.***.***

재밌겠다
23.06.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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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 와드 겁나 재밌겠네 이거
23.06.13 16:18

(IP보기클릭)121.138.***.***

데스페라도스3 잼있게했음
23.06.14 08:32

(IP보기클릭)106.101.***.***


드디어 컬렉션에 또 하나 시리즈가 들어오는군 크으.. 기대기대
23.06.14 09:25

(IP보기클릭)125.130.***.***

데스페라도스 3 엄청 재밌게 해서 이것도 기대중
23.06.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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