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넥슨의 시작, '데이브 더 다이버' 인터뷰
넥슨 김대훤 부사장(좌), 황재호 디렉터(우)
황재호 : 릴리즈 후 좋은 평가가 많아 고무적이었다. 인기를 실감하느냐, 라는 말씀에는 그렇지는 않았다. 버그가 많아서 고치느라 몇 주 간 몰두했고, 저희보다는 주변에서 이거 봤냐, 하면서 반응을 보여주셔서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 민트로켓은 상당히 소규모 개발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부적으로 지원이 많이 필요할듯한데 어떤 식으로 개발 지원을 하고 있는지.
김대훤 : 민트로켓이 일부러 소규모로 가는건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이고 디렉터의 비전이 공유되기 위해서는 개발 인원은 20~3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당연히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 그래서 저희가 보완해야할 부분도 많다고 통감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중앙에서 도움을 많이 주고, 플랫폼, 문제 해결 위주로 돕고자 한다. 황재호 디렉터는 디렉터 경험이 많아 다행인데, 처음 인력관리를 하는 경우에 이런저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걸 잡아나가는 단계인데, ‘데이브 더 다이버’ 가 첫 타이틀이다보니 개발팀 스스로 분투하는 부분이 더 많다. 회사 중심에서 무엇을 도와줄까 구상해둔 것이 있는데 앞으로 차근차근 완성해나가겠다.
● 시연회를 통해 스위치 버전을 공개했는데, 이번 체험 버전에서는 스위치 틸팅, 기울임 센서 등이 지원되지 않았다. 이 부분을 활용할 생각이 있는지?
황재호 : 큰 팀이 아니어서 아직 스위치 버전은 데모까지만 진행했다고 봐주시면 되겠고, 스위치 고유의 기능들은 향후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고 있다. 릴리즈 버전에서는 더욱 많은 스위치의 피처를 활용할 예정이다.
김대훤 : 어떤 것이든 성공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전락이 중요하고, 그리고 꼼꼼한 실행안이 중요하다. 둘다 평범하다면 그걸 꾸준히 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저희의 작은 성공이지만 이렇게 시작할 수 있었던건 엄청난 전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파격적인 실행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재미가 있을까, 하는 그런 고민을 우직하게 해보았다고 할 수 있겠다.
황재호 디렉터를 먼저 발굴했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중앙에서 하려고 하는건 기술적 지원과 조직적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 그리고 여러 테스트를 통해 개발팀이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거다. 물론 중요한건 어설픈 사람들이 어설픈 피드백을 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부분도 있었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여러모로 개발진이 더 잘 알고 경영진은 잘 모르는 게임이 많다. 그래서 종종 내부에서 주는 이런저런 첨언 자체가 해가 되곤 한다.
작은 게임, 플레이가 쉬워보이는 게임은 경영진이 한두마디씩 던지게 된다. 많이 보았다. 그래서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도록 보호해드려야 했는데 그간 그게 잘 안되었고 이번에는 많이 신경을 썼다. 저희가 엄청난 전략, 대단한 실행안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좋은 개발자를 찾고, 과감하게 권한을 부여하고, 끝까지 게임이 엣지를 잃지 않도록 시간을 들일 수 있도록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좋은 프로젝트가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는 걸 보아왔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 이번 시연 버전에서 한가지 아쉬운건 UI 였다. 스위치 버전에서는 작게 느껴졌다. 또한 다른 콘솔에서도 즐기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타 플랫폼으로의 컨버팅 가능성은?
황재호 : 스위치에서 많은 커스터마이징을 했는데 여전히 아직 UI가 작다는 생각이 있고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게임 내 많은 것이 변화되는 게임이다보니 UI UX 로 게임을 전달하는데 여러 고민이 있다. 제 마음 같아서는 최대한 많은 콘솔 플랫폼으로 선보이고 싶지만, 기본적으로 차근차근 해나가야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시연되고 있는데 콘솔은 QA가 상당히 까다롭다. 이와 관련한 난관은 없었나?
황재호 : 스위치를 내기 위해 여러 허들이 있는데, 넥슨도 경험이 없고, 저희도 경험이 없었다. 다행히 출시 경험자가 한명 있어서 도움을 받았는데도 여러모로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래도 여러모로 꼼꼼하게 QA를 하는 편이라 도움도 되고 있다.
● 얼리 액세스임에도 긴 플레이타임이었는데 정식 버전은 어느정도의 분량이 될 예정인가?
황재호 : 분량이 길다고 생각하시니 감사하고, 현재는 대략 정식 버전의 50% 정도 분량이다.
김대훤 : 사실 어떤 장르입니다, 어떤 특정한 재미입니다 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항상 드렸던 말씀은 좀더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했을떄, 새로운게 내부에서 좌절되는 케이스를 많이 봤고 그걸 빛을 보게 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전략이라고 봐주시면 되 것 같다.
없던걸 만드는 걸 방향성으로 하고 싶다. 물론 이세상에 아예 전에 없던건 없지만, 그래도 특정 장르에서 수십년 한 사람이 결합해서 새로운걸 만들겠다고 하면, 그게 경쟁력이 있는지 그만큼의 경험이 없다면 판단이 어렵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를 회사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을 뽑고, 지원하고, 지키는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프로젝트 중에는 굉장히 피지컬 게임도 있고, 전략적인 것도 있다. 유저분들의 기대치를 과감하게 뛰어넘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도록 하겠다. 장르를 초월한, 좀더 특별한 게임들로. 패키지 게임을 만들거라면 정말로 색깔있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만약 PVP 대전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그 색다름의 허들을 좀 낮춰서 봐야하지 않을까. 세상에서 굉장히 인기를 얻었던 대전 게임이 새로운 문법을 들었을 때 무조건 지지를 받았던 건 아니기에, 그런 게임들은 색다름의 폭이 너무 크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정도의 생각은 있지만 우리가 나서서 뭘하세요, 우린 어떤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이런걸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저 색다르고, 새로운 도전의 게임을 만들고 제발 넥슨이 돈들여서 주류 장르에서 하고 있는 것 외의 다른 색다른 게임을 가져와주세요, 라고 하고 있다.
● 현행 버전에서 멀티플레이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니즈가 있다.
황재호 : 딱 멀티가 준비되고 있다, 라고 말씀드리긴 어렵고 오늘 이 시점에는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니즈가 많다는건 알고 있고 향후 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고려할 요소 중 하나이다.
김대훤 : 멀티는 사실 이전에 이미 고려한 바 있다. 여러모로 고민하다가 정말로 그것이 필요한가, 넥슨이 온라인 게임 위주의 회사라서 관성적으로 필요로 한 것은 아닌가, 라고 여쭤봤다. 그러니 빼시더라. 다만 앞으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무기 제작 등을 할 때 넥슨의 다른 게임 M.O.E. 의 노래가 나온다. 어쩌다 이런 콜라보를 하게 되었나.
황재호 : 캐릭터중에 덕후 캐릭터가 있고, 이를 잘 드러내기 위한 요소로서 저도 좋아하는 게임이고 M.O.E 를 활용하면 어떨까. 그래서 회사에 요청했고 혼쾌히 승낙해주셨다.
황재호 : 현재 이 시점에는 버그 생각 밖에 없다(웃음).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이 시장에서 잘해서 이길 수 있는걸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이블 팩토리 때부터 이런 구력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5년 되니까 좀 발휘할 만큼 되지 않았나 싶다.
김대훤 : 저희가 지향하는게 인디같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인디를 지향하는건 아니다. 인디씬을 존중하고 있고, 꼭 배고픔 속에서만 혁신이 발생하는게 아니라 충분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넥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걸 이뤄내자는 것. 그리고 인디는 좀더 많은 시간 압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그 시간을 좀더 많이 드리고 싶다. 뭔가 게임 아이디어를 구현함에 있어서 더 많은 인원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디렉터가 온전히 게임의 의도를 펼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드리겠다는 것. 또한 인디 개발자는 너무 많은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그걸 회사에서 분담해드리고자 한다. 저희는 인디와 비슷하면서도 다른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
낭중지추라는 말을 매우 좋아하는데, 주머니 속의 송곳은 뛰쳐나오기 마련인데 분명 송곳은 많을텐데, 그걸 한번 주머니에 넣어서 얼마나 뾰족한지 보자, 이런 느낌이고 그걸 찾고 도와드리고자 한다.
● 정식 버전에서 어떤 요소들이 추가될 예정인가?
황재호 : 게임을 진행할수록, 뒤에는 여러 지역, 다른 환경이 나온다. 저희 게임은 좀 판타지적이다보니 새로운 장소로 재미를 드리고 싶었다. 환상을. 현실과는 좀 다르지만 그럴싸한 환경들을 만들고 있다.
● 민트로켓은 요즘 여러 게임사가 진행하고 있는 인디 인큐베이팅 사업과는 결이 다른데, 넥슨에서도 외부의 인디 개발사들을 지원하고 민트로켓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지?
김대훤 : 사정이 된다면, 저희와 잘 맞는다면 많은 분들과 같이 하고 싶다. 우선은 내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분들을 찾는게 목표였지만, 정말 날카로운 시선으로 새로운걸 하겠다는 분들이 낵슨에 찾아온다면 그들에게 울타리를 주고 기회를 드리는게 목적이기도 하다. 사실 도전은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시도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다른 회사들과 우리는 전략이 좀 다른 부분이 넥슨은 애초에 그런 DNA 가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 조직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고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고, 특이한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정신이 분명 있었기에 그걸 다시 발휘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며 시작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회사가 해야할 일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분들의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다양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히 인큐베이팅 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외부에서 능력있는 개발진과 협력하고, 오셔서 같이 하는 걸 궁극적으로 꿈꾸고 있다.
● 회사이니 당연히 수익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속된말로 본전은 쳐야할텐데 과연 ‘데이브 더 다이버’ 는 어느정도의 성과를 벌어들이고 있나.
황재호 : 당연히 본전 이상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많이 팔리고 많이 벌면 당연히 좋다. 경영진의 간섭을 이야기하실 수도 있는데, 이번 데이브에서는 오히려 그런 경영진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았고 오직 김대훤 부사장과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팀원들이 고생한만큼 금은보화를 나눠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많이 팔렸으면 한다.
김대훤 : 데이브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는 만큼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세일 순위에도 올라가 있고, 개발자들은 당연히 그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이 타이틀이 우리 넥슨의 시스템으로 정착하고 대표 IP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황재호 : 하고 싶은건 더 많다. 바다가 줄 수 있는 재미는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바다가 줄 수 있는 재미를 많이 구상했는데 잘라낸 것도 많다. 인력 문제도 있고, 현재의 게임 구조, 여러 물고기를 만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지금의 구조에 집중하자 했다. 현재도 여러가지 좋은 부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대훤 :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나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들으면 계속 참견하게 되니까. 황재호 디렉터가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결정하고 밀고 나가길 바랐다.
저희만의 테스트, 피드백 체계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데이브는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좋은 점수가 나왔다. 국내, 해외, 또는 이런 성향이 아닌 사람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게 결국 개발팀, 디렉터, 경영진 모두에게 이정도면 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을 들게 했다.
● 마지막으로 데이브를 출시하고 난 후의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황재호 : 게임을 만드는 동안 많은 허들을 만들고 통과하고, 플레이어들이 테스트하고 이를 평가받는게 매우 도움이 됐다. 스파링을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걸 우리가 점점 개선하고 점수가 올라가는걸 보고, 보고도 하다보니 게임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뿌듯하다.
빡센 스파링을 거치고 나와 세상에 선보이니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플레이어분들에게 더 좋은 보답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김대훤 : 소감을 말씀듣리자면, 넥슨이 좋은 IP 있고 운영 경험 많다고 업계에서 인정하지만, 계속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내내 말을 해왔고 이걸 드디어 ‘데이브 더 다이버’ 로 실현하게 된 것 같아 너무나 기쁘다.
황재호 디렉터와 우리 인력들, 그리고 경영진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넥슨이 이러한 게임들을 선보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가 될수 있도록 정말로 노력하겠다. 내부의 열정 넘치는 개발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 루리웹 지스타 2022 기사는 우측 링크를 통해 모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지 링크)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