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여름 업데이트, 성장의 부담은 줄이고 전투를 쉽고 재미있게
오늘날의 블루홀을 있게 한 MMORPG ‘테라(TERA)’가 어느덧 서비스 10주년을 맞았다. 이에 5월 2일(일) 유튜브 및 트위치로 ‘테라 라이브 간담회’가 열려, 안동균 PD와 김상곤 기획 팀장이 게임의 팬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테라’는 64bit 전환과 TBA(Tera Battle Arena) 오픈 등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업데이트를 시도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64bit는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서비스 불안 현상을 겪어야 했으며 TBA는 이용하는 유저가 거의 없어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밞았다. 올해는 블루홀이 자체 서비스를 시작하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연일 발생하는 디도스 공격으로 한 달 가까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였다.
한편으로 지난 상반기는 '테라'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들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데 집중한 시기였다. 높게만 느껴지던 성장 및 플레이 허들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고자 많은 부분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 이에 다가올 하반기는 다시금 '테라' 본연의 스토리로 돌아와 전투의 재미와 성장 요소를 살리면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이 블루홀의 포부다.
'테라' 세계관은 태고신 아룬과 샤라 이후 다양한 신들의 관계로 인해 아르보레아가 위협을 받기도, 안정을 찾기도 했다. 특히 아가이아에 유폐된 마나안은 수호자(유저)들과 대척점에 서있는 비중 높은 악신이다. 샨드라 마나이아의 패배로 마나안이 더는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이제 그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려 한다.
엑소도르에서 벌어진 엘리온과 하이드래곤의 격렬한 전투는 결국 코어의 파괴를 불러왔고, 이는 시공간의 균열을 일으켜 아가이아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만다. 샨드라 마나이아의 죽음으로 멈췄던 아르곤들은 마나안의 기운을 느끼며 깨어났지만, 군집 생명체이자 집단 지성체인 그들을 이끌어줄 리더가 없어 아직은 큰 움직임을 보여주진 않는 상황.
즉 차원의 균열로 인해 마나안의 의지 일부가 영향을 미치면서 제2차 아르곤 전쟁의 불씨가 피어난 것이다. 앞으로 나올 콘텐츠들은 이러한 메인 스토리 흐름에 맞춰 기획되고 적절한 위상으로 배치된다. 아르곤 세력이 커져감에 따라 하반기에는 신규 지역부터 기존 던전,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점차적으로 아르곤화되면서 개편될 예정이다.
신규 지역으로는 이미 몇몇 유저가 비공식 등산 루트를 통해 진입하기도 한 발데라 특별지구가 정식으로 열린다. 공중섬 엑소도르가 발데라 특별지구 근처에 있을 때 코어가 파괴된 탓에 이 지역에 거대한 차원 균열이 발생했다. 제1차 아르곤 전쟁에서 살아남아 재활동을 시작한 아르곤 패잔병들이 이 지역을 통해 마나안의 의식과 연결을 시도하며 그 세력을 암암리에 키우는 중이다. 마나안의 의지를 잇는 아르곤의 새로운 지도자는 이곳을 거점으로 보다 강력해진 카르곤들과 함께 아르보레아를 침략하려 한다.
또한 엑소도르와 하이드래곤 스토리 라인을 매듭 짓는 신규 던전과 보스 몬스터, 시스템 등도 추가된다. 하이드래곤의 총사령관이자 연모하던 루크미아를 잃어버린 로가쉬는 결국 광기에 사로잡히고, 루크미아를 위해 만들었던 하이드래곤의 보주를 통해 복수를 달성할 새로운 힘을 손에 넣었다. 에고를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는 이 무기는 로가쉬의 의지와 연결되어 있지만 때로는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며 위협적인 협공을 펼친다.
복수만을 추구하는 로가쉬로 인해 시공간의 균열은 누구도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방치되었고, 이것이 수많은 던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차원 균열이 심각한 발데라 특별지구에서 던전들로 이동할 경우 이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뒤틀린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것이 바로 던전 공명 현상으로, 뒤틀린 던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보상을 획득 가능하다.
광기의 로가쉬를 시작으로 다양한 던전을 토벌하여 획득하게 될 신규 장비는 기존 장비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앞으로 장비는 6개월 간격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며, 일정 주기마다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되는 만큼 장비 성장에 대한 부담도 지속적으로 완화시킨다.
현재 장비 성장의 주축이 되는 강화, 랜덤 옵션, 합성 옵션, 각인서와 관련된 요소를 신규 장비서는 새로운 형태로 개선한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옵션이 붙은 완제 장비가 드랍될 것이며 같은 종류의 장비끼리는 강화 등이 이전된다. 하나의 장비를 가지고 이를 성장시킬 부수적인 재료를 파밍하기보다 완제 장비를 파밍하는 것이 더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성장 시스템이 추가되면 그때까지 축적된 성장 재화들을 재보상하는 정책도 검토 중이다. 세부 정책은 결정되는 데로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액세서리는 장비보다 다소 긴 1년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진행한다. 액세서리도 장비와 비슷한 새로운 성장 구조를 준비 중이나,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보다는 매우 완화된 형태로 파밍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은 내부 논의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이 역시 결정되는 데로 별도 공지될 것이다.
전투 시스템은 커스터마이징과 간소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개편된다. 커스터마이징은 내부적으로 룬(가칭)이라 부르는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하면 해당 스킬의 성능, 이펙트, 효용성이 변화하는 방식이다. 간소화는 과할 정도로 많은 스킬 갯수를 조금 줄여서 복잡한 딜사이클을 쉽게 개선한다. 일부 클래스는 재설계가 불가피할 정도로 많은 변경이 이루어지는데, 클래스의 효용성은 유지하고 편의성은 개선하고자 많은 고민과 실험을 진행 중이다.
스킬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한 가지 예시로, 궁수의 평범한 원거리 공격 스킬에 룬을 장착하면 다수의 적을 동시 공격하는 멀티샷으로 바꿀 수 있다. 혹은 목표와 인접한 적들에게 충격이 옮겨가는 체인라이트닝샷도 가능하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개발이 진행되는 와중이라 추후 정식 업데이트될 시스템은 예시와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자.
전투 시스템은 올 여름부터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커스터마이징은 룬의 종류와 수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간소화는 여러 클래스를 순차적으로 작업한다. 대신 스킬 간소화가 DPS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여 각성 때처럼 업데이트 시점에 따라 특정 클래스의 선호도가 요동치는 일은 없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변화가 찾아올 '테라' 여름 업데이트 로드맵은 다음과 같다. 먼저 6월 말 광기의 로가쉬가 추가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마나이아의 등장을 암시하는 요소들도 들어간다. 7월 말에는 발데라 특별지구가 열리며 던전 공명 현상도 시작된다. 이후 스토리 진행에 따라 아르곤의 세력이 커지고 그 영향을 받은 아르곤화 던전이 하나둘 나타날 것이고, 이에 발맞춰 전투 시스템 개편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장비 성장 개편과 길드 경쟁, 눈싸움 전장 등을 준비 중이나 금번 로드맵에선 빠졌다.
발표를 맡은 안동균 PD는 끝으로 "저는 게임이 아직 공개되기도 전, 블루홀에 입사하여 처음으로 '테라'를 접했습니다. 10년이 넘는 블루홀에서의 생활 동안 다른 작업을 맡기도 했지만 그래도 '테라'는 처음으로 몸담았던 프로젝트라 더 애착이 갑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프로젝트 S'가 '테라'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날,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카운트다운을 보면서 오픈을 기다리던 새벽 시간, 서버 통합으로 닉네임을 빼았겼던 기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파멸의 마수와 서버렉을 일으키며 검은 틈에서 말 달리던 기억, 실력이 부족하여 상급은 깨지 못했지만 샨드라 마나이아 하급을 4시간 동안 트라이해서 클리어했을 때 기쁨, 곤충을 모티브로 한 카슈바르 협곡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그로테스크한 외형 탓에 화면 보기가 힘들었던 퀴르갈의 동굴, 아름다운 배경과 많은 기믹으로 가득했던 마법사의 요새, 북부 대륙이 열리던 날 엘카라스호를 탔던 기억, 퀘스트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게 만들었던 시오즈와 포아롱의 스토리 등 '테라'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테라'를 사랑한다고 해서 늘 '테라'를 위해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또 제가 그정도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테라'와 여러분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자 계속 고민하고 더 많은 아르보레아의 모험을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저와 우리 개발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그간 성원해준 뭇 유저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