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임이 된, 색보이: 어 빅 어드벤처
그래서 설마 시리즈 네 번째 타이틀에 색보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쓸 줄은 몰랐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접해보니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가 갔다. 게임 내 캐릭터는 여전히 리빅보이라 불리지만, 이전의 리틀 빅 플래닛 시리즈와는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제작을 맡은 회사는 시리즈의 원 개발사인 미디어 몰큘이 아니라 '리틀 빅 플래닛 3'를 만들었던 스모 디지털이다. 당시 스모 디지털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낮은 완성도와 긴 로딩으로 인해 원 개발사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는데, 그 때문에 절치부심한 것 같다.
일단 리틀 빅 플래닛 시리즈 특유의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버리고 3D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1인 1시연대인 관계로 멀티플레이는 해볼 수 없었지만, 스테이지를 전후좌우상하로 이동하며 각종 기믹을 조작하게 된다. (초반에 나오는 기믹의 종류는 지금까지와 대동소이하다.)
뿐만 아니라 전투가 개편되면서 게임성에도 확연한 변화가 발생했다. 이전에도 적과 보스 캐릭터는 존재했으나 직접적인 '타격'의 개념은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점프 하여 밟기와 오브젝트 던져 맞추기 외에도 펀치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고, 스테이지 밖으로 밀어내기도 가능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리빅보이에 음성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리틀 빅 플래닛 시리즈에 등장했던 많은 캐릭터들이 말을 할 수 있었지만 주인공 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비록 감탄사 정도에 불과하다고는 해도 음성이 수록된 점이 캐릭터성에 대한 변화의 시도를 알리는 듯하다.
PS5의 하드웨어 특징을 살린 부분으로는 보다 리얼한 조명 효과를 보여주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과 방향성을 느끼게 해주는 3D 사운드, 바닥의 재질에 따라 달라지는 햅틱 피드백 등을 꼽을 수 있으나, 가장 확연히 와닿는 부분은 역시나 초고속 SSD가 실현한 고속 로딩이 아닐까 싶다.
스모 디지털의 전작인 리틀 빅 플래닛 3에서 경험했던 기나긴 로딩은 이제 잊어버려도 좋다. 월드맵에서 스테이지로 진입하는 시간은 3초 가량에 불과하며, 일단 스테이지에 진입한 뒤에는 딱히 로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여서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이벤트 씬이나 확대되었을 때의 장면을 보면 섬세한 모델링과 텍스처로 차세대기다운 비주얼이 구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기억하고 있던 리틀 빅 플래닛과는 많이 달라진 만큼 리빅보이가 등장하는 새로운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