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갈라크론드의 부활, 용의 해에 걸맞은 대단원 보여주겠다
1년을 이어온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의 대결이 드디어 끝을 맺는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2일(수), ‘하스스톤’ 용의 해 마지막 확장팩 ‘용의 강림’ 1인 모험인 ‘갈라크론드의 부활(Galakrond’s Awakening)’을 출시했다.
금번 1인 모험은 ‘미궁 탐험’ 이후 몇 년간 이어진 던전런 방식을 버리고 전통적인 스테이지 돌파로 회귀했다. 앞서 ‘달라란 침공’를 통해 잔.악.무.도.가 사악한 음모를 펼치고 ‘공포의 무덤’에서 탐험가 연맹이 이를 추적했다면, ‘갈라크론드의 부활’은 양측 모두에게 승리의 기회를 준다. 즉 어느 한 쪽이 주인공이 아니라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 루트가 모두 존재한다.
‘갈라크론드의 부활’은 1장 얼어붙은 해안 전투를 지나 2장 격돌의 고룡쉼터, 3장 용의 안식처 공중전, 4장 달라란에서의 승부까지 네 개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각 장마다 세 명의 우두머리가 버티고 있으며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 루트의 상대가 다르기 때문에 총 전투는 24회. 매번 우두머리를 격파할 때마다 풍성한 카드 보상은 물론 영웅 난이도로 공략 시 고유한 카드 뒷면도 획득 가능하다.
이미 22일부로 ‘갈라크론드의 부활’ 잔.악.무.도. 루트 1장이 무료 공개되었으며 나머지 장은 700골드 혹은 7,000 배틀코인에 해금할 수 있다. 혹은 20,000 배틀코인으로 한 번에 모든 장을 구매해도 된다. 다만 모든 장을 단숨에 즐길 수는 없으며 오는 2월 12일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한 장씩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어둠의 반격’이 출시되고 어느덧 10개월여가 지났다. 과연 ‘하스스톤’ 개발팀은 용의 해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 계획일가? 이에 삼성동 블리자드 코리아 오피스에서 딘 아얄라 수석 디자이너, 라이언 콜린스 미션 디자이너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둠의 반격’ 인터뷰 당시 이게 용의 해와 무슨 관련이냐고 물어봤을 때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는데, 이제 ‘갈라크론드의 부활’로 멋지게 끝맺음하게 되었다. 소감이 듣고 싶다.
: 실제로 ‘어둠의 반격’을 출시하고 그런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다. 이미 그때부터 라팜의 음모가 무엇인지 구상했지만 보다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해 조금씩 풀어낸 것이다. ‘달라란 침공’에서 다양한 악당들을 불러모으고 ‘공포의 무덤’을 통해 갈라크론드의 부활을 위한 죽음의 역병을 챙겼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갈라크론드를 비롯한 다양한 용이 등장하며 용의 해를 아우르는 멋진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 다채로운 선택지가 있던 던전런 방식에서 ‘낙스라마스의 저주’ 시절 선형적인 스테이지 돌파로 회귀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던전런 방식은 여러가지 보물과 우두머리를 통해 긴 시간 동안 즐거운 플레이를 보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반면 이번에는 들려주고픈 이야기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아 보다 내러티브가 명확한 스테이지 방식을 취했다. 또한 예전처럼 모험 모드를 통해 정규전까지 영향을 주는 신규 카드를 내달라는 피드백이 많기도 했고.
●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 루트를 합쳐도 전투가 24회밖에 안된다. 당장 ‘공포의 무덤’만 해도 우두머리가 60~70명인데 콘텐츠 볼륨이 너무 줄어든 것 아닌가
: 다시 말하지만 금번 1인 모험의 핵심은 내러티브를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는 것이었다. 대신 우두머리 하나하나가 아주 개성적이고 색다른 영웅 능력을 지녔으니, 같은 전투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심지어 방랑자 호와 슬립스트림의 공중전은 탐험가 연맹이든 잔.악.무.도.든 어느 루트로 진행하나 사실상 같은 전투로 느껴진다
: 그전까지 전투에선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의 행동 목적과 적이 명확히 다르지만, 방랑자 호와 슬립스트림 같은 경우 양측이 맞닥뜨리는 상황이라 그렇다. 대신 잔.악.무.도.의 경우 덱에 졸개 카드가 많다는 식으로 약간의 차이점은 존재한다.
● 일반 난이도가 이야기 난이도로 바뀌면서 원 트라이로 깰 정도로 쉬워졌다. 반면 영웅 난이도는 가면 갈수록 전투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질 정도다
: 일반 난이도가 이야기 난이도로 바뀐 것은 유저의 경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너무 어렵지 않은 선에서 이야기를 즐기고 새롭게 획득하는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살짝 맛보는 정도. 반면 영웅 난이도는 전통적으로 커스텀 덱이 아니면 공략이 어려운 게 맞다. 이야기 난이도가 너무 쉬워서 체감상 차이가 큰 것뿐 영웅 난이도가 어려워지진 않았다.
● ‘하스스톤’은 그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는 다른 독자적인 스토리를 이어왔다. 이번에는 루트가 두 개니 엔딩도 두 개인데, 어느 쪽이 정사인가
: 상당히 난해한 질문이다. ‘하스스톤’은 말하자면 북적거리는 선술집에서 누가 막 “이런 이야기가 있어~ 어쩌구 저쩌구~”하는 그런 모험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게 정사라고 질문 자체가 ‘하스스톤’과 어울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탐험가 연맹의 이야기를 더 잘할 것이고 또 다른 이는 잔.악.무.도.의 이야기를 좋아할 것이다.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셈이다.
● 이번에 리노를 통해 카드의 효과 설명이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 가령 ‘재앙을 불러옵니다’ 이런 효과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오리지널 카드 중에는 이세라가 대표적인데 꿈 카드가 도대체 뭔지 단박에 알기 어렵다. 다만 위대한 마법사 리노의 경우 ‘하수인이 사라집니다’라는 텍스트가 나왔을 때 커뮤니티에서 죽음의 메아리 발동 여부 등을 추측했고 또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여백의 한계로 모든 효과를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유저가 봤을 때 이럴 것이다 짐작이 가능할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 우두머리 리노의 영웅 능력(같은 비용의 무작위 주문을 사용한다)에 뭔가 보정이 있나. 무작위라기에는 그때 그때 꼭 필요한 마법이 나가던데
: 날카로운 지적이다. 사실 그건 완전한 무작위가 아니다. 대신 주로 시전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특정 범위의 마법 가운데 무작위다. 만약 모든 주문을 범위에 넣는다면 이야기 난이도 본연의 취지와 맞지 않는 난리가 벌어질 것이다. 작중 리노는 강력한 마법사인데 되려 엄한 효과가 튀어나와서 본인이 터지면 안되니까. 조금 더 안정적인 무작위성이라 봐달라.
● ‘갈라크론드의 부활’을 통해 카드 35장이 추가된다. 메타에 상당한 영향을 줄 듯한데
: 우리는 주로 신규 카드와 밸런스 패치로 메타 변화를 유도한다. 1인 모험은 확장팩보다 적은 수의 카드가 추가되지만 메타에 영향을 주긴 할 것이다. 다만 35장이 한 번에 쏟아지는 게 아니라 4주에 걸쳐 풀리므로 점진적으로 메타가 바뀔 것이고, 그러고 나면 곧 또 다음 확장팩이 나올 테니 메타 고착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
● ‘갈라크론드의 부활’은 엄밀히 말하면 2020년 출시인데, 이들 신규 카드가 다른 용의 해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2021년 야생으로 보내질까
: 그렇다. ‘갈라크론드의 부활’은 어디까지나 ‘용의 강림’과 묶인 콘텐츠이므로 용의 해 콘텐츠가 야생으로 편입되는 2021년에 함께 갈 것이다.
● 15.4.0 패치 당시 야생 카드 23장을 정규전으로 올린 바 있다. ‘갈라크론드의 부활’ 이후에도 비슷한 패치가 있을지 궁금하다
: ‘공포의 무덤’은 추가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메타를 흔들고자 야생 카드를 올렸던 것이다. ‘갈라크론드의 부활’은 신규 카드 35장이 나오므로 경우가 다르다. 어쨌든 앞으로도 다양한 밸런스 패치를 모색하고 있으니 예전처럼 확장팩 하나 출시하고 4개월씩 메타가 고착화되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 16.2.0 패치로 전장에서 애니메이션이 대폭 단축되었다. 덕분에 플레이가 쾌적하긴 하지만 ‘하스스톤’ 특유의 타격감이 너무 죽어버렸다
: 16.2.0 패치는 전장을 보다 속도감 있게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다 보니 카드 격파 시 스크린이 흔들리거나 하는 효과를 줄인 것은 맞다. ‘하스스톤’이 카드 게임이긴 하지만 예로부터 짜릿함을 중시해왔기에, 이러한 피드백이 많다면 향후에는 타격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조정할 것이다. 전장은 정규전과 별개로 자주 패치를 하며 여러 시도를 해보려 한다.
● 올해는 탐험가 연맹부터 잔.악.무.도.까지 참 다양한 영웅이 모였는데, 내년에는 또 어떤 모험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 ‘하스스톤’ 오리지널 캐릭터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테지만 일단 탐험가 연맹과 잔.악.무.도.를 내년에 또 써먹을 생각은 없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아직도 수많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으며,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녹여내는 것이 ‘하스스톤’의 최대 매력이니까.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