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콘솔을 표방하는 닌텐도 스위치는 큰 화면에서 AAA급 대작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휴대하며 가볍게 인디 게임을 맛보기에 최적화됐다. 이에 닌텐도는 12월 11일 ‘인디 월드 쇼케이스’를 통해 출시를 앞둔 각양각색 게임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날 발표는 국내 기준 새벽 3시 북미 버전과 오전 10시 일본 버전이 따로 진행됐으며 양측 스토어의 출시 일정이 상이한 관계로 겹치는 작품도 거의 없었다. 따라서 본 기사는 두 버전을 취합하고 독자 여러분이 기대할만한 인디 게임을 추려서 소개하고자 한다.

스포츠 스토리(Sports Story)

‘스포츠 스토리’는 스위치의 숨은 명작으로 꼽히는 ‘골프 스토리’의 정식 속편으로, 규모 면에서 전작보다 훨씬 야심 찬 작품이다. 이제는 골프뿐 아니라 축구, 야구, 배구, 테니스 심지어 던전 탐험까지 집어넣었다. 원한다면 상대가 골프채로 날린 공을 테니스채로 받아 축구 골대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큰 호평을 받았던 레트로 감성의 그래픽과 부드러운 움직임 역시 한층 향상되었다. 북미 스토어 기준 2020년 중순에 출시될 예정이다.

베어 너클 4(Streets of Rage 4)

벨트스크롤 액션의 전설 ‘베어 너클’ 최신작이 스위치로 찾아온다. 무려 24년 만에 정식 넘버링인 ‘베어 너클 4’는 전통적인 게임 플레이를 최신 그래픽으로 옮겨왔다. 지나간 세월을 방증하듯 주인공 액셀 스톤은 수염 덥수룩한 중년이 되었으나, 어쩐지 비슷한 연배인 블레이즈 필딩의 미모는 그대로. 빨간 레게 머리를 휘날리며 기타를 갱단을 때려잡는 신규 캐릭터 체리 헌터는 이름처럼 아담 헌터의 딸이다. 북미 기준 2020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글림라이트(Gleamlight)

‘글림라이트’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2D 플랫포머 액션 어드벤처다.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게임 속 세계는 온갖 비밀과 위협으로 가득하다. 이곳에 당도한 붉은 모자의 방랑자는 앞을 막아서는 괴물들을 처치하고 유리 세계의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쳐간다. 본작은 특이하게도 화면에 그 어떠한 UI도 존재하지 않아, 플레이어가 게임 플레이와 미장센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북미 기준 2020년 초에 출시 예정이다.

베이크 앤 스위치(Bake 'N Switch)

‘베이크 앤 스위치’는 스위치와 딱 어울리는 파티 게임이다. 제목만 보면 평범한 제과제빵이 떠오르지만 실제 플레이는 정신없는 난투에 가깝다. 친구 넷이 한 팀이 되어 제한 시간 동안 반죽을 다지고 각종 속재료와 잼을 첨가하여 화덕에 구워야 한다. 유일한 목적은 더 크고 더 먹음직스러운 빵을 만드는 것. 계속 움직이는 발판부터 잠시라도 수영을 멈추면 폭포로 떨어지는 강까지 제빵 환경도 각양각색이다. 북미 기준 2020년 여름 출시 예정이다.

슈퍼매쉬(SuperMash)

‘슈퍼매쉬’는 레트로 장르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플랫포머, 액션 어드벤처, 슈팅, 메트로배니아, 스텔스, JRPG 장르 가운데 두 가지를 골라 마음껏 섞어볼 수 있다. 각 장르는 뭇 게이머에게 친숙한 고전 명작의 패러디이며 이들이 합쳐서 탄생하는 제3의 게임은 황당하고 예상치 못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렇게 만든 게임은 친구에게 코드로 공유할 수도 있는데, 개발자는 ‘ZYX1W1’을 추천했다. 북미 기준 2020년 5월 출시 예정.

세일 포스(Sail Forth)

타 기종에서 유행하는 항해 컨셉의 게임이 재미있어 보였다면 ‘세일 포스’를 기다리자. 일견 파스텔풍의 캐주얼한 작품으로 보이지만, 물리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람의 방향과 파도를 고려하는 실감나는 항해를 즐길 수 있다. 자신만의 깃발과 선박을 커스터마이징하고 해적으로부터 보물을 강탈하거나 바다 괴물을 사냥하는 등 뱃사람이 기대할만한 콘텐츠는 전부 담겼다. 나중에는 함대를 거느릴 수도 있다고. 북미 기준 2020년 연내 출시 예정.

머더 바이 넘버스(Murder by Numbers)

1996년 로스 앤젤레스, 인기 TV쇼에서 탐정을 연기하는 여배우 미즈라히는 자신을 해고한 상사가 갑작스레 사망하며 진짜 살인 미스터리에 휩쓸리고 만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로봇 스카우트는 범인을 찾을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을 제시하는데… 지문을 읽고 이미지를 분석하는 여느 추리 게임과 달리 ‘머더 바이 넘버스’는 픽셀 퍼즐을 풀어 단서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북미 스토어 기준 2020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보이프렌드 던전(Boyfriend Dungeon)

범상찮은 제목의 ‘보이프렌드 던전’은 실제로 연애 장르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접목시켰다. 본작의 남자 친구는 평소에는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던전만 입장하면 강력한 무기로 변신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일단은 연애 게임이므로 틈틈이 데이트를 즐기며 호감도를 높이다 보면 자연스레 무기로서의 성능도 향상될 것이다. 터프한 마초부터 호리호리한 케이팝 아이돌까지 다양한 남자 친구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북미 기준 2020년 연내 출시 예정.

더 서바이벌리스트(The Survivalists)

‘더 서바이벌리스트’는 탈옥을 소재로 큰 재미를 준 ‘더 이스케이피스트’ 개발사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외딴섬에 표류한 생존자가 되어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조용히 농사나 짓고 낚시를 하며 전원 생활을 즐길지, 아니면 원주민 마을로 쳐들어갈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에게 달렸다. 바나나로 원숭이들을 꼬드겨 이런 장르의 고질적인 문제인 무의미한 반복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북미 기준 2020년 연내 출시 예정.

액시옴 버지 2(Axiom Verge 2)

1인 개발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완성도로 화제를 모은 메트로배니아 수작 ‘액시옴 버지’가 속편으로 돌아온다. 아직 게임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짧은 영상을 통해 주인공 트레이스가 다시금 이세계로 전이했음을 확인 가능하다. 특유의 이질적인 디자인과 BGM이 이세계의 묘한 분위기를 십분 살려주며 새로운 퍼즐 기믹도 엿볼 수 있다. 과연 트레이스는 이번에야말로 균열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북미 기준 2020년 가을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