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현상으로 전남의 작은 학교들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 학교와 교육청, 마을 주민들까지 합세해 학교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에는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강진북초등학교가 대표적이다. 50여년 전에는 10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을 받았던 강진북초의 전교생은 이제 단 1명 뿐이다. 10여년 전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총동문회가 야구부를 창단하고 장학금을 내거는 등 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그때 뿐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학교에서는 집집마다 방문해 입학을 독려와 더불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급, 방과 후 특기적성 무료교육 등 수많은 지원책을 내걸었다. 그런데 올해 입학을 하겠다는 학생이 한 명도 없어 3차례나 모집 요강을 연기했다. 6학년생인 마지막 학생이 올해 학교를 졸업해 만약 이달 말까지도 입학을 하겠다는 학생이 한명도 나타나지 않을 경우 폐교 수순이 불가피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올해 신입생이 단 1명도 없는 학교는 모두 48곳에 달해 인구 감소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1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42곳과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은 새학기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 또 초등학교 13곳, 중학교 2곳은 신입생이 1명에 그쳤다. 학령인구 절벽에 시골 학교들은 존폐를 고민해야 할 형편이다.
학교 통폐합 정책이 도입된 지난 1982년부터 지금까지 전남 지역에서만 824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다. 37년 간 한해 평균 20여 개 학교가 사라진 셈이다. 여수 여남중 안도분교를 비롯해 완도 군외초 불목분교, 신안 중도초 병풍도분교 등은 내년 문을 닫는다. 초등학교 15곳과 중학교 2곳은 학생이 없어 기한 없는 휴교에 돌입했다.
전교생 수가 6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학교도 도내 초∙중∙고 888개 중 377곳(42.4%)에 달한다. 초등학교 480곳 중 233곳(48.5%), 중학교 256곳 중 130곳(50.7%), 고등학교 142곳 중 14곳(9.8%)이다. 초∙중학교 2곳 중 1곳은 학생 수가 60명에도 못 미쳐 존폐를 고민하고 있는 터이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학교에서는 다양한 이색 대책을 내걸고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면민이 800명 남짓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직면한 강진옴천초등학교는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산촌 유학’을 시작했다. 즉 시골학교라는 장점을 극대화해 도시학생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숲 체험, 텃밭 가꾸기 등 자연친화적 대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금은 전교생 44명 중 3분의 1인 18명이 유학생이다. 화순 아산초등학교에서는 아예 전학생들에게 ‘집’까지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가 선거법에 저촉돼 중단되기도 했다. 관사를 허물어 전학생들에게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월 60만원의 사용료를 받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협력한 지역적∙문화적 자원 활용으로 학생∙학부모∙교원∙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모델로 재도약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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