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과 함께 지도부 동반 책임론을 제기, 자유한국당에 쇄신 바람을 불어 넣었던 김세연 의원은 4일 최근 당 움직임이 '말기증상'을 보이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쓴소리했다.
◆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는 의원총회 권한, 헌데 최고위가...전례 없는 일, 당 말기증세가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날 한국당 최고위가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10일로 끝난다’고 해석한 것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는 오늘 의원총회에서 붙여질 것으로 예고가 돼 있었던 데도 불구하고 최고위가 원내대표 임기 연장 해석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 지배구조 근간을 허무는 일이다"면서 "지금까지 이런 전례가 없었다.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서 사실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가 의원 총의에 의해서 선출이 되는 원내대표 임기를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마치 삼권분립이 보장돼 있는 국가에서 사법부가 직접 입법을 시도하거나 직접 행정 조치를 내리는 (것처럼) 당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2013년 2014년 걸쳐 제1사무부총장(현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있을 때 거의 당헌당규집을 끼고 살아(당헌 당규를 잘 안다)"며 "이런 식으로 당 운영이 되면 정말 곤란하다, 이건 당이 정말 말기증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 당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관리 아닌 공고권한만, 임기해석까지?...당 해체 과정에 있는 듯
한국당 당규에 '당대표가 원내대표 경선 3일전 이를 공고한다'고 돼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김 의원은 "그 규정을, 권한을 과대해석(한 듯 하다). (원내대표 경선을) 관리하는 공고권이 아니라 공고의무 정도라고 해석을 해야 된다"며 "이렇게까지 지배구조 자체를 흔들어버리는 건 정말 당이 해체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닌가"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제가 해체를 요구했기 때문에 응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정말 이렇게 가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뼈있는 말을 잊지 않았다.
◆ '당 해체수준까지 가야한다' 발표 때 집단행동 할 수도 있었지만...공천 앞둔 의원들이기에
진행자가 "의원들이 최고위 결정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김 의원은 "(지난달) 불출마 선언할 때, 이후 의원 전원 불출마와 당 해체라는 입장을 밝혔을 때 집단행동을 하려고 했으면 할 수도 있었겠죠"고 한 뒤 "지금 저희 당 상황이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집단행동 여부에 대해선 제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천을 직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과연 그런 발언들이 나올지에 대해선 전망을 쉽게 하긴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 여연원장직 사퇴, 일괄사퇴 조건을 달아 응했는데 (유임된 사람이 꽤)...알고도 모르고도 속는 세상
지난 번 불출마 당시 "총선 여론조사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황교안 대표에 의해 경질된 김 의원은 사표를 낸 과정을 "임명직 당직자들 다 사퇴하는데 저 혼자 사퇴하지 않겠다하는 것은 쇄신을 가로 막는 행위가 될 수 있어서 조건부 동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일괄적으로 모두가 사퇴하는 것 같으면 저도 그렇게 하겠다 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뭐 세상 살면서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하는 거지만~"라는 말로 다 물러나야지 몇 몇만 물러나 속은 듯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일) 점심식사 중이었으니까 오후 1시 30분 조금 안 되는 시간에 (박맹우 당시) 사무총장이 전화로 제안했다. 통화시간이 한 1분 남짓 2분이 채 안 됐다"라며 "(일괄사표 의향을 물어와) 일괄적으로 하는 거라면 동의하겠다고 이야기했고 통화 마치기 직전에 혹시라도 이런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서 한 번 더 이야기하니까 뭐 다른 것 아무것도 없다,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는지 그런 말씀을 한 번 더 덧붙였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진행자가 "이번 당직개편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손사래 치는 것으로 자신의 뜻과 점수를 대신 전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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