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2019년 스팀으로 발매되어 악명높은 난이도로 수많은 게이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2020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위치로 이식된 점프킹입니다. 국내에서 한창 유행할 때는 개인적인 일로 바빴기때문에 게임 제목만 들어봤었는데, 일본 아마존에서 리버시블 커버와 풀 컬러 설명서가 동봉된 패키지가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길래 별 생각없이 구매했었죠. 좀 짧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서 하우롱투빗을 검색해보니까 10시간이면 클리어할 수 있다더라구요? 덕분에 시작했다가 뉴바베를 20시간만에 간신히 클리어하고, 클리어 해금 요소라는 말에 낚여서 뉴바베+를 시작해버리는 바람에 결국 47시간 점프만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죠. 한 10일 정도는 로스트 프론티어에서 보냈기때문에 이제 로스트 프론티어만 보면 PTSD가 올 지경입니다.
자 여기까지 유행 다 지나간 마당에 점프킹을 시작하게 된 이유였구요. 점프킹의 장점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간단한 조작
좌/우 방향 이동키와 점프키 하나로만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컨트롤러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스위치용 조이콘으로 플레이하다 조이스틱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뒷목잡고 쓰러질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2. 구간 돌파 및 클리어 시에 쏟아지는 카타르시스
밀리 초 단위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점프 거리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스테이지 한 두개는 쉽게 미끄러지는 맵 구성으로 인해 악명이 자자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인 만큼, 새로운 구간으로 이동하거나 엔딩을 봤을 때 쏟아지는 쾌감은 AAA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3. 계속하면 클리어할 수는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계속 하다보면 클니다. 밀리 초 단위로 바뀌는 점프감이지만 계속해서 플레이하다보면 손가락이 감각을 기억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클리어할 수 있게 되죠. 물론 그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건 고통의 연속이지만 말이에요.
단점
1. 캐릭터가 떨어질 때마다 차오르는 좌절감
이 게임의 개발자들은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포인트를 굉장히 잘 캐치하고 있는데요. 사람은 목표 지점에 도달할 즈음에 실패하면 큰 좌절감을 느끼기 마련이란 말이죠. 이 ㅁㅊㄴ들은 목표 지점을 가는 중간에는 어느정도 여유를 주고, 마지막 구간에 지옥행 특급열차를 마련해놔서 고통을 더더욱 배가시킵니다. 다 왔다 싶을 때쯤 실수해서 두 세개의 스테이지를 넘어 떨어지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2019년 스웨덴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게임이 나온건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차라리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쓰러져있는 주인공이, 그대로 일어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위해 설계된 맵 구조
앞에서 목표 지점을 가는 중간에는 어느정도 여유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렇다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간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든 구간이 엿같은데 마지막 구간은 더더욱 엿같다는 의미죠. 올라갈 수록 어떻게 위로 올라가야할지 동선 파악이 어렵고, 갈수록 좁아지는 발판이나 정확하게 점프하지 않으면 튕겨져나가는 구간이 종종 보이며, 실수하면 그 즉시 바닥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심지어 뉴바베 후반에는 착지시 얼음에 미끄러지는 블루 루인 구간이, 뉴바베+ 후반에는 점프를 차징하는 데 시간이 두 배가 되는 딥 루인 구간이 간신히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에게 빅엿을 선사합니다. 오기가 생겨서 한달동안 퇴근하자마자 어떻게 해서건 이건 깨겠다며 저녁도 안먹고 점프킹만 했었는데, 엿을 하도 처먹어서 그런지 배도 안 고프더라구요.
종합해보면 점프킹은 완벽하게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만든 게임입니다. 뾰족한 산 정상을 향해 크고 무거운 돌을 한없이 굴려야하는 시지푸스가 받는 형벌이 어떤 것인지 체감해보고 싶은 분들은 한번쯤 플레이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존나게 다행히도 이 게임은 시지푸스의 형벌과는 달리 언젠가 끝나기는 하니깐 말이죠.
이상, 점프킹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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