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MS 관련 소식들, 특히 핸드폰 사업에 대한 소식들 중에서 틀린 내용들이 워낙에 많다 보니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고, 이에 따라 실제 상황과는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감원 소식과 관련해서 여러 뉴스들을 끌어와서 정보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출처:
http://www.windowscentral.com/microsoft-restructuring-its-smartphone-business-will-cut-1850-jobs
http://www.theverge.com/2016/5/25/11766354/microsoft-terry-myerson-smartphone-streamlining-memo
http://www.winbeta.org/news/microsofts-phone-ambitions-officially-dead
▶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지난주 MS는 피처폰 사업을 폭스콘 및 노키아 자회사에 3억 5천만 달러에 매각
- 우리 시각으로 이번주 수요일, 핀란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구 노키아 핸드셋 사업부) 본사에서 1350명 감원, 전세계적으로 500명 추가 감원
- 이와 함께 9억 5천만 달러 자산 상각, 이중 2억 달러는 구조조정 비용
이렇게 쓰고 나면 그동안 MS 관련 소식들을 쭉 따라오셨던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남습니다.
▶ MS모바일 감원이 하루이틀 일도 아닌데, 왜 이번에는 핸드폰 사업을 완전히 정리한다고 난리인가?
1. Neowin 측에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작년 여름 MS모바일에 3500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이후 2300명 규모의 구조조정 발표가 났고, 이번에도 다시 조정 발표가 난 것입니다.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MS 모바일이 사실상 전부 정리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인수 당시 노키아 핸드셋 부문의 직원들은 현재 거의 다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퓨어뷰 개발 리드였던 유하 알라카르후 정도가 레드먼드 본사로 옮겨갔고, 노키아 N9와 루미아 2세대까지의 디자인을 맡았던 디자인 리드는 MS 인수 이전에 이미 다른 회사로 옮겼습니다.)
2. 지난주 피처폰 사업 정리와 이번 구조조정이 맞물려서 그런지, 이번 구조조정이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측의 남은 인력들을 전부 다 정리하는 것이라고 보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루미아 650이 마지막 루미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피처폰 사업까지 정리한 MS모바일이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구조조정 발표에서 MS 핀란드 지사의 다른 부서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고시된 바 있습니다.
▶ 이미 작년에 핸드폰 모델 수를 크게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제 서피스 폰이 나오는 게 아닌가?
일단 서피스 브랜드의 핸드폰을 파노스 파네이의 레드먼드 개발진이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드먼드 본사는 최근 몇년 간 쿠퍼티노 이상으로 보안이 강력해져서 하드웨어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구조조정에 대한 사트야 나델라의 성명과 윈도우 및 장치 부서 부사장인 테리 마이어슨의 사내 메모입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의 전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언론에서는 이 부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나델라의 성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앞으로 핸드폰 사업은 우리가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부문으로는 보안, 유지관리능력, 컨티뉴엄 기능을 중시하는 기업체 및 같은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는 일반 소비자 시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기기들에서의 혁신을 지속하고 모든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We are focusing our phone efforts where we have differentiation — with enterprises that value security, manageability and our Continuum capability, and consumers who value the same. We will continue to innovate across devices and on our cloud services across all mobile platforms.)
이 짧은 글에는 그간 나델라의 발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몇 가지의 분명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 보안, 유지관리능력, 컨티뉴엄을 중시하는 기업체 및 소비자 시장에 집중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폭 넓은 점유율을 도모하려는 것이 아닌, 특정한 요구 사항을 가진 기업 시장 및 소수의 enthusiast에 대한 집중입니다. MS는 더 이상 점유율 싸움에 뛰어들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최근 윈도우 10 모바일 기기들의 전반적인 성향으로 보아 회사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사무용 PC 비슷하게 윈도우 10 모바일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여러 기기들에서의 혁신을 지속
최근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UWP) 개발 방향에 맞춰 핸드폰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홀로렌즈나 엑스박스와 같이 기존에는 손을 대지 않았던 새로운 기기를 중심으로 앱 시장을 구성해 나갈 구상으로 보입니다.
- 모든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존 MS 서비스들의 iOS, 안드로이드 진출 및 빌드 2016에서 발표했던 봇 프레임워크와 같이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 서비스들에 대한 집중을 표명한 것입니다. 윈도우 10 모바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만들기보다는 타사 플랫폼 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결국 윈도우 10 모바일은 특정한 필요만을 충족시킬 수 있는 niche market 제품으로 존속시키고, iOS나 안드로이드에 자사 서비스를 진출시키는 방식으로 모바일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나델라는 CEO 취임 이전부터 노키아 핸드셋 사업부 인수를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MS모바일 정리를 통해 취임 2년만에 OS 점유율 경쟁 대신 자사 서비스의 타사 플랫폼 진출을 중심으로 모바일 전략을 재편하려는 기존 계획을 완전하게 관철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테리 마이어슨의 사내 노트에서는 이 부분이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결정의 맥락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현재 윈도우 10은 매일 3억대의 장치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피스와 엑스박스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홀로렌즈 개발자들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사업부의 성공은 보안, 유지관리, 컨티뉴엄을 중시하는 기업체 및 같은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만 제한되었으며, 이에 따라 핸드폰 하드웨어 사업을 더 집중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중략) 동시에, 우리는 실용적인 자세로 다른 모바일 플랫폼들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생산성 서비스, 장치 관리 서비스, 개발 도구들을 제공해 나갈 것입니다. 어떤 핸드폰을 사용하든, 모든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For context, Windows 10 recently crossed 300 million monthly active devices, our Surface and Xbox customer satisfaction is at record levels, and HoloLens enthusiasts are developing incredible new experiences. Yet our phone success has been limited to companies valuing our commitment to security, manageability, and Continuum, and with consumers who value the same. Thus, we need to be more focused in our phone hardware efforts. ...
At the same time, our company will be pragmatic and embrace other mobile platforms with our productivity services, device management services, and development tools -- regardless of a person's phone choice, we want everyone to be able to experience what Microsoft has to offer them.)
간단하게 말해서, 다른 플랫폼에는 많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핸드폰 하드웨어 사업은 기업용 PC 용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므로, 핸드폰 사업부 규모를 줄이겠다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들은 윈도우 10 모바일 독점으로 남는 일 없이 iOS와 안드로이드로도 옮겨갈 것입니다.
어쨌든, MS가 전통적인 형태의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업에 사활을 걸 일은 당분간 없을듯 합니다. 윈도우 10 모바일을 사용하는 대단히 제한적인 용도의 기기, 또는 아예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되면 모를까, 루미아 920/1020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서는 포기를 선언한 것입니다. 서피스 폰이 나온다고 해도, 대단히 실험적이고 희한하며 시장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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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에 가까운 소리지만, 이 메모는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테리 마이어슨은 조 벨피오레와 함께 메트로 UI 및 윈도우폰 7 개발을 이끌었던 사람입니다. 메모 마지막에는 자신이 벨피오레와 함께 시작했던 기획이 이렇게 끝나버렸다는 사실에 대한 매우 큰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말인데... 위에서 말한 '집중시킨다'는 표현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만 두는 건 아니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 것은, 이 말로는 이 결정이 불러오는 심적인 충격을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사업부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훌륭한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에는 사내의 인력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했습니다. 한편, 얼마전 Ars Technica에서는 개발자들의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우리가 어떤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어떤 용기로 응답했는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기사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자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 20년 이상이 걸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먼저 플랫폼 통합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저는 우리가 집중할 때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힘으로 놀라운 제품들을 만들어 봅시다."
(With that all said... I used the words "be more focused" above. This in fact describes what we are doing (we're scaling back, but we're not out!), but at the same time I don't love it because it lacks the emotional impact of this decision. When I look back on our journey in mobility, we've done hard work and had great ideas, but have not always had the alignment needed across the company to make an impact. At the same time, Ars Technica recently published a long story doc-umenting our journey to create the universal platform for our developers. The story shows the real challenges we faced, and the grit required to get it done. The story closes with this: "And as long as it has taken the company, Microsoft has still arguably achieved something that its competitors have not... It took more than two decades to get there, but Microsoft still somehow got there first." For me, that's what focus can deliver for us, and now we get to build on that foundation to build amazing products.)
이게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를 왈가왈부 하는건 큰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최근 빌드 2016 등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핸드폰 대신 홀로렌즈나 엑박을 더 강조하던 걸 생각해 보면 "놀라운 제품들"이 niche product로 전락한 윈도우 10 모바일 핸드폰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기기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바일은 이제는 안될 것 같고, 대신 이제 미래를 보고 새로운 범주의 기기를 개발하자, 뭐 이런 느낌인데... 아무튼 이 부분은 본인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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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윈도우 10 모바일은 윈도우 RT처럼 개발이 중단되는가?
그렇다고 또 이건 아닙니다. 발표나 메모를 잘 읽어보면 윈도우 10 모바일의 용도는 분명하게 잡혀 있으며, 단지 그 용도가 대단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사업의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특히 OEM들을 위해 계속 개발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내용은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얼마전 Ars Technica에서 올린 기사를 보면 Redstone 1 들어와서 OneCore를 기반으로 여러 포크를 개발한다는 환경이 자리가 잡혔기 때문에, 윈도우 10 모바일 개발은 전체 윈도우 10 개발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는 수준의 기획으로 줄어들어 지속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약:
-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핸드폰은 나올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 하지만 나온다고 해도 그걸로 점유율 경쟁을 하고 우주정복을 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임.
- 앞으로도 오피스, 원노트, 아웃룩, 원드라이브, 코타나 등의 자사 서비스들을 타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것이 모바일 사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임.
- 윈도우 10 모바일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 윈도우 10 전체 개발에 업혀간다. 어쨌든 용도는 있고, 개발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음.
혹시 문제되면 자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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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긴 소리 정리하자면 핸드폰 사업 포기한거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진작 그래야 했어요. iOS/안드로이드 오피스 앱 전략이 오피스 365 구독자수 증가로 이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드웨어 산업은 가망이 없었죠. 이제 그냥 넥서스 5X에다가 마소 앱들 잔뜩 깔아놓고 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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