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묻는 『슈퍼 마리오 갤럭시』(2) 개발 스탭편
사장
이와타 사토루
도쿄 제작부
모토쿠라 켄타, 시라이 후토시, 아오야기 노리히로, 시미즈 히데아키, 하야시다 코이치
마리오다움이란 무엇인가
이와타: 「사장이 묻는다 <출장판>」의 제2회를 전해 드립니다. 이번엔 도쿄 제작부의 젊은 5명의 스탭이 등장해 주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저도 매우 기대됩니다. 그럼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하야시다: 도쿄 제작부의 하야시다입니다. 이번엔 스테이지 전체의 구성을 담당했습니다. 스탭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게임의 흐름을 만드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시미즈: 도쿄 제작부의 시미즈입니다. 주로 마리오의 움직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담당했습니다.
아오야기: 도쿄 제작부의 아오야기입니다. 이번엔 『마리오』의 중력 시스템을 만들고 적이나 보스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했습니다.
시라이: 도쿄 제작부의 시라이입니다. 하야시다씨랑 비슷한데, 더 세부적인 측면에서 스테이지 구성을 담당했습니다. 요소들을 하나하나 구축해 나가 스테이지 전체의 밸런스가 잘 잡히게 조정하는 일을 했습니다.
모토쿠라: 도쿄 제작부의 모토쿠라입니다. 이번엔 캐릭터 디자인을 총괄 담당했습니다. 캐릭터와 관련된 것이면 플레이어나 보스, 물체 등 기본적으로는 뭐든지 했습니다.
이와타: 그럼 여러분에게 맨 먼저 여쭤보고 싶은데, 『마리오』게임에 처음 참여한 사람은 몇사람 있나요?
아오야기: (손을 들며) 저 혼잡니다 (웃음).
이와타: 다른 네 분은 『마리오 선샤인』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군요. 아오야기씨는 『마리오』를 처음 만들게 되었을 때 어떤 인상을 가졌습니까?
아오야기: 말할 것도 없이 『마리오』는 닌텐도의 간판 소프트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죠. 「내가 정말 『마리오』를 만드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마리오』란 무엇인가?」하는 걸 늘 생각하려 했었습니다.
이와타: 『젤다』팀 사람들은 『젤다』다움에 대해 서로 철저히 논의하면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면이 있죠. 반면 『마리오』다움에 대해 서로 논의한다는 이야기는 별로 못 들어 봤습니다. 『마리오』를 처음 만드는 게 아닌 하야시다씨에게 여쭤 보겠는데, 『마리오』다움이란 무엇인가요?
하야시다: 미야모토(시게루)씨한테서 들은 건 『마리오』다움, 『젤다』다움은 거의 다를 게 없고, 게임의 방향성이 다를 뿐이라는 거였죠. 저는 그걸 들었을 때 대단히 쇼크였습니다 (웃음).
이와타: 「사장이 묻는 Wii 프로젝트」의 젤다편에서도 미야모토씨는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죠.
하야시다: 디렉터인 고이즈미씨와 자주 이야기했던 건 「촉감이 중요한 게 『마리오』」라는 겁니다. 『마리오』다움이란 해보면 기분 좋은 늘 「새로운 장난감」이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마리오』는 게임을 대표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는 유저들의 기대도 커, 기존의 『마리오』의 전통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도 제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죠.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딜레마를 느끼는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이와타: 계승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게 있음과 동시에 새롭게 제시하는 것도 필요해, 그 균형을 잡는 게 힘들다는 거군요. 마리오의 액션에 관여한 시미즈씨는 어떻습니까?
시미즈: 『마리오』라면 역시 점프죠. 게임을 만들 때는 여러 가지를 프로그래밍 합니다만, 점프를 프로그래밍하는 게 제일 복잡합니다. 열 몇가지 타입의 점프가 있어 조작방법에 따라 계속 바뀌게 되어 있죠. 그러므로 점프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스테이지 구성을 담당한 시라이씨는?
시라이: 처음 『슈퍼 마리오 브러더즈』를 플레이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그저 재미있어 아무 생각 없이 본능으로 플레이했었죠. 그것도 장애물이 잇따라 나타나 이젠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이와타: 운동부처럼 「자 한번 더!」라는 목소리가 들려와 몇번이고 도전한 거군요 (웃음).
시라이: 맞습니다 (웃음). 그런 몇번이고 도전하고 싶어지는 걸 이번 작품에서도 유저들이 맛보았으면 해서... 「여긴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되어 몇번 도전하는 사이 클리어하는, 기분 좋은 난이도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타: 집어던져버릴 정도도 아니고, 너무 쉬운 것도 아닌 절묘한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군요.
시라이: 그게 『마리오』라고 봅니다. 해야 할 걸 알면서도 그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실패하면 「내 잘못이다」라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다시 한번 하려고 합니다.
이와타: 그 마음 잘 압니다 (웃음). 『마리오』는 잘 안 될 때 만든 사람이 아니라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드는 면이 있죠. 디자이너인 모토쿠라씨는 어떻습니까?
모토쿠라: 디자인 측면에서는 「기능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미야모토씨한테서 들었습니다. 디자이너는 아무래도 캐릭터 디자인부터 시작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기능이 보이지 않게 되요」라더군요.
이와타: 『마리오』에는 척 봐도 밟으면 아플 듯한 거북이 같은 게 등장하는데 그런 것 말이군요.
모토쿠라: 그래서 가시를 단다든가 하는 걸 늘 생각하면서 디자인에 신경 썼습니다.
이와타: 학창시절에 산업디자인을 배운 미야모토씨이기에 가능한 발상이군요. 디자인은 기능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죠.
모토쿠라: 원래 제 머리 속에 『마리오』란 캐릭터의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미지대로 그리면 대개 잘 안 되는 겁니다. 기존 캐릭터의 조합 같은 것도 잘 안 되었죠... 그래서 새 캐릭터의 컨셉을 잘 들으면서 기능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디자인에 들어가니 쉽게 그릴 수 있었죠. 그리고 제가 디자인했으면서 이렇게 말하긴 뭣합니다만 적캐릭터는 마리오한테 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면이 있습니다.
일동: (웃음)
모토쿠라: 그런 적도 지형과 맞물리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디자인이 매우 좋은 적이라도 지형과 맞물리지 않으면 붕 떠버리죠. 그래서 그 적에 맞는 디자인의 지형을 두어 마리오에게 기분좋게 당하게 했습니다.
구형 지형의 메리트는
이와타: 지금까지의 『마리오』는 점프 게임의 역사를 걸어 왔습니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중력이 테마가 되어 구형 스테이지가 있고 게다가 무대는 우주입니다. 그런 이야기만 들어도 머리 속에는 의문부호가 잔뜩 떠오를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처음 『마리오 갤럭시』의 기획을 들었을 때 어떤 첫인상을 가졌습니까?
하야시다: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구형 지형이란 테마는 2000년 게임큐브 발표회 때부터 있어, 언젠가 해야 할 테마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와타: 구형 지형의 게임을 만드는 가치나 메리트에 대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상상이 되었던 겁니까?
하야시다: 외형이 매우 신선하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만, 점프 액션 게임을 만들기에는 궁합이 상당히 안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구형 지형을 활용한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마련하면 그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와타: 그래서 스핀 액션이 태어난 거군요. 프로그래머인 시미즈씨는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시미즈: 솔직히 말하면 상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웃음).
이와타: 그건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봅니다. 구형 지형으로 하면 뭐가 어떻게 재미있어지는 건지 처음에는 의문스럽게 여길 겁니다.
시미즈: 제 경우, 기술적으로도 그런 건 만들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죠. 그 전에 『정글 비트』를 만들었는데, 2D 게임인데도 완성하느라 낑낑 매었을 정도니 기존의 3D 게임을 뛰어넘는 초3D 소프트를 어떻게 만들까 싶었던 겁니다. 그리고 기획이 통과된 뒤엔 프로그래밍 일이 저한테 돌아올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단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죠.
일동: (웃음)
이와타: 내가 터무니없는 일에 말려들 지도 모른다고 위험을 간파하고 있었던 거군요 (웃음).
시미즈: 그래서 전력으로 반대했습니다 (웃음).
일동: (폭소)
이와타: 그렇게 부정적이던 인상이 긍정적으로 바뀐 건 언제였습니까?
시미즈: 느낌이 온 건 꽤 최근 일입니다. 저는 매일 프로그래밍만 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해 볼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개발 막판 들어서 디버깅을 겸해 처음부터 전체적으로 플레이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매우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죠. 「난 지금 전에 없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타: 그런 감각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게임에 놀라움이 줄어들어 가는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걸 접하고 있는 감각이죠. 그 밖에도 구형 지형의 메리트가 있을 것 같은데, 시라이씨는 어떻습니까?
시라이: 저는 스테이지 구성을 담당하기로 정해져 있어, 처음 이 기획을 들었을 때 「어떤 별이 우주에 떠 있으면 즐거울까」 생각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사과 모양을 한 별이 떠 있어 거길 뛰어다닐 수 있다면 즐겁겠구나 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계속 솟았죠.
이와타: 무대를 우주로 설정했기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온 거군요.
시라이: 그래서 저도 하야시다씨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인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마구 솟아, 바로 메모를 해서 벽에 붙여 나갔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여러 가지 모양의 별이 펼쳐져 있으면 저기도 가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 수 있고, 별의 뒷편으로 돌아가 보니 그때까지 몰랐던 별이 보인다든가 하는 새로운 발견도 있는데, 그건 구형 지형만의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디자이너인 모토쿠라씨는 어떻습니까?
모토쿠라: 별과 별을 오간다고는 해도 장면이 완전히 바뀌며 완전히 다른 스테이지로 옮겨가는 게 지금까지의 게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마리오가 체조선수처럼 별에 착지하게 되어 있어, 스무스하게 다른 별에서의 모험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컴팩트하게 만들어진 우주공간에 여러 종류의 별이 떠 있으니까, 디자인면에서도 전에 없는 타이틀이라고 봅니다.
아오야기: 그리고 커다란 보스가 작은 별에 쿵하고 나오는 장면 같은 건 대단히 박력이 있을 겁니다.
하야시다: 3D 게임인데도 그 다음에 어디로 갈지 잘 헤매지 않는 것도 큰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별에서 별로 돌아다니는 감각은 2D 마리오의 세계에 가깝지 않을까요.
이와타: 우주공간에 앞으로 가야 할 별이 보이면 일단 돌아다니다 보면 헤매지 않고 거기 갈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이 들죠.
하야시다: 그래서 3D 액션에 약한 사람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와타: 그렇지만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면 「이렇게까지 모르나」싶은 적도 적지 않았죠?
시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는 소재들을 재구성하기도 했고, 때로는 여기저기 등장하는 키노피오가 힌트를 말하게 했죠... 이건 조금 도피성이지만요 (쓴 웃음).
이와타: 텍스트로 해결한다는 건, 그래서 해결할 수 있더라도 개발자로서는 조금 패배감이 들죠 (웃음).
시라이: 네. 그건 최후의 수단이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디자인으로 해결하게 한다든가... 마리오가 뭘 하면 될지 척 보면 알 수 있도록 디자인하게 했죠.
모토쿠라: 곤란할 땐 가시입니다.
일동: (웃음)
이와타: 확실히 가시를 보기만 해도 마리오가 험한 꼴을 당할 것 같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웃음).
불안에서 확신으로
이와타: 여러분이 이 소프트를 만들고 있었던 2년 반 정도 사이에 게임 시장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2004년에 닌텐도 DS가 발매되고, 2005년에는 터치 제너레이션즈가 잇따라 히트해 게임의 정의가 넓어졌으며, 그 이듬해에는 Wii가 나와 환경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여러분은 눈앞의 일에 전념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기간 동안 어떤 생각을 했었습니까?
시라이: 솔직히 고백하면, DS가 대단히 히트해 교토 본사가 굉장히 활기를 띄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왠지 뒤처져 있는 느낌이 들었죠. 물론 저희는 도쿄에 있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메리트는 있었습니다만, 닌텐도 본사와는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느낌도 들었던 겁니다.
이와타: 세상과는 반대로 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던 거군요.
시라이: 세상이 라이트한 게임 쪽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겁니다. 그런 가운데 게임스러운 게임을 만들어도 아무도 플레이해 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죠.
이와타: 그런 불안감은 어떻게 해소하신 겁니까?
시라이: 작년에 미국에서 열린 E3나 일본내의 Wii 체험회에 이 『마리오 갤럭시』를 위해 여러 대의 체험대가 준비되어 있는 걸 보았을 때 「우리는 버려진 게 아니야!」싶었죠.
일동: (웃음)
이와타: 버릴 리가 없잖습니까 (웃음).
시라이: 지금은 믿죠 (웃음). 저는 E3 버젼의 스테이지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3D 액션에 약한 사람들은 똑바로 걷는 것도 마음대로 안되는 법이라 그런 사람들이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구형 지형을 걸으며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지 매우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플레이하기 어려운 곳은 철저히 수정해 나갔죠.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완전히 씻을 수 없습니다.
이와타: 그래도 유저들도 저버리지 않았죠 (웃음).
시라이: 네 (웃음). 작년의 Wii 체험회에서 긴 줄을 보고 「『마리오』같은 게임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정말 기뻤습니다. 게다가 정말 5살 정도의 어린 꼬마가 즐겁게 플레이하더군요.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면 보스를 쓰러뜨리는 아이도 있어, 그런 유저들의 모습을 보고 「이건 된다!」는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이와타: 그때까지는 외딴 섬에 버려진 느낌이었는데 Wii 체험회를 계기로 육지와 연결된 거군요. 시라이씨가 불안이 확신으로 바뀐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여러분은 어땠습니까?
하야시다: 저는 작년에 E3에 가기 직전까지 E3 버젼 소프트를 철야로 만들었기 때문에 수면부족인 상태로 헤롱헤롱 하면서 비행기에 탔습니다. 체크인할 때 짐을 맡기는 것도 잊어먹었을 정도죠 (웃음).
일동: (웃음)
하야시다: 그래서 겨우 미국의 행사장에 도착해 『마리오 갤럭시』를 전시하니 엄청나게 줄을 서 피로가 단숨에 날아간 느낌이었죠.
이와타: E3에서의 평은 정말 좋았죠. 다들 매우 즐겁게 플레이했었으니까요.
하야시다: E3 행사장에서 『마리오 갤럭시』는 닌텐도 부스의 안쪽에 놓여 있었죠. 그래서 방문객 여러분이 거기에 이르기 전에 『Wii 스포츠』등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놀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많은 유저들이 기뻐해 그때 처음으로 「이건 된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처음 시도하는 게 많은 게임이라, 저희는 자신이 있어도 유저들이 해볼 때까지는 역시 불안했습니다.
시미즈: 제 경우, Wii 리모콘으로 실험하고 있을 때는 솔직히 정말 이런 걸로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와타: 한손으로 들 수 있는 리모콘으로 3D 액션 『마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개발자라면 한번은 생각하죠. 지금까지의 『마리오』시리즈에서 길러온 노하우를 이용할 수 없는 세계니까요.
시미즈: 하지만 Wii가 발매되어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걸 보고 Wii의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타: Wii가 발매될 때까지는 믿지 않았던 거군요 (웃음). 하지만 세상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개발자가 일반 사람들과 같은 감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야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불안에서 확신으로 바뀐 건 어시스트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 것도 큽니다. 스탭들이 업무도 잊고 「2인용이 이렇게 재미있구나」라고 했을 정도죠 (웃음).
시라이: 제 자리 옆에서 스탭들이 어시스트 플레이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게 분할 정도로 즐거워 보였죠. 저는 그 옆에서 묵묵히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던 만큼 말이죠 (웃음). 게다가 시끌벅적한 대화 소리가 들려오는 겁니다. 「왼쪽 위의 적을 어떻게 좀 해줘」, 「어디로 가면 돼?」등등. 그런 식으로 둘이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건 최근의 『마리오』에는 없었던 요소라고 봅니다. 그게 매우 신선해 대단히 큰 가능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야시다: 초대 『슈퍼 마리오』때는 둘이서 플레이면서 한사람이 죽으면 「다음은 내 차례」식으로 교대로 플레이했었죠. 이번 어시스트 플레이도 「다음은 내가 어시스트할께」식으로 역할을 교대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라이: 그리고 게임에 서툰 여자친구가 플레이할 때 남자친구가 어시스트하는 식으로도 플레이해 주었으면 싶군요. 매우 신날 겁니다.
이와타: 『뇌 트레이닝』정도 밖에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어시스트 플레이로 능숙한 사람을 도와줄 수 있거든 「꼭 내가 마리오를 조작해 보고 싶다」고 해봤으면 좋겠군요.
시라이: 예. 부디 체험해 주었으면 합니다!
여성 스탭의 메모에서 태어났다
이와타: 원래 『마리오』는 기분 좋게 조작할 수 있게 되면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날개 마리오가 되어 하늘을 날기도 하고, 거대해지거나 때로는 너구리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변신은 특히 철저하죠. 벌 마리오는 반칙인 것 같은데요 (웃음).
일동: (웃음)
모토쿠라: 벌 마리오는 초보자 구제 측면도 있습니다. 점프를 잘 못하는 사람도 하늘을 날아서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게 했죠.
이와타: 벌 마리오는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더군요.
모토쿠라: 사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벌 마리오였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리오가 아니에요!」하고 다들 매우 싫어하며 불평을 하러 왔었습니다 (웃음).
이와타: 그거 바꾸길 잘 했군요.
시미즈: 최종적으로는 특정 아이템으로 벌 마리오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저주로 변신하게 된다는 설정이었죠. 저주에 걸려 할 수 없이 벌의 모습이 되고, 또 마리오의 액션은 제한되는 겁니다. 그래서 「빨리 원래의 모습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미지였죠. (분한듯이) 그런데... 제가 마리오의 액션을 부지런히 프로그래밍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방향이 바뀌어...
이와타: 그건 분명 좋은 판단이었습니다 (웃음). 스프링 마리오도 왠지 이상한 느낌이 좋군요.
시미즈: 그거야말로 저주가 살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동: (웃음)
모토쿠라: 디렉터인 고이즈미씨가 계속 튀어오르는 마리오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요.
이와타: 역시 디자인보다 기능이 우선이군요.
모토쿠라: 어떤 식으로 튀어오르는지는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현재의 형태로 결정되었습니다.
시미즈: 스프링 마리오로 일반 코스를 플레이해 보니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플레이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도 게임의 재미의 일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그 마음 잘 압니다. 카비에서 일부러 적합하지 않은 능력을 얻고, 그걸로 클리어하는 거랑 통하는 면이 있군요.
시미즈: 그래서 개발 초기에는 벌 마리오든 스프링 마리오든 어디서나 변신할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정말 그렇게 하면 게임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그만뒀죠.
이와타: 물론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는 건 기존의 『마리오』에도 있었지만, 이번엔 유령 마리오 등 폭이 굉장히 넓어진 느낌이라 시리즈 최대의 변신수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누구 소행으로 이렇게 된 겁니까 (웃음).
하야시다: 역시 최초의 아이디어는 디렉터인 고이즈미씨죠. 「마리오가 변신한다면 뭐가 좋아?」라는 질문을 받은 여성 스탭이 「벌 마리오가 좋다」고 한 것입니다. 그 말에 고이즈미씨가 매우 기쁜듯이 「벌이다?!」라고 했죠. 「벌 마리오용 스테이지를 만들어야지」라고 해서 이 이야기가 점점 진행되어 간 겁니다 (웃음).
이와타: 벌 마리오라는 아이디어 하나에 구성이 바뀐 셈이군요. 하지만 그래서 일이 늘어났는데 다들 매우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는군요.
하야시다: 역시 스프링 마리오 같은 게 움직이는 걸 처음 보면 굉장히 재밌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포복절도하며 웃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문득 정신이 들었을 때 「아, 스테이지 구성을 고안해야 하는 건 나구나」싶었죠.
일동: (웃음)
이와타: 스탭 여러분이 즐기면서 『마리오 갤럭시』를 만든 느낌이 상품에서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시라이: 캐릭터팀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 아이디어가 나왔고, 맵팀도 그걸 어떻게 요리하면 재미있어질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만들어 갔습니다. 그래서 팀웍은 정말 좋았다고 봅니다. 유령 마리오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도 「뭐야? 이 녀석」하면서도 『루이지 맨션』같은 유령의 집을 만들자는 이야기로 정리되어 가는 등, 스테이지 구성을 생각하는 건 매우 즐거웠죠.
이와타: 무대가 우주라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넣기엔 매우 편리하군요. 별이 다르면 뭘 해도 OK잖아요?
하야시다: 그래서 사과 모양을 한 행성도 괜찮죠. 『젤다』면 사과 행성 같은 건 절대 등장시키지 못합니다.
일동: (웃음)
시라이: 요시의 얼굴이 우주에 떠 있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습니다.
하야시다: 그래도 요시 얼굴의 별을 등장시켜도 되는 걸지 조금 걱정이 되어 미야모토씨에게 물어보니 바로 「괜찮아」라고 하더군요 (웃음).
이와타: 미야모토씨는 이 프로젝트에 여러 가지 영향을 끼쳤을텐데, 미야모토씨가 한 것 중에 제작자로서 분하게 생각한 건 없었습니까?
시미즈: 사실 딱 하나... 개발 초기에 마리오 주위에 있는 코인은 스핀으로 한꺼번에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야모토씨가 여기에 찬성하지 않고 「마리오는 코인을 향해 몸을 부딪혀 먹는 게 옳다」고 해서 그게 최종사양이 되었죠. 하지만 쉽게 코인을 먹을 수 없게 된 게 그때는 매우 분해서...
일동: (웃음)
시라이: 저희는 코인을 많이 먹어 나가는 게 『마리오』라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초기엔 코인은 맵상에 많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으면 의미가 없어요」라고 미야모토씨로부터 주의를 받아서... 그래서 코인은 회복용 아이템으로 해서 숫자도 줄이고, 모으는 건 스타 피스로 통일했죠. 그러자 게임의 밸런스가 딱 잡히는 겁니다. 그걸 보고 미야모토씨는 역시 대단하구나 싶었죠.
시미즈: 코인의 가치를 높여 일부러 먹으러 가게 하는 편이 고마움 생긴다는 거였습니다.
이와타: 코인을 가지러 가는 행위가 「노가다」가 되어버리느냐, 아니면 「가치 있는 행동」이 되느냐. 그 차이를 미야모토씨는 본질적으로 알고 있어 그렇게 정리한 거죠.
초보자는 기분 좋고, 상급자는 할 맛이 나
이와타: 벌 마리오로 변신도 하고 어시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등, 이번 작품은 처음인 사람도 플레이하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에 「중급자나 상급자인 나는 재미없는 거 아냐?」하는 오해를 하는 유저도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개발을 담당한 여러분은 분명「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웃음).
하야시다: 그건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겁니다. 이번 작품은 볼륨이 일단 대단합니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어, 깊이 들어가면 상급자이기에 난이도를 느낄만한 스테이지도 있습니다. 일반 스테이지도 능숙한 사람이 하면 멋있게 적을 쓰러뜨릴 수 있죠.
이와타: 「슈퍼 화려 플레이」말이군요.
하야시다: 직접 녹화해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질 정도죠 (웃음).
이와타: 『마리오』의 전통인 운동부스러운 도전을 추구하는 사람의 바람에도 확실하게 부응하고 있다는 거군요.
시미즈: 저도 사실 운동부스러운 걸 좋아합니다 (웃음). 그래서 나 같으면 이런 스타일로도 즐기고 싶다 싶은 건 당연히 넣었죠. 자동차로 비유하면 오토매틱처럼 처음에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수동으로 바꿔 더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그렇게 되면 정말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즐길 수 있으므로, 이번엔 그런 걸 의식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이와타: 하지만 「문호가 넓으면서 심오하다」고 쉽게 말해도 양립시키기 어려운 면이 있죠.
시미즈: 위장이랄까...
이와타: 대단한 표현이군요 (웃음). 즉, 표면적으론 양의 탈을 쓰고 있지만, 속에는 하드한 운동부 계통이 가득차 있는 겁니까?
시미즈: 그 점은 아주 철저하게 만들었죠.
야오나기: 하지만 어렵기만 한 건 상급자도 경원시할 겁니다. 수행이 아니니까요 (웃음). 플레이할 때 기분이 좋은 걸 전제로 한 난이도가 되었다고 봅니다.
시라이: 제가 담당한 것 중에 EX 스테이지라는 게 있어 단시간에 플레이할 수 있는데, 좀 어렵습니다. 매니아들도 「후우」하고 떨 정도죠.
이와타: 상급자라도 땀 좀 흘릴만한 거군요.
시라이: 어느 정도 어려운 걸 추구하는 사람들은 꼭 EX 스테이지를 플레이해 주었으면 합니다. BGM은 귀여운 음악이 나오지만요.
이와타: 그것도 위장인 거군요 (웃음).
시라이: 하지만 거긴 클리어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와타: 그럼 마지막으로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씩 부탁합니다.
하야시다: (메모를 주머니에서 꺼내며) 실은 이번에 인터뷰에 못 나온 스탭한테서 꼭 이야기해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왓는데 괜찮습니까?
일동: (웃음)
하야시다: 「타마코로」라는 스테이지는 꼭 플레이해줬으면 한다... 는군요.
야오나기: 「타마코로」는 기울기 센서를 이용하는 게임인데, 원래는 마리오를 조작하는 방법 중 하나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오가 아니라 「구슬 (타마)」로 플레이해보니 이게 매우 재밌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게임에 넣었습니다.
하야시다: 그리고 유사 2D 같은 스테이지가 있는데, 거기 오면 「아, 이거 이거」싶은,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드는 모양인데다 사운드에 맞춰 템포 있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그 부분은 꼭 즐겨줬으면 한다.... 고 멤버가 말했습니다 (웃음).
시미즈: 버라이어티 넘치는 소프트가 되었다고 봅니다. 또 「이런 건 못 해」라고 느끼지 않을 밸런스로 난이도를 조정했고, 왜 그 사람이 나오지 않지.... 하는 목소리에도 확실하게 부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웃음). 게임의 구석구석까지 철저히 만들었으니 마음껏 즐겨줬으면 합니다.
야오나기: 저는 중력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니 이상한 모양의 별을 그냥 뛰어다니며 전에 없는 새로운 감각을 즐겨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로서 말하면, 매우 신경 써서 60프레임으로 했으니 부드러운 그래픽도 즐겨주었으면 합니다.
시라이: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키노피오 탐험대」입니다. 광대한 우주를 모험하다 보면 아무래도 쓸쓸해지죠. 하지만 여기저기서 키노피오를 만날 수 있게 되어 있어, 힌트를 주거나 격려해 주기도 합니다. 피치를 구하기 위해 키노피오들과 함께 넓은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그리고 숨은 스테이지나 의외의 장소에 토관이 있어 발견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으니, 광대한 『마리오 갤럭시』의 세계를 구석구석까지 만끽해줬으면 합니다.
이와타: 구석구석까지 만끽하려고 하면 엄청난 일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웃음).
모토쿠라: 엄청난 수의 별이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이와타: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다음번엔 교토 본사로 돌아가 다른 개발 스탭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3편에 계속)
출처: Wi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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