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되면 자동차는 전부 날아다닐 줄만 알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무작정 장미빛 미래를 꿈꾸기엔 너무 현실의 벽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기술 발전의 낭만을 꿈꿀 수 있는 분야가 남아 있으니, 그것이 바로 5-6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이라 할 수 있겠다.
패미컴에서 슈퍼 패미컴으로, PS로, PS2로.. 게임기들은 각 세대마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성능향상을 이룩해왔고, 이번에 또 이뤄낼 것이다. 그 시기는 올해! 차세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이 와 있는 것이다. 본 컬럼에서는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차세대기들의 모습을 미리 알아보도록 하겠다.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은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게임기가 될 것이다.
MS나 닌텐도에 비해 소니의 강점은, 스스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과 자사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에서 직접 칩을 찍어낸다는 점에 있다. 뭣보다, 다른 공장에서라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하기 힘든 칩이라도 로망 중년 쿠타라기씨의 밀어부쳐 스피릿에 의해 어떻게든 찍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것이 당시로선 괴물 머신이었던 PS2(GC, XBOX는 1년 반 이상 늦게 나왔다)와 현재의 PSP가 있게 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ISSCC 2005에서 발표된 CELL의 구조
이러한 배경에서 나오게 된 CPU가 바로 Cell인데, Cell은 한 개의 범용 코어(PPE)와 여덟 개의 스트리밍 코어(SPE)로 이루어진 멀티 코어 프로세서로서, 기존의 CPU들 보다는 GPU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방대한 데이터의 일괄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론적인 최고 성능은 4Ghz에서 256GFLOPS 이며, 발열과 소비전력을 고려해 클럭을 3Ghz 수준으로 낮추는 경우에도 200GFLOPS 정도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차세대 XBOX에 채용될 멀티 코어 CPU의 이론적인 최고 성능 (각 코어가 10FLOP / clock 인 경우 90GFLOPS 수준)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며, 관심 있는 분은 다른 기사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1]
한편, 차세대 플스의 GPU는 NVIDIA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OpenGL ES 2.0 기반의 GPU가 된다고 하며, ATI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XBOX 의 GPU나 레볼루션GPU와 아키텍쳐 면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차세대 플스는 CPU 부분의 우세에 힘입어 성능면에서 다른 차세대기종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원한다면 이러한 우세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다음 세대 반도체 공정 (65nm)을 조기에 도입할 경우, 듀얼 코어 이상의 Cell 과 48 파이프라인 이상의GPU의 장착도 가능해지므로 다시 1.5 배 이상의 성능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경우는 발매 스케쥴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예정된 스케쥴은 2006년 봄이다.
차세대 XBOX
차세대 XBOX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온라인 게임기인 동시에, PC와 친화성 있는 미디어 센터로서 기능하게 된다.
XBOX 후속기종은 이미 작년부터 개발킷을 배포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개발 최종 단계에 있다. 올 겨울, 차세대기 중 가장 먼저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것이 알려져 있는 기종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메이져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개발킷이 몇 개 들어와 있다. 스펙은 이미 작년 초에 유출된 Xenon 구성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대로이며[2], 러프하게 얘기하면, 올해 기준의 하이엔드 PC보다 두 배 정도의 성능을 갖게 된다.
차세대XBOX의 구조
차세대 XBOX의 장점은 다른 게임기에 비해 온라인 단말기로서의 제반 준비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로서도 MS의 XBOX LIVE는 타 기종에 비해 사용자 편의성이나 기능성, 개발 용이성 면에서 탁월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PS2의 경우, 인증과정인 DNAS만 소니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개발사에 일임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서의 계정 관리, 이용 방법 등이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으며, 게임 큐브에는 아직 플랫폼이라 부를만한 것이 없다. 차세대 기종에서 MS는 더욱 강력한 통합 계정 관리 기능 및 과금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에선 현재 세대보다 OS의 기능성이나 네트웍 연결 등, 게임 외적인 면들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인데, MS는 PC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통해 다른 두 회사에 비해 OS나 개발 도구 등의 소프트웨어 자산에서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XNA 전략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이며, 분명 이것은 MS에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아 참, 차세대 XBOX는 디자인도 슬림하고 이쁘다고 하니, 디자인 때문에 XBOX를 구입하지 않았던 분들은 기대해보셔도 되겠다.
닌텐도 레볼루션
레볼루션은 차세대 게임기로서 충분한 성능과, 새로운 종류의 인터페이스를 통한 참신한 게임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닌텐도는 절대적인 성능 보다는 실용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 해왔는데, 특히 이번 레볼루션에서는 인터페이스를 차별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컨트롤러에 자이로스코프를 넣어서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입력 받는다던가, 기존 휴대용 게임기를 컨트롤러를 활용한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여기서 한가지, 닌텐도만의 사상의 차이점을 볼 수 있는데, 소니가 MS가 ‘보다 강력한 파워’ 라던가 ‘개발하기 편한 환경’을 강조하며 게임기를 만드는 반면, 닌텐도는 ‘색다른 놀이 방법’ 이라는 점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즉, 게임을 만드는 감각으로 게임기를 만든다고 할까. 이러한 고수의 풍모가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기’를 만들어 낼는지 기대해 볼만 할 것 같다.
레볼루션의 또 한가지 특징은, GC와 하위 호환성을 유지한다는 점[3]인데 이는 CPU와 GPU 모두 GC에 쓰인 칩의 후계 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용이하게 실현이 가능했다고 본다. 이로써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과 레볼루션은 모두 하위 호환성을 갖게 되는 것이 분명해졌다. 남은 것은 차세대 XBOX인데,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실제 구현에서 몇 가지 문제에 부딛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운을 건 승부가 곧 시작된다
이번 차세대 게임 전쟁에는 소니나 MS, 닌텐도 각 사 모두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소니에서는 5년 전부터 십 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연구 시설과 공장을 지어오는 등, 그룹 차원에서 올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MS도 XBOX에서 뿌린 씨앗을, 다음 세대의 게임기에서는 거두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닌텐도 또한, 닌텐도의 마지막 거치형 게임기가 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말 그대로Revolution(혁명)을 일으킬 칼을 갈고 있다.
과연 이 승부는 어떻게 될 것인가! 두 달 뒤의 E3에서부터 차세대 게임기 전쟁은 시작된다.
|
차세대 PS |
차세대 XBOX |
Revolution |
비고 |
성 능 |
◎ |
○ |
○ |
GPU 성능은 유사하다 |
써드 파티 |
◎ |
◎ |
○ |
닌텐도는 외로운 지존이다 |
온라인 |
○ |
◎ |
○ |
|
인터페이스 |
○ |
○ |
☆ |
마이크와 캠은 표준 장비일지도. |
호환성 |
◎ |
? |
○ |
PS3에선 PS2, PS 모두 실행 |
차세대 기종들을 요약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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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Cell 관련 기술 정보
ISSCC 2005: The CELL Microprocessor
- 영어
- http://www.realworldtech.com/page.cfm?ArticleID=RWT021005084318
後藤弘茂のWeekly海外ニュ-ス
- 일본어
- http://pc.watch.impress.co.jp/docs/2005/0209/kaigai154.htm
- http://pc.watch.impress.co.jp/docs/2005/0310/kaigai165.htm
[2] Xenon Hardware Overview (leaked)
- 영어
- http://forums.xbox-scene.com/index.php?showtopic=231928
[3] Heart of a Gamer ? 닌텐도의 이와타씨 GDC 기조 강연
- 일본어
- http://www.watch.impress.co.jp/game/docs/20050311/gdc_iw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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