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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변: 게임스파이에서 [던젼시즈Dungeon Siege] 발매 기념(?!)으로 5부작 PC RPG 게임의 역사를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혼자보기는 아까운 내용이라 번역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5부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빌어주세요. -_-
원문은 이곳입니다. 그림도 있으니 직접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옮기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함께 기재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오역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겠지요. ^^;
RPG의 마술: \'보드와 주사위\'에서 \'비트와 바이트\'로
앤드류 S. 법(Andrew S. Bub) 씀
필자 주: 이번 주에 걸쳐 이 5부작 특집을 통해 우리는 롤플레잉이라는 장르의 기원을 살펴보고 그 혁신과정과 절정의 순간들을 검토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베세스다 소프트웤스(Bethesda Softworks)의 토드 하워드(Todd Howard)([모로윈드Morrowind]), 바이오웨어(Bioware)의 그렉 제즈첰(Greg Zeschuk)([네버 윈터 나이츠Never Winter Nights]), 스파이더 소프트웨어(Spider Software)의 제프 포겔(Jeff Vogel)([애버넘Avernum]), 데스록스 RPG 뉴스(Desslock RPG News)의 스테판 "데스록" 자니키(Stephen Desslock Janicki), CGW에 오랫동안 투고해 온 스코피아(Scorpia), 그리고 지의 전 컬럼니스트인 마이클 울프(Michael Wolf)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자, 자네의 갑옷를 챙기고, 무기를 준비하고, 싸움에 나설 준비들 하시게!
위스콘신에서 유래하다
최초의 진정한 롤플레잉게임(이하 RPG)은 꽤 엉뚱한 곳에서 유래되었고, 그 곳은 위스콘신의 제네바 호(Geneva Lake)였다. 1960년대, E. 게리 자이각스(E. Gary Gygax)는 [체인메일Chainmail]이라는 중세풍의 전쟁게임(wargame)을 만들어냈다. [체인메일]은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고, 곧 자이각스와 그 동료들은 "젠 콘"(Gen Con)이라는 작은 지역 게임대회를 개최하게 된다(당시, 젠 콘은 100-500명의 참석자들을 끌어 모았다. 이제 유명해진 이 대회의 작년 참석인원은 21,000명이었다). 참석자들중에는 미네소타에서 온 데이빗 아네슨(David Arneson)도 있었는데, 그는 [체인메일]의 규칙을 (하나의 참가자(figure)가 하나의 캐릭터(character)를 맡는) 1:1 방식으로 수정하였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자이각스는 이러한 방식이 주는 친밀감과 즉시라도 죽을 수 있다는 위협에 매력을 느꼈고, 둘은 곧장 공동작업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던젼스 앤 드래곤스Dungeons and Dragons(이하 D&D)]가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다. D&D의 탄생은 1974년에 와서야 이루어진다. 처음에 모든 업체들은 이 게임을 발매를 거절하였다. 이 게임은 "너무 자유도가 높았다(too open-ended)." 이길 수도 없는 전쟁게임을 누가 즐기겠는가? 이러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자이각스는 자비를 털어 게임을 발매하게 된다. 그는 아네슨 및 다른 사람들을 규합하여 택티컬 스터디즈 룰즈사(Tactical Studies Rules, TSR)를 설립하였다. 또한 부인의 권유로, 자이각스는 새로운 게임을 D&D라고 명명(命名)하였다. 이후는 잘 알려진 바와 같다. D&D는 원 게임의 모태를 이룬 전쟁게임 장르를 압도하는 성공을 거두었고, TSR은 D&D의 발매를 거절했던 업체들을 누르고 업계에서 더욱 강력한 기반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게임의 형태들, 즉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 상상력, 우정, 그리고 서사전개(storytelling)에 기반한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다른 모든 게임들처럼 이 게임은 혼자서 플레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걱정을 마시라. PC가 몇 년 후에 등장했으니 말이다.
테이블게임에서 PC로
본격적인 이야기로 접어들기 전에, 오늘날의 저명한 개발자 중 상당수가 그 경력이 테이블게임 시절로 거술러 올라간다는 흥미로운 점을 지적해두기로 하자.
"저는 복사한 <공격집Claw Law>와 <마법집Spell Law>를 옆구리에 끼고 첫번째 젠 콘에 갔었습니다." 1999년 인터뷰에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즈Age of Emprires]의 제작자 브루스 쉘리(Bruce Shelley)는 말한다. 쉘리는 [중간계 롤플레잉 게임Middle Earth Role-Playing Game]의 방계(傍系) 게임 및 특별판 게임을 만들었던 아이언 크라운 엔터프라이즈사(Iron Crown Enterprise)에서 일하기도 했다. 어느 운명의 날, 쉘리는 시드 마이어의 [파이어리츠Pirates]를 플레이하게 되었고, 게임에 너무나 반했던 나머지 곧장 마이크로프로즈사(Microprose)에 참여하여 마침 제작중이던 [문명(Civeilization)]의 제작에 결합하게 되었다.
한편, [크림슨 스카이즈Crimson Skies]나 유명 메카물([멕워리어MechWarrior]) 등을 통해 고전이 된 전략게임들을 다수 배출해 온 FASA사의 설립자이자 인기 RPG인 [쉐도우런Shadowrun] 등을 제작했던 조던 와이즈먼(Jordan Wiseman)도 비슷한 경우이다.
샌디 피터센(Sandy Petersen)은 케이어시움(Chaosium)의 [콜 오브 크수루Call of Cthulhu] 롤플레잉 게임[역자-러브크래프트가 만든 유명한 TRPG 게임]에 참여했고, 이후 id 소프트웨어에 입사하여 [둠]과 [퀘이크]의 작업에 참여하였다(퀘이크의 몬스터와 주 보스인 서브 니거래스(Sub-Niggurath)에서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 물론,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이후 피터센은 앙상블사(Ensemble)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스], [에이지 오브 킹스Age of Kings]을 거쳐 최근에는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Age of Mythology]에 참여하고 있다.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에 참여했던 존 타인스(John Tynes)는 현재 그가 고안한 [델타 그린 콜 오브 크수루]의 PC 전략게임 버전을 작업중이다. 테이블 게임업계의 최고 인재들이 이후에는 PC 게임업계로 투신했기에 이러한 사례들은 휠씬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광폭한 절대군주의 실험장으로
텍스트기반의 초기 PC게임과 [텔레전드Telegend]와 [템플 오브 압샤이Temple of Apshai]와 같은 초기 어드벤쳐 게임이 앞서 등장하긴 했지만, 진정한 최초의 RPG, D&D가 비로소 PC에 등장했다고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시기는 바로 [위저드리Wizardry]가 PC로 등장했을 때이다.
베세스다의 토드 하워드는 "최초 보유기종인 애플에서 구입했던 게임이 [위저드리]"라고 말한다. 필자 자신을 포함하여 앞서 언급했던 모든 이들이 [위저드리]에 대해 느끼는 이러한 애틋함에 공감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위저드리]가 남긴 시초적인 영향을 기억한다. 단지 그 게임이 최초였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미로(corridor)를 통해 얽히고 설킨 서사의 맹아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저드리]는 마하리토(Mahalito, 기본적인 불공격)같은 낯선 이름의 주문들로 가득한 마법서, 놀라운 깊이를 갖춘 캐릭터-성장 시스템 그리고 계급들까지 구분되는 수많은 다양성과 캐릭터들을 갖추고 있었다. 게임에는 몬스터들도 가득했으며 작은 보조창에 3D 미로까지 표현해 낸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도 있었다. 이동할 때마다 벽도 함께 움직였다. 몬스터와의 마주치면, 이를 나타내는 정적인(그리고 매우 거친) 선으로 구성된 그래픽이 화면에 튀어 나왔다. 이 게임은 오랜 시간 플레이할 수 있었고 이후의 거의 모든 CRPG(Computer RPG)게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위저드리]는 계속되었고, 90년대로 들어서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다. 사실상 오랜 휴지기를 거치고서야, [위저드리8]이 작년에야 등장했다. 한편, 시리즈의 주요 멤버중 하나인 D.W. 브레들리(Bredley)는 2년전에 [위저즈 앤 워리어스Wizards and Warriors]를 내놓았다. 스코피아에 따르면, "[위저드리]는 최초의 대작 CPRG였다. 이 게임은 파티 시스템이라는 기본을 만들었고 [바즈 테일Bard\'s Tale], [마이트 앤 매직Might and Magic]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바즈 테일]에 대해 "그래픽을 곁들인 [위저드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후에 등장한 [바즈 테일]은 [위저드리]와 플레이 방식이 상당히 유사하여, 작은 보조창 및 몬스터와 마주칠 때 갑자기 그래픽이 튀어나오는 것까지 모방하였다. 하지만, [바즈 테일]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그래픽이 첨가된 것 이상이 있다. 드래곤이 머리를 돌려 나를 바라 볼 때 얼어붙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물론, 이것이 전부였지만). [바즈 테일]에는 음악이 가미되었으며, [위저드리]보다 휠씬 세밀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80년대에는 제법 성공을 거둔 CRPG들이 몇 편 더 있다. 제프 포겔은 [판타지Phantasie]가 "실제의 장소를 나타내고자 했던 썩 창조적인 던젼 구조를 갖춘 최초의 게임"이라고 평한다. 한편, [퀘스트론Questron]과 같이 인기를 누린 유사 RPG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들은 [위저드리]나 80년대 중반에 등장한 뉴월드 컴퓨팅사의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처럼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특히나 [마이트 앤 매직]이 성공적이었고, 이 게임은 최초의 "일인칭" 시점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프 포겔에 따르면, "[마이트 앤 매직]은 숨겨진 아이템과 몬스터와의 특별한 마주침으로 가득찬 거대하고 복잡한 공간을 갖춘 최초의 게임"이다. 스코피아는 회상한다. "[마이트 앤 매직]에는 탐색할 것, 해야 할 일, 퍼즐들 및 그려둬야 할 맵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 게임은 자동 맵핑이 지원되던 시기 전에 등장했기 때문에, 스코피아는 게임이 아주 맘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고 곧바로 지적하기도 하였다.
[마이트 앤 매직]은 오늘날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시리즈의 9편이 3월말이면 출시 될 예정이다. 한편, [마이트 앤 매직]과 더불어 오랫 동안 사랑받아 온 RPG 시리즈는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의 [울티마Ultima] 시리즈이다.
브리태니아(Britannia)를 지배하라!
[울티마] 시리즈의 전편격인 [아칼라베스Akalabeth]를 만들었을 때, 개리엇은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이 게임을 플라스틱 상자들에 넣어 팔았다. [울티마4]를 내놓았을 때, 그는 자신의 집을 장만했으며 자기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개리엇은 또한 생생한 게임의 세계를 창조해냈고, 이를 통해 CRPG의 영역을 확장시키게 된다.
스코피아에 따르면, "[울티마]는 최초로 야외를 배경으로 갖는 CRPG이다. 던젼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 뿐만 아니라 \'위로 올라가는 것\'도 가능했다." [울티마]는 지상에서는 상위시점(top-down interpace)을, 그리고 던젼에서는 [위저드리]와 유사한 미로찾기 시스템을 채택하였다. "대화는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다. [울티마] 이전 게임에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상인들 뿐"이었다고 스코피아는 덧붙였다.
"근본적으로 [울티마] 시리즈는 매 시리즈마다 스스로를 혁신해왔다. 회를 거듭하면서, 그래픽, 사운드, 게임플레이가 대폭 개선되었다. 하지만, 일관되게 유지되었던 것은 당시의 기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몰입도가 높고 \'사실적인\' 게임의 세계를 창조해낸다는 핵심적인 목표였다. 따라서, 많은 여타의 RPG들이 서사 전개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살을 붙여나갔던 것과는 달리 울티마 게임의 세계는 더욱 풍부하고 더욱 생동감있게 변모해나갔다."
[울티마]는 당시로서는 많은 독창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2편에서는 공상과학적 요소를 시도하기도 했다. [울티마] 시리즈는 항상 그 게임플레이 만큼이나 흥미로운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었고, 내적으로 일관된 게임의 세계에서 서사를 펼쳐나갔다. 6편에서는 마법을 구사하려면 시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등가적인 관점을 추가하였고, 자기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NPC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6편은 다양한 분기를 통해 촉발되는 캐릭터 창출 시스템도 갖추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행동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캐릭터의 계급이 정의되었다(이는 이후의 CRPG들이 흉내내온 것이기도 하다). 또한, [울티마]에는 그 유명한 조역들도 있다. 일부 시리즈에서는 만날 수 있는 시인 아이올라(Iolo the Bard), 샴미노(Shamino), 듀프레와 마리아(Dupre and Mariah)가 그들이다. 플레이어는 소사리아(Sosaria)가 제작자 자신인 플레이어 캐릭터 로드 브리티쉬에 의해 점령되어 브리태니아로 개명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플레이어는 마침내 그 영토의 신화적인 구원자가 되는 것이다.
울티마 시리즈중 한 편의 명작을 꼽으라면 단연 4편이다. 4편에는 명시적인 악당들이 없으며, 캐릭터의 자아 내부 벌어지는 전투에서 아바타(Avatar)가 되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이다.
2002년 2월에 나눈 대화에서 리처드 개리엇은 밝힌다. "나는 뭔가 도덕적인 중용과 같은 것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플레이어에게 일군의 크리처들을 죽이고 또 나쁜 놈들을 죽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 도전거리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울티마4]에서는 8가지 덕 중에서 하나에서 완벽한 경지에 도달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만일 거짓말을 하면, 정직성이 떨어진다. 도망치는 몬스터를 죽이게 되면, 명예가 위협받는다. 제프 포겔에 따르면, "([울티마4]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큰 영향을 준 게임이다. 나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그치지 않았고, 이 게임을 연구했다. 나는 모든 곳에 가 봤고 모든 것을 행해 보았다. 나는 게임을 완전히 분해해본 셈이다."
이상 1부 마침
by anarin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