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갓 오브 워 썬즈 오브 스파르타 | 출시일 | 2025년 2월 13일 |
| 개발사 | 메가켓 / SIE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 장르 | 2D 메트로배니아 |
| 기종 | PS5 | 등급 | 15세 이용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과연 게임 IP는 어떻게 관리되고 확장시켜야 좋을까. 한때 필자는 시퀄 한 편이 나오기까지 4~5년씩 걸리는 건 너무 더디다고 여겼다. 개발 규모상 일을 더 늘릴 수 없다면 협력사를 두든지, 플래그십 타이틀과 별개로 보다 작은 규모로 장르 다변화를 꾀하든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보물을 썩히는 꼴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후 ‘라이엇 포지’ 같은 실패 사례를 통해 IP 확장이 꼭 능사는 아님을 깨달았다. 모두가 IP에 대한 선호만으로 장르 다변화를 곧잘 받아들이는 게 아니며, 외려 스핀오프의 완성도가 미진할 경우 브랜드 전체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요컨대 무분별한 IP 확장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렇다면 ‘갓 오브 워’는 어떨까. SIE의 유서 깊은 퍼스트 파티로 XBOX ‘헤일로’나 ‘기어스 오브 워’처럼 PS 플랫폼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IP다. 시리즈가 근 20년간 이어지는 동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손을 떠난 적이 거의 없으며 잠시 침체됐을 때에도 옛 디렉터 코리 발록이 돌아와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다만 소위 AAA급 타이틀의 개발 부담이 나날이 치솟음에 따라 퍼스트 파티조차 콘솔 세대당 신작 한 편을 겨우 낼 지경이라. 이례적으로 외부 스튜디오인 메가캣과 협력,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프리퀄을 내놨다. 바로 최근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발표 당일에 깜짝 출시된 ‘갓 오브 워 썬즈 오브 스파르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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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 장군 시절 크레토스가 딸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란 설정으로,
그와 데이모스의 소년 시절을 그린 프리퀄 '갓 오브 워 썬즈 오브 스파르타'
구년묵이 창과 방패, 흐리멍덩한 정체성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서 절반씩 명칭을 따온 메트로배니아는 사이드뷰 액션의 직관적인 재미에 다층적 레벨 디자인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장르다. 모태가 된 두 IP부터 오랜 명작인데다 ‘오리’, ‘할로우 나이트’ 같이 뛰어난 후진들이 속속 나와 그 인기는 현재진행형. 따라서 IP 확장을 꾀할 때 우선 고려해봄직한 시장임은 틀림없으나, 문제는 수요층 눈높이가 메이저 장르보다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다는 거다. 최근 흥행작이 저 ‘오리’, ‘할로우 나이트’인 시장에 가벼이 도전하는 건 그다지 권장할 기획이라 보기 어렵다. 심지어 메가캣은 메트로배니아 장르에 조예가 있는 스튜디오도 아니다.
물론 재작년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마냥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의 등장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평가 기준은 크게 셋이다. 매트로배니아로서 액션과 레벨 디자인 그리고 ‘갓 오브 워’ 시리즈임을 고려할 때 스토리까지. 손만 좋은 액션이나 탄탄한 레벨 디자인, 하다못해 팬들에게 유의미한 스토리라도 풀어낸다면 본작의 존재 가치가 입증될 터다. 반대로 셋 중 무엇 하나 특출나지 않은데 지금처럼 조용한 출시 전력을 취하는 건 외려 패착에 가깝다. 소리 소문 없이 냈다가 정말 소리 소문 없이 묻히는 수가 있으니까. 이 경우 게임이 무난하다, 는 일견 온건한 평가가 기실 실패를 돌려 말하는 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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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3D였던 본편과 달리 픽셀 아트 감성을 달린 사이드뷰 액션 어드벤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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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디자인은 메트로배니아의 장르 문법을 따라 여러 스테이지가 연결된 식
하나씩 짚어보자. 소년 크레토스가 양손에 든 창과 방패는 시작부터 매력을 떨어뜨린다. 창은 직선으로 찌르는 무기다. 즉 기본적으로 고전 게임 특유의 답답한 8방향 공격을 답습했다. ‘캐슬배니아’ 초창기와 닮았는데, 그쪽은 당시 기술의 한계 탓이었고 요즘은 다 휘둘러 친다. 또 후술하겠지만 고통의 구덩이란 아케이드 모드라든지 CRT 필터를 지원한다든지, 메가캣은 자기네가 만드는 게 복고풍인지 최신 매트로배니아인지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부러 짜증나게 배치된 적들이나 평균 체력 대비 낮은 공격력을 보면 고난도 플레이를 추구하는 듯싶다가도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시시한 등 정체성이 흐리멍덩하다.
전투 양상은 적 패턴에 따라 공격, 방어, 회피로 대처하는 식이다. 듀얼센스 기준 □ 평타로 활력을 얻어 R1 + □ 활력 공격으로 체력을 채우는 일종의 순환 구조다. 즉 적극 공세를 펼쳐야 생존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매트로배니아답게 탐험 기믹이 계속 추가돼 그걸 마법이라며 싸울 때 쓸 수 있다. 이 정도면 나름 트렌디한 구성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렇긴 하나 이 역시 그저 모아뒀을 뿐 쓰임새가 뚜렷치 않다는 게 문제다. A 패턴은 B 기믹으로 파훼, 같은 일관성이 떨어지는 데다 마나 제약 탓에 대다수 능력은 잊혀진다. 기절 → 처형 등 다른 요소들도 일반 적과 보스에게 일관되게 쓰이는 법이 좀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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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오소독스, 초반에는 상당히 힘겨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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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스킬 트리나 마법 같은 게 있긴 한데, 쓰임새가 뚜렷치 않아 금세 잊힌다
유기적인 연결의 묘가 부족한 레벨 디자인
뚜렷한 기획 의도를 읽어낼 수 없는 액션 시스템은 피지컬 일변도로 흐르기 마련이다. 괜히 손 꼬여가며 이득도 확실치 않은 능력을 외워 쓰느니 잘 찌르고 피하는 데 숙달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결국 카탈로그상 능력이 몇 개나 되든 ‘썬즈 오브 스파르타’는 그저 잘 찌르고 피하는 게 전부일 따름. 이 문제는 두 번째 평가 기준이 될 레벨 디자인서 비슷하게 반복된다. 매트로배니아의 백미는 새로운 탐험 기믹이 해금됨에 따라 차츰 전체 윤곽이 드러나는 유기적인 레벨 디자인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숏컷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여기서 저기로 이어진다고!? 같은 경탄이 터져 나오니까.
반면 ‘썬즈 오브 스파르타’는 그처럼 가슴 벅찬 순간이 거의 없다. 내용부터 폴리스를 중심으로 라코니아 주변부를 차례로 방문하는 식이라 각 지역끼리 오갈 일 자체가 드물다. 한참 나중에 탐험 기믹으로 통로를 뚫더라도 연결되긴 되네, 수준의 감흥일 뿐. 줄곧 폴리스 → A 지역 → 복귀 및 보고 → B 지역 → 복귀 및 보고, 가 반복되므로 자연스런 재방문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게이머라면 첫 방문 당시 잠긴 문, 얽힌 덩굴 같은 게 어른거려 새 탐험 기믹을 얻자마자 뚫고 싶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반까지 매우 드문 빠른 이동 지점과 짜증나는 적 배치, 낮은 공격력 등으로 백트래킹이 지나치게 수고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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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만 놓고 보면 분위기도 구성도 괜찮다. 유기적인 연결이 아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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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진행과 별개로 백트래킹을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수고스럽다
지역간 왕래의 어려움은 후반에 이르러서야, 기존 빠른 이동 지점인 신전보다 훨씬 많은 야영지 사이를 날아다니는 그리핀과 함께 해소된다. 다만 이는 또다른 레벨 디자인의 실패를 낳는데, 갑자기 빠른 이동이 쉬워져 그간 놓친 숨겨진 요소들이 일거에 회수되기 때문이다. 그 중 몇몇은 창이나 방패 강화 재료이고 대다수는 체력, 활력, 마나 총량을 늘리는 신의 올리브다. 모든 올리브를 신전에 바치기 전, 후의 난이도는 체감상 ‘다크 소울’과 ‘리니지’ 정도 차이가 난다. 파이널 보스가 퍼붓는 맹공을 받아내며 맞찔러 죽일 수 있다. 백트래킹의 수고를 고려치 않은 어설픈 레벨 디자인이 밸런스 붕괴를 야기시킨 셈.
그나마 각 지역을 떼어 놓고 보면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특히 플랫포머 콘텐츠를 잘 만들었는데, 요구하는 타이밍이 좀 가혹해서 그렇지 도전하는 내내 즐거웠다. 각종 탐험 기믹은 새로울 게 없으나 달리 부족하다는 것도 아니다. 몇몇 퍼즐은 게이머의 지적 호기심을 부추길 만치 절묘하고, 앞 문단서 따로 다루지 않았지만 보스전 역시 평균은 간다. 요컨대 ‘썬즈 오브 스파르타’는 액션이든 레벨 디자인이든 개별 요소의 만듦새가 무난함에도 종합적인 완성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상술했듯 다소 혼란스러운 정체성과 더불어 디렉팅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지점. 더 좋은 게임이 될 잠재력이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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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리핀을 타게 되면서 숨겨진 요소를 일거에 찾고 몰아서 성장하고 만다

좌측 초반 보스보다 우측 최종 보스가 100배 정도 쉽다, 몸 대놓고 팰 정도
아무도 묻지 않은 이야기란 바로 이런 걸까
설령 액션으로나 레벨 디자인으로나 범작에 그칠지언정 ‘썬즈 오브 스파르타’는 마지막 하나, 가장 강력한 셀링 포인트가 남았다. 다름아닌 저 ‘갓 오브 워’ 시리즈의 프리퀄 스토리를 다룬다는 거다. 솔직히 크레토스, 데이모스 형제의 소년 시절이란 정보와 영 볼품없는 체격이 공개됐을 때 대번 불안하긴 했다. 크레토스가 가족의 피와 재를 뒤집어쓴 복수귀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기존 시리즈, 특히 ‘갓 오브 워: 어센션’과 ‘고스트 오브 스파르타’를 통해 충분히 다뤘다. 아내나 딸의 죽음은 고사하고 동생조차 납치되기 전인 소년에게 우리가 기대할 만한 흥미로울 일화가 존재한다니, 내심 기대와 우려가 뒤섞였다.
결론부터 적자면, 무척 실망스럽게도 ‘썬즈 오브 스파르타’서 팬에게 유의미한 로어는 찾아볼 수 없다. 장장 20시간 넘도록 형제가 하는 일이라곤 바실리스란 훈련생을 찾아다니는 게 전부다. 전쟁의 화마에 휩쓸린 것도, 신들의 농간으로 납치된 것도 아니라 제 발로 가출한 또래를 말이다. 심지어 얼마나 생존력이 뛰어난지 크레토스조차 온갖 신화적 존재를 무찔러 가까스로 다다른 곳에 꾸역꾸역 기어들어갔다. 어느 순간 필자는 이게 진짜 스토리인 게 말이 안 된다고, 실은 바실리스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 뭔가의 은유라는 가정을 세웠다. 모든 얘기는 지어냈고 바실리스는 미덕을 상징하며… 아니, 그냥 실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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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개그물도 아니고 유약한 성품이라 가출했다는 애가 행동력이 아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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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워' 시리즈 팬을 위한 서비스가 있긴 하나 그조차 큰 비중은 아니다
‘썬즈 오브 스파르타’가 전하고자 하는 바, 주제의식이랄 게 있긴 있다. 전쟁보다 노래, 요리, 재봉을 좋아하는 소년 바실리스를 찾아다니는 와중에 크레토스와 데이모스가 겪는 의견 대립, 화해, 가치관 변화까지. 뭐랄까, 작가가 뭘 주장하고픈지 알겠는데 전혀 인상적이지 않을 뿐더러 그걸 위해 고른 IP와 풀어내는 방식이 죄 글러먹었다. 책임감 강하되 경직된 형과 그를 따르면서도 자유분방한 동생의 구도는 스테레오 타입 그 자체이고 아마라 등 다른 캐릭터들은 존재감이 흐릿하다. 여기서 아트레우스란 이름의 원주인이 잠깐 나오거나 칼리오페 줄 플루트, 리산드라에 대한 언급 정도가 그나마 괜찮은 팬서비스다.
결국 크레토스와 데이모스 형제의 우애 어린 서사, 끈끈한 유대라도 건져야 할 텐데 그조차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는다. 매번 데이모스가 다른 곳을 수색한다며 사라지기 때문. 물론 단일 캐릭터로 진행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란 건 잘 안다. 근데 그런 눈속임도 한두 번이지 20시간 내내 모든 적, 장애물, 퍼즐을 나 혼자 뚫으면 어디선가 튀어나오니 호감이 들 리가 있나? 심지어 유일하게 데이모스가 제 역할을 부여받은 보스전은 더 웃긴다. 본래 둘이 함께 싸우며 어그로를 나눠 갖는 식이나 꽤 잦은 빈도로 데이모스가 먹통이 되기 때문. 그 꼴이 참 뭐랄까… X뺑이 쳐 형ㅋㅋㅋ,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다. 하 하 하.

아니, 애초부터 형제를 주인공으로 정했으면 뭐라도 시스템을 고안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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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다오, 동생아! 도와다오, 데이모스!! 끄아앍아아어ㅘㄹ가가ㄱㄹㄷㅀㅇ
남은 가치는, IP 확장의 반면교사가 되길
본작은 ‘갓 오브 워’ 팬들 뇌리에 각인된 형제의 비극적 결말, 즉 데이모스가 신에게 납치당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시작과 끝이 다 무의미한 스토리인 셈.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썬즈 오브 스파르타’를 시리즈화하려는 헛바람을 살짝 느꼈다. 훈련생 한 명 찾느라 20시간을 굴렀는데 기존 로어에 전혀 영향이 없다니. 소년 시절 크레토스, 데이모스 형제의 모험담으로 게임 열 편, 스무 편은 못 찍어내겠나. 물론 첫 단추를 잘 뀄더라면 말이다. 딱히 아무도 크레토스와 이름이 똑같을 뿐인 대머리 소년은 보고 싶어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 꼭 게임 한 편씩이나 필요했을까.
그러니까 우리 업계가 ‘썬즈 오브 스파르타’서 어떤 교훈을 찾는다면 IP 확장에 대한 반면교사일 터다. 장르 다변화는 그 자체로 매우 힘겨운 도전이다. 거기다 외형도, 성격도, 싸움법조차 영 딴판인 소년 크레토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건 IP 후광을 스스로 가리는 격. 뭣보다 본편이 이집트로 넘어가네 마네 하는 와중에 아고게 시절 미아 찾기라니. 그야 SIE 산타모니카가 메가캣이 원하는 만큼 창작적 자유를 주진 않았겠으나, 어쨌든 이 뜬금없는 프리퀄을 내놓은 건 그들이니까. IP를 떠나 한 편의 매트로배니아로서 완성도까지 애매한지라 어떻게도 추천하기 어렵다. 아아, 신화가 되지 못한 소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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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보너스로, 로그라이트 + 아케이드 스타일의 '고통의 구덩이'도 동봉

소년 크레토스를 주인공으로 삼으면 엄청 멋질거야! 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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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리뷰에서 이정도로 독 품고 글 쓰기도 쉽지가 않은데,,,, 얼마나 기대를 충족 못 시킨거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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