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 | 출시일 | 2025년 5월 23일 |
개발사 | 머큐리스팀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C(에픽) / PS5 / XSX|S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캐슬바니아 시리즈 그리고 메트로이드 시리즈를 플레이 했던 사람이라면, 개발사 ‘머큐리스팀’의 이름이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 캐슬바니아 로드 오브 더 섀도우 1과 2. 그리고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와 메트로이드 드레드를 개발한 머큐리스팀은 두 시리즈에 걸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선보인 개발사이기도 하다.
여기에 머큐리스팀 개발자들의 과거를 돌이켜 본다면, ‘블레이드 오브 다크니스’와 같은 작품을 개발한 적도 있으니 게임의 역사 속에서 나름의 한 획을 그은 개발사라고도 할 수 있다. 자체 개발 기준으로는 호평을 받은 작품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메트로이드와 캐슬바니아 모두를 개발해 본 경험은 다른 개발사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임은 틀림이 없다.
메트로배니아라는 장르 또는 유형에서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머큐리스팀은 정말 오랜만에 자체 개발작인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를 지난 5월 23일 발매했다. 그간 다른 회사의 IP 측면에서는 굵직한 결과물을 낸 바 있으나, 자체 개발작 기준으로는 2017년 스페이스로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독자적인 시도다.
● 소울라이크? 메트로배니아? -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가
우선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개발사인 머큐리스팀이 그간 선보였던 타이틀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간 머큐리스팀이 선보였던 타이틀을 떠올려보면, 이들의 정체성은 메트로배니아 장르에 집중된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D 악마성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캐슬바니아 로드 오브 섀도우’ 시리즈부터 시작하여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와 메트로이드 드레드 등 굵직한 타이틀을 선보인 바 있다.
이제는 장르가 된 메트로배니아에서 메트로이드와 캐슬바니아 모두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개발사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작품마다 편차가 무척이나 크기는 하지만, 평면적인 2D 메트로이드와 3D 캐슬바니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왔다.
이들의 최신작인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개발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종합한 게임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소울라이크와는 비교되는 몇 개의 특징을 가진다. 전투 자체가 긴박하고 어렵게 다가온다고 소울류라 하기에는 어려우며, 근본적으로 어떻게 전투와 플레이 양상을 구축하고 있느냐의 차이다.
머큐리스팀이 그동안 했던 것들의 집합인 셈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여기서 캐릭터의 육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주인공인 아란의 체력과 지구력을 올릴 수 있지만, 이는 어드벤처 장르와 같은 형태다. 지역 곳곳에 숨겨져 있는 물건들을 발견하고 획득하는 것을 통해 일정 수치를 올리도록 해뒀다. 따라서 진행을 하면서 캐릭터 자체의 능력치가 성장하고 전투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전투 자체가 난이도가 있는 편이고 근접전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소울라이크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에 극복하는 방법론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양상을 따라서 보스전도 구성되어 있다. 패링이나 지구력 관리와 같은 요소들은 있지만, 직접적인 전투 자체보다는 기믹 중심으로 구성된 상태다.
보스의 체력을 전부 소진시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끝나야 한다거나 / 보스의 패턴이 단조롭다거나 하는 상황을 부여해서 소울라이크 특유의 카타르시스가 아닌 메트로배니아 측면의 패턴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전투 양상에 가까워졌다. 일부 보스는 도달하는 과정이 더 어렵고 스트레스가 있는 형태로 다뤄질 정도다.
보스전의 외형은 소율류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패턴이나 플레이 양상은 3D 메트로배니아에 가깝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를 3D 액션 메트로배니아로 바라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전투와 탐색을 통해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모든 플레이 동선과 경험이 탐색과 단조라는 특징적 요소를 통해 구현되고 있기에 그러하다. 사망을 하더라도 잃는 것은 없고 직전까지 사용하던 무기를 바닥에 잠시 떨어뜨리는 정도에 그친다.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변수를 제공한다는 점 / 보스들의 패턴이 빠른 조작보다는 기믹이나 흐름 파악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평면적 플랫포머 기반의 전투를 3D 액션이라는 문법으로 변경한 것에 가깝다고 하겠다. 바로 이와 같은 기준에서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를 판단한다면,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평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전투 시스템 측면이나 스토리 전반 등등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 괜찮은 것 그리고 나중에 오는 것 - 무기를 만드는 단조와 전투 측면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의 특징적인 시스템 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하는 것은 ‘무기를 직접 만든다는 점’에 있다.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에서 모든 무기들은 소모품의 형태로 다뤄지며, 플레이어가 진행 과정에서 재료를 모으고 제작하는 행위를 바탕으로 플레이의 변주를 만들어 낸다. 각 무기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능력치가 달라진다.
무기에 사용하는 재료는 크게 주괴와 목재로 구분할 수 있고 금속은 무기의 날을, 목재는 손잡이가 달린 무기를 만들 때에 사용된다. 어떤 주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무기의 성능이나 활용 방법이 크게 달라진다. 특정 주괴는 공격력과 관통력을 올리는 데에 치중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방어력이나 내구도와 같은 수치에 이점을 부여한다.
정말 자주 방문하게 될 대장간
무기들은 최대 별 한도 내에서 제작된다. 별은 곧 무기의 최대 수리 횟수를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무기가 내구도를 가지고 있고 소모품으로 다뤄지고 있으므로 좋은 무기를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별의 숫자와 내구도 수치를 확보할 필요성이 생긴다. 무기의 별은 탐색 과정에서 얻는 오브젝트를 이용해 최대 별 수치를 올릴 수 있으므로 탐색을 꼼꼼하게 해야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킥이 되는 것은 무기를 단조하는 과정이다. 검을 예로 들자면, 날의 형태나 손잡이의 길이 / 폼멜 종류 / 각 부위에 사용한 금속에 따라서 능력치가 크게 달라진다. 플레이어는 해당 무기를 공격력 위주로 설정할 것인지. 아니면 패링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방어 측면에 이점을 가지는 금속을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후에는 석탄이 정해진 수치만큼 소모되며, 날의 형태를 단조하는 과정으로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다.
단조 과정은 무기 날의 형태를 플레이어가 직접 망치로 때리는 과정으로 표현된다. 설정된 날의 형태에 가까울수록 획득하는 별의 숫자가 증가한다. 따라서 어떤 각도와 세기로 망치를 때려서 올바른 형태를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 번 제작한 무기라면 다시 제작할 때에는 획득한 별의 숫자가 유지되므로 약간의 편의성도 보장되어 있다.
별의 최대치를 맞추면서 모양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 어렵지는 않아서 재미가 있는 시스템
전체 무기는 35종이 마련되어 있고 무기의 도면은 특정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습득한다. 무기마다 잡아야 하는 몬스터의 숫자가 정해져 있으며, 더 강한 몬스터일수록 적은 횟수가 배정되어 있다. 또한, 맵 곳곳에 있는 조각상을 통해 각 무기의 부품 설계도를 획득하는 구조도 마련되어 있는 상태다. 탐색 과정에서 마주하는 이 조각상들은 해당 무기군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상호작용하면 세부적인 부ㅍ무을 얻는 식이다.
여기에 초반 이후에는 무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무기에 명성치가 쌓이게 되기도 한다. 무기에 쌓인 명성치가 높다면, NPC 글린다에게 무기를 주고 특정 자원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 전반은 플레이어들이 무기를 자주 바꾸고 소모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무기 자체가 퍼즐의 해결책이 되기도 하므로 최대한 많은 무기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이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된다.
쭉 진행하면 재료가 모자라기에, 사용하는 무기를 바꿔서 재료를 확보하고 더 강한 무기를 만들고. 이하 반복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기들은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무기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다르기에 상황에 맞춰서 무기를 바꿔가며 싸우는 것을 전제로 한다.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의 전투는 기본적으로는 간결한 구성을 보여준다. 패드 기준으로 우측 버튼이 상하좌우 공격에 배정되어 있고 길게 누르는 것으로 각 위치의 강공격이 발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투 시스템에 맞춰서 적들 또한 상하좌우 부위로 구분되어 각 부위별로 별도의 방어력을 가지는 형태가 됐다. 베기 / 찌르기 / 타격과 같이 플레이어 무기의 공격 타입에 따라서 적들에게 유효한 공격이 달라지는 구성이다.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가지고 있는 무기 중에서 어떤 무기가 적에게 피해를 더 입힐 수 있는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이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초반부터 마주할 수 있는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의 전투 시스템은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일면을 보여준다. 무기를 다양하게 제작하고 상황에 맞춰서 무기를 바꿔가며 이루어지는 플레이가 난이도 있는 전투와 맞물리면서 특유의 긴장감 있는 경험을 만들어 낸다. 진행을 하면서 적들의 양상도 달라진다. 패링을 하는 적 / 순간 이동으로 다가오는 적 / 특정 부위를 노려야만 하는 적 등 패턴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전투 변주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돌이켜보면, 적들의 숫자나 패턴 종류도 그리 많지는 않다. 다만, 비슷한 적이라도 들고 있는 무기에 따라 유효 공격이 다르
하지만 중후반부에 돌입하면서 명백한 한계를 맞이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 양상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긴장감이 있는 전투로 귀결되기는 하지만, 이것은 적들이 강력하기에 발생하는 것이지, 전투 템포나 플레이 과정이 진화하지는 않는다. 무기를 어느 정도 수집하고 완성했다면? 전투 자체는 달라질 것이 없다. 강력한 무기로 적의 약점을 노리고 대응하는 플레이가 전부다. 대략적으로 중반부터 끝까지 경험 자체가 개선되거나 확장되지 않는다.
그나마 변주가 있다고 한다면, 앞서 설명했던 단조 시스템을 통한 해결책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 성장이 없는 이 게임에서 가장 직접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여서다. 전투가 어렵다면 더 강력한 무기를 제작하는 것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된다는 의미이자 소모품이 된 무기를 바꾸는 것 만으로도 생각보다 쉽게 해결이 된다는 의미다.
유령 형태의 적은 룬을 바른 무기로만 제압할 수 있다. 이것이 전투 메커닉 측면에서는 마지막 추가점이다
새로운 능력이나 활용법이 아니라 더 유효하고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해법이 될 수 있기에 어떻게 보면 단조로운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양상은 더 강해진다. 강력한 무기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며, 모든 것들은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다뤄지고 있다.
정리하면,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무기의 단조와 파밍을 중심으로 전투를 풀어나가고 있다. 모든 전투의 경험에서는 무기가 중심이 된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4방향 공격 / 방어 / 패링 / 회피에 그친다. 따라서 어떻게 보자면 단조로운 플레이 양상이 나오게 된다. 공격이나 액션은 초반부터 엔딩까지 크게 달라질 것은 없으며, 일부 메인 스토리의 보스들은 단조로운 패턴을 가지고 있어 큰 긴장감을 느끼기도 어렵다.
계속 살아나기에 직접 쓰러뜨리는 것보다 어려운 기믹 기반 전투도 있다
● 허술한 탐색 - 유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 평면적 지도
다음으로는 메트로배니아의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명확하다. 바로 ‘탐색’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구역과 구역이 연결되는 유기적인 탐험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이 기준에서는 제대로 된 양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첫 번째는 ‘지도가 평면이라는 점’이다. 3D 메트로배니아의 양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모든 지도를 평면으로 한정지었다. 수직적인 디자인을 설계하고 길을 이리저리 꼬아 놓았으나, 지도 자체는 평면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어디를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도록 했다. 한 번 갔던 길이라도 어떻게 다시 돌아가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단점은 진행을 할수록 더 심화된다. 후반부 지역에서는 크기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더 수직적인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탑이 몇 층으로 구분되기도 하며, 계단 곳곳에서는 진행을 막는 철문들이 존재한다. 결국 제대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갔던 위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점차 기억해야 하는 구간들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필연적으로 어느 순간 기억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는 시점이 온다.
숏컷도 있고 길도 꼬아두고. 유기적인 연결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2D 메트로배니아와 3D 메트로배니아가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이 지점이다. 플레이어가 인지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어디가 더 세밀한 게임 디자인을 보여줘야 하는가? 라고 한다면, 무조건 3D 메트로배니아가 더 고도화된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 평면적인 것에서 이상함을 인지시키고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것보다는 입체적인 3D에서 플레이어의 동선을 자연스레 유도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3D 환경임에도 2D 메트로배니아처럼 레벨을 디자인하려는 일면을 보여주고 있기에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편이다.
지도 자체에는 마커들을 직접 작성하거나 주요 오브젝트는 마커로 표시가 된다. 하지만 층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이것이 위에 표기를 한 것인지. 아래에 표기를 한 것인지. 마커를 기록한 플레이어조차 알 수 없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층으로 구분을 하거나 3D로 맵을 구현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상황이 너무도 평면적인 지도 표기로 인해서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이는 곧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탐색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느껴지는 전투와 소모품이 된 무기 시스템 전반을 갖추고 있기에, 전투 자체는 소모전처럼 다뤄진다. 스토리 진행을 위한 과정이 아니고 무기마저 갖춰둔 상태라면, 그저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나은 것처럼 다가오게 된다. 전투를 할수록 무기 내구도나 물약이 소모될 뿐이니까 손해다.
3장과 4장은 맵의 크기가 작고 부족한 지점을 앞서 지나온 맵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두 번째는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메트로배니아에서 추가적인 메커닉을 습득하고 스킬이나 오브젝트를 통해서 이전에 지나갈 수 없었던 구간을 돌파하는 것을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이 지점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주인공인 아란은 점프도 할 수 없고 평면적으로 움직인다. 다분히 수직적으로 구성된 환경에서 아란이 할 수 있는 것은 공격을 하거나 /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이것이 기묘한 플레이 흐름을 낳는다. 수직적으로 구성되고 지도조차 평면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궁리해서 돌파할 수 있는 요소들이 없다. 즉, 아란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해야 하는 것’으로 모든 요소들이 다뤄진다.
오브젝트를 이용해서 유기적인 연결을 구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물이 제대로 맞물리지는 않는다. 요소 간의 연결을 다루는 방식 또한 투박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하나의 맵에서 다음 맵으로 넘어가기 위한 주요 도구가 다른 지역에 존재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집라인을 타고 내려가기 위해서 필요한 간단한 도구지만 소모품으로 다뤄지고 있기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다시 해당 오브젝트를 획득하고 돌아와야 한다.
3막 후반부나 4막 즈음에서는 10시간 전에 방문한 장소를 오브젝트 하나 때문에 다시 갔다가 오도록 만든다
그걸 다시 확보하고 돌아오면, 이전에 뚫어뒀던 길에는 적들이 다시 생성되어 있다. 난이도가 높은 적들을 다시 극복하고 진행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의 피로감으로 이어진다. 소모품이 아니었다면 발견하고 쭉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것들이 필요하지 않은 복귀와 파밍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메인 퀘스트 진행 도중에도 이와 같은 어려움은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일부 중간 보스들의 경우는 플레이어가 이미 지나갔던 구역에서 등장하는데 여기로 유도하는 요소 자체가 전무하다. 어쩌다보니 진행이 되었을 뿐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체득되는 놀라움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옵션 메뉴에서 가야할 곳을 표시해준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어디를 가야 이야기가 진행되는지를 알려주고 있기에 약간의 도움은 된다. 하지만 이 또한 평면적 지도 위에서 마커가 표시되므로 이해하기 조금 어렵다는 점은 여전하다.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엄청나게 유용하지는 않다.
사람을 화가 나게 만드는 함정 구간도 꽤 있는 편
세 번째로는 구역들이 후반부로 들어갈수록 ‘점차 단조롭게 구성된다는 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역이 꽤나 넓은 면적과 구성을 보여줬다면, 세 번째와 마지막 네 번째 구역은 넓이가 줄어든다. 대신에 수직적인 레벨 디자인을 보여주어 이리저리 길을 탐색하도록 했다. 하지만 명백한 한계가 있고 여기서 기묘한 상황이 발생한다.
후반부에 좁은 지역들을 선보이게 되면서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각 지역의 기믹 자체를 다른 지역의 기믹에 의존해 당겨오는 일면을 보여준다. 초반부에는 하나의 지역에서 다뤄지는 기믹을 이용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을 유도하고 있다. 맵 자체가 조금 넓은 편이기에 장기간 플레이 호흡을 구성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중후반부에는 호흡을 길게 가져갈 만큼의 넓이가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개발진은 이미 플레이어가 지나왔던 지역으로 다시 방문하도록 동선을 유도한다. 후반부에 이르러 나오는 플레이 양상이 ‘룬’과 여기서 나오는 ‘파밍’ 측면이다. 이전 지역에서 가보지 못했던 구역은 ‘룬’으로 막혀 있는데, 이를 후반부에 습득하고 다시 방문해 탐색하도록 하는 구조다.
이전 지역에서 갈 수 없던 구간은 룬을 습득한 뒤에 방문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무기 제작과 파밍 / 보스전을 통한 무기 제작 등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마지막 지역에서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무기가 요구되는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 보스를 잡아 설계도를 획득하거나 자원을 파밍하도록 플레이 흐름을 구성한 셈이다. 무기를 제작하기 위해서 특정 적들을 몇 회 잡는다거나 재료를 얻는 과정이 필요한 것을 의도적으로 길게 늘렸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전까지 무기 제작 등이 전투와 사망 그리고 도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었으나, 최후반부에서는 이미 지나왔던 길들을 다시 탐색하도록 한 것이다. 이전 지역들의 진행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메인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플레이 구간을 잡아 늘려두었으며 플레이어는 능동적인 탐색을 통한 발견보다는 ‘해야 할 것을 위해서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된다.
해골 아기 납치나 유령 등등.. 유기적 탐색을 해야만 하는 구성에서 작위적인 부분들이 발목을 잡는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면,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의 탐색 측면은 그리 좋지 못한 결과물처럼 다가온다. 평면적인 지도는 플레이어가 길을 잃게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서 파밍이나 시행착오들을 겪도록 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분히 의도적인 설계다. 무기 단조 시스템은 반복 플레이를 바탕으로 뼈대가 마련되어 있기에 플레이의 길이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는 것은 탐색 측면보다는 반복 플레이 뿐이다.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는 탐색 요소의 가치는 희석되고 재료를 모으기 위한 반복적인 플레이가 더 앞선다. 이 과정에서 메트로배니아가 가져야 했던 능동적인 탐험의 즐거움은 줄어들었고 약간의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더 위에 자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엔딩 이후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진짜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맵 곳곳에 있는 오브젝트를 활성화하고 모으지 못한 것들을 전부 해결해야 한다. 긴 시간 플레이를 지속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냈음에도 마지막에 마주하는 것은 또 다른 반복이기에 엔딩 자체는 다소 허탈함이 있다고 하겠다.
간간히 나오는 전투 외적인 연출은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이건 좋았다
● 발상과 시도는 좋았으나 조합 결과물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
종합하자면,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단조를 통해서 만드는 무기 제작이 빛나는 타이틀이다. 플레이어의 숙련도를 보완하거나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고 이것이 플레이 과정에서 여러 변수로 작동한다. 무기가 달라지면 패링 타이밍이나 방어의 최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적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매번 다른 양상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조로운 전투 시스템으로 마감되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액션의 폭이 4방향 공격과 패링 및 회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다. 여기에 맞춰서 적들의 패턴도 설계되어 있으므로 치밀한 전투보다는 어딘가 느리면서 주고 받는 피해는 강력한 전투 흐름이 나오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이와 같은 전투 흐름은 결과적으로는 비슷하고 피로도가 있는 경험으로 귀결되기 충분하다.
보스전은 템포가 빠르지 않아서 오히려 편할 때도 있다. 무기 성능이 좋으면 편하기도 하고
더불어 메트로배니아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에는 ‘탐색’을 너무 투박하게 다루고 있다. 3D 환경에서 메트로배니아식 레벨 디자인을 가져왔지만, 지역과 지역이 연결되지 않고 개별적인 흐름에서 다룬다.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지역의 넓이도 줄어든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이전 지역을 방문하도록 하면서 무기 제작을 위한 재료 파밍 등으로 시간을 소모하도록 했다.
이는 곧 탐색보다는 파밍이 더 앞서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자연스럽고 능동적인 탐색보다는 메인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는 형태에 가깝다. 단서는 너무 적으며 3D 환경임에도 평면적으로 지도를 구성해 플레이어가 인지할 수 있는 정보들이 통제되어 있는 상태다. 그동안 메트로배니아의 근간 시리즈들을 개발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의아한 지점들이 존재한다.
타격 시의 절단 표현 등은 좋았지만, 난이도가 높고 유사한 전투를 30시간 넘도록 반복 수행하는 형태
따라서 블레이드 오브 파이어는 ‘발상과 시도 자체는 좋았으나, 그 결과물은 어딘가 부족한 메트로배니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머큐리스팀이 그간 선보였던 결과물 기준으로 표현을 하자면… 최근 나온 작품들보다는 설립 이전부터 올라가 Rebel Act Studio 시절의 ‘블레이드 오브 다크니스’와 이후에 제작한 메트로배니아 타이틀들의 중간 즈음에 자리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긴장감이 있는 전투와 무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전략적인 플레이는 충분히 호평할 만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1회차 기준 30시간 조금 넘게 이루어지는 메인 스토리 게임 진행 자체는 메트로배니아의 문법을 어느 정도 따라간다. 그러면서 긴장감 있는 쉽지 않은 전투는 충분히 호평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엔딩에서 조금 식어버리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여지를 남기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다음 작품을 기대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다음 작품을 선보인다면, 이번 시도에서 배운 것들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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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너 사진 보고 맹크스 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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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스크였던거 같지만 뭐 알아듣기만 하면 장땡이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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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소울라이크 같아보이지만 무기 커스텀따라 소울라이크랑은 느낌이 확 달라지기때문에 엘든링 기대하고하면 많이 다를겁니다 상황에 맞게 올바른 무기를 제작하여 적재적소에 쓰면 쉽고 모르면 비효율적으로 싸우게 되거든요 무기 커스텀해서 쓰는게 정말 재미있어요 난이도는 강철/철/청동있는데 강철로 하면 전투도 재미있습니다. 강철은 몹의 방어특성이 강해짐 (방패든 적에게 칼로때리면 칼 내구도만 나가고 딜은 아예 안들어감) 그리고 목표 가이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개같이 헤메고 탐색하는걸 좋아하시는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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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맹크스 황제님 단독 게임 나온줄알고 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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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너 사진 보고 맹크스 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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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게 아니군 ㅋㅋㅋ | 25.06.01 14: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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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가라군대
멩스크였던거 같지만 뭐 알아듣기만 하면 장땡이지 ㅋㅋㅋㅋ | 25.06.02 1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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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맹크스 황제님 단독 게임 나온줄알고 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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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그리 독하지 않은데 길찾기가 독해요 | 25.06.03 14: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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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소울라이크 같아보이지만 무기 커스텀따라 소울라이크랑은 느낌이 확 달라지기때문에 엘든링 기대하고하면 많이 다를겁니다 상황에 맞게 올바른 무기를 제작하여 적재적소에 쓰면 쉽고 모르면 비효율적으로 싸우게 되거든요 무기 커스텀해서 쓰는게 정말 재미있어요 난이도는 강철/철/청동있는데 강철로 하면 전투도 재미있습니다. 강철은 몹의 방어특성이 강해짐 (방패든 적에게 칼로때리면 칼 내구도만 나가고 딜은 아예 안들어감) 그리고 목표 가이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개같이 헤메고 탐색하는걸 좋아하시는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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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디자인을 보면 강철이 보통난이도고 철/청동이 쉬움/ 매우쉬움 같은 느낌임 | 25.05.31 22: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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