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11일, 엑스박스(이하 Xbox)용으로 발매예정인 [닌자 가이덴]을 조금이나마 미리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북미판이 발매되었고 국내에서도 게임을 접해볼 수 있는 체험 행사가 있어 많은 분이 접하셨고 또 즐기고 계시겠지만, 정식발매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유저들을 위해 루리웹에서는 발매 전부터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본 게임에 대한 간단한 프리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닌자용검전]에 대하여
혹시 [닌자용검전]이란 게임을 들어보았는지? 30대의 지긋하신 게이머라면 고개를 끄덕일 이 게임은, 1988년 패미컴용으로 발매되어 뛰어난 그래픽과 음악, 경악할 수준의 난이도 등으로 제작사 테크모(TECMO)의 이름을 널리 알린 액션 게임으로 유명하다.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당시 패미컴의 성능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멋진 이벤트 신이 흐르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으로도 유명했으며, 게임오버를 밥 먹듯 해야했던 처절한 난이도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클리어했는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이기도 하다.
이후 시리즈로 3편까지 발매되었지만 후속편으로 갈수록 난이도는 낮아지고 게임의 스토리가 엉성해지는 모습을 보여 3편 이후로는 더 이상의 [닌자용검전]은 볼 수가 없어 아쉽다(아케이드용으로 발매된 [닌자용검전]은 성격이 다르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지금부터 소개할 [닌자 가이덴]은 이 [닌자용검전]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이어받아 화려하게 부활한 작품이다. Xbox의 파워에 힘입어 멋진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발매를 기다려온 유저들을 만족시켜줄 [닌자 가이덴]. 아쉽게도 이 글은 프리뷰이니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고, 간략하게 게임에 대해 서술할 예정이니 구입을 생각중이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닌자 가이덴]은 게임을 시작한 직후부터 뛰어난 그래픽으로 플레이어를 감동시킨다. 첫 번째 스테이지를 시작한 필자는 직업병이 발동하여 스테이지 진행은 제쳐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배경을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흐르는 물의 표현이나 나무, 절벽 등의 뛰어난 묘사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이것이 Xbox의 파워다!\' 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은 뛰어난 그래픽은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점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액션 게임으로서 주인공 '류 하야부사' 가 되어 멋지게 적들을 베어 버리는 재미 외에도, 뛰어난 퀄리티로 묘사된 배경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아쉽게도 프리뷰에 사용된 사진들은 S단자를 이용하여 얻은 것이기 때문에 [닌자 가이덴]의 뛰어난 그래픽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들다. 모든 Xbox용 게임들의 위력은 컴포넌트 단자와 HD급 TV가 있어야만 비로소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기 때문.
광원효과를 좀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광원효과를 다용하고 있는데, 주인공 '류 하야부사' 의 복장의 번들거림이나 왁스칠 수십번은 한 것 같은 마루바닥을 보면 제작진이 이런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Xbox를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기도. 워낙 게임의 그래픽이 뛰어나다보니 게임 중간중간 흐르는 CG무비 역시 상당한 퀄리티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닌자 가이덴]의 그래픽은 예술이다!" 라는 말도 나올 정도니 원.
게임 시스템
[닌자 가이덴]은 액션 게임으로서, 그동안 발매된 유명 게임들([귀무자], [데빌 메이 크라이], [시노비])에서 볼 수 있었던 개성있는 시스템의 장점을 흡수하여 [닌자 가이덴]만의 시스템으로 승화시켰다. 그리하여 [귀무자]의 베는 맛과 [시노비]의 벽 타기, [데빌 메이 크라이]의 화려한 공중공격 등을 모두 [닌자 가이덴]에서 맛볼 수 있다(그것도 더욱 현란하고 멋지게). 단순히 앞서 언급한 게임들의 시스템을 베껴온 듯 보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인간을 넘어선 \'닌자\' 가 주인공인 액션 게임이니 이러한 액션들은 어차피 추가되어야 할 요소들이라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주요 무기들을 제련시켜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에센스\' 라고 불리는 일종의 포인트를 모아서 각종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스테이지 진행 곳곳에 미약하지만 어드벤처 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단순한 진행에서 오는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적들이 무서워요(By 류)
액션 게임에 있어서 주인공 캐릭터는 수십명의 적과 싸워도 간단히 승리할 수 있는 절대강자이며, 적들은 그저 손에 든 무기는 폼이요 '나 죽여줍쇼' 하고 달려드는게 고작인지라 주인공의 사뿐한 칼질 한 방에 허무하게 한떨기 이슬로 사라져가는 것이 보통이었던 여타 액션 게임들에 비하면, [닌자 가이덴]의 적 캐릭터들은 분명히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그들도 더 이상 돈도 못 벌어오는 무능한 '졸개 A' 취급에서 벗어나 떳떳하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어깨 딱 펴고 식구들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닌자 가이덴]의 적 캐릭터들의 A.I는 정말 뛰어나다 못해 극악한 수준이다. 플레이어가 어느 한 명의 적과 대치 중이라면 배후로 돌아가 공격해오며, 플레이어의 공격을 우습게 피하고 반격을 하는 등 상당한 실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력을 지닌 적들과 1대1 상황이라면 그럭저럭 싸워볼만 하겠지만, [닌자 가이덴]의 적들은 그 실력에도 불구하고 반드시(보스를 제외하고) 무리를 지어 공격해오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곤혹스러운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렇게 보면 어려워서 못해먹을 게임같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있는 법.
가드버튼을 누른 채 아날로그 스틱으로 사용하는 회피는 적의 공격을 가드하던 중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며, 타 게임에 비해 적들에게 아무리 심한 공격을 받더라도 가드버튼을 누르면 상당히 빠른 반응속도로 적의 공격을 가드할 수 있기 때문에(과연 닌자!), 플레이어는 마치 격투게임을 즐기는 듯한 감각으로 적과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반응과 플레이어의 실력이 쾌적한 플레이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액션에 약한 분들은 조금 힘드실지도 모르겠다. 다만 플레이어 스스로 성장하여 상대하기 벅찼던 적들의 움직임을 미리 읽고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즐거움은 다른 게임에서는 맛보기 힘든 [닌자 가이덴]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그래도 보스보다 일반 졸개들이 더 무서운 건 좀...).
마치며...
빠른 발매를 위하여 한글화를 하지 않고 발매한 것은 좋으나, 아무래도 한글화가 되었으면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옵션에서 자막과 음성을 영어와 일어 중 선택할 수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자(역시 영어로 들리는 성우들의 음성은 일본 쪽에 비해 성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의 국내 정식발매되는 타이틀의 문제이긴 하지만, 문법에도 맞지 않는 내용이 수두룩한 부실한 매뉴얼은 게임의 완성도와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며, 이상하다 싶을 만큼 자주 디스크 에러가 발생하는 점도 지적해야 할 듯. 마지막으로 이것은 필자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무실에서는 HD TV에 컴포넌트 단자로 게임을 즐기는데, 동영상과 자막의 싱크가 제대로 맞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음성에 비해 자막이 너무 빨리 사라져 버리거나 깜빡거리기 때문에 자막을 읽는 것이 힘든데, 과연 이러한 문제는 필자만의 문제인지 궁금할 따름이다(화면사진 캡쳐를 위해 S단자를 사용했을 때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영어와 일어 중 선택가능
여담이지만, 부록으로 들어있는 패미컴용 [닌자용검전] 시리즈를 플레이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도 극악하기 때문에, 차라리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에뮬레이터로 즐기는 것이 무병장수하는 길일 듯. 황금풍뎅이 50개 모으는 거야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S랭크를 받으라니...너무하지 않는가 테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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