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을 보고 난 후의 감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근데 저같이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이들은
게임의 겉으로 보이는 질이 딱히 중요하진 않았거든요.
어차피 농사 중심의 게임이니까 농사나 설렁 설렁 하면서 즐겨보자.
이런 감각이였습니다.
농사를 시작하니 딱히 어렵지도 않고
라이트한 농사생활이라 딱 적당하다는 기분이였습니다.
그저 밭 같아서 씨 뿌리고, 물 주면 자라니까
그걸로 돈 벌어서 다시 씨앗사서 뿌리고.
은근히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된다는 미묘한 감각이
불편하다기보단 묘한 몰입감으로 찾아와서 생각보다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모름지기 욕심이 그득그득한 동물입니다.
자연스럽게 밭을 늘리고 늘어난 밭에 뿌릴 씨앗도 늘어나면서
돈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부족해지는 돈을 매꾸기 위해서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를 시작하게 되었죠.
이 부분이 딱 함정이였습니다.
돈을 위해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빠져드는 세계관,
왠지 모르게 친숙해지는 마을 주민들,
그리고 점점 익숙해지는 전투.
모든 것이 갑자기 아귀가 딱딱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 이 게임만 붙잡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죠.
그리고 저를 완전히 사로잡게 만드는 3장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시작부터 공상과학물임을 알리고 시작했지만,
왠지 모르게 부족한 느낌이였던 것이
3장부터 빌드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느껴졌죠.
갑작스럽게 깊어지는 세계관,
늘어가는 떡밥,
어른들 취향의 살짝 매콤한 스토리.
이 때쯤부터 비싼 가격의 돈 값어치를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3장 전까지는 농사를 통한 힐링으로 즐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훅 들어오는 스토리에 정말로...
두근거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나이가 있다보니 어지간한 클리셰들은 다 겪어봤습니다.
근데 자신이 좋아하는 클리셰가 보통 한 두개정도는 있잖아요?
근데 마침 제가 딱 좋아하는 클리셰였던 것이죠.
익숙한 맛이 무섭다더니 진짜였던거죠.
근데, 진행하면서 또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종족들이 기존에 볼 수 있었던 클리셰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던 점이 완전히 통수였어요.
아니 어떻게 이렇게 뒤틀 수가 있지? 하면서 감탄만 했었습니다.
그리곤 무아지경으로 플레이 했죠.
결국 잠잘 시간을 줄여가면서 스토리를 탐독하다보니
결국 엔딩까지 도달했습니다.
엔딩까지 진행하면서 닭살이 몇번이나 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취향인 것도 그렇지만,
뻔한 클리셰가 주는 묘한 감동이 자꾸 사람을 미치게 하더라구요.
이 작품 하베스텔라는 어울리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김치찌개 같은 작품이예요.
김치찌개가 맛은 있지만 막상 만들어서 바로 먹어보면
뭔가 깊은 맛이 없죠.
그래서 적당히 오래 끓여서 먹어야
찐한 국물맛에 밥 한공기 뚝딱하잖아요.
딱 저런 느낌이예요.
초반부는 아직 빌드를 쌓기 위해서 일상을 강조하다보니
깊은 맛이 없는데,
딱, 3장을 진행하면서부터 그 김치찌개 다운 맛이 나기 시작하고,
엔딩에 도달할 때 쯤이면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이제 얼마 없어서 아쉬운 그런 느낌입니다.
이렇게 즐겁게 스토리에 빠져서 플레이 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의 외적인 평에 비해서 제가 해봤을 때 훨신 값어치 하는 작품입니다.
이것으로 감상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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