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벅저벅...
구두의 무거움을 느끼며 복도를 걸어갔다.
흰색 가운을 입은 과학자들의 뒤를 걸어가면서.
옆에는 나처럼 검은색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어이 신참-자네 벨 밑에서 일하는 거 어떤가?"
"저 말인가요?"
"자네 아니면 누군가. 그딴 폐급 제독 밑에서 일하니까 머리가 굳었나?"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속에서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으로 저 인간의 머리를 후려갈기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켰다.
대꾸도 안 한 체 그대로 대답을 하는 모습이 거슬렸는지 눈썹이 조금 올라갔지만, 이내 다시 말을 꺼내었다.
"꽤나 즐거운 장소로 데려다주는 거지."
"어차피 자네도 한번 정도 봐야 할 장소고 말일세."
그 장소가 어디길래?라고 말하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저것들하고 말 걸어보았자, 나만 골치 아프니까. 아니 그전에 옆에 있기도 싫었다.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으로만 가득 찼다. 역겨운 것들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꺄아아아-
꺄아아아악-
하지만 그 생각은 지금 들려온 비명으로 인해 깨어지게 되었다.
"아 벌써 시작 됐나 보군-"
"즐거운 쇼를 말일세."
낄낄낄-
저 웃음소리...너무 거슬렸다. 손에 칼이 있었다면, 귀를 후벼파서라도 빼내고 싶을 정도로.
도대체 뭐길래 저러는 거야.
도착한 곳은 어느 거대한 유리창이었다.
그 앞에 있던 곳은 배경이 붉은색이었다. 단순히 붉은색이 아닌...
끼야아아악---
죽기 싫어--나를 꺼내줘-
"저건...!?"
"뭐긴 뭘세 쓸모없는 것들을 폐기처분 하는 거지."
바이오 로이드들이... 인간이라 불리고 인권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보였었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셀 수 없는 바이오로이드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
바닥과 벽은, 그녀들의 피로 인해 붉게 물들여졌다.
창문으로 막혀져 있었지만, 보기만해도 쇳비린내가 느껴졌다.
"우리 회사에 대항했던 자칭 군인이란 것들, 신체 훼손으로 다시는 일 못하게 되는 것들, 말 그대로 쓸 모 없는 것들이 지."
"자네도 잘 봐주게. 블랙 리버에서 수상한 짓 했다가는 저렇게 폐기 처분될 테니까."
"........."
미친...이라고 목구멍에서 나올뻔했다.
유리창 너머의 광경들도 광경이지만, 가장 끔찍했던 것은 이 광경을 보고 흡족해하는 블랙리버의 사원들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지경으로 갈 수 있는 거지?
내가 이상한 건가? 내가 미쳐가는 건가?
투욱-
"... 응?"
무언가가 눈앞에 떨어졌다.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알몸인체로.
붉은색 선혈로 물들여진 금발의 머리카락의 소녀였다. 익숙한 모습의, 늘 봐왔던, 나한테 미소를 지어 주던 그녀.
"아..."
빛이 하나도 없이, 텅 비어버린 차가운 다홍색 눈동자를 뜬 채로.
"아람아!!!"
유리창을 두들겼다.
아람이였다. 분명히 아람이였다. 내 눈앞에 아람이가 있던 것이다.
쾅쾅!!
마치 인형이라는 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크게 두들겨도, 소리를 질렀어도.
영혼이 빠져나간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 체.
"아람아아아아!!"
♧ ♧ ♧
"...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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