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을 얼것만 같은 추위 조차 여관의 열기속에서는 무력하게 녹을수밖에 없었다. 늦은 밤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테이블 의자에 앉아 나무로 만든 머그 잔에 담겨진 에일을 마셨다.오크, 엘프, 티라노, 테루스 족 등 수많은 종족들이 모여 앉으면서 여러 얘기가 오고 갔다.
허름한 로브를 입은 여행자 역시 그들을 따라 하듯 자리에 앉았다. 서빙하는 소녀에게 금화 몇개를 주면서 자신 또한 에일 한잔을 시켰다. 안주겸, 몸과 뱃속을 따뜻하게 해줄 스튜와 빵을 시킨것은 덤.
스튜의 붉은색 국물에 젖혀진 빵을 먹다가, 사람들의 박수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았다.
목에 케이프 머플러를 두른, 청색 계통의 옷과 머리를 누른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쓴, 바다와 같은 파란색 단발머리의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갸날픈 하얀 손안에, 하프를 든 체.
현을 몇마디 튕긴 뒤, 소녀는 긴 숨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불타오르네, 불타오르네. 죄악으로 가득 찬 도시가.
한때 사람들을 지키기로 했던, 그 사람들로부터 영웅이라 칭송 받았던 남자로 인해.
영웅은 한때 맹세했었네. 그의 모든것을 바치기로. 그가 사랑하는 모든것을 지키기 위해.
고향, 이웃들 그리고 자신의 딸의 미래를 위해.
허나 딸이 바닥에 누웠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영웅의 딸의 몸을 뚫어버렸네.
피가 고인 입에서 외치고 있었네. 살려달라고. 아버지를 불러달라고. 허나 대답을 안해주었네. 누구도 손을 뻗어주지 않았네. 그냥 지나쳤네.
욕망의 불길은 영웅의 모든것을 가져가 버렸네. 그가 지키고자 했던것들을.
욕망의 불길은 뜯어버렸네. 영웅의 얼굴을.
영웅은 복수를 위해 손을 잡았네. 악마의 손을. 악마는 웃었다네. 스스로가 자신의 개가 된 영웅에게.
한때 영웅이었던 그는, 한때 지키고자 했던 모든것들을 불태우기로 했다네. 깡패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게 됬네.
두번째 딸이 말리려 했다네. 자신의 아버지를 멈추기 위해 스스로 봉인 했다네.
세번째 딸은 어떻게든 불길을 멈추려 했다네. 자신의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에게 매달리면서. 허나 그 눈물은 불길을 끄지 못하게 했다네.
피붙이가 아닌 쓰다버릴 도구로 본 시점에서 부터 무슨 소용이 있으랴.
타락해버린 그는 최후의 선을 넘어버리네. 고향을 더욱 더 지옥으로 만들기 위함으로. 꺼지지 않는 증오의 불길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피붙이의 목을 부러트림으로서.
딸의 입에서 나온 피가, 기름 역활을 했다네.
참방-
강에 손을 뻗어보았다. 만월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의 강을. 몇번이나. 몇십번, 몇백번..
"제..."
얼굴에 붕대를 맨, 군복을 입은 남자에게서 들려오고 있었다. 작은 말이. 다급하면서도 동시에 흐느끼는 소리가.
"제발 나타나다오."
그 음유시인 소녀 말대로 해보았다. 만월이 빛나는 강에 손을 뻗어보는것을. 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왜 나타나지 않는것이냐..."
몇백변을 해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한 계수를 잊어먹은지 오래였다. 그저 딸과 재회할수 있다면 그딴것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손을 뻗어도 돌아온것은 침묵 뿐,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 였을뿐.
"호세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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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후딱 쓰네요. 이걸로 죽은자를 위한 노래를 끝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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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역시 조금이라도 손을 뻗어주고 싶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저 한심하고 미련한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죠. 시몬이 조금이라도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면 마르가 할수 있는 선에서 도와줬을지 모르지만, 셋째를 쓰다버릴 도구로 보고 무엇보더 연주하라고 강요한 시점에서부터 아웃이죠. 어떻게 보면 시몬 스스로가 최후의 구원을 차버린셈이에요. 마르의 화만 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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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역시 조금이라도 손을 뻗어주고 싶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저 한심하고 미련한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죠. 시몬이 조금이라도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면 마르가 할수 있는 선에서 도와줬을지 모르지만, 셋째를 쓰다버릴 도구로 보고 무엇보더 연주하라고 강요한 시점에서부터 아웃이죠. 어떻게 보면 시몬 스스로가 최후의 구원을 차버린셈이에요. 마르의 화만 건드리고. | 24.02.26 15: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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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덩들과 싸워서 밝은 미래를 만드려다가, 결국 스스로가 악마다 된 케이스... | 24.02.26 19: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