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프로모션 비디오의 분위기와 음악에 끌려 구매한 게임입니다. (정작 게임 내내 배경음 들을 일도 없고 그 음악조차 스탭롤에서야 듣는다는건 함정)
호러어드벤쳐는 딱히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거부감을 가진 장르도 아니라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네요. 그런데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나와버렸습니다.
일단 이 게임이 왜 호러어드벤쳐인지부터가 심히 궁금합니다.
공포의 정도라는건 결국 개인차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것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제겐 이 게임은 무섭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점은 저뿐만 아니고 많은 분들이 그리 생각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실제로 일본쪽 반응만 봐도 이게 희소한 의견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무서움과 짜증남은 전혀 다른 감정입니다.
본작에서 적들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분위기에서 조성하는 공포심이나 하다못해 외형이 그로테스크해서 느끼는 징그러움도 아닙니다.
한대 맞으면 골로가고, 또 그렇게되면 체크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다시 말해 죽으면 안된다는 압박감 때문이죠. 안그래도 체크포인트간의 간격도 들쭉날쭉 일관성이 없어서 어느 곳에선 몇초 걸어가면 다른 지장보살이 있는가하면 또 어디는 한참 돌아댕겨야 겨우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짜증났던 경험은 6일차 공장지대에서 열쇠를 못챙긴 상태에서 철문이 있는 길부터 들어갔는데-게임 자체도 워낙 불친절해서 어느 쪽부터 가야한다는 힌트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점도 사실 꽤나 문제죠- 숲속 깊숙히 지장보살이 있어서 저장해놨더니 다시 열쇠챙기러 한참을 돌아가야했을때였습니다. 낙서유령은 도처에 깔려있어서 뒤도 못보여주기에 막 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열쇠는 한참 먼 곳에 있고.....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그런 상황이였네요.
이건 그냥 단순히 계속 죽어가면서 패턴 익히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전형적인 노가다 게임이죠.
포켓몬스터에서 상록숲에 나오는 야생꼬렛의 레벨을 99로 설정해놔서 만약 못도망가서 한대 맞으면 황천행으로 레벨디자인을 해놓고 겸사겸사 피튀기는 이펙트좀 추가해주면 포켓몬스터가 공포게임이 됩니까? 그건 아니죠. 이 게임이 공포감을 유발하는 과정이 딱 이정도라고 느껴졌습니다.
뭐 적을 공격못하고 도망만 가는 호러게임이 이 게임 하나만은 아닙니다. 일례로 화앨에서 수위한테 쫓길때 무섭죠. 이때의 감정은 단순히 '걸리면 죽고 다시 시작해야한다'라는 감정만은 아닙니다. 추격당하는 입장에서의 긴박감도 충분히 느껴지죠. 게임 자체에서 그런 감정을 일으킬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고요. 문제는 요마와리에선 최소한 쫓기는 입장에서의 공포심같은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 감정은 딱 하나였어요. '아 여기서 죽으면 또 한참전에 찍어놓은 지장보살에서 다시해야하는데....' 이거 말이죠.
결국 이 게임에서 공포요소라고 할 만한 것은 점프스케어, 소위 말하는 그림이 갑툭튀해서 깜짝 놀래키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별로 놀랍지 않다는게 문제지만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깜짝 놀랐던 부분은 오프닝에서 돌던졌더니 뽀로가 차에 치인 거였습니다.
사실 분위기 자체는 꽤나 맘에 들었습니다. 무섭지않다고 한참 까댔지만 그걸 떠나서 적적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그림, 그리고 이야기는 꽤 재밌었습니다. 4일차 뽀로 이벤트에선 찡하기도 했고..... 주인공과 언니가 어떻게 되는건지는 확실하게 흥미를 끌어서 몰입해서 플레이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시나리오 역시 뭐 하나 뚜렷하게 밝혀진 것도 없이 붕 떠버렸지만요. 그마저도 미칠듯이 짧았다는건 뭐 다들 잘 아시겠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던 작품이였습니다. 가성비는 확실히 떨어지는 게임이고 누구에게 쉽사리 추천도 못할 그런 물건이네요.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50시간 플레이 트로피는 진짜 노양심.... 지들도 게임 볼륨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텐데 이딴 트로피를 넣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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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어보고 패스 하기로 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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