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시 시리즈를 깨봤는데, 그냥 이런저런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그 나름의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DLC까지 다 깨신 분이라면 이하의 사실들을 인지하고 계실거라고 봅니다.
1. 고대 엘프신들은 사실 그냥 알라싼을 지배하던 겁나 쌘 마법사들이었다.
2. 엘프신들이 전쟁을 하다가 알라싼이 망했고, 그 결과로써 미쌀이 통수맞고 죽었다.
3. 미쌀이 죽자, 펜하렐 (솔라스)이 빡이 돌아서 다른 엘프신들을 다 싸그리 묶어다가 영계 (Fade)에 처박아버리고 장막(Veil)를 만들어 가두어 버렸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 영계에 짱박혀 있는 신들은 엘프의 7 주신 뿐 만이 아닙니다. 게임상에서는 잊혀진 자들(Forgotten Ones)라고 나타나는 친구들도 그곳에 짱박혀 있죠. 엘프 전설에 따르면 Forgotten Ones 라는 자들은 질병, 분노, 악행 뭐 이런걸 상징하고 있다고 하며, 펜하렐이 이 사기를 쳐서 Forgotten Ones는 공허에, 주신들을 천국에 가둬버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 파트는 엘프 전래 동화이기 때문에 실제와 다를 수 있죠. (실제로 배신한건 주신들이었구요.)
There are no gods. There is only the subject and the object, the actor and the acted upon.
Those with will to earn dominance over others gain title not by nature but by deed.
I am Geldauran, and I refuse those who would exert will upon me.
Let Andruil's bow crack, let June's fire grow cold.
Let them build temples and lure the faithful with promises.
Their pride will consume them, and I, forgotten, will claim power of my own, apart from them until I strike in mastery.
- 잊혀진 자 들 중 하나인 Geldauran의 선언문 -
이 친구들은 원래 공허(Void)라는 구역에 있는 친구들입니다. 이곳에 숨어서 엘프의 7 주신들에게 지속적으로 시비를 걸고, 결국에는 전쟁까지 했던 존재로 보입니다. 이 공허라는 구역은 강대한 엘프의 7 주신들에게도 위험한 구역이었고, 심지어 안드루일은 그곳에 자주 얼굴을 비추다가 박살이 났습니다. (줄여 쓰자면, 안드루일이 공허에 중독되어 사냥 폐인이 되었고, 미쌀이 안드루일의 폭주를 우려하여 안드루일을 박살냈습니다.)
이 공허라는 구역과 영계라는 구역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는 구절은 의외로 찬트리에 나타납니다.
All that the Maker has wrought is in His hand
Beloved and precious to Him.
Where the Maker has turned His face away,
Is a Void in all things;
In the world, in the Fade,
In the hearts and minds of men.
Passing out of the world, in that Void shall they wander;
O unrepentant, faithless, treacherous,
They who are judged and found wanting
Shall know forever the loss of the Maker's love.
Only Our Lady shall weep for them.—Canticle of Threnodies, 12:5
챈트리 경전에 나오는 말인데, 여기에서는 정확하게 공허가 이 세상에 있는 구역이고, 창조주가 버린 구역이며, 영계 안에 있다고 하죠.
그래서 정리하자면 공허가 있고, 그 공허 바깥에 영계가 있으며, 영계와 현세 사이에 장막이 가리고 있다.
그럼 공허라는 구역은 대체 뭐냐? 라고 한다면, 앞서 나온 챈트리 경전을 바탕으로 추론 할 수 있습니다. 드애 세계관에서 챈트리 창조주는 엘프 신들보다도 상위 개념으로 나타납니다. 코리페우스도 마법으로 창조주의 왕좌에 직접 가서 비어있는걸 확인했다고 주장하죠. 이는 진짜로 창조주라는 개념이 드애 세계관에서 있다는것을 증명합니다. 또한 솔라스 역시 창조주가 엘프 신앙과 모순되지 않으며,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고 긍정합니다. 만약 공허가 그 창조주의 외면으로부터 생겨난 공간이라면, 엘프들의 왕국이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있던 구역으로 봐야 하며, 공허 안에 있는 자들 역시 엘프 왕국 이전부터 있던 자들로 봐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공허에서 짱박혀서 엘프들에게 시비를 걸던 잊혀진 자들 이라는 엘프 악신들은, 어쩌면 드래곤 에이지 세계관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악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 잊혀진 자 들에 대해서는 알려진게 많지 않습니다.
1. 엘프 만신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진 잊혀진 자 는 넷 뿐 입니다.
Anaris / Geldauran / Daern'thal / Fen'Harel (솔라스)
여기에서 솔라스가 엘프 7 주신을 섬기던 자 들에게 주적 취급 받는걸 생각해보면, 펜 하렐은 원래는 잊혀진 자라고 보기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2. 드에 1,2,3 퀘스트에 나오는 강력한 악마들을 잡는 퀘스트가 있는데, 이 악마들은 시커(Seeker)들이 잊혀진 자 들에 대해 조사하다 발견한 자 들이다.
잊혀진 자(Forgotten Ones) 들이 아니라 금지된 자 (Forbidden Ones) 들 이라고 칭해지는 자 들인데, 다들 강력한 악마로 등장합니다. 실제로 금지된 자 들도 엘프 마법사들이었고, 엘프 만신전에서 추방되었다는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약 잊혀진 자 들과 금지된 자들이 연계되어 있다면, 자연스럽게 잊혀진 자 들은 악마로 볼 수 있습니다.
3. 잊혀진 자 들은 고대신 (Old Gods)과 역병 (Blight)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조금 복잡한 이야기 일 수 있는데, 엘프 만신전이 잊혀진 자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미쌀이 타이탄들을 쓰러트려서 리륨을 캐내던 것이 DLC2개에 걸쳐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 리륨이 타락한 것이 레드 리륨이고, 레드 리륨이 역병과 아주 밀접한것을 생각해본다면, 역병의 근원 역시 잊혀진 자 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런 의견을 가진 집단도 있었습니다. (다크스폰들에게 목숨을 기꺼이 내주면서 다 멸절되긴 했지만 말이죠.)
http://dragonage.wikia.com/wiki/Codex_entry:_The_Empty_Ones
여튼 티빈터 이야기가 좀 나와야 고대신과 명계가 명확하게 정의되고, 그때가 되어야 이쪽이 더 보일것 같습니다. 어쩌면 솔라스가 더 말을 많이 하면서 장막이 생기기 전의 신들의 모습을 더 알게 될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