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지난해 초가을의 주말 아침.
급하게 캠핑을 떠나려 하니 자리가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예약을 한 가평의 어느 캠핑장.
한껏 기분이 업되어 캠핑장으로 향합니다.
길이 막혀도 마냥 신나기만 한순간입니다.
시간이 제법 걸려 캠핑장에 도착합니다.
아직은 초가을이라 푸릇푸릇하네요.
수영장 안쪽 사이트는 차가 못 들어가네요.
지맹이와 수레를 끌고 밀며 짐을 옮깁니다.
요즘은 거의 에어텐트만 쓰다 보니 폴대를 조립하고 끼는 시간이 생략됩니다.
몸도 맘도 한층 가벼워진 느낌적인 느낌.
집을 다 짓고 캠핑장 구경을 나섭니다.
위쪽엔 프로방스 스타일의 펜션도 운영하고 있네요.
어릴 때 했던 강아지풀 놀이...
살짝 쥐고 손으로 숑숑숑 하면 강아지가 고개를 내밉니다.
"이얏! 물이 넘 맑아! 나 들어가 볼래!"
아내가 냇가에 발을 첨벙 담급니다.
"어머~어떡해! 발 시려! 나갈래~~~"
머지않은 곳에 위치한 자라섬에 도착합니다.
MT를 온 듯한 대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색에 잠겨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돌이켜 보니 벌써 25년이나 지난 일이네요.
마침 자라섬에서 꽃축제가 열리고 있네요.
입장권을 구매하니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줍니다.
꽃축제는 처음이라 기대가 됩니다.
아직까진 꽃은 안 보이고 풀만 보이는군요.ㅎㅎ
드디어 꽃들이 저희 가족을 반겨줍니다.
팸플릿을 정독하고 기념샷을 남깁니다.
북한강과 자라섬, 그리고 꽃 장식..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네요.
지맹이는 오늘 사진작가 콘셉트인가 보네요.
사진을 좋아하는 걸 보면 천생 제 딸입니다.
꽃과 나비는 빼놓을 수 없는 모델입니다.
나무 위 앙증맞은 저것은 다람쥐 집일까요 새집일까요?
더 멋진 결과물을 얻기 위한 작가의 자세.
오후가 되니 그림자가 더 예쁜 그림을 만들어 줍니다.
주위가 녹색지대라 그런지 호흡이 즐겁고 눈이 너무나 편해집니다.
눈앞에 나타난 웅장한 나무.
우영우 나무가 떠오르는 건 저 뿐만이 아니겠죠?
오늘 지맹이는 소녀 감성이 뿜뿜 합니다.
여유로운 풍경에 바람까지 산들산들 부니..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억새밭 사잇길에서 포즈를 잡는 아빠와 딸.
찰칵찰칵! 찍고, 찍고, 또 찍고...ㅎㅎ
이때다 싶어서 뽀뽀를 시도했지만..
전광석화와 같이 잽싸게 피해버립니다.
Try it next time...
전망대에 올라가니 어렴풋이 지도가 보이네요.
"아빠! 저기 대한민국 전도 찾았다!!"
자세히 보면 따로 노는 희한한 가족 샷.
Would you like to waltz with me?
"지맹~ 여기 봐~ 이게 바로 항공 샷이라는 거야!"
딸.. 한 번만 봐줘....
"아빠! 자꾸 찡찡할 거야? 흠.."
"엄마! 항공 샷 찍어 줄게! 이리 와!"
아빠는?......
광장에서 너튜브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네요.
음악을 들으며 잠시 앉아 쉬어 갑니다.
포토존이라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네 안에 나 있다....
주렁주렁 매달린 저 징그러운 건 뭐지..
안내문을 보니 뱀오이라고 하네요.
세상엔 참 신기한 생명체가 많구나..
뉘엿뉘엿 해가 지려고 합니다.
"오늘 참 잘 놀았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로컬 마켓 구경을 합니다.
아까 받은 지역 상품권으로 버섯을 득템합니다!
"아빠 아빠! 나 넘넘 배고파~"
캠핑장에 돌아오자마자 급히 저녁을 준비합니다.
역시 밥은 압력밥솥이 최고입니다.
치직치직.. 칙칙칙칙...
숯에 불을 붙이는 동안에도 꼬르륵 소리가..
등심과 버섯을 먼저 올려 줍니다.
지맹이의 최애 고기는 진꽃살.
이왕이면 예쁘게 먹는 게 더 맛있겠죠?
등갈비를 추가하며 불판을 꽃밭으로 만들어 줍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니 전세 낸 기분입니다.
덕분에 음악도 맘 편히 들을 수 있네요~♬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중.
"다음 곡은 세븐틴이 부릅니다. 'world'"
참고로 딸아이는 독실한 캐럿(CARAT)입니다.
심령사진 아니고 춤추는 청소년입니다.
등갈비와 수제 소시지의 컬래버레이션.
따닥 따닥 장작 타는 소리..
찌르르르 풀벌레 우는소리...
음악을 끄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후식은 포슬포슬 군고구마입니다.
배가 불러서 밤마실을 다녀왔네요.
25,000보를 걸었으니 피곤할만합니다.
두 여자는 눕자마자 꿈나라로 떠나네요.
저는 오늘 나들이 중 찍은 사진들을 넘겨보며 미소를 머금은 채 잠이 듭니다.
z z Z........
산새들이 어서 일어나라고 아우성입니다.
지이익 텐트 문을 여니 하늘이 너무 예쁘네요.
아내와 스트레칭을 하는데 텐트 밖으로 뭔가가 털썩 튀어나옵니다.
영락없이 '절규하는 좀비'입니다.
"아빠.. 나 좀 여기서 꺼내 줘..."
아침은 간단하게 해결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먹는 라면이 정말 꿀맛이네요.
아침부터 한껏 업돼서 틱톡 삼매경입니다.
철수 준비 완료!
집으로 가는 길에 루지월드에 들렀습니다.
베어스타운을 루지 트랙으로 만들었나 보네요.
오랜만에 리프트를 타니 신나요!!
꼬마 자동차 붕붕이 루지를 끌고 올라가는군요.
출발 지점에 알록달록 루지가 귀엽습니다.
제가 먼저 도착해서 아내와 지맹일 기다립니다.
저번에 갔던 강화루지와 제법 비교되네요.
강화루지가 훨씬 스릴 있고 재밌는 걸로!
쉼터(?)에서 간식 하나 먹고 집으로 출발!
늘 그랬듯이 집 앞에 차를 세우고 거실에 짐을 패대기칩니다.
1층이라 이런 점은 아주 좋답니다.
베란다에 테트리스 놀이하면 정리 끝!
저녁은 남은 수제 소시지와 보리음료.
고기도 좀 남았다며 아내가 만들어줍니다.
아내는 강제 음주 유발자입니다.
장모님께서 병석에 누우신 지 벌써 6년째네요.
장인어른께서 가정간병을 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하루 이틀 걸러 처가댁으로 갑니다.
아내는 장모님 목욕 시키고 장인어른 식사 챙기고
저는 빨래하고 청소, 장모님 용품을 체크합니다.
꼬박 6년간 간병하신 장인어른도 대단하시지만
회사에서 일하랴 엄마 씻기랴 음식 하랴..
고생하는 아내가 너무나도 대단합니다.
아내는 가끔 뜬금없이 말을 꺼냅니다.
햇살 받으며 산책을 하거나 맛있는 저녁을 먹을 때,
소파에 기대어 간식과 함께 유쾌한 영화를 볼 때,
그냥 일상 속에서 갑자기 저를 빤히 바라보며..
"나 너무 행복해.. 이런 게 행복이지.."
인생은 작은 행복으로 큰 아픔을 달래며 사는 거라고 합니다.
누구나 아프고 힘든 일들이 있을 겁니다.
작은 행복들을 만들며 웃음을 잃지 말고 삽시다.
오늘도 아내는 저를 쳐다보며 웃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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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넘 좋네요 힐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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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워갑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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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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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되는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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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치님도 예쁜 인생 가꿔가시길 바랍니다. 행복이란거 별거 없더라고요. 행복은 작은 생각의 차이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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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되는 한 주 되세요!!! | 23.04.25 10: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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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치님도 예쁜 인생 가꿔가시길 바랍니다. 행복이란거 별거 없더라고요. 행복은 작은 생각의 차이에서부터..^^ | 23.04.25 14: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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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워갑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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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인생을 배우곤 합니다. 가끔은 딸아이에게서도 깨달음을 얻고요. 행복한 오늘 되세요! | 23.04.26 10: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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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2가 되었네요. 시간이 참... | 23.05.19 1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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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모카님 가족분들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3.05.19 1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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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보다 더 행복한 오늘 보내세요! | 23.05.19 1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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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최고입니다.^^ | 23.05.19 10: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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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선 의학적으로 더이상의 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해서 병상을 집으로 옮겼습니다.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23.05.19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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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행복 반사입니다^^ | 23.05.19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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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되세요! | 23.05.19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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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하늘도 보시고 바람도 느끼시고 햇살도 즐겨보세요. 기분이 업 되면서 미소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거에요. 많이많이 행복하세요! | 23.05.19 1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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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rc카에 관심이 없답니다. 이제 캠핑장 가서 혼자 놀곤 하네요.ㅎㅎ | 23.05.19 1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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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되세요! | 23.05.19 1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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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마 시절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중학교 2학년이라니..실감이 안 난답니다ㅜㅜ | 23.05.19 1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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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거에요. 위로와 응원의 힘으로 더 행복해지자구요! | 23.05.19 1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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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하셔야죠!^^ | 23.05.19 1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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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하셨다니 기쁘네요! | 23.05.19 1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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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 처음 갔었는데 좋더라고요.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곳..^^ | 23.05.19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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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더몬 캠핑장입니다! | 23.05.19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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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엔 직접만족 하세요! | 23.05.19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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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은 날 우중캠핑 갔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 23.05.27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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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3.05.27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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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4는 이제 방출했답니다. 더 간편한 원터치 샀네요.ㅎㅎㅎ | 23.05.27 1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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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원 감사드려요. 다른 병도 힘들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중증 질환은 가족 모두가 앓는 병인 걸 느낍니다. | 23.05.27 16: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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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른 후기로 될아오겠습니다! | 23.05.27 16: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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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애들은 초등 고학년이나 중1만 돼도 안 따라다니더라고요. 지맹인 중2지만 아직까진 아빠 졸졸.. 감사하네요.ㅎㅎㅎ | 23.05.27 16: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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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 23.09.19 11: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