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루리시계연구소 입니다.
오래된 레코드와치 입니다.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지 유리 너머 다이얼이 일그러져보일 정도 입니다.
앰플리튜드 : 밸런스휠 회전 각도. 시계의 컨디션을 보는 척도
포이징 : 밸런스휠의 틀어진 무게중심을 맞추는 행위
열어보니 헤어스프링이 씹혀있습니다.
원래 수동무브먼트인데 무브먼트 외부에 초침을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제작 난이도때문에 손목시계는 1950년대에서야 겨우 이러한 형태로 센터세컨드가 도입되었습니다.
금방 없어진 형태라 아마도 50년대 시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너께서 함께 보내준 부품용 시계가 있었는데, 열어보니 같은 무브먼트입니다.
상태가 엄청 안좋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지만.. 중요한 부품들은 이쪽이 더 좋아서 이 무브먼트를 살리기로합니다 ㅋ
주객전도?
부품용 시계에서 꺼낸 밸런스휠을 사용합니다.
커다란 덩어리가 붙어있고 밸런스 스프링이 잘못된 형태로 휘어져있습니다.
세척하기 전에 구멍을 모두 쑤셔서 미리 찌든때를 제거해줍니다.
이 작업을 페깅 이라고 합니다.
밸런스 주얼 스프링과 주얼이 없어서
제가 가지고있던 다른 시계에서 주얼과 스프링을 가져와 이식하기로 합니다.
왼쪽이 부품용. 오른쪽이 살려야 할 시계.
상태가 많이 안좋습니다.
완전히 녹슬어버린 레귤레이터
이것은 기존 시계에서 빼오기로합니다.
시계3개를 해체하여 하나로 합쳐줬습니다.
완전히 분해하고 블럭을 설치하기 전에 레귤레이터를 장착해야합니다.
제가 레귤레이터를 빼먹었네요. 뺐다가 다시 조립합니다.
말발굽 클립으로 고정합니다.
팔렛포크 쉘락이 모두 떨어져서 붙여줍니다.
유리주얼이 많이 약해서 잘 깨지기 때문에 두껍게 붙여줍니다.
( 사실 이미 뿌리쪽이 깨졌음 )
휠트레인 브릿지 주얼이 깨져있습니다.
원래시계 브릿지에서 주얼을 빼옵니다.
자쟌
옮겨심어줍니다.
더러운 메인스프링
잘 닦고 기름칠 합니다.
메인스프링 와인더로 감아서
잘 넣어줍니다.
밸런스 스프링에 엔드커브가 없어서 자세차가 많이나오길래 엔드커브를 만들어줬습니다.
주요부품인 휠 세개 피봇을 폴리싱 해 줍니다.
앰플리튜드를 살리기위한 안간힘
다시 세척합니다.
센터세컨드를 설치하하니까 앰플리튜드가 확 줄어버려서 주얼 위치를 조정하고 프릭션 스프링의 장력을 조정합니다.
이런 형태에서는 흔히 있는 일 입니다.
그래도 부족해서 브릿지를 약간 기울여서 설치했습니다. 위 사진은 3번휠과 센터세컨드 피니언 높이가 맞는지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잘 돌아가네요
잘 돌아가기는 하는데 자세차가 1분이 넘게 납니다.
자세차를 수정하기위해서는 밸런스휠의 어느부분이 무거운지를 판별해야하는데
자세차가 너무 극단적이고 수직 자세에서 앰플리튜드가 작아지는 바람에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많은 테스트와 교차검증을위해 동영상도 찍어보고 다른 테스터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여기까지 작업하고 한계가 왔습니다.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시작한 날짜가 8월6일.
그동안 제가 쉬는시간 쉬는날 모두 쏟아부었는데 결과가 형편없습니다.
이미 제가 들인 노력은 보상받기 힘든상황.
이걸 더 해야할까 말아야할까..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상담을 했습니다.
사실 이 작업들이 취미이기는 하나 저는 외벌이 가장이고 시계 고쳐서 생활비로 쓰는것도 사실이니
빨리 시계를 고치지 못하면 생계에 지장이 있습니다.
" 여보 이 시계를 끝까지 고치는게 맞을까요? "
아내가 함께 고민을 하다가 제게 이야기합니다.
" 끝까지 확실히 고치세요. 그것이 당신을 위한 길이에요.
언젠가 당신의 노력을 보상해줄 손님들도 올거에요. "
" 당신의 신념에도 맞지 않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려고 당신을 찾는게 아니에요. "
아내의 충고를 듣고 마무리했던 시계를 다시 엽니다.
제대로 자세차를 확인하기 위해서 좀 더 앰플리튜드를 올릴 필요가 있어서
마지막 부품도 피봇 폴리싱을 합니다.
밸런스 휠을 다시 분리합니다.
스프링까지 분리하고 스태틱포이징을 하기로 합니다.
마무리 후에는 결국 재래식 포이징 툴로 확인을 합니다.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툴로 포이징을 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무거운 부분에 드릴링 하는 장비 입니다.
확실히 하기위해 밸런스 휠 피봇도 폴리싱을 합니다.
다시 세척
출렁거리던 그래프가 비교적 반듯해지고 자세차가 1분이 넘던것이 15초로 줄었습니다.
오래된 스틸 밸런스스프링은 자체 무게때문에 수직 자세에서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줄일 수 없는 오차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충분히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시계의 오차를 확실히 보장하려면 태엽이 풀려가는 상황의 오차도 확인해야합니다.
이것은 밸런스 스프링의 커브에따라 달라집니다.
태엽이 거의 다 풀렸을때에도 오차가 커지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수평오차 10초 자세차 30초가 생기는것으로 완료합니다.
케이스백은 유광폴리싱을 먼저 하고
밸트샌더를 이용해서 무광처리를 해 줍니다.
처음해보는거라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역시 전문가처럼은 안되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2배가 넘는 분량인데 너무 길어져서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시간나시면 블로그 방문하셔서 확인해보세요 ㅎㅎ
그냥 감상하시라고 올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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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슬슬 가격을 올리셔도 될거 같습니다 소위말하는 야매 수리공들이 귀찮을거같아서 안받는거 받아주는거면 최소한 그거 수리하는동안에 생계비는 되어야 하니까요 쉬운건 적당히 받되 난이도 개빡센 각이면 먹고살만큼은 받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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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님이 미쿠드라이브 만드실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포스팅 보고 있는데 사모님도 이루리님만큼 정말 훌륭하고 멋진분이시네요 ^^
(IP보기클릭)211.52.***.***
현명한 아내분을 두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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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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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긴 내용이었는데 이게 반으로 줄이신거라니 두배로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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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긴 내용이었는데 이게 반으로 줄이신거라니 두배로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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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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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님이 미쿠드라이브 만드실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포스팅 보고 있는데 사모님도 이루리님만큼 정말 훌륭하고 멋진분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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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시계 만드는 다큐보니가 저런 면 만들때 연마기를 규칙적인 배열로 살짝 살짝 갈아서 저런 문양이 나오게 하던데요 어짜피 면을 평탄화 하는거면 전체 면을 한번에 갈아내는게 더 나을거 같은데 왜 저렇게 작은 연마기로 여러번 나눠서 작업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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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를라쥐 라고 하는 전통적인 표면 장식 (피니싱)방법 중 하나입니다. 여러 피니싱 방법이 있는데 최초의 시작은 수백년 전 열악했던 가공 능력으로 인해 거친 표면을 가리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되었고 현제는 표면 작업을 한번 더 거치는 전통적인 수작업/수공예 중 하나로써 시계 기술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피니싱 가공이 추가되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전문 수가공이 추가되었으니까요. | 21.09.02 18: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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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장식' 이군요. 다른 기능적인 이유 인줄 알았습니다. | 21.09.02 19: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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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슬슬 가격을 올리셔도 될거 같습니다 소위말하는 야매 수리공들이 귀찮을거같아서 안받는거 받아주는거면 최소한 그거 수리하는동안에 생계비는 되어야 하니까요 쉬운건 적당히 받되 난이도 개빡센 각이면 먹고살만큼은 받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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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봇주얼은 판매하는 소매상이 없습니다. 보통 시계를 분해해서 나온것을 팔기 때문에 ETA부품들은 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주얼의 두께 외경 내경 모두 맞는것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 21.09.03 14: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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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들은 호환이 안되나보네요.. | 21.09.03 14: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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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중국산. 넣어보기 전에는 맞는지 알 수 없는데, 오른쪽 주얼 블럭은 사진으로도 보일만큼 큼직한 보풀이 있네요. 그리고 보기에는 같아보여도 실제로는 정상 동작을 안합니다. 또한 구멍이 부드럽게 가공되어있지 않으면 피봇을 갉아먹어서 시계 수명이 크게 단축됩니다. 비추합니다. | 21.09.03 14: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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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로 급하게 캡쳐해서 보낸것이구요.. 퀄이 하나씩 낱개 포장된 것 부터, 저렇게 쌓아두고 파는것 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런데 피봇이 중요부품이다보니 아무거나 막 쓰면 안된다는 정도로 이해하겠습니다. 제가 업무땜에 중국에 나와 있는데, 이번에 들어가는김에 필요하시면 구해다 드리려고 해서 얘기햐봤어요. | 21.09.03 14: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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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21.09.03 14: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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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롤렉스만 찾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롤렉스는 핸드부터 시계줄, 인덱스, 글라스까지 외장부품같은건 저렴하게 팔더라구요.. 구리고 에타호환부품이나 론다 세이코같은 쿼츠 호환부품도 파는데, 진짜 끼워보기전엔 어떨지 모르는 부품들인게.. 에타용두를 에타호환 중국 무브에다 테스트 삼아 꽂았는데 하나도 안 맞더군요.. 한 열몇곳에서 샀는데도 말이죠.. 결국엔 용두때문에 무브를 새로 사야하는.. | 21.09.03 15: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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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판매중인 에타 카피 무브먼트는 겉모양과 마운트 부분만 같고 실제 내부 부품은 호환이 안됩니다. Eta 무브먼트를 사용하던 다이얼과 핸즈와 케이스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정도로 볼 수 있어요. 제가 수리할 때 롤렉스처럼 대중적인 시계는 용두 파이프 유리 등 주로 외장품을 중국산으로 교환하는데, 제 손으로 2차 가공을 하지 않고 사용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 21.09.03 15: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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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군요.. 전 왜 안되나 고민 엄청했거든요.. 레고처럼 끼우면 딱딱 맞아야할것 같은데도 말이죠.. 참고로 타오바오 가격으로 R핸즈는 1500원, R다이얼은 5천원정도입니다. 2824무브에 그나마 맞는 편이구요.. | 21.09.03 17: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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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댓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21.12.09 17: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