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입니다. 1992년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됐던 ‘기기괴계: 수수께끼의 검은망토'의 리메이크 작품인데요. 2001년 발매된 기기괴계 어드밴스 이후로, 무려 21년만에 부활한 시리즈인 셈입니다. 원작에서 스토리도 크게 변경되고, 등장 캐릭터도 세 명이 추가됐을 뿐만 아니라, 보스의 패턴이나 몬스터 배치도 달라져서,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완전판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거진 신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기 때문에, 예전 기기괴계 시리즈 팬들이라면 정말 마음에 들 것 같습니다. 자 그럼, 프롤로그부터 살펴보도록 하시죠.
프롤로그
과거 칠복신을 납치한 요괴들을 혼쭐내준 무녀, 사요. 요괴들로부터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이후, 평온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요에게 도움을 청하며 사원으로 들이닥친 너구리 요괴, 마누케.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폭주하게 된 요괴들이, 마누케를 쫓아 신사까지 쳐들어오고 마는데요. 과연 이번에도 사요는 요괴들이 날뛰게 된 원인을 해결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장점
1. 다섯 명의 특징있는 캐릭터
슈퍼패미컴 판에서는 사요와 마누케 두 캐릭터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세 명의 캐릭터를 추가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는데요. 스토리 모드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변경되며, 프리 모드에서는 다섯 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각자 다른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죠.
스토리 모드를 한 번 클리어해야 프리 모드가 해금되지만, 처음부터 모든 캐릭터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캐릭터를 해금하려면 무조건 스토리 모드를 2번 클리어해야 하는데요. 이건 단점 편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하죠.
2. 난이도 있는 스토리 모드와 체크 포인트
쉼 없이 날아오는 미사일과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입으면 파워가 다운되는 등, 기본적으로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의 난이도는 높은 편입니다. 휘두르기를 통해 탄막을 튕겨낼 수 있는 대신 회피에 무적 시간이 없고, 잔기가 전부 소모되면 게임오버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말이죠.
대신 특정 지점마다 체크 포인트가 존재해서, 게임오버 후 이어할 시 이 지점부터 이어하는 게 가능합니다. 때문에 난이도가 높더라도 계속해서 이어하다보면 클리어할 수 있죠. 물론 엑스트라 이지모드라는 선택지도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내용은 단점 편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하죠.
3. 화면비와 스캔라인 옵션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는 도트 그래픽을 통해 레트로한 맛을 잘 살리고 있는데요. 초기 옵션을 살펴보면 16:9 해상도를 맞추기 위해서 화면비가 112%로 설정되어있죠. 100%로 맞춰놓으면 여백이 생기는 대신 원본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스캔 라인 옵션도 지원하므로 아날로그 스크린으로 플레이하는 느낌도 살릴 수 있죠. 별 거 아니라면 별 거 아니겠지만, 그만큼 기존 팬들을 생각한 제작자들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포인트죠.
단점
1. 일정 포인트를 모아야 해금 가능한 엑스트라 이지 모드
일반적으로 쉬운 난이도를 제공하는 이유는, 아무리해도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인데요. 정작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에서는 3000 코인을 모아서 해금하기 전까지는, 엑스트라 이지 모드로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코인을 빠르게 모으기 위해서는 칠복신에게 코인을 지불하지 않아야 하는데, 가뜩이나 난이도 높아서 애먹는 사람이 칠복신 찬스도 쓰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는 건 더욱 난이도를 올리는 행위죠.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어째서 엑스트라 이지 모드를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는지 영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 랜덤 분기점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다보면 호타루 고젠과 이카즈치가 등장하는 분기점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정작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아니고, 랜덤하게 두 캐릭터 중 한 명이 등장하게 됩니다. 문제는 스토리 모드의 엔딩을 봤을 때, 분기점에 따라서 한 명의 캐릭터만 해금되게 된다는 점이죠.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분기가 등장하는지도 모르고, 나머지 캐릭터의 해금 조건이 등장하지 않으므로 몹시 혼란스럽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호타루 고젠과 이카즈치의 고유 대사는 거의 없고, 스토리 또한 변화가 적습니다.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늘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인 것 같아서, 어찌어찌 납득은 갑니다. 하지만 프리 모드에서 해금 조건을 표시해준다던가, 스토리 모드에서 챕터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던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을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하네요.
정리
정리해보면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는 21년만에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작품으로, 리메이크보다는 완전판에 가까운 퀄리티를 자랑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랜덤한 분기점과 3000 코인을 모아야 해금되는 이지 모드는 아쉬웠지만, 과거 기기괴계 시리즈의 팬이었다면 감탄할만한 포인트도 적지 않고 말이죠. 예전에 기기괴계 시리즈를 재밌게 하셨거나, 슈팅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그럼 여기까지, 기기괴계: 검은망토의 수수께끼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