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아저씨 둘의 일본 여행기 시리즈
1. 일본여행 = 온천이라고 생각한 바보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4086?
하코네에서 1박, 아침 눈을 뜨자 거기에는 흰 대자가 있었습니다.
어? 싶어 눈을 뜨고 다시 봤지만 흰 "대" 문자입니다.
이게 뭘까요.
여기가 교토라면 고잔 오쿠리비(다섯 산에 글자 모양으로 불 붙이는 교토 전통 행상)일 텐데
하코네에도 오쿠리비가 있는 걸까요.
https://trip.pref.kanagawa.jp/ko/destination/hakone-gora-summer-festival-daimonji-yaki/1846
찾아봤더니 놀랍게도 하코네에도 다이몬지야끼 축제가 있었네요.
눈이 쌓이지 않았으면 저렇게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하코네 설경을 충분히 관광할 겁니다.
숙소 복도에서 찍은 밖. 도로는 깔끔하게 제설되어있지만,
밤사이, 아니 지금도 내리고 있는 눈으로 은세계입니다.
여행 사흘 전만 해도 비 올 예정이었기에 망했구나 싶었습니다만 보답받는 기분이었습니다.
평범한 샐러드, 고사리 같은 야채나물,
무슨 야채 깨무침에 가마보코(어묵), 아마도 참나물, 콩절임에 간 매운 무와 우엉대?절임, 야채.
계란말이와 무, 된장국
그리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생선구이.
참 깔끔한 요리구성이었습니다. 엄청 맛있지는 않았지만 비린내도 안 나고, 남기지도 않았죠.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독타센세는 생선을 아주 극찬했습니다만....
저는 고등어 뼈 바르기도 전쟁을 벌이는 생선뼈와 선선대부터 원수를 진 남자.
오늘도 생선구이는 개고생이었습니다.
지난 여행기에서 찍은 눈 덮인 언덕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이 때가 8시 언저리였는데, 제설차가 새벽부터 움직인 것 같더군요.
관광산업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각별합니다.
어제 내린 역 "코엔시모"역은 공원 아래 역이란 뜻이었고, 다음 역 "코엔카미"역은 공원 윗 역이라는 듯 답게
두 역 사이를 잇는 나름 수려한 경치의 공원입니다......만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공원이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여행의 첫 단추부터 어그러지는 순간이었죠.
공원이 입장료가 있다고 해도 오픈보다 먼저 도착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오늘 마실 차를 챙기기로 합니다.
15분 쯤 기다려서 열린 공원은 신기하게도 도보도의 눈이 전부 녹아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추론이 있긴 한데, 이따가 보여드릴게요.
제가 고라공원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
저는 하코네를 여름에 온 적이 없습니다만,
겨울 하코네 여행은 추운 일정입니다.
그도 그럴게 하코네는 고산입니다. 산 꼭대기와 그 능선, 주변 연못에 온천여관 마을이 생기고, 이어 관광지가 조성된 경우니까요.
그래서 하코네는 춥습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서울만큼 춥습니다.
별로 안 춥다구요?
여기는 일본이에요. 도쿄에 눈이 쌓이면 대서특필되는, 부산보다 더 남쪽 나라입니다.
(홋카이도나 토호쿠 지방은 예외로 칩시다)
그런 데서 서울만큼 춥다는 건 상당히 춥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우리야 서울에서 바로 왔으니 별로 못 느끼지만 아무튼 차가운 데를 하루종일 걸어다니면
몸이 아니라 감정적인 추움이 밀려오기 마련이죠.
그런 하코네 여행에서 이런 따뜻한 온실은 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녹여주는 공간입니다/
직전 여행기에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이 공원도 하코네 프리 패스의 일부에 속합니다.
간판에 씌여있는 대로 여기가 바로 오다큐 하코네 철도에서 세운 공원이거든요.
그래서 역명판 스타일의 기념간판이 바로 이 온실 안에 있기도 합니다.
철덕은 아닙니다만 역사덕후인 저로써는 인증샷 포인트기도 하죠.
아저씨들 인증샷은 서로의 프라이버시 문제로(....) 뒷모습 이외에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온실을 나와서 좌픅에 보이는 고라 마을 아래쪽 전경.
나무에 가렸지만 흰 대문자 일부가 보입니다.
산을 기어오르는 구름, 그리고 옅은 구름으로 덮인 하늘색과 흰색의 중간 쯤 되는 하늘이 인상깊어요.
눈을 잔뜩 먹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철 푸른 나무들
이렇게 눈에 덮인 사철수는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적어도 제가 살아온 환경에서 사철수란 건 대부분 소나무였으니까요.
아까 말씀드렸던 "왜 이 공원의 보도의 눈이 녹아있는가?"에 대한 답변이 될 만한 모습입니다.
놀랍게도 이 공원, 바로 아래에 온천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게 펌핑을 하는건지 자연적으로 새어나오는 건진 모르겠지만
공원 위에서 아래로 모든 보도에 은은하게 수증기가 오르는 온천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잘 담기지 않습니다만, 옅은 수증기가 도로를 타고 물과 함께 흘러내려가는 환상적인 광경을 볼 수 있었어요.
한겨울인데 따뜻한 물을 분수하고 있는 신기한 광경입니다.
수증기는 오르지 않지만 분수대 근처의 찬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아요.
고라공원은 여기까지입니다.
원래 여기는 기념품샵이나 도예 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이 별도로 존재합니다만
아저씨 둘 여행이다보니 사진이 흔하진 않네요. 사실 시간도 좀 빡빡했습니다.
이제부터 고라역까지 거리를 내려갑니다.
전형적인 온천 대형 여관.
여주인께서 퇴실하시는 노인 부부를 마중나오신 모습입니다.
이런 여관들은 매우 이전부터 예약하거나, 아예 단체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나름 유서깊은 공간이죠.
제 기억으로는 여기가 1박 10만엔을 특가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희가 묵은 하코네 라라카는 7만 엔 가량 했었네요(인당).
아침 장사를 준비하시는 빵집.
현지 가이드북에는 맛집으로 되어있는데, 아침을 먹었으니 오픈 준비하는 모습만 보고 빠지도록 합니다.
단체여행을 왔는지 고등학생들이 빵집 앞에서 대기하려다가, 포기하고 저희들 옆에서 나란히 역으로 내려가더군요.
우리도 고등학교 떄는 저랬나 하고 생각해보니,
독타센세와 저는 고등학교 때 미시간 주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미시간 대학 초청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짓만 골라 했군요.
어딜 가든 고등학생은 바보같은 법입니다.
저는 이런 마을풍경을 정말 좋아해서 사진 대부분이 이런 풍경입니다.
관광지의 고즈넉한 풍경이나 잘 짜여진 사진을 원하시는 분들꼔 실망스러웁겠습니다만
제 취향은 어쩔 수 없습니다. 견디십시오(....?)
사실 사진은 잘 못 찍기 때문에 이 모든 건
대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오두막2 가지고 사진 찍어보겠답시고 읽어본 사진 관련 학술서 몇 권에서 얻은 제대로 아는지도 모르는 야매지식의 폐해입니다 ㅎㅎ
아침의 고라 역. 왜 우리는 고라 역 기념품점 연 꼴을 못 보는 걸까요/
고라 역 기념품점이 닫은 뒤에 도착해서, 다시 열기 전에 출발하는 일정을 잡은 탓일까요.
고라 역은 나중에 한번 더 들립니다만, 그떄도 역시 기념품점은 닫혀 있었습니다.
고라 역은 단선 승강장이 둘 있는 형태입니다.
하나는 하코네 케이블카(강삭선) 홈, 하나는 하코네 등산열차(전차) 홈이죠.
하코네유모토역에서 올라오는 열차가 여기에서 바로 그대로 돌아내려갑니다.
저희는 여기서 두세역 정도만 이동하고 말 겁니다.
다음 목적지는 하코네 조각의 숲 미술관(쵸우고쿠노모리 미술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완전 야외형의 조각 전용 미술관이죠.
내리는 전철역도 말 그대로 "조각의 숲(쵸우고쿠노모리)"역이고, 역에서 내리면 안내 팻말이 있으니 찾아오기 쉬우실 겁니다.
우뚝 선 삼나무가 반겨주는 입구.
여기는 하코네 프리 패스에 포함된 장소가 아닙니다.
오다큐 관련 기업입니다만, 나름 규모가 큰 미술관이기 떄문에 입장료도 센 편이거든요.
단 하코네 프리패스가 있다면 성인 1인 1400엔 정도에 할인해서 입장할 수 있습니다.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지나면,
그곳엔 조각의 세계가 있습니다.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첫 문장
눈 내린 조각의숲 미술관의 정경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몇 장의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지만, 전부 기대 이하의 범작이 나왔기 때문에 여기 올리진 않겠습니다.
앞으로 올릴 사진을 통해, 어떤 감상을 느꼈는지 각자 사색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말 웅대한 계곡 전체에 눈이 덮인, 그리고 그 사이에서 빛나는 조각상들의 무리는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만, 언어화하기엔 제 언어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 미술관은 전시물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아래 은판에 간단하게 설명이 있고, 옆의 qr코드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죠.
단 전부 일본어입니다. 일본어를 모르신다면 정말 적은 영어설명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명화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시겠습니다만
나르키소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죠.
부부의 작품인데, 서로의 마음이 들어가있다고 길고 긴 오디오 해설에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아 물론 우리는 시간이 없어요.
음성해설을 들은 작품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나 정말 인상깊은 작품 뿐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안에 들어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라는 구조물.
아저씨 둘에게는 너무 작아서,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저 이거 알아요.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에 나오는 포쿠테죠?
놀랍게도 저 두 조각은 다른 받침 없이 자체적으로 완벽하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모르느 사람이 봐도 와 굉장하구나 느끼게 하는 그런 조각의 위력이 이 미술관에는 있어요.
시야 끝 왼쪽 저 멀리에는 바다가 보입니다.
정말로 바다에요. 도쿄만이 아스라이 비쳐 보입니다.
기억이 슬슬 풍화되는 때라서 모든 작품이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네 미덕이었을 것입니다.
조각에서 강인한 힘이 느껴집니다.
마치 무언가 물리적으로 파괴된 뒤 방치된 기계조각같은 느낌.
이 사진을 지인들 톡방에 올리자 받은 반응은
라 구체형.
음, 히에라틱 텍스트를 읊어도 변신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은 제작자의 은색 구입니다.
하늘에 매달려있는 아주 잘 연마된 은색 구체는 마을 전체를 비춥니다.
묘하게 매달린 눈이 마치 지도처럼 되어, 지구본에 비춰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앞에 계신 분이 독타센세
뒤에 있는 코트를 입은 세미정장 아저씨가 접니다.
일본 여행은 거의 내내 코트와 세미정장(으로 보이는 티셔츠)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사진을 받아본 여동생은 "중견 작가의 취재여행과 따라다니는 편집부 샐러리맨 같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흠, 부정할 수 없군요.
현실은 둘 다 무언가를 고치고 만지는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만.
분열/단절.
해골과 인간의 형태가 콘크리트에서 태어나 어딘가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예술은 콘크리트에서 탄생항하여 어디론가 이어지다 끊어진 결과라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의 소통 자체가 이런 불완전한 거라는 걸까요.
qr코드를 찾아 설명을 듣고 싶었습니다만, 명판은 작품명과 제작자 이름을 제외하고 눈으로 덮여 읽을 수 없었습니다.
필요할 때는 일을 못하는 게 이 세상의 특징입죠.
체험형 조각품 "미로".
눈으로 덮여서 그런지 말 그대로 눈조각 같습니다.
학생 때 나와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이 바로 "물은 답을 알고 있다"였죠.
이거 말고요.
눈송이 구조가 들려주는 말에 따라 다르다는 건데
커서 알게 된 건 단지 물 속의 이물질과 염소 함량에 따라 달라지는 랜덤구조라는 거였습니다.
낭만은 이렇게 과학이 이성으로 해체하는 법입니다만,
눈 덮인 예술은 이성을 다시 감성으로 덮는 데 충분한 걸까요.
전체의 형태를 보고 들어가지 않았으면 헤맬 뻔했습니다.
인간은 고작 2미터짜리 벽 앞에서 방향을 잃는 걸까요.
하긴 이성도 학문도 전부 그렇습니다. 멀리서 보면 쉬워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면 어려운 법이죠.
너무 감상적인 말이 많았으니,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어린이를 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완결은 어린이들이 저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
저희가 찾아갔을 때도 한 아이가 안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들에 대한 주의와, 제작자 이름을 제외한 설명이 한 줄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본질은 정말 아이들이 노는 광경이겠죠
아이들 사진은, 부모님들에게 거부감이 드실까 봐 일부러 찍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찾아가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조각의숲 미술관 안에는 피카소 기념관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미술관은 피카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거든요.
내부 사진은 촬영 금지입니다만, 피카소의 일생에서 가장 말년의 작품, 도예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피카소의 이 말년 도예작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피카소의 도예작품은, 자체가 입체다 보니 평생 추구한 큐비즘과는 잘 어울리지 않다 못해,
일종의 그리스 고대 예술품의 조잡한 복제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물론 말년에 예술을 끝내는 노예술가의 영감이 만들어낸 결과를 비하할 생각만 잇는 건 아닙니다만
찾아가신다면 오히려 전반 전시, 피카소의 일생을 조명하는 전시물과,
또 많은 조각가들이 피카소에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낸 피카소 중기 예술의 조각적 재현품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참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석영 조각품이 있습니다.
여신전생에서 나올 것만 같은 조각품.
생각해보면 근대 예술을 보면서 느낀 기시감은 어릴 적부터 플레이한 카네코 악마화백의 그림이 아니었을까요.
마찬가지로 모든 명판이 눈에 묻혔습니다. 뭘까요 저건.
원시인의 주택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걸까요?
이 미술관을 억지로라도 찾아본 이유는, 사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아닙니다.
바로 이 탑이죠.
이 나선탑이 바로 이 조각의 숲 미술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입구에서 보여준 장대한 광경이 기,
파블로 피카소의 도예가 승이라면
이 작품은 그 모든 걸 이어받는 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에서 절정을 담당한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파블로 피카소의 후기 도예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 저에게는 딱 좋은 배분이기도 합니다.
슬슬 감이 오시리라 믿습니다.
이 탑 전체가 "하나의 작품"입니다.
인간은 왜 자신의 시각정보를 출력하지 못하는 걸까요.
카메라로는 감동을 담아낼 수 없는 빛의 예술
이 예술의 감상이야말로 여기에 찾는 이유입니다.
마치 거대한 만화경 안에 들어온 듯한,
파리를 거지꼴을 하며 돌아다닌 끝에 들어간 노트르담 성당에서 본 스테인드글라스 전체가 나를 중심으로 노려보는 광경
이 사진을 보고, 인생샷을 찍고 싶으신 분이라면
오로지 이 한 전시품을 위해서라도 하코네에 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어느 예술가가 자신의 전시예술품을 수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특별전을 하고 있는 예술가분인 것 같은데, 로프와 천, 그리고 도르래로 다양한 체험예술을 제작하고 계시는 분이셨습니다.
근처에 나뭇가지가 부러저서 작품이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다시 다른 나뭇가지에 도르래를 열심히 걸고 계셨어요.
저는 오래돼서 바랜 사격훈련장의 반공 포스터를 멀리서 찍고 확대해서 ai보정했다고 생각했어요.
강해보이네요.
양 쪽이 모두 엉덩이인 얼룩말 조각상입니다.
중국 설화에 이런 동물이 있던 거 같은데요. 머리 대신 엉덩이가 달린.
아무리 다시 봐도 노홍철 씨의 실루엣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목은 도대체 뭐였을까요. 나무 위에 있어서 어느 명판이 이 작품 거인지 확신이 없었어요.
대체 왜 계란후라이를 바닥에 놓았을까요.
사실주의 조각일까요?
설명 안 보고도 떠오르는 건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계란후라이 앞에서 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기차를 봅니다.
이상의 소설이라도 된 것 같은 아방가르드한 상황인데 현실입니다.
누가 계란후라이를 전시할 생각을 했을까요.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시리우스가 재생되는 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조각과 같은 제작자 분일까요?
뭔가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지만 사실 이떄쯤 되니 아저씨들 체력이 방전 직전입니다.
눈은 내리지, 조각은 산기슭에 있지, 산언덕을 몇번이나 오르내리며 쉬는 시간 없이 강행군을 달리고 있었거든요.
전의상실 그 자체인 상황입니다.
조각의 숲 미술관 사진은 몇 장 더 있지만,
더 이상은 직접 가서 보는 걸 추천드려요.
핀트도 맞지 않고 대강 찍어서 그런지 상태도 영 좋지 않네요.
조각의 숲 미술관을 나와, 다음은 버스를 타러 이동합니다.
물리적으로 가볍죠. 내리막길이니까요.
사진을 찍는 찰나에 현지 여학생이 뛰어들어서 찍혔습니다. 이 다음에 바로 기차가 왔기 떄문에 사진이 이거뿐이네요.
조각의 숲 미술관 지도가 이렇게 반대쪽 홈에 그려져 있어요.
원래 이 역은 양쪽 홈 모두 사용했습니다만,
지금은 시각표가 수정되어 단일 홈만 사용됩니다.
하코네 프리패스의 이용에는 이 버스의 이용도 포함되어 있어요.
조각의 숲 미술관에서 모토하코네로 이동하는 방법은
1. 고라역으로 되돌아가 케이블카-로프웨이-배를 타고 모토하코네 항에 닿는다
2. 하코네유모토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 현지 노선버스를 타고 산기슭을 타고 이동한다
3. 하코네 등산버스로 일본 국도 1호선을 주파해 높은 하코네산을 넘어 모토하코네로 이동한다
이 셋입니다만, 사실 3번은 좀 도박이었습니다.
눈이 오고 있는데다, 전날 오다와라 역에서 이 버스가 강설로 인해 운휴중이라고 안내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조각의숲 미술관에서 운행표를 보니 버스 운휴가 지워져있어서, 탈 수 있겠거니 하고 이동했더니 정말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국도 1호선은 오사카에서 시작되어 일본 반도를 횡단해 이 하코네를 넘어 도쿄까지 가는 국도입니다.
이 버스는 국도 1호선을 이용해 운행하고 있죠.
위의 사진은 소가 형제의 묘를 지나가는 모습이고, 아래는 국도 1호선의 "가장 높은 장소"를 통과한 뒤 지도앱을 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이 푸른 건 차창이 푸르러서 그래요.
이 버스를 타면 눈 내리는 업힐 다운힐을 버스로 미친듯한 속도로 내달리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모토하코네 도착. 이 때가 1시? 부근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래 1일에 1 게시글 예정이었는데 상당히 길어졌네요.
다음 글은 모토하코네-하코네 신사 - 해적선 - 오와쿠다니 - 아사쿠사로 이어지는 강행군입니다.
하편 링크 :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4098?
(IP보기클릭)103.138.***.***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여를 일본에 살았습니다. 하코네는 그나마 도쿄와 가까워 타격이 적은 편이지만, 일본은 코로나로 인해 지방 관광산업도 치명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많은 지역 소규모 상점들이 문을 닫고 영구폐업한 경우가 많아요. 2021년의 여행에서는 겨울엔 스키, 여름엔 산행객을 맞던 나가노 관광타운에 방문했는데 100객실이 넘는 호텔에 저희 가족만 투숙한 적도 있었습니다. 거리의 모든 상점이 100% 문을 닫았고, 편의점은 차로 10분정도 가야만 있었어요. 어딜 가던 그모양이었어요. 수도권과 멀어질수록 폐업율은 높았죠. 일본의 지방 관광은 한동안은 다시 살아날 것 같지 않습니다. 원래 노인들에 의해 운영되던 곳인데 2년이 넘는 타격으로 사업을 그냥 접어버린 분들이 너무 많아요. 하코네도 문을 안 연게 아니라, 그냥 폐업을 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코네 유모토역정도가 아니면 닫은 곳이 제법 될 거에요. 그나마 장사하시는 분들도 품질이나 양이 예전만 못해진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일본 교외 관광은 2-3년 지켜보시다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IP보기클릭)59.3.***.***
재밌어보이는 미술품이네요
(IP보기클릭)50.229.***.***
작년에야 일본여행 입문했는데 상당히 끌리는 곳이네요 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1.243.***.***
좋네요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211.106.***.***
마을 사진이 현장감이 좋아요. 여행 뽐 오는 포스팅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59.3.***.***
재밌어보이는 미술품이네요
(IP보기클릭)50.229.***.***
작년에야 일본여행 입문했는데 상당히 끌리는 곳이네요 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1.243.***.***
좋네요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211.106.***.***
마을 사진이 현장감이 좋아요. 여행 뽐 오는 포스팅 잘 봤습니다.
(IP보기클릭)211.180.***.***
(IP보기클릭)220.70.***.***
오...좋은 작품 소개 감사합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 23.03.06 15:10 | |
(IP보기클릭)103.138.***.***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여를 일본에 살았습니다. 하코네는 그나마 도쿄와 가까워 타격이 적은 편이지만, 일본은 코로나로 인해 지방 관광산업도 치명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많은 지역 소규모 상점들이 문을 닫고 영구폐업한 경우가 많아요. 2021년의 여행에서는 겨울엔 스키, 여름엔 산행객을 맞던 나가노 관광타운에 방문했는데 100객실이 넘는 호텔에 저희 가족만 투숙한 적도 있었습니다. 거리의 모든 상점이 100% 문을 닫았고, 편의점은 차로 10분정도 가야만 있었어요. 어딜 가던 그모양이었어요. 수도권과 멀어질수록 폐업율은 높았죠. 일본의 지방 관광은 한동안은 다시 살아날 것 같지 않습니다. 원래 노인들에 의해 운영되던 곳인데 2년이 넘는 타격으로 사업을 그냥 접어버린 분들이 너무 많아요. 하코네도 문을 안 연게 아니라, 그냥 폐업을 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코네 유모토역정도가 아니면 닫은 곳이 제법 될 거에요. 그나마 장사하시는 분들도 품질이나 양이 예전만 못해진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일본 교외 관광은 2-3년 지켜보시다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IP보기클릭)220.70.***.***
역시 그렇군요. 다음 날 여행기에 있는 모토하코네항의 많은 가게들이 인기척 없이 방치된 게 그래서였네요. 고라역의 기념품점은 다행히도 전부 영업중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시간이 안 맞았을 뿐이더라구요.일본인 지인이 저희보다 1주일 늦게 갔는데, 며칠 전 게임에서 보이스챗으로 이야기하다가 고라역은 다 성업중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 23.03.06 15:20 | |
(IP보기클릭)103.138.***.***
상업성 좋고 목 좋은곳은 좀 남아있지만 동네를 풍요롭게 하고 여행자의 경험을 살찌우던 많은 가게는 문을 닫았죠. 많이 아쉬웠습니다. | 23.03.06 16: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