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강아지와 90일 미국 자전거여행] Day16~19 일리노이주에서 미주리주로

[pokip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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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6

페레 마르케테 주립공원 - 체스터필드

59km

아침에 일어나보니 체스터필드 웜샤워 호스트에게서 오늘 와도 된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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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흐리고 가끔씩 빗방울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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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리노이주가 끝나고 미주리주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미주리주로 가기 위해서는 페리를 타고 일리노이 강을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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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타고 미주리주에 도착해 첫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는 한갓진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갓길에 서 있던 차 안에서 벌거벗은 남자가 나왔을 때, 나는 그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아무리 자신의 필요에 의해 그런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나로서는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무서워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그래서 속도를 높여 쫓기듯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얼마 가지 않았을 때,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푯말이 있는 가게를 발견하고는

'이런데는 지나칠 수 없지!!'하며 바로 자전거를 멈췄다.

내가 왜 페달을 빨리 밟고 있었는지조차 까맣게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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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맛, 시나몬맛, 초콜릿맛, 호박맛 아이스크림 중에 무얼 먹을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호박맛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호박버터스프레드가 들려 있었다.

그밖에도 가게에는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과일잼 같은 것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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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이 참 많았던 날이었다.

길이 한적해서 서서 타는 연습을 했다.

날씨까지 우중충해서 더욱 쓸쓸해 보이는 이름 모를 길들을

모든 순간 포키가 함께 해주었다는 것이

너무 대견하면서도 믿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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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이 알려준 길만 믿고 가다보면 지나기 힘든 길이 종종 나온다.

오늘 역시 좁은 숲길로 안내해 주어서 겨우겨우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려고 포키를 내려주었다.

그래도 가다보면 곧 좋은 길이 나오겠지 하고 끝까지 가봤더니만 긴 계단이 나왔다.

그런 내 속도 모르고 포키는 신나서 계단을 껑충껑충 뛰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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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왔던길을 그대로 나와 큰 길로 돌아서 갔는데 이번엔 엄청난 언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늘 머물 호스트의 집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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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게스트를 위한 방과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씻고 1층으로 올라가 보니 호스트인 탈룰라가 딸, 아들과 함께 피자를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피자를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고 했는데, 반죽이 판에서 떨어지지 않아 셋이 힘을 합쳐 이리저리 해보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짓게 하였다.

>피자와 샐러드는 너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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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7

체스터필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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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탈룰라가 아침으로 무얼 먹겠냐고 묻기에 시리얼을 먹겠다고 했다.

여러 종류의 시리얼 중에서 내가 고른 것은 코코팝스. 탈룰라가 어린애들이나 먹는 걸 골랐다는 듯 진심이냐며 웃었다.

시리얼 세 그릇을 먹으며 오늘 뭐할지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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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룰라와 함께 차로 2~30분정도 거리의 도시인 세인트 찰스에 구경가기로 했다.

탈룰라는 그림에 관심있는 나를 위해 아트뮤지엄에 데려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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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안에는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스튜디오들이 있었는데 클래스가 열리고 있는 곳도 있어서 구경했다.

나도 이런 나만의 아트 스튜디오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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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을 다 한 뒤 미국식 중식 프랜차이즈인 판다 익스프레스에 가서 밥을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이후에도 보이면 종종 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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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 탈룰라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에 들어가 탈룰라에게 선물하기 위해 그녀의 강아지를 그렸다.



탈룰라가 챙겨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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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8

체스터필드 - 마사스빌

5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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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 1층으로 가보니 탈룰라가 내 물병에 물을 담아주고 있었다.

아침으로 오렌지주스와 시나몬롤 두 개를 먹었다.

탈룰라는 끝까지 뭐 하나라도 챙겨주고 싶어 했다.

자전거탈때 끼는 장갑이 작아서 불편했는데, 마침 탈룰라에게는 큰 장갑이 있어서 서로 장갑을 교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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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주에는 미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인 케이티 트레일(Katy trail)이 주 대부분을 관통하고 있어서 비교적 편하게 여행했다.

케이티 트레일은 240miles(390km) 길이로, 절반 이상이 미주리강을 따라 길이 형성되어 있다.

미국에서 하이킹, 라이딩으로 인기 있는 코스로 케이티 트레일을 며칠간 즐기기 위해 먼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도 많다.

탈룰라 집에서 나와 케이티 트레일을 달리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트레일헤드가 있는데 그곳에서 어린 여자아이와, 혼자 휴가중인 여성 라이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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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휴가중인 여성 라이더의 이름은 엘렌. 그녀는 뉴욕에 사는 변호사인데 휴가로 이곳에 와 케이티 트레일을 자전거로 일주중이었다.



그녀와 페이스북을 교환하였고 그녀는 내게 뉴욕에 오면 꼭 연락하라면서 자기 집에서 머물다 가라고 했다.

>마사스빌에 도착해 주민에게 물어보니 시티파크에 텐트를 쳐도 되고 안전하다고 해서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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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9

마사스빌 - 허먼

(katy trail)

44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텐트에 개미떼가 있었다. 어제 저녁에 후식으로 먹은 감자칩 때문인 듯하다.

대체 어디로 들어왔나 봤더니만 텐트 바닥에 구멍이 나 있었다. 하필이면 어제는 그라운드시트를 깔지 않았다.

다행히 불개미는 아니었고, 텐트 구멍에 테이프를 붙여 보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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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비가 내려서 그런지 힘도 안나고 그래서

비도 피할 겸 가림막이 있는 벤치에서 낮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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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탈룰라 집에서 내가 머문 다음날 또 다른 한국인 자전거여행자가 왔었다고 한다.

20대 초반인 그는 자전거로 뉴욕에서 출발해 엘에이로 가는 중이었다.

나보다 훨씬 빨라서 하루이틀 정도 차이는 금방 따라잡았고, 탈룰라 집에서 나보다 늦게 출발한 그를 오늘 길에서 만났다.

공감할 사람이 생겨서 기뻤고 너무 반가워서 며칠간 케이티 트레일을 동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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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가 와서 트레일헤드에서 쉬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노래를 좋아한다는 그가 가방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를 꺼냈다.

같이 비를 피하고 있던 외국인 라이더들이 마이크를 보더니 노래를 요청했고, 비오는 트레일헤드가 순식간에 작은 콘서트장으로 변신했다.

모두가 즐거워했다.

오늘 연락해두었던 웜샤워 호스트인 '리'와 허먼 시내에서 마추쳤다. 그의 아내의 안내를 받아 집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쾌활한 성격의 리 부인은 냉장고에서 알아서 먹고싶은 재료를 꺼내서 먹으라고 쿨하게 이야기했고, 우리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리네 집은 에어비앤비도 하고 웜샤워와 카우치서핑도 하고 트리하우스도 몇 채 운영중이라고 한다.

저녁을 먹은 뒤 산책 겸 트리하우스를 구경하러 나갔다. 너무 잘 어울리고 닮고싶은 부부였다.

한국인 여행자와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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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야옹]

기다렸습니다..

[pokipaw]

감사합니다 :)

[맛있는한끼는 적당히]

오랜만에 기다린 여행일기 올라왔네요. 즐감했습니다.

[pokipaw]

감사합니다. 다음 편은 더 빨리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

[netsjo]

All dogs go to Heaven.

[pokipaw]

댕댕이들은 다들 천사니까요

[slime2009]

잘봤습니다~더불어 유튜브 영상도 잘 보고 있습니다:)

[pokipaw]

앗 유튜브까지 >< 감사합니다 !

[무가울면무뚝뚝]

잠을 청하기 아쉬워 글을 보다 이 여행 글을 보게 됐는데
블로그에 있는 미국 자전거 여행기 정주행 하고 왔습니다
유튜브에 올리신 영상도 제 취향과 잘 맞아 따뜻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잘 봤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되길 바라요 :)

[Exclusive]

여행기는 주로 사진만 빨리 보게 되는데 이 분 글은 읽게된다 말이죠 ㅎㅎ
포키도 귀엽구용

[리케리]

여행기 잘봤습니다.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인도여행할때 카메라나 캠을 2,3개 가지고 왔다갔다 촬영하는건가요?
1인칭 뷰가 안보여서 그게 궁금하네요.

[윤SUCK]

중간 꼬맹이 핼멧 엄청 귀엽네요 ㅎㅎ

[신짬뽕]

여행기 잘봤습니다 힐링되네요!

[달콤새콤♡]

오늘 처음 봤는데 잘 봤습니다! 포키를 추모하는 글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고생끝에 더큰고생]

포키 너무 귀여우어ㅛㅇ

[고티는 즐겨보자]

어느새 방구석 게임만 하고 있는 저에게 큰 임팩트가 느껴지는 여행기네요.
리스펙!

[오메가미사일]

블로그 가서 여행기 다 읽었어요. 보고 느끼신걸 잘 공감할 수 있는 너무 좋은 글과 사진들이었습니다.

[＊코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맛있는한끼는 적당히]

오랜만에 글 찾아보니 벌써 2년이 지났군요.
마지막 첨부 영상 보고 느낌 쌔 했는데, 포키는 주인과 그 기간 가장 오랫동안 같이 있을 수 있어서 행복했을 꺼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