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내가 한인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중 만났던 한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여름날 식당으로 들어온 그 사람은 굉장히 초췌해보이는 행색의 거무잡잡한 피부의 남성이었다.
나는 큰 소리로 "Hello~" 라고 반갑게 인사했지만 그에게서 딱히 응답이 돌아오진 않았다.
그는 다짜고짜 내 얼굴을 보고서는,
"인상이.... 참 좋네. 한국인이지? 여기 식당 아들이야?"
라고 물었고 나는 그냥 일하는 점원이라고만 말했다.
주문한 식사를 받은(짬뽕) 그는 조용히 음식을 넘겼고 그 와중에도 드문드문 내 쪽을 쳐다보고는 했다.
그날은 손님이 별로 없었고, 내가 그 손님이 다 먹은 그릇을 치우려고 그의 식탁에 다가섰을때,
그는 여전히 내 얼굴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조금 뻘쭘해져서,
"다 드신거죠? 그릇 치워드릴게요."
라고 하며 그릇을 잡았고 그때 그 손님이 나에게 또 말했다.
"정말 특이하네. 지금까지 내가 미국에서 만났던 한인들이랑 인상이 달라."
라고 말하며 또 나에게 물었다.
"여기 산지 오래 안됐지?"
내가 한국에서 온지 6년정도 됐다고 하자 "아직 신참이네..." 라고 하며
갑자기 나를 앉히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일하는 와중이라 일어나야 할것같다고 하자 카운터에 있던 사장은 나를 보고서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됐어, 됐어. 얘기 나눠. 어차피 손님도 없는데." 라고 했고 상황은 기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마 처음 온 손님 단골로 붙잡아두려 했을지도)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길래?"하며 앉아있을 무렵,
그는 마치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를 하는 사람처럼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알려주었다.
그는 한때 한국에 한창 아파트 신개발이 일던 80-90년대 시절, 자신이 대학에서 알던 선배들의 연줄을 이용해 그들과 함께 돈을 모아서 부동산 쪽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일하던 중, 그 선배들과 함께 운영하던 복덕방(당시에는 부동산을 그리 불렀던거 같음)
에 이십 몇 가구? 가 들어설수 있는 빌라가 들어서는 공사가 주변에서 이루어졌고 이 아저씨와 선배들이 하던 복덕방에서 그 계약을 주도했다고 한다.
(나는 은연중에 그곳이 어디냐고 물어봤지만, 그는 철저하게 자신이 살던 지역을 나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새롭게 지어지는 빌라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수많은 입주민들과 계약을 했고
수억의 돈을 받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사가 거의 완결날 무렵, 공사 회사가 부도가 나 공사가 중단 되게 되었고,
받았던 계약금들을 돌려주어야 마땅했던 그와 그의 선배들은,
그만 그 돈들을 들고서 라스베가스로 도망가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그곳에서 그 돈으로 미국에서 재기하기로 했던 것이다.
"내 마누라가 나 때문에 맘고생 많이 하고 기도 엄청 많이 했었지. .....나도 이제 여기서 가정 이루고 살아. 자식은 미국 대학교도 다 보냈고."
나는 도무지 뭐라고 해야할지 할 말이 생각나지를 않아서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그에게 말했다.
"저기..... 잠은 제대로 주무실수 있으세요?"
모르긴 몰라도 그 사건으로 인해 수 많은 가정이 분쇄돼고 망가졌을 것이며, 어쩌면 혹시 자살한 사람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이야기를 저한테 하신 이유가 뭐세요?" 라고 묻자 그는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냥.... 언젠가 누군가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었는데, 자네 얼굴을 봤을때, 그냥 왠지... 말하고 싶었어."
그렇게 말하며 그는 떠났고, 나는 곧바로 사장에게 달려가 수소문을 해봤다.
"사장님. 혹시 저 한국 분 아는 분이세요?"
사장은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고
나는 이 주변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몇십년전(못해도 약 30년에서 이상에서 40년 가까이) 일어난 사건의 범죄자는 그렇게 기묘했던 하루처럼,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어느샌가 나는 그의 얼굴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었어도. 하루하루 사는게, 저게.... 정말 사는거라고 할수 있을까? 잠은 제대로 잘수 있을까 저사람?"
이 외에도 미국에는 수많은 한국 범죄자들 이야기가 넘친다.
그건 나중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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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이었죠? 참.... 할 말이 없어요. 수많은 남의 가정 파탄시켜놓고서 자기 가족이랑 새끼들은 지극 정성으로 키웠다는게요. | 22.04.05 08: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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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있더라구요. 한국에서 "크게" 해쳐먹었으면 미국으로 튀어라. 한국에서 "작게" 해쳐먹었으면 동남아로 튀어라. | 22.04.24 2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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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북미대륙쪽에 오래 살았지만. 한인들 보다는 외국인들과 관계가 더 편할때가 있어요. | 22.04.25 10: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