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댓글이 많이 달렸길래 뭔가 싶었더니
아래에 떴더라구요.
관심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30년 넘게 살면서, 해외여행을 딱 4번 가봤습니다.
남들은 다 너무 좋다는데,
저는 딱히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1년 지나면 기억에서도 금방 사라지고,
비싸고 힘들고 바가지 쓰고.
거기에 남들에게 최대한 맞추려는 성격까지 더해져,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라 하더라도,
함께 해외여행하는 건 피로가 더 많더라고요.
그런 기억이 쌓여 여행 자체를 선호하지 않게 됐습니다.
(누가 봐도 태국스러운 건물에 입점한 스타벅스.)
그러다가 2019년.
심적으로 큰 일을 겪어
모든 것을 버리고 멀리 떠날까 생각했습니다.
그 전에 모아둔 돈이나 탕감하고자,
친구들이 그렇게 입이 닳도록 좋다고 찬양했던
방콕이나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숙소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홀로 방콕으로 떠났습니다.
(선착장 앞에 늘어 선 노점. 위생에 민감하지만 않는다면, 노점에서 먹는 팟타이 추천합니다.)
발이 닿는 대로 움직였고,
그냥 좀 예쁘다 싶으면 멈춰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유롭고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저를 힘들게 만드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낯선 타지에 홀로 있다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더라고요.
(방콕은 여기저기 불단이 있고, 행인들이 지나가다가 소소하게 기도를 하고 갑니다.)
평소 해외여행 예찬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는데.
심리 상태가 나락이었기 때문일까요.
서울이었으면 짜증만 가득했을 찜통 더위도
오히려 약간의 바람만 있다면 기분 좋게 느껴지더라고요.
(배는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방콕의 독특한 교통수단 같아요.)
덕분에 해외여행에 관한
좋은 경험을 하나 쌓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어
심리적으로 많은 안정을 찾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덕분에 지금까지도 가차 게임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무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녁에 보면 불이 켜져서 그렇게 예쁘다고 하네요.)
(왕궁 앞에는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습니다. 글로벌한 경제구조죠.)
(날씨가 조금 흐려서 아쉬웠습니다.)
(건물 자체가 너무 예뻐서 다양한 각도로 담아 봤어요.)
안타깝게도 잘 다녀오고 나서
이제서야 겨우겨우 여행에 눈을 떴는데,
귀국 후 얼마 안 지나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덕분에 한참을 못 가게 됐네요.
(구름은 없지만 너무 흐렸고, 그 색감을 보정하느라 사진이 다소 뿌옇습니다.)
(구름은 없지만 너무 흐렸고, 그 색감을 보정하느라 사진이 다소 뿌옇습니다.2)
(중간중간 온라인게임 라그라로크가 생각나서 웃겼습니다.)
(위로 올라갈 수는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디테일이 상당해요.)
(여기는 관광지는 아닙니다. 그저 정처없이 걷다가 찍은 정체 모를 건물.)
(일본, 중국과 달리 나무들도 이국적이라 여행하는 맛이 있었어요.)
이제 위드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는지.
슬슬 해외여행도 풀릴 조짐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그 시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워낙 SNS를 좋아하는 관종 성향이 강해서
다른 분들에게도 사진을 보여주고 싶었네요.
(마음에 드는 사진인데 뭐 하나 잘못 클릭해서 사이즈가 줄어들었어요.)
저녁의 카오산로드와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야경,
클럽과 삐까뻔적한 번화가 등.
밤에도 담고 싶은 풍경이 정말 많았는데,
삼성 폰 옛날 기종이라 그런지
밤 풍경을 카메라가 전혀 담지 못하더라고요.
그 핑계로 핸드폰 바꿨습니다. ^^
(더 어두워졌을 때의 사진이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혼자 떠난 이 여행 이후
인생 가치관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혹시나 힘든 일이 있으시다면,
해외가 아니어도 홀로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합니다.
좋은 힐링이 될 수 있을 거예요 :)
두서도 없고, 딱히 특별한 관광지도 담기지 않은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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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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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좋아보이네요 코로나 끝나면 해외 나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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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려유 | 21.10.20 1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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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좋아보이네요 코로나 끝나면 해외 나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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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꼭 혼자 일본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21.10.20 14: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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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갔으면 좋겠네요 ㅜ | 21.10.21 0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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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좋은 추억을 쌓고 와서 그런지 안정화되면 바로 갈 예정입니다 :) 머리 식힐 겸 가서 그런지, 더운 날씨조차 오히려 활동적인 에너지처럼 느껴지더라구요. | 21.10.28 16: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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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의 밤을 한 번 보고 나면... 절대 근처로는 숙소 잡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살라댕 쪽 숙소 잡았는데 한적해서 좋았어요. | 21.10.28 16: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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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자유여행을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여행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답답할 것 같네요. 낯익은 곳이라니, 제 추억을 본 누군가가 함께 추억에 빠져든다는 게 의외로 기분이 좋은 일이네요 ^^ 하루빨리 이 답답함과 불안함이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 21.10.28 16: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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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물가 자체가 저렴하다보니 선택지가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 21.10.29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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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혼자 하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곳 눈치 안 보고 다 다니니까 와... 이게 여행이구나 싶더라구요. 더군다나 저처럼 눈치 잘 보는 스타일은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ㅜ | 21.10.29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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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떤 내용일까요...? | 21.10.29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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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ㅜㅜ 그냥 망고 자체가 너무 맛있어서... 저도 그때부터 망고를 좋아하게 됐어요 | 21.10.29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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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너무 반갑네요 >< 위에도 썼지만 겹치는 추억을 공유하는 거 너무 즐거워요 | 21.10.29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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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진짜 신경도 안 쓰고 살다가,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난 순간부터 생각이 탁 바뀌는데, 큰 게 아니어도 이런 게 진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하는건가 싶더라구요 | 21.10.29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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