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는 미국이 탄생한 도시이며 미국 최초의 수도로 그와 관련된 유적(?)들이 유명하지만, 제가 우선 보려는 것은 다른 것이죠. 대한민국 진해와 영국 런던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공통점은 박물관이 된 배가 근처에 떠 있다는 겁니다. 진해에 기어링급 구축함인 강원함(하지만 2016년에 결국 스크랩...), 런던에 경순양함인 벨파스트가 있다면 필라델피아(엄밀히 말하면 캠던)에는 아이오와급 전함 2번함인 USS 뉴저지가 있죠.
필라델피아의 델라웨어 강가에는 필라델피아를 세운 윌리엄 펜이 처음 상륙했다고 하여 Penn's landing이라고 불리는 구역이 있습니다. 그 구역에서 본 뉴저지의 모습. 그런데 뉴저지에 접근하려면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뉴저지는 필라델피아가 아니라 강 건너인 캠던에 정박해 있는데, 문제는 그 캠던이라는 도시가 생판 상관없는 나라인 대한민국의 나X위키에도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개막장 도시라는 겁니다. 물론 막장 치안을 자랑하는 멕시코나 필리핀도 관광지는 목숨걸고 지키는 만큼, 캠던 경찰도 야구장, 수족관, 공연장, 뉴저지가 있는 Waterfront 구역은 잘 방어하고 있다고 하지만, 육로로 접근하면 지하철이건 우버건 도시 내로 들어가야 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필라델피아 맥도널드에서 몰리 시스템이 적용된 방탄 플레이트를 착용한 무장경비원이 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 입장에서는 썩 선택하고 싶은 선택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델라웨어강을 건너 필라델피아와 캠던을 왕복하는 Riverlink ferry를 이용해서 건너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페리에서 본 뉴저지의 모습. 델라웨어강을 사이에 둔 캠던과 필라델피아의 경치는 치안이야 어찌되었건 볼만하기 때문에 페리는 관광객들이 사진 찍으라고 일부러 지그재그 운행을 하면서 천천히 운행합니다. 강을 건너왔으니 원래대로라면 강변을 따라 바로 뉴저지로 가면 되는데, 하필이면 이날 여기 공연장에서 락 페스티벌이 열리는 바람에 강변이 차단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안쪽으로 한참을 돌아서 우회해야 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행사 때문에 경찰이 왕창 깔려서 범죄 위험은 확 줄어들었다는 것.
만재배수량이 5만톤이 넘어가는 떡대이니만큼 가까이 갈수록 그 포스가 어마어마합니다. 과연 배틀쉽에서 외계전함도 때려잡은 미주리의 형제라고 할 법...
매표소에 들어가면 뉴저지가 받은 기장들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가운데 아래쪽에 있는 태극 문양이 한국전 참전으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수여받은 기장. 매표소서 표를 사고 가방을 맡깁니다. 뉴저지는 안전상의 이유로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매표소에서 가방을 맡아 줍니다.(그런데 정작 강 반대쪽에 전시되어 있는 발라오급 잠수함인 USS Becuna는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도 됩니다. 뭔데?) 4달러에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 수도 있지만 사실 가이드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표 살 때 주는 안내용 약도만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약도를 보면 그냥 X나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간 다른 사람들의 리뷰을 보면 셀프 투어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라고 했기 때문에 박물관 피로가 일어나는 것은 각오하고 갔습니다. 이거 외에도 오전 11시에 있는 단체 투어도 있는 듯.
함수에서 본 16인치 3연장 포탑의 위엄. 사진으로 보면 잘 느낌이 안사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포스가 쩔어줍니다. 미국이 이 돈먹는 쇳덩이를 어떻게든 1991년까지 굴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을 정도.
함수에 전시된 일반 수병들의 숙소. 1991년까지 사용되었으니만큼 현대적으로 개수되어 있습니다. 현대 한국 해군 구축함과도 별 차이 없을 정도. 뭐, 우리나라 해군 함정 숙소는 정작 신형인 인천급에서 너프 먹었다고 하는데, 인천급은 안 들어봐서 모르겠네요.
으악 X발 가챠다!
함수에 설치된 근접방어용 M2 50구경 중기관총. 방아쇠를 잠기면 무슨 애들 장난감마냥 삐융거리는 효과음이 납니다. 이미 이때 50구경을 달고 다니던 미군은 지금은 근접방어용으로 25mm 부시마스터를 달고 다니죠. 그런데 정작 플래처급 구축함 가지고 간첩선에게 털린 경험이 있는 한국 해군의 근접결전 병기는 여전히 7.62mm M60...
1번 포탑 옆에 전시된 16인치 포탄과 그 장약
사관실입니다. 해군함정의 장교들이 식사하거나 회의하거나 노닥대는 곳이죠. 2000명에 가까운 승조원과 그 중 1/12이 장교인 배인 만큼 사관실도 엄청나게 넓습니다. 그나저나 사관실에 자기 배 모형 전시해 놓는 것은 해군 전통인지 뭔지.
한국 해군에도 전해진 사관실의 규칙. 식사 중에 정치나 종교를 논하지 말 것. 배 안에서 실시간 대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입니다.
한여름 전투정보실의 해군장병들을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죄다 감기환자들로 만들어버리는 공기조화기의 조정장치. 예. 에어콘 조정장치입니다.
이 해군함정 특유의 좁아터진 계단과 복도는 만재배수량 57500톤급 전함이나 11500톤급 경순양함이나 2425톤급 구축함이나 그 놈이 그 놈입니다. 괜히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이 전투력은 미묘해도 최고의 행사 함정으로 꼽히는게 아니죠. 복도에 런닝머신 쑤셔넣고 뛸 수도 있는 녀석이라... 정착 세종대왕급부터는 장비를 꾸겨넣느라 다시 좁아져버렸지만.
공식적으로는 신분제라는게 없이 출발한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계급이나 직급에 대한 차별이 적은 편이었지만 고위 장교일수록 생활 공간이 넓고 편해지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장교용 숙소와 화장실.
함대 기함으로도 사용되던 배이니만큼 함대 사령관인 제독들을 위한 공간도 따로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독들이 사용하던 은식기들.
뉴저지의 부포인 5인치 2연장 양용포의 모습
전투정보실의 모습. 1991년까지 사용되던 배이니만큼 당연히 2차대전 당시보다는 훨씬 현대화된 장비들을 탑재했습니다. 팰렁스도 쏘고 하푼도 쏘고 토마호크도 쏴야 했으니까요. 아니, 하푼은 쏠 일이 없었나.
뉴저지에서 가장 특별취급을 받는 제독인 헐지 제독의 1944년 당시 방을 재현해 놓은 것.
갑판병들을 감기든 멀미든 걸리게 만드는 공포의 견시용 시설.
함대 사령관의 지휘용 시설. 좌석 옆에 각종 통신 장치들이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항해 함교. 배를 운전하는 핵심 시설 중의 하나입니다.
항해 함교에서 본 함수의 모습
배를 운전하는 조타 장비가 있는 조타실. 미국 전함들은 중요한 위치에는 진짜 떡장을 발라놨는데 그것을 벽의 두께로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바다의 지도가 있는 해도실. 요새는 다 전자해도로 대체되었죠.
사격을 통제하는 화력통제실. 밖으로 노출되어 있느니만큼 역시 떡장이 발라져 있습니다.
원래 20mm 오리콘과 40mm 보포스를 대공화기로 쓰던 뉴저지였지만 현대화 개수 이후 20mm 팰렁스 4기로 대공화기가 교체되었죠. 원래 대공포들은 다른 곳에 모습만 남겨져 있습니다.
역시 현대화 개수 이후 설치된 채프 발사기의 모습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대.
그리고 계단. 저 바닥에 표시된 빨간색 줄이 길 안내니까 열심히 따라가면 됩니다.
배 중간에는 전시 공간이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일직선이던 관람루트가 갑자기 모로윈드 던전마냥 꼬여버려서 적당히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면서 관람해야 하더군요. 2차대전 당시 일본군 포로들에게서 입수함 노획품들.
사진이 흔들렸네요. 헐지 제독에 대한 전시 공간도 있는데, 헐지 제독의 흑역사인 태풍 코브라와 레이테만 해전에 대해서도 나와 있습니다.
전시 공간 중간에 위치한 통신실.
2차대전 당시 사용한 탄약들. 작은 것이 20mm, 큰 것이 40mm 대공포 탄약.
아이오와의 16인치 포탄과 일본 야마토급의 18인치 포탄의 비교. 아이오와급 전함과 야마토급 전함의 1:1 전투는 예로부터 vs 놀이 좋아하는 밀덕 꼬꼬마들의 훌륭한 대첩 소재였죠. 아무래도 체급이 깡패다 보니까 양쪽 다 100% 상태라면 1:1은 아이오와급에게 좀 버겁다고 하지만 전쟁은 게임이 아니니만큼 미군 제독들은 적의 거대 전함을 괜히 아군 전함으로 꼴아박을 필요 없이 다른 방법으로 쉽게 조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애초에 100% 상태로 야마토가 활동하게 두지도 않았지만.
미국 전투함들이 산소어뢰를 맞지 않는 이상 어지간한 손상에는 침몰하지 않게 해주었던 원동력인 데미지 컨트롤 능력. 데미지 컨트롤를 위해서 사용된 함 매뉴얼입니다.
앞에 있던 신형 침대가 아닌 2차대전식의 구형 침대.
미군은 함내 경비를 해병대가 하고, 또 해병운송에도 사용되었던 전함이니만큼 해병 대기실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무기가 소총인데 왜 탄띠를 두르고 있는 것인가. 부사수인가?
보다시피 조리실.
...과 조리실을 그대로 이용한 함내 매점. 처음에는 직원이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서 있길래 밀랍 마네킹인줄 알고 한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런 관광지의 매점과 외부 식당이 가격 차가 별로 안나서 좋더군요. 굳이 돈 아끼려고 바깥에서 사들고 들어올 필요가 없어서. 우리나라는 임대료 프리미엄 때문인지 보통 이런 매점은 비싼데 말입니다.
식당을 그대로 이용한 함내 식사 공간.
함내 도서관.
드리이 클리닝 시설. 정복을 입을 일이 종종 있고 장교도 많이 타다보니까 단순 세탁실이 아니라 드라이클리닝 시설이 따로 있더군요.
...맑고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 우리나라 구축함에는 영창이 없어서 혹시 범죄자는 어떻게 하나요라고 물었더니 갑판사관 가라사대, 꽁꽁 묶어서 함수 창고에 쳐박는다고.
다림질!
건조기!
세탁기! (빨래 순서가 반대로 된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함내 이발소.
내부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본 3번 포탑.
헬기 갑판은 야외 매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번 포탑 옆에 전시된 시 스프라이트 헬기.
3번 포탑은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가대 위에 올려진 장약 뭉치들.
아래에서 올라오는 16인치 포탄.
나오면서 찍은 한 컷. 총 관람시간은 중간에 헤멘 것 포함해서 2시간 정도였습니다. 이후에는 순양함인 올림피아와 잠수함을 구경하러 다시 필라델피아 쪽으로 넘아갔는데 그것은 다음에 사진 좀 정리되면 또 올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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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이 끝나면 왜구어는 지옥에서나 쓰이는 언어가 될 것이다!" 진주만 사건 이후 기자의 질문에 "쪽■■들을 처치하고 쪽■■들을 처치하고 더 많은 쪽■■들을 처치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신 윌리엄 홀시 제독각하께서 계셨던 함정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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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하사 출신으로썬 저 배가 오래된 배인데도 우리나라 배하고 크게 차이가 없는걸로 보여서 역시나 천조국감탄하고 갑니다. 어후.. 갑자기 배냄새가 생각나는 추억폭행 글입니다... 잘 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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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떡장 진짜 떡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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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황국신민들께서 불편하셨나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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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웹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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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언더시즈에서 나온 전함은 미주리가 아니라 싸닥급 전함인 알라바마 | 18.10.13 13: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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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 18.10.13 14: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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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장 16인치 포탑 3기 달린 전함 4척 묵음으로 3개나 있었죠. 노스캐롤라이나 x4 사우스 다코타 x4 아이오와 x4 일본 야마토는 2척 뿐이라서 함대로 만나면 집중포화로 저세상 갔을겁니다. | 18.10.13 2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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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이 끝나면 왜구어는 지옥에서나 쓰이는 언어가 될 것이다!" 진주만 사건 이후 기자의 질문에 "쪽■■들을 처치하고 쪽■■들을 처치하고 더 많은 쪽■■들을 처치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신 윌리엄 홀시 제독각하께서 계셨던 함정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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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좋은댓글에 왜 비추가 박히지? | 18.10.13 2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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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황국신민들께서 불편하셨나봐여 | 18.10.14 09: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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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웹인지라 | 18.10.14 11: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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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 볍신들은 무시하세욧! | 18.10.14 1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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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 more japs.. 아아 홀시 제독님 . 더 죽여주셨으면 | 18.10.14 2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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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입니다 ^^ | 18.10.14 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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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듯 합니다 ㅋㅋ | 18.10.14 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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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온라인 공간이 그렇지만 유독 이 곳이 정말 심각하더라고요 | 18.10.14 22: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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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해서 나누는 건 하지만, 허례허식은 훨 덜합니다. 미군 배에 합동 훈련할때 한번 탄 적이 있는데, 그때 소매에 금줄이 4개인 나이 지긋한 장교가 직접 복사기 돌리는 거 보고 감탄했더랬죠. 금줄 4개면 대령... 한국 연대장 중에 직접 복사기 돌리는 사람 본 적 없습니다... | 18.10.15 06: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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