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으로 인해 세계 인구가 격감한 20xx년의 한 거리에서,
한 때는 흔한 음식이었다던 돈까스를 파는 매장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혼자서 찾아가기엔 위험한 위치인 만큼, 절친한 전우 피그먼(꾸익) 중위와 길을 나섰습니다.
마스크를 단단히 동여맨 채, 목적지에 도착하니 과거 인류가 번영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푸드코트를 발견했습니다.
과거에는 가족단위로 이런 곳에서 지구 방방곡곡의 산해진미를 맛보았다고 합니다.
인류 재번영의 의지가 담겨있는지, 식탁이나 바닥에 먼지도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었습니다.
허나 바깥은 험난한 무법지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현실을 깨닫게끔 해주네요.
목적지였던 돈까스 매장도 보입니다. 저 말고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방인들이 몇몇 계시군요.
칼바람과 바이러스로 가득한 바깥과는 다르게 은은한 음악과 여유로움이 돋보이는 내부였습니다.
가게의 메뉴입니다. 과거 황금시대의 인류는 종이 메뉴판이 아닌 직관적인 메뉴로 음식을 고르곤 했다던데, 그 실물을 오늘 확인해봅니다.
옆에 세워진 음료수컵과 비교해도 사이즈가 상당합니다. 아직 지구상에 이런 유토피아가 남아있다니, 감회가 새롭군요.
치즈롤 돈까스란걸 주문해 보았습니다.
반쯤 망한 지구에서 채소란 구하기 쉽지 않은 식품이죠.
사실 치즈 안에 채소에 박혀있어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거라 생각했으나, 한입에 넣으니 치즈와 잘 어울려 느끼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스파게티는 평범하여 구색 맞추기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돈까스와 함께 곁들이기에 모자람이 없는 맛이었습니다.
이쪽은 피그먼(꾸익) 중위가 주문한 함박스테이크입니다.
소스 맛이 조금 강하긴 하지만, 고기가 부드럽고 입에 걸리는 것 없이 매우 맛있었습니다.
주둔지에서 먹었던 오염된 다짐육 스테이크를 먹을때 입안에 걸리적 거리던 이물감이 전혀 없어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
노른자를 반쯤 깨뜨려 함박스테이크에 적신 기록을 남겨보고자 했으나, 피그먼(꾸익) 중위가 그럴 틈도없이 이미 해치운 다음이었습니다.
모처럼의 성공적인 탐사에 신이 났는지 피그먼(꾸익) 중위가 돈까스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몸이 무거워지면 귀환에 차질이 생길 지도 모른다구 중위.
얇게 편 경양식 돈까스입니다. 경양식 돈까스는 기름이 많이 배어 지금처럼 좋은 기름을 구하기 힘든 시대에서 먹는다는것은,
굉장한 모험이라고 익히 들어왔습니다. 허나 한 입 먹어보니 느끼한 맛이 나지 않고 바삭한 식감만 느껴져서 매우 만족하며 한 접시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피그먼 중위보다 제가 조금 더 먹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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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탐사를 마치고, 사장님께 잘 먹었다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본래 활기와 따스함만이 가득했을 넓은 공간이었을겁니다.
도란도란 식사를 하는 몇몇 이들과, 이를 위해 정성껏 요리하는 단 하나의 점포만으로도 넓은 푸드코트에 온기가 가득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평범했던 것들을 다시 평범하게 누리게 되는 날이 올 때에는, 줄 서서 먹어야 될 수 있겠다 싶은 기분이 들어서
다음에 또 한번 훌쩍 찾아가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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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세상이 끝난후 남아있는 푸드코트의 마지막 식당이란 느낌이 올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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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말 2000대초 분위기가 저랬는데,먼가 정겹기도 하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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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역 CGV 5?6?층 돈스파 2010년도 학교다닐때 3500원인가그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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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파 군요~ 부천에 살면서 미스테리한 돈까스집이 있다는걸 알았는데 얼마전에 가서 먹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돈까스 나오는데 20분이나 걸리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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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계란후라이 퀄이 장난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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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계란후라이 퀄이 장난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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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먹기 아깝드라구요. | 22.02.06 1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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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까다로운 동행도 맛있게 먹드라구요. | 22.02.06 1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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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역 CGV 5?6?층 돈스파 2010년도 학교다닐때 3500원인가그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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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입니다 ㅎ | 22.02.06 1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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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갔었는데 그때도 4500원쯤에 콜라도 기본제공이었는데 많이 올랐네요 근데 여기는 가격 오른거보다도 문 안닫는게 신기합니다. 사람도 몇명없는데 어떻게 유지가 되는건지.... | 22.02.12 00: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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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파 군요~ 부천에 살면서 미스테리한 돈까스집이 있다는걸 알았는데 얼마전에 가서 먹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돈까스 나오는데 20분이나 걸리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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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사람 많았나보군여 | 22.02.06 14:17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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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미무스::
본토의 맛.. | 22.02.06 14: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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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미무스::
오... 의정부역 지하상가인가요? | 22.02.11 17: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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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딘지 알겠네 대부분 굳이 지하 식당 간다면 제일시장 지하를 가니까 지하상가는 솔직히 통로지 | 22.02.12 1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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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미무스::
CGV가 태흥시네마던 시절에는 푸드코트에 음식점도 꽤나 있고 했었는데 요새는 다 망했나보네요 | 22.02.14 0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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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서 일하는데 저기 푸드코트가 있는줄도 몰랐었네요. | 22.02.06 14: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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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더라구요. 근처에 다른 먹거리도 괜찮은곳 제법 있구. | 22.02.06 14: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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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말 2000대초 분위기가 저랬는데,먼가 정겹기도 하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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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계산은 총알로 하고 그랬었는데 참.. | 22.02.06 14: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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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건물 5층이예요 | 22.02.06 15: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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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곳 보면 옛날 생각에 조금 쓸쓸해지죠 | 22.02.06 17: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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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고르기엔 종류가 많은 그런 푸드코트네요 | 22.02.06 17: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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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아래 노래방도 생겼어요. | 22.02.06 17: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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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맛있는거 먹기위해 가신다고 한다면, 그 근처 택배도 안되는 마카롱 맛집도 추천합니다. | 22.02.06 17: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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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래 살았는데 처음 알았습니다. ㄷㄷ | 22.02.06 1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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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아무래도 결정타였다고 하더라구요. | 22.02.06 1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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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맛있게 먹었습니다 :) | 22.02.12 1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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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세상이 끝난후 남아있는 푸드코트의 마지막 식당이란 느낌이 올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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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한 분위기임에도 맛은 좋았습니다. | 22.02.12 1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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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맛있드라구요. | 22.02.12 1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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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하지말고 도전하게 피그먼중위 | 22.02.12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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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두퍼 마트의 푸드코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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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에요 | 22.02.12 1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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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637644?search_type=subject_content&search_key=%EB%B6%80%EC%B2%9C 아 여기서 봐서 해깔렸군용 | 22.02.12 1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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