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홍대입구역 근처에 커다란 헌책방 하나가 생긴걸 본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홍대입구쪽은 헌책방이 많은 걸로 유명해서 가끔 갔습니다만 전부 사라져버려서 최근엔 거의 안갔는데
상당한 규모더군요. 건물 하나에서 지하1층, 1층, 2층 총 3층이 헌책방으로 쓰이고 책도 통행이 힘들 정도로 쌓여있는
혹시 뭐 재미좀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저는 원래 이런 데서 뭔가를 발굴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구석탱이에서 이런 책을 발굴한 거죠
아스키의 쯔꾸르 시리즈의 첫 작이었던 어드벤처 쯔꾸르... 의 후속작인 어드벤처 쯔꾸르 2의 책입니다
이름이 II인걸 보시면 알겠지만 원래 어드벤처 쯔꾸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게 쯔꾸르 시리즈의 첫 작이기도 했습니다 (1987년작)
일단 이 책엔 소개, 사용법 같은 게 실려있습니다
이 책은 DISK&BOOK이라는 이름을 보시면 알겠지만 가이드북과 함께 정품 소프트웨어가 묶여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가격도 꽤 셉니다. 뒷면의 표기 가격은 5000엔이던가 그렇습니다
제작사 디지털웨이브와 메인 프로그래머의 약력입니다. 하야사카 스스무(早坂 進)? 라고 읽는건가? 잘 몰?루겠군요
어드벤처 쯔꾸르 전작에서 개선된 새로운 기능들의 소개
샘플 게임의 소개도 있습니다
시스템 요구 사양입니다. 매우 상식적이게도 컴퓨터, OS(일본어 DOS) 작업용 드라이브가 필요합니다
'빈 디스크 18장'이 매우 인상적인데, 설명을 보면 '하드디스크가 없는 PC를 쓸 때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용도'라고 합니다
하드디스크가 없다는게 지금은 엄청 생소한 말이겠지만 이 시절엔 아직 이런 PC가 남아있었을 겁니다
저도 하드디스크가 없어 램드라이브(램 일부를 하드디스크처럼 사용하는 것. 램이라서 끄면 삭제됨)를 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3.5인치 디스켓 18장이면 대충 25MB 정도입니다
내용은 대체로 이런 기능의 사용법 가이드입니다만 전부 일본어입니다
뭐 요새는 구글 번역을 쓰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번역도 가능하니까 읽을 수... 는 있을 겁니다... 아마
사실 전 일본어를 좀 할 줄 압니다만 한자는 전혀 못 읽어서 결과적으로 일본어는 까막눈보다 살짝 나은 수준입니다
로그인 대상이라는 대회에 대한 소개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디스켓 3장이 봉인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습니다!
헌책방에 흘러들어오는 책들은 대체로 원소유자가 있다보니까 이런 부록들은 전부 뜯어내고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렇게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건 처음 봅니다. 그야말로 땡잡은거죠
바로 이런 맛에 헌책방을 다니는 겁니다 짜릿해 늘 새로워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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