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TV 애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이고, 제 인생 극장판 애니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EoE의 충격적인 영상으로 에바에 입문한 저는 순식간에 에반게리온의 팬이 됐어요.
대체 어째서 EoE부터 보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충격적인 영상이 에바에 대한 제 호기심을 자극했던 건 확실합니다.
제가 막 광매체에 관심갖기 시작한 2014년에는 에반게리온의 최신 물리매체가 리마스터 DVD였습니다. 일본에조차 에반게리온의 블루레이가 없었던 거에요.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다음 해에 블루레이가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한국 정발에 대한 얘기는 전무했습니다.
일애니 블루레이 수집하는 한국 덕후들에게 한줄기 빛인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서 다양한 명작애니를 정발하는 와중에도
그 유명한 에반게리온이 안 나오고 있으니 사람들 사이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죠.
제가 듣기로는 당시 국내의 몇몇 블루레이 제작사에서 정발을 시도하긴 했으나 판권 문제가 너무 복잡해서 접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그러다가 올해 들어 미라지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국내 정발 및 한국어 더빙을 공식 발표했고,
수 차례의 연기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제 앞에 UFE 패키지가 도착했습니다.
이번 에반게리온의 발매과정(티저~발송)이 역대급으로 긴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래 기다린 끝에 받아서 그런가, 감흥이 더욱 깊네요.
미라지몰 독점 특전인 '종이 액자 포함 일러스트 12종'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에 성우분들이 직필 싸인을 해주시기 마련이고, 실제로 최초의 예약 안내에는 '직필 싸인 엽서 5종'이라고 명기돼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예약 연기 공지가 떴고, 결국 한 달 뒤에 디지팩 구성 변경, 발매일 변경, 판매가 인하 및,
'직필 싸인 엽서 5종'을 '싸인 미포함 엽서 12종'으로 대체한다는 공지가 뜨고 말았죠.
기껏 다 기획해서 컨펌 받고 공지 올렸는데 판권사 측에서 뒤늦게 태클 걸었을 게 뻔합니다. 엿먹이려는 것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자기네 물건 대신 팔아주겠다는데도 난리에요.
아무튼 그렇게 온 엽서 세트는 장수가 많아져 묵직해졌지만 실속은 없는 특전이 돼 버렸습니다.
사실상 이번 에반게리온 UFE는 미라지몰 한정판을 살 이유가 없었지만 저는 그냥 미라지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공홈에서 질렀네요.
엽서세트의 텍스트와 네르프 로고는 금박처리되었습니다.
와 심신 모두 정상인 놈이 한명밖에 없네
패브릭으로 덮은 수납박스 퀄리티는 여전합니다.
각종 텍스트와 라인은 금박이 씌워져 반짝반짝 빛납니다.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미라지 UFE 정발작의 수납박스는 애플제품 마냥 위아래 박스를 분리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엔 자석으로 여닫는 방식으로 나왔습니다.
이전에 강철의 연금술사가 이런 방식이었죠. 강연금 정발소식 접하고 놀라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전 일이군요ㄷㄷ
모든 면의 디자인이 전부 다르다는 점이 소소한 관전포인트
뚜껑을 열어보면
월면 위에 둥둥 떠 있는 롱기누스의 창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롱기누스의 창 미니어처 수납함은 양쪽의 손잡이를 당겨 손쉽게 뺄 수
는 없었습니다. 되게 빡빡하게 끼워져 있어서 이 정도의 찢어짐은 피할 수 없는 듯합니다.
다시 봐도 정말 독특한 조형이에요. 빙글빙글 돌리면서 뚫어져라 쳐다보면 최면 걸릴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재질감이 너무 플라스틱 같아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좀 더 금속 재질감이 느껴지는 마감이었으면 한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블루레이 세트에 수록된 굿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감지덕지죠.
그러고 보니 예전에 울려라 유포니엄 때 굿즈가 겁나 끝내줬었지
달 표면을 들어내면 주의사항 쪽지와 가이드북이 나옵니다. 옆으로 삐져나온 라임색 리본을 당기면 가이드북과 디지팩을 손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140p 가이드북, TVA 디지팩, 구극장판 디지팩, 그리고 LD 자켓 일러스트가 수록된 디지팩 되겠습니다.
중구난방인 스파인 통일성은 아쉽네요.
솔직히 이번 에반게리온 정발판의 패키지 디자인은 수납박스를 제외하면 불호입니다.
뭐 상징적인 배색 가지고 디자인 구성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번 디자인은 그 구성이 좀... 구린 느낌이에요.
구성 뿐만 아니라 그 위에 올라간 홀로그램 마감도 별로에요. 디지팩의 색감을 어둡고 칙칙하게 만들어서 싸구려 같아 보이게 하더군요.
로고쪽은 유광마감이 돼 있습니다.
디지팩 후면부인데... 하... 이것도 참 할많하않입니다... 이게 뭐야 정말
홀로그램+유광마감이 들어가면 뭐합니까 디자인이 너무 구린데ㅠㅠㅠㅠㅠㅠ
이건 뇌피셜이지만 카라 측에서 패키지 디자인에 필요한 아트웍의 사용을 아주 일부만 허락해 준 게 아닐지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디자인이 설명이 안 되는데
디지팩 내부는 이렇습니다. 여기는 안 칙칙하네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디지팩이라는 사실 자체가 문제입니다.
이게 보관이 편할지는 몰라도 꺼내보기엔 이만큼 불편한 방식이 또 없거든요.
저는 수시로 랙장에서 디스크 꺼내서 감상하고 싶은데, 디지팩은 LP사이즈라 다른 곳에 박아놔야 하니...
특히 저 같은 경우는 거실에 LP 꽂을만한 책장이 없어서 제 방에 보관해야 하는데 동선이 참 애매합니다.
더불어 스카나보같은 개별 수납케이스를 썼으면 각 케이스마다 다른 아트웍이 사용돼 훨씬 다채로운 패키지가 됐을 텐데,
지금은 하나의 디자인을 가진 디지팩에 다섯 개의 디스크가 한꺼번에 수납되니 그만큼 디자인이 심심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아무튼 디지팩 극혐.
엔트리 플러그를 형상화한듯한 그래픽입니다. 금박도 입히고 유광마감도 하고 공들인 티가 나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것도 너무 투박해보여요.
디스크 프린팅은 요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이거 색감마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너무 억까이려나요?
디스크 아래쪽에는 해당 디스크에 수록된 컨텐츠 목록이 적혀 있습니다.
이번 에반게리온 UFE는 발매연기가 수 차례 돼서 그런지 미라지 관계자분들도 정신이 없으셨나봅니다. 자잘한 마감에서 아쉬운 점들이 보이네요.
위 사진은 디스크 트레이 아래에 갇힌 큼직한 부스러기고요, 디지팩이나 가이드북을 펼칠 때도 종이가루 같은 게 계속 손에 뭍더라고요.
다음은 DEATH(TRUE)²(=사도신생) 극장판과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극장판이 수록된 디지팩입니다.
이쪽은 색감이 어울려서 그나마 봐줄 만한데 디지팩 비율과 일러스트 비율이 또 안 맞아서 굉장히 불-편합니다.
일러스트 위아래 잘라서 꽉 채우는것도 가능해보이지만 아마 판권사에서 오지게 태클걸었을 거 같음
우측의 저 뾰족뾰족한 문양은 무슨 독일산 아메리카 원주민도 아니고 뭐지 했는데, 알고 보니 아스카의 엔트리 플러그였습니다. 내가 이걸 왜 몰랐지
구극장판의 분위기에 걸맞는 산뜻한 LCL색
LD 자켓 일러스트가 수록된 디지팩입니다. LD(LaserDisc)가 뭐냐면, 쉽게 말해 LP(Long Playing Record)판 사이즈의 CD(CompactDisc)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상 담는 용도로 쓰이다가 DVD(Digital Video Disc)가 나오며 몰락했습니다.
즉 에반게리온이 LD에 담겨 팔리던 시절의 자켓 일러스트만 담아 이번 정발판 블루레이 패키지에 수록했다는 얘기 되겠습니다.
이 디지팩이 발색 제일 구림. 무광 홀로그램 마감때문에 우둘투둘한 표면까지 도드라져서 더 못생겨보임.
일러스트 카드는 묵직헙니다.
정말 아름답군요
축하해!
고마워!
마지막으로 가이드북의 구성만 잠깐 톺아보겠습니다. 우선 맨 처음에는 본편 디스크의 트랙리스트가 적혀 있습니다.
다음 파트에서는 에반게리온 TV판과 극장판의 포스터 및 정보 같은 게 적혀 있습니다.
이번 정발판에 수록된 특전 영상들 목록입니다.
아까 나왔던 LD 자켓 일러스트와 같은 각종 아트웍들이 수록돼 있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의 해설이 장면별로 서술돼 있습니다. 나에게 아스카는 구에바의 아스카 뿐이야
다음은 설정집이고
마지막은 '히스토리' 라길래 당연히 작중 연표같은건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상품 출시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정리해 놓은 거였습니다.
내가 너무 오타쿠같았나
우리말 더빙판 성우진과 유의사항을 마지막으로 가이드북은 끝납니다.
롱기누스의 젓가락을 마지막으로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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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네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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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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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고 보니 포크가 맞는 거 같습니다. 푹찍 | 21.11.24 18: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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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염가판 패키지에 디스크만 옮겨담는 분도 계시던데 저도 그러던지 FE 중복구매하던지 해야할것같습니다ㅠㅠ | 21.11.24 18: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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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반게리온 건은 티저~발매에 이르기까지 미라지 공지글에서 어떠한 혼돈이 정말 찐하게 느껴지더군요 | 21.11.24 18: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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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과 한국어 더빙이라는 엄청난 보너스는 참 좋았지만 패키지 디자인 및 구성이 불호이고 가이드북 오타와 같은 이슈도 있고 해서, 이번 UFE 상품 전체적인 점수는 7.5~8점 정도 주고 싶네요 | 21.11.24 2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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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는 호칭은 친근함에 오는 호칭인데... 겐도와 신지는 아빠까지는 아닌데...너무 원작을 깨는것 같네요 ㅋㅋ | 21.11.24 2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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