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개인적인 생각이며 쿄애니와 원작자의 공식 설정이 아닙니다.
귀찮은걸 싫어하고 부활동에 관심이 없던 나츠키가 취주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반짝 반짝 빛나는 한명의 동급생 때문이었습니다.
지역에서 유명한 명문 미나미중 취주악부. 공교롭게도 그 부장이었던 노조미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미나미중 출신 동급생들이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에 많이 입부했지만 귀가부였던 자신은 그들과는 접점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동경하는 동급생인 노조미와 부활동을 하고 싶어 무작정 입부한 나츠키.
달리 해왔던 악기도 없었던 나츠키는 신입부원 악기 선택때 트럼펫을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펫은 초심자가 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악기입니다. 트롬본, 색소폰등 인기있는 악기들은 이미 경험자들로 모두 인원이 찼습니다. 결국 떠밀려 저음파트까지 내려가게 된 나츠키.
여기서 아스카 선배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아스카 선배는 나츠키에게 유포늄을 권해줍니다. 다른 의미는 없었습니다. 자신에게까지 떠밀려온 초심자 리코와 나츠키를 받아 주지 않으면 이들은 결국 취주악부에 입부하지 못하게 됩니다. 덩치가 큰 리코는 튜바, 작은 나츠키는 유포니엄, 적성 따위 신경 쓸 여유도 이유도 없습니다.
나츠키의 연주를 들은 아스카는 처진 눈썹을 하고 빙긋이 웃습니다. '얜 악기에 익숙해지려면 고생 좀 하겠네.'
나츠키는 결코 아스카가 선호하는 유형의 후배가 아닙니다. 미숙한 연주가는 많은 연습과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고 아스카에겐 남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쿠미코를 발견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의 아스카를 보십시오. 노력과 시간이 덜 들어가는 우량부원. 꿈의 부원입니다.
기가 센 나츠키, 유포늄이라는 악기가 썩 맘에 들지 않고 불만도 많았지만 아스카 선배앞에서는 그저 동네 시고르잡종에 불과합니다. 은근히 권위와 분위기에 약한 나츠키는 선배의 없는 시간을 뺏어가며 한땀한땀 유포늄을 배웁니다.
그래서인지 선배가 얼마나 자신의 연습 시간에 집착하는지, 자신의 시간을 뺏겼을 때 얼마나 화를 내는지 잘 알고 무서워하게 됩니다. 아스카는 자신의 눈치를 보면서도 꾸역꾸역 연습하는 나츠키를 조금은 믿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발생, 중학교때 콩쿨 경험이 풍부한 미나미중 출신 부원들이 각 파트의 선배들에게 콩쿨을 대비한 연습을 하자고 부탁합니다. 노조미와 같은 중학교를 나왔지만 콩쿨을 목표로 연습을 해본적이 없던 나츠키는 이때 큰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의 연습량이 생각보다 훨씬 모자르다는 것과 선배들이 상상이상으로 진지한 연습에 냉담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아스카 선배가 여기 있었다면...'
선배는 벌써 개인연습하러 어디론가 사라진 이후입니다. 아스카에겐 노닥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부활동을 마치고 악기를 반납하러 갈 때 나츠키는 보고야 맙니다. 투명인간 취급하는 선배와 고개 숙여 부탁하는 노조미의 처량한 뒷모습을.
노조미는 선배들의 무시를 무릅쓰고 힘겨운 설득을 계속 하지만 나츠키는 그럴 수 없습니다. 자신은 저런 답없는 선배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습니다. 불가합니다.
나츠키는 노조미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뒤가 없는 자신만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일갈입니다.
"노조미, 말해봐야 소용없어. 저 년들 성격파탄자들이니까."
에에엑? 진짜로? 나츠키 진심이냐? 선배들 상대로?
폐쇄적이고 서열이 확실한 취주악부에서 당장 내 밑으로 니 위로 집합시킬 수 있는 초특급 하극상입니다. 나츠키는 선배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하고 퇴부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광경을 뒤따라가던 아스카가 목격했습니다. 아스카는 망설임 없이 나츠키의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선배들 앞에서 도게자를 시킵니다.
그리고 사과를 빙자한 협박을 합니다. 뭐 해석하자면 "나츠키가 대죄를 지었습니다. 그 처분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 얼굴을 봐서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제 파트에는 간섭하지 마십시오. 졸업생 환송회 때 개같이 처맞기 싫으시다면."
모의고사 전국 10등, 저음 왕국의 음습한 아스카만이 할 수 있는 해결책이었습니다.
나츠키는 이때 가불기에 걸리고 맙니다. 사건만 터트리고 퇴부해 버린다면 이렇게까지 커버 쳐준 아스카 선배를 배신하는 꼴이 됩니다.
나츠키는 아스카 선배가 원망스럽습니다. 선배가 조금만 움직였어도 미나미중 동기들은 선배들과의 타협점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고통의 집단 퇴부도 없었겠죠. 리더가 될 재능이 있는데도 그것을 거부하는 아스카 선배.
그때부터 나츠키는 부활동을 열심히 하지도, 그렇다고 그만두지도 못하고 드러누워버리고 맙니다.
행동은 무모했지만 나츠키의 곤조는 높게 평가한 아스카. 의욕이 없는 나츠키를 독려하지도, 그렇다고 괴롭히지도 않고 방치해 둡니다.
아스카는 나츠키가 일어설 것을 믿고 있을까요? 나츠키는 유포니엄 직속 후배로 선배에게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우수부원 쿠미코가 입부함으로써 둘 간의 신뢰관계는 파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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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니엄 시리즈 진 히로인이라는 얘기도 있었죠.ㅎㅎ 아스카 선배의 진한 맛은 나츠키를 거쳐 쿠미코에게 이어집니다. 아스카 졸업 후 이야기들은 후일담같이 느껴지긴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쿠미코 3학년 편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 23.12.10 20: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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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스카는 어려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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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카오리마저도 조심스러워 했으니까요. 그런 철옹성같은 아스카의 마음을 연 쿠미코가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ㅎㅎ | 23.12.11 04: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