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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Ashen One (재의 귀인)
2. Recurrence (회귀)
3. PROMETHEUS (프로메테우스)
1. Ashen One (재의 귀인)
우리들은 언젠가 꺼질 불꽃같은 존재들입니다.
양초와 모닥불은 물론이고 태양마저 유한합니다.
인간들도, 생명체도 마찬가지.
여신이 만든 인간 세상도 마족의 저주로 끝장날지도 모릅니다.
1) 자인
(애니판에서는 직접 불을 붙이는 묘사가 생략되었습니다)
파티 유일 흡연자입니다. 연기와 재가 되어 사라지는 담배처럼 유한한 존재입니다.
담배의 이미지답게 나름 어른스러운 행동을 보여줍니다.
그는 꺼져가는 가슴의 불씨를 되살려 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한 모험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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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의 상징이 담배...인지라 담배의 고증이 굉장히 자세합니다.
담배를 쥔 오른손 움직임을 자연스레 따라가는 연기 흔적 묘사가 변태적입니다.
자인이 피우는 담배는 필터가 없어보입니다.
원작 만화와 애니판 공통 묘사인데 이 또한 고증입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796549)
필터 담배는 19세기경 개념이 도입되어 1927년 특허가 등록되었습니다.
이후 1930년대 영국의 "Molins Machine"사가 대량생산 기계를 특허 발명하여
빠르게 필터 없는 담배를 밀어내고 대세가 되었습니다.
필터 담배의 시기는 작중 시대와 차이가 있기에 자인의 담배는 적절한 고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리뷰 - 페른의 문단속)
2) 하이터, 페른
과거 파티원들은 프리렌을 지켜주고 이끌어주던 마음의 등불이었지만
타오르는 양초처럼 그녀보다 빠르게 수명이 끝납니다.
어쩌면 현재 프리렌을 돌봐주는 페른도 먼저 보낼 수도 있습니다.
원작에 없던 등불과 양초를 추가하여 짧고 유한한 개념을 부각시켰습니다.
3) 새로운 인연
새로운 모험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이들도 서로 의지하는 관계이지만
하룻밤 의지하는 모닥불처럼 눈을 감았다 뜨면 사그라들지도 모릅니다.
4) 용사 힘멜
가장 화려하게 불타오르던 인물이나 그 또한 수명을 다한 필멸의 존재.
등불의 존재는 여기서도 반복됩니다.
어둠 속에서 등불에 의지하여 힘멜이 준 반지를 찾는 프리렌의 모습이
마왕성을 돌파하고 천국까지 가서 그를 다시 찾고자 하는 상황과 겹쳐보입니다.
2. Recurrence (회귀)
그리고 우리가 바라던 바로 그 장면입니다.
오후 햇살이 커플을 찬란하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시계탑의 시간 또한 원작 만화를 충실히 고증했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음향 효과를 통해 원작 초월을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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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씬 이후의 종소리입니다. 위화감이 또 느껴지시나요?
두 존재의 결합을 상징하는 결혼식 종소리가 아닙니다.
5시를 알리는 시계와 다르게 "네(4) 번" 울립니다.
이어지는 석양, 황혼의 이미지를 통해 여행의 끝, 이별과 죽음(4,死)을 암시합니다.
장례를 치뤄 떠나보낸다는 뜻을 지닌 "장송(葬送)"의 프리렌에게 걸맞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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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처음 종소리입니다. 2시지만 "네 번" 울립니다.
마을 풍경이 비슷해 보이지만 과거와 달리 높은 햇살을 받는 대낮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인연과 파티를 결성했고 여행은 아직 한창임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 "한창"은 프리렌에게 매우 짧은 시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마왕성과 사후세계의 천국인 오레올,
즉 "죽음"이라는 개념을 향합니다.
다시 한 번 만나 제대로 장송하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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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용사 힘멜의 하관(下棺)때로 돌아가봅시다.
용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종이 "네 번" 울립니다.
그러나 한낮의 햇살이 비추고 있습니다.
이후 프리렌은 인간을 알기 위해 새로운 여행길에 오릅니다.
일의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습니다.
세세한 고증 뿐만 아니라 원작에 없는 새로운 요소들을 통해 차이점을 나타냈고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이어지는 여행과 인생의 반복, 순환이라는 주제를 정말 탁월하게 그려냈습니다.
제작진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3. PROMETHEUS (프로메테우스)
이처럼 불꽃같은 인간들에게 불을 준 이들이 있습니다.
귀가 긴 엘프인 프리렌과 제리에입니다.
제리에는 천 년을 내다본 대마법사 플람메를 키워낸 스승이며
그녀를 가르쳐 인간들이 마법의 시대를 열게 했습니다.
플람메는 그녀 스스로 불꽃이 되어 마족들을 태웠으며
지난 에피소드의 도시 결계처럼 인류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프리렌 또한 이 불씨의 계보를 잇고 있으며 제자 페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두 엘프들은 매우 긴 시간을 살아가며 비슷한 과정을 반복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슬이 어떠할지 앞으로의 전개가 매우 기대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즐거운 감상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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