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압/GIF) 거의 대부분의 2019년 4분기작 첫인상 감상문 ver.0.1

[YoonELEC]

초반 2~3화 정도씩만 보고 첫인상만 정말 가볍게 끄적여 보는 거라 글 버전은 0.1로 정했습니다.

휴가 나와서 급하게 작성하는거라 오타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오타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는 간단한 범례입니다.

◎:전 분기에 이어 방영하는 작품입니다. 제대로 된 감상은 나중에 올릴 다른 감상글을 참조해 주세요.

빨간색 제목:하차한 작품

★★★★★:다섯 개 만점

~(숫자):감상한 화수

-

1. ◎ 빈란드 사가 ★★★★★ (~14)

지난 분기에 이어 무난하게 명작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북유럽 역사와 실존인물들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내용이나 그 만듦새는 여전히 끝내주지만 2쿨 들어 인물작화가 점점 투박해지고 있습니다.

그림이 살짝씩 간소화되고 움직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프닝 영상은 경이로웠던 1쿨 때에 비해 많이 평범해졌고, 엔딩 영상은 무려 본편내용 짜깁기로 갈무리했습니다.

아무래도 스케줄이 슬슬 빠듯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뭐, 사실 앞선 1쿨 분량동안 그 퀄리티를 유지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

2. BEASTARS ★★★★☆ (~2)

첫 원청 제작 작품으로 ‘보석의 나라’를 만들어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오렌지’가 선택한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풀 3D 애니메이션이며, 등장분량이 적은 캐릭터들은 모델링 만드는 비용이 더 비싸 예외적으로 손그림 처리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훨씬 진일보했습니다.

등장인물들 대다수가 무기물이었던 보석의 나라와는 달리, 본작은 그 배경이 주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수인 사회라 그런지

만화적 과장이 종종 보일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럽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2화 후반부의 정원씬이 특히 좋았습니다.

연출도 실사영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3D만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영리하게 대처하여 훌륭한 결과물을 뽑아냈습니다.

‘이 사람들 진지하구나’ 싶더라고요.

앞서 주토피아를 언급했는데, 그야말로 어두운 버전의 주토피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소재를 더 현실적으로 다룹니다.

‘생각보다’ 수위 높은 전개가 나와서 약간 놀랐네요. 수인덕후인 저는 침 흘려가며 하악하악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캐릭터 디자인이 체형은 인간형인데 얼굴이 동물형에 가깝게 생겨서 수인의 대단함을 모르는일반인 여러분들께서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아, ‘패트와 매트’ 같은 스톱모션 인형극 스타일의 오프닝 영상은 이 작품에 관심 없는 분들도 꼭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3.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S4 ★★★★☆ (~1)

히어로가 되고 싶은 능력 보유자들이 히어로 양성 고등학교 ‘유에이 고교’에 입학한 후

빌런 연합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년 점프 원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제작사(본즈)를 정말 잘 만나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히로아카가 벌써 4기까지 왔습니다.

지금까지 안정적이고 훌륭한 완성도를 꾸준히 보여 준 시리즈인 만큼 이번에도 믿고 감상할 예정입니다.

1화는 3기 결말의 내용을 환기하는 가벼운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습니다. 벌써부터 앞으로의 전개와 액션씬들이 기대됩니다.

나카무라 유타카의 작화씬 좀 많이많이 나왔으면... 츠유 분량 좀 많이많이 뽑아줬으면...

4. 호시아이의 하늘 ★★★★☆ (~2)

키 비주얼도 수수하고, 스포츠(테니스) 장르에는 별 관심이 없는데다,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이라 화제성도 없어서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웹상에서 이번 분기 신작들을 슥 훑어보다보니 이게 의외의 다크호스라는 말이 있더군요.

그리고 감상결과, 실화였습니다.

첫인상은 캐릭터 디자인이 동글동글 귀여워서 남녀 가릴 것 없이 다들 귀엽고 매력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통통한 학생회장이 참 좋더군요.

스토리의 경우 동글동글한 비주얼과는 상반되게 교내 따돌림, 가정폭력 같은 현실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서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여타 치(명적)유(해)물에서 남용되는 자극적인 전개를 위한 도구는 절대 아니고,

아무래도 이 작품은 스포츠보다는 등장인물 개개인의 내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될 듯합니다.

그렇다고 스포츠 부문을 허술히 하는 건 아닙니다. 작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지 라켓을 쥐고 휘두르는 모션이 아주 자연스럽더군요.

제작사가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를 만든 ‘8-bit’라 그런지

이 회사에서 주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 ‘에바타 료마’가 대활약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총출동해 댄스를 선보이는 엔딩영상도 이 사람이 혼자서 담당했는데,

역시 애니메이팅은 훌륭했지만 알고 보니 댄스 동작을 표절했다네요. 제작사도 인정하고 사과하는 분위기라 엔딩영상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바타 료마 실망이에요...

5. ◎ 닥터 스톤 ★★★★ (~16)

1쿨에 이어 별 문제없이 순항중입니다.

빈란드 사가와는 다르게 2쿨 들어 퀄리티 하락 같은 것도 없고 1쿨 때와 동일하게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취감 있는 전개도 그렇고, 떡밥도 슬슬 풀리고 있어서 몰입도는 더욱 상승중이네요.

한국의 초중생 학습만화를 연상케 하는 유치찬란/중2중2한 연출과 대사가 종종 튀어나오는데,

이것만 감당할 수 있다면 과학 뽕이 충만해지는 아주 잘 만든 작품입니다. 앞으로의 전개도 기대됩니다.

6. 그랑블루 판타지 The Animation S2 ★★★★ (~3)

하늘에 떠 있는 부유섬들을 넘나들며 모험을 펼치는 원작게임에 자신의 지갑을 인정사정없이 쏟아 부었던 과금러들을 위한 복지 애니, 그 2탄입니다.

이점이라면 제작사가 ‘A-1 Pictures’에서 ‘MAPPA’로 바뀌었어요.

애니메이션 만드는 실력은 훨씬 뛰어난 회사라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는데요, 역시 그들은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1기의 경우 원작게임의 일러스트에 근접한 고퀄리티 캐릭터 디자인을 보여줬고

초반부에는 갑옷으로 중무장한 엑스트라들을 하나하나 손작화로 그려 주는 등 성의를 다했지만,

후반부 가서 힘이 빠진 모습을 보여 줬고 스토리도 너무 평이해서 큰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2기에 와서는 캐릭터 디자인을 평균적인 정보량으로 리파인, 애니메이터의 부담을 줄여서

더욱 화려한 액션씬과 일상씬에서의 훨씬 풍부한 움직임 묘사를 확보한 듯합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지루할 정도로 틀에 박힌 대사를 차례차례 돌아가면서 치던 1기와는 달리, 2기에서는 캐릭터의 개성이 대사에 녹아들어 있고

사람이 많은 만큼 잡담이 쉴 세 없이 이어지며 때때로 목소리가 겹치는 등 더욱 실감나는 묘사를 보여줍니다.

여러모로 사람 사는 냄새(?) 나는 작품으로 탈바꿈했어요.

배경작화도 1기에 비해 ‘하늘’이라는 배경의 공간감과 ‘판타지’라는 장르를 훨씬 잘 묘사해 주는 것 같습니다.

변경된 캐릭터 디자인 정도만 제외한다면 모든 면에서 1기보다 개선된 작품이라 기대됩니다.

7. 바빌론 ★★★★ (~1)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정말 드물었던, 정치+범죄+스릴러+수사물(적어도 제가 본 분량에서는)입니다.

한국 영화에서는 많이 봐 왔지만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접하는 장르라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1화부터 주인공 진영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등 딥-다크한 전개가 예상됩니다. 아주 기대돼요.

8. 노 건즈 라이프 ★★★★★☆ (~2)

머리가 있을 자리에 큼지막한 권총이 달린 남자가 주인공인 하드보일드 사이버펑크(아마도) 배틀물입니다.

전시(戰時)에 병사들의 살상능력을 높이기 위해 신체를 기계로 대체했다는 설정인데,

왠지 이런 비주얼의 주인공은 ‘트리거’ 작품에 훨씬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물론 본작의 제작사인 ‘매드하우스’도 나름 좋은 환성도로 잘 뽑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독특한 세계관이 준수한 작화로 살아 움직이고 있네요.

배경이 3DCG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엔딩크레딧에 그래픽 엔진 로고가 등장하더군요.

그런데 스토리 면에서는 미적지근합니다.

아직 도입부라 어쩔 수 없이 부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드보일드한 비주얼의 캐릭터들이 하드보일드한 상황을 맞닥뜨렸는데도

서로 입 털기 바빠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질 않습니다.

어쨌든 동 분기 작품들 중 장르만 따지만 ‘BEASTARS’와 더불어 독보적으로 취저인 작품이라 계속 지켜 볼 예정입니다.

9. ◎ 이 소리에 모여! S2 ★★★☆ (~2)

지난 2분기에 1쿨 방영 후 한 분기 쉬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분할 2쿨 작품입니다. 벌써 한 분기가 지났군요, 세상에.

아무튼 전반적인 특징은 1쿨 때와 동일합니다. 재미없는 범생이가 만든 범작. 궁금하신 분은 나중에 올라올 2분기 작품 감상 글을 참조해주세요.

10. 책벌레의 하극상 ★★★☆ (~3)

이번 분기의 수많은 이세계물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치트급 능력을 부여받아 금세 기득권 세력과 연을 맺고 먼치킨 용사로 활개치고 다니는 여타 이세계물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책이 고가의 귀중품으로 취급될 정도로 문명 수준이 뒤떨어지는 세계에서, (아직까지는) 별다른 능력 없이, 약한 몸을 갖고,

평범한 서민 가족의 일원으로서, 그저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소박한, 어찌 보면 연민이 갈 정도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종종 현대인의 지식을 활용해 이것저것 만들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아주 소소합니다.

매 분기마다 쏟아져 나오는 양산형 이세계 먼치킨물에 지쳐 있던 찰나에 이런 신선한 이세계물을 만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원작에 비해 작화가 너무 싸보여서 비판받기도 하지만, 움직이는 걸 보면 나름 귀여워 보이기도 합니다.

형광 빛이 도는 머리카락 색과 등장인물들 입모양만 어떻게 한다면 훨씬 나아보일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주인공이 과연 어떤 역경을 거쳐서 책을 손에 넣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11. ◎ 불꽃 소방대 ★★★☆ (~13)

얼마 전, 3분기 방영작들의 광매체 판매량이 집계되었는데 불꽃 소방대는 100장대로 폭망했더군요.

100장대는 좀 심했다 싶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결과입니다.

3분기작 감상 글에도 적을 테지만, 이 작품은 장면장면의 작화는 진짜 끝내주는데 그걸 이어붙이는 실력이 떨어지고,

‘샤프트’ 작품이 연상될 정도로 시도 때도 없는 장면 전환은 산만하기 그지없으며(본작의 제작진 대부분이 샤프트 멤버들입니다),

노골적인 ㅅㅅ어필용 여성 캐릭터(일애니에서는 여캐를 이따위로밖에 활용 못하나?)는 진지한 분위기 조성을 쉴 세 없이 방해합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흡인력 있는 것도 아닙니다. 치밀하게 잘 구성되기는커녕 투박하게 이곳저곳 들이받고 다니는 느낌이에요.

정말 비주얼 하나만 믿고 보는 중인데 슬슬 지치네요. 하차할까봐요.

12. 창단! 짐승의 길 ★★★☆ (~3)

이번 분기의 두 번째 이세계물입니다.

대충 동물 좋아하는 프로 레슬러가 이세계에 소환 당했는데 각양각색의 마물들에 뿅가서 이들을 수집해 펫샵을 여는 내용입니다.

혼란하기 그지없는 설정이지만, 이 작품은 그 특성상 마물과 수인이 정말 많이 나오는지라 수인덕후인 저는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는 몇 년 전 큰 성공을 거뒀던 이세계물 작품,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이하 코노스바)’ 작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졌던 물건입니다.

코노스바 애니의 경우 캐릭터 디자인을 최대한 간소화시키고 움직임의 생동감을 강조하는 전략을 사용해 개그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원작의 일러스트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작붕이라며 비난받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원작 일러 살려서 애니화했으면 지금만큼 재미있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본작의 경우는 원작의 느낌을 적절히 살려 준수한 캐릭터 디자인을 뽑아냈습니다. 특히 여캐 작화가 정말 섬세하고 예쁘게 그려지는 느낌입니다.

간간히 등장하는 액션씬의 퀄리티도 장난 아닙니다.

3화의 VS 오크 전투씬은 여타 작화 애니 뺨칠 정도로, 넘치는 기교로 구현한 극한의 타격감이 끝내줬습니다.

타임킬링용으로 볼만 한 것 같습니다.

13. 가부키초 셜록 ★★★ (~1)

믿고 보는 ‘프로덕션 I.G’에서 만드는 오리지널 탐정물이라 해서 기대에 차 감상했는데... 기묘하네요 그냥.

뜬금없는 여장남자 안주인, ‘가부키초’라는 일본 느낌 팍팍 나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이름의 캐릭터들,

그리고 자신의 추리를 풀어놓을 때면 자리 잡고 앉아 무려 라쿠고를 펼치는 주인공까지...

뭔가 코믹 탐정물을 만들고자 했던 것 같은데 컨셉질이 심해도 너무 심했습니다.

혐주의 짤이 붙어 마땅한 여장남자까지는 어찌저찌 넘겼는데

주인공이 라쿠고를 통해 자신의 추리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그저 황당했네요.

그래도 제작사가 제작사이니만큼 3화까지는 참고 보다가 하차 결정할 것 같습니다.

14.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 군 ★★★ (~2)

부모에 의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린 한 소년이 악마학원 학원장의 손자로서 살 떨리는 학원생활을 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이것도 이세계물로 쳐야 하려나요? 어째 이번 분기에는 다른 세계로 날아가서 생활하게 되는 작품들이 질릴 정도로 많네요.

아무튼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타깃 연령층이 여타 심야애니들보다 훨씬 낮은 느낌입니다.

그림체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주제가도 그렇고 상당히 유치한 편이에요. 나쁘게 말하면 고리타분한 옛날 애니 보는 느낌입니다.

예산도 적게 투입한 것 같아요. 악마학원에 날아서 등교하는 수십 수백 명의 악마 학생들을 비추는 장면이 있는데,

복사 붙여넣기 신공이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서 안쓰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뭐, 비주얼은 이래도 내용은 나름 볼만합니다.

전형적인 착각물의 노선을 따라가는데,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인간)를 숨기기 위해 최대한 존재감을 지우고 생활하려 하지만

본의 아니게 전교생의 관심을 받는, 말 그대로 핵.인.싸가 돼 버립니다.

이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부조리한 개그씬들이 이 작품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피식피식 웃었습니다.

15. 이 용사가 ZZANG센 주제에 너무 신중하다 ★★★ (~2)

제목 진짜...마왕이 활개 치는 이세계를 구하기 위해 여신이 일본에서 최강의 남자를 소환해 용사로 만든다는 내용의,

이번 분기 세 번째 이세계물입니다.

왜 하필 일본이냐 하면, 최근 이세계 소환물이 일본에서 절찬 유행중이라 아무나 골라서 소환해도 다들 이런 전개는 대충 다 알고 있어서

현실에 납득하고 적응을 되게 빨리 한다고 합니다. 셀프디스 제대로 하네요.

그런데 이번에 소환한 용사는 너무나도 신중한 나머지 슬라임을 잡기 위한 첫 출진 전에 끊임없는 맨몸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스킬 하나로는 제대로 처리가 안 됐을까봐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필살기를 계속 때려 박습니다.

무적의 회생스킬인 ‘해치웠나?’ 대사를 정면으로 깨부수는 행동이네요.

이 작품은 이런 식으로 괴짜 용사를 가지고 이세계 소환물의 클리셰를 모조리 때려 부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패턴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새로운 난관 => 도망쳐서 철저하게 준비작업 => 빨리 적을 해치워달라고 닦달하는 여신 => 아랑곳하지 않고 단련을 거듭하다가 드디어 출전

=> 용사가 적 압살 이런 식으로요.

물론 아직 2화밖에 안 본지라 확신은 못합니다.

그래서 일단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만약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면 하차할 생각입니다.

16. 저, 능력을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 (~2)

 

제목 진짜...2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일본인 여학생이 이세계로 전생하며 ‘해당 세계의 평균 수준의 능력을 갖게 해 달라’고 빌었으나

세계관 최강자가 지나치게 강력했던 관계로 인간종 치고는 압도적으로 강한 인물로 환생해 버린 내용의 이번 분기 네 번째 이세계물입니다.(...)

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먼치킨물입니다. 그냥 머리 비우고 보기 좋네요.

주인공이 힘을 숨기다가 본래 능력을 발휘해 다 쓸어버리는 장면은 정말 유치하지만 원초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게 답니다.

보다가 시간낭비라고 느껴지는 시점이 오면 바로 하차할 생각입니다.

그 와중에 검색해 보니까 원작팬 측에서는 애니의 설정파괴가 장난이 아니라 그냥 별개의 개그물 취급을 한다네요. 허

17. 어새신즈 프라이드 ★★★ (~2)

 

불륜으로 태어난 것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암살당할 처지에 놓인 한 소녀,

그리고 그 소녀를 암살하기 위해 접근했으나 그녀의 성품에 감화되어 오히려 생존을 도와주기로 결심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안심하세요, 이 작품은 판타지물이긴 하지만 다행이도 이세계 물이 아닙니다!

라노벨 원작 애니 치곤 비주얼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특히 인트로 부분의 세계관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모든 것이 스러져 사라진 듯한 칠흑 같은 밤의 세계에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솟아나 있는 촛대 모양의 거주구들,

그리고 그 사이를 왕래하는 증기기관차라니... 꽤나 몽환적인 느낌의 마음에 드는 설정이었습니다.

인물작화도 세밀한 편이고 오프닝 영상도 고퀄리티입니다. 비주얼 적으로는 딱히 꼬집을 부분이 없어요.

문제는 각본입니다. 라노벨 원작 애니의 고질적인 문제죠.

지나친 스킵과 압축으로 인해 원작을 읽은 팬들 사이에서도 너무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불친절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설정들은 스쳐가듯 설명해 줘서 대충 상황파악은 할 수 있겠는데,

원작을 안 읽은 제 입장에서는 그런 것보다도 인물의 감정변화가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열 명 가까이 썰어 대던 냉혹한 암살자 주인공이 갑자기 자신의 암살 대상을 도와 줄 결심을 합니다.

본인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그녀만을 위해서요. 이 결정을 내리게 되는 과정이 너무 얄팍하게 묘사됩니다.

시간의 흐름도 휙휙 지나가서 지난한 노력의 무게감 같은 것도 전혀 안 느껴지고요. 이런 점에서는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문득 ‘리제로’가 정말 이례적인 사례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다 떠나서 주인공의 언행이 너무 중2중2한 나머지 손발리 오그라들 것 같습니다.

스킵전개보다도 이 지점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라노벨은 어쩔 수 없는 건가?

18. 라이플 이즈 뷰티풀 ★★ (~1)

최근 몇 년 사이, 아재들이 좋아하는 취미를 여고생에게 시키는 류의 일상물이 계속 나오고 있죠.

요것도 부활동으로 빔 라이플 사격을 여고생들의 이야기입니다.

뭐, 사실 소재가 뭐가 됐든 유루캠의 경우처럼 작품을 잘 만들기만 하면 딱히 문제가 될 것 없습니다.

그런데 이건 1화가 성의 없어도 너무 성의 없었습니다.

이 작품의 주역은 총 네 명입니다. 주인공과 그 절친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예전부터 이 취미활동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대회 출전도 했었고요.

또 한 명은 그 대회 출전자이지만 주인공과는 일면식이 없었습니다. 또 한 명은 그 대회출전자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아무튼 이 마이너한 취미(실제로 이 동아리는 폐부의 위기에 처합니다. 이런 작품의 클리셰이기도 하죠)를 영위하는 ‘여고생’이

한 학교에 무려 네 명이나 모였고, 다들 같은 대회의 출전자라는 연결고리까지 있습니다.

멤버 결성은 더 어이없는데, 주인공과 그 절친이 동아리 폐부를 걱정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우연히’ 한 명이 나타나고,

그 한 명과 대화하고 있으니 또 ‘우연히’ 나머지 한 명이 나타납니다. 그대로 폐부의 위기는 끝납니다.

그러고는 바로 다음 장면부터 줄곧 같이 어울려 지냈던 것 마냥 허물없이 너무 편하게 뭉쳐 다닙니다.

어서 빨리 이 주역들을 한데 뭉쳐서 꽁냥꽁냥 여고생 일상씬 찍고 싶은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편리하게 퉁치는 방식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19. 아프리카의 샐러리맨 ★☆ (~2)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 볼 법한 동물을 의인화 한 캐릭터들이 일본 회사에서 사축 생활을 하는 3D+플래시 애니메이션입니다.

장면에 따라 모션캡쳐 3D와 2D 작화를 번갈아 쓴다는 점이 독특하긴 한데, 솔직히 그냥 번잡해 보입니다. 어차피 두 방식 다 퀄리티는 구리거든요.

내용은 캐릭터 얼굴만 동물일 뿐이지, 사실상 그냥 일본 직장인들의 모습을 담은 물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 친구는 실제로 일본에서 회사생활 할지도 몰라서 참고용으로 본다던데, 저는 이거 도저히 못 보겠더군요.

모든 원인은 주역 삼인방 중 하나인 큰부리새입니다.

이 놈 하는 짓도 역겹고 생각하는 내용도 역겹고 내뱉는 말들도 너무 역겨워서 더 이상은 못 들어주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다 이 놈 때문에 하차를 결정하시더군요.

20. 누르페타 ★☆ (~3)

대충 ‘나이어린 매드 사이언티스트 소녀가 추억이 담긴 이런저런 소품들을 사용해 지금은 세상에 없는 언니를 다시 구현해 냈는데

왠지 거대한 마스코트 캐릭터 같은 게 튀어나왔다!’ 는 식으로 시작되는 오리지널 초단편애니입니다.

이 마스코트 캐릭터랑 주인공 꼬맹이가 이런저런 일상생활을 하는 내용이 메인인 듯한데,

끊임없이 나오는 개그 포인트들은 갑분싸고, 내용은 초단편애니 답게 아무것도 없고, 그냥 재미라는 게 없습니다.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는 괴작입니다.

-

지금까지 소개한 작품들 외에도

은하영웅전설 Die Neue These -성난-

PSYCHO-PASS 3기

페이트 그랜드 오더 절대마수전선 바빌로니아

경시청 특무부 특수흉악범 대책실 제 7과 –토쿠나나-

소라의 날개

등이 감상 예정에 있습니다. 가볍게 쓴다고 썼는데 벌써 여섯 쪽이 넘어가네요.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두서없이 독선적으로 나불대는 글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이 글은 공군 인트라넷 카페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제가 글쓴이 본인입니다.

[YoonELEC]

아 그걸 빠트렸네요

[요맨와쐅]

예전엔 이런 별점형식의 리뷰글이 분기시작,끝마다 자주 올라왔는데 어느순간부터 아무도 올리지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리뷰글은 무척 반갑네요. 군대 화이팅 하시길...

[YoonELEC]

루리웹 독립 이후 애니게는 죽은 것 같아 몇년간 프라게 활동만 했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좋아지긴 커녕 악화만 되고 있나보군요... 슬픕니다ㅠㅠ

[게쁘리]

그만큼 일본 애니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계속 자기복제만 하고 있으니...
더구나 이제는 다들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는 세대인거 같아요.

[아이린 ~*]

비스타즈랑 빈란드 사가는 절대로, 묻혀서는 안 될 급에 작품들입니다.

[jaykan]

이번 분기도 재밌는 작품들이 많은 가운데 3편의 직간접적으로 정치적인 작품들(비스타즈, 바빌론, 사이코패스)덕분에 내용적인 무게감도 있어서 좋아요.
셜록과 홈즈를 연상시키는 관계가 나오는 두편(가부키쵸 셜록, 사이코패스)은 모두 만족스럽고
노건즈라이프는 기술명(Funke faust:불꽃주먹)만큼 화끈하지는 않지만 오프닝처럼 펑크하면서 충분히 재밌어요.
잘 봤습니다.

[ほのクマ!!]

불꽃소방대는 교토애니메이션 방화건 때문에 여러가지 칼질 당했다고 듣었던.....레일워즈 생각나서 좀 아쉽더군요.

[ddrck]

리뷰 잘 봤습니다. 제가 모르는 애니들도 많이 있네요 ㄷㄷㄷ

[루리웹-2095443861]

개인적으로 빈란드 사가는 역대급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미치도록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부디 2기 토르핀의 속죄 편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루리웹-8762012682]

수인의 대단함을 모르는 ㅋㅋㅋㅋㅋ

[Eternity!]

몰랐던 애니들도 많네요

덕분에 몇개 보고픈게 생겼습니다 끌끌

[6월30일화요일]

저 많은 애니를 다 다루시다니 대단하시네요

[펜리르임 암튼그럼]

군대 있을 때 인트라넷으로 애니 별점평가는 참 자주 봤는 데 반갑네요 ㅎㅎ

[animelove]

빈란드 사가가 만해쓰는 그만화 맞죠?

[선멸악신]

창단 짐승의길 2화 오크과 맞짱 작화+연출 좋아진게 웃겼음 ㅋㅋㅋㅋㅋ 작화담당 누군가요?ㄷㄷ

[LB6]

공군은 아직 인트라넷이 살아있나보군요.. 육군 아미누리는 제가 병장일때 막혔는데 ㅠㅠ

[메어리 레가리야]

개인적으로 이번 분기 최고는 신중용사라 생각해서 평이 희대의 원작 파괴 오리지널 평행 세계 평균치랑 동급이라니...ㄷㄷ

신중용사는 우려하신대로 패턴이 비슷하게 갑니다.
용사가 철저하게 준비하고 레디 퍼펙트리 하고 가면 사실상 적은 압도적 완패라는 결말이...

이 작품은 무능한 체취...가 아니라 약초의 여신(?)의 시점으로 전개되어서 주인공이 무슨 생각을 알 수 없으며
화자가 개그캐라서 심각한 세계인데도 개그 장르를 실현하면서도 심각할 때는 진짜 심각한 작품입니다. 애초에 S랭크 이상의 세계들은 마왕이 세계를 거의 정복한 디스토피아 세계나 마찬가지기에...

개인적으로 개그와 심각함을 잘 조화시킨 작품이라 봅니다.
대부분의 용사물에서 용사들이 대책 없이 무모하게 해서 결과를 올리며 무사히 마왕까지(?) 퇴치하는거의 클리셰를 파괴한 작품인데...

1부 게어블랑데 편이 2권 분량이고 애니로는 딱 게어블랑데 편인데
복선이라던지 본격적으로 폭발하는 시점이 후반부이기에 개인적으로 나중에 시간이 되시면 이왕 보신거 끝까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권 분량인 6화까지가 개그 > 심각함으로 개그가 잘 표현된 애니고
2권 분량인 7화부터 원작만 잘 살리면 개그도 있지만 진짜로 진지한 내용이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