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로 시청자들의 도파민 수치를 쥐락펴락했던 케모노 프렌즈가 드디어 [아마도 1기의]막을 내렸습니다.
아무도 예상 못 한 즐거움과 생각할 거리까지 있는 정말 영양소 한 가득의 자파리 만쥬같은 작품인지라
벌써부터 고퀄 리뷰들이 줄을 잇는 마당이죠.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있어 부담스런 자아 비판과 성찰이 아닌 동물을 좋아하자는 메시지가 있다는 분석,
가방과 서벌의 여행경로는 바로 인간의 발전 과정이라는 분석은 정말이지 보면 볼 수록 놀라운 내용이고
정보량이 만만치 않은 작품임을 알게 해줍니다.
전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아동 학습물"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충 돈 벌려고 만든 학습물이 아니라 어른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진정한 학습물 말이죠.
어드벤쳐와 놀이라는 상황극으로 배워야 할 것을 재미나게 가르쳐주며 그로서 배운 대상에 대해 감정을 이입하고
호감을 가지도록 만드는데 성공한 그런 작품 말입니다.
이런 부분은 재규어, 수달과 다리 만들기를 시작으로 비버와 프레리독의 집 만들기, 박사들에게 요리를 만들어주기에서
아주 확연하게 느꼈습니다.
동물들만을 억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인간의 장점을 교차 비교용으로 제시하여 정보와 재미의 질을 높인 것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은근 철저한 고증으로 만들어졌다는 동물 원본들의 특성과 그 의인화 어레인지를 무능의 탈을 쓰고
세세하되 건방지지 않게 잘 설명해주는 보스.
그리고 스스로를 최약체이자 맹한 프렌즈라 겸손을 떨며 물심양면으로 무방비의 가방을 헌신적으로
돌봐주며 이끌어주는 진정한 선생이자 친구인 자파리 파크의 네이티브 가이드 서벌.
인간 포지션으로서 보는 사람이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주인공 가방에게 동물과 인간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려주는 선생이자 친구가 바로 이 둘의 존재의의입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어른들도 지루하지 않게 재미 요소를 잘 디자인하고 배치한 A급 학습물 같은 작품입니다.
어른들에게 현실의 각박함에 어느세 변모되고 잊혀져간 어린시절의 그 동심을 다시 회귀시키는 학습물 말이죠.
이제 동물 의인화는 기호 대상으로서의 모에물로 변질되어 어린 시절 동물에게 순수한 자기 이입을 했던 그 의미는 퇴색하고
어른들은 동심을 기억하기 보다는 순간의 자극을 찾는 것이 더 편해져 버렸습니다.
그런차에 정말로 미련할 정도로 정성스런 동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심야시간대에 방영된 것입니다.
로봇 러키 비스트, 통칭 보스는 현실적인 지식을 알려주며 통상적인 학습물의 지식전달 진행을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서벌은 지식 전달 외의 부분, 지식만큼이나 중요한 감동과 교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죠.
그건 바로 "인간과 동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모두가 즐겁게 놀 수 있다."입니다.
이는 케모노 프렌즈의 타이틀에서도 드러나는 동심 저격스런 핵심 코드 입니다.
케모노 프렌즈는 동물과의 교감이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허구인가를 잘 알고 있을 어른들에게
어린시절의 느낌을 되살려 보라 권하고 있습니다.
1화에서 인간이 야생동물에 대해 태고적 부터 가져야 했던 "잡아먹힌다"는 공포심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대사
"먹지 말아주세요."
그에 대한 서벌의 대답은 "안 먹어."
이 작품은 야생동물 포지션의 서벌이 먼저 인간에게 손을 내밀며 시청하는 사람을 안심시킵니다.
동심을 돌려놓기 위한 포석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커가며 현실을 알고 무시하거나 좌절하게 되는 "동물과 친구 되기".
길들여진 반려동물과 달리 야생 동물과 인간은 냉엄한 먹이사슬 관계가 현실이며
먹느냐, 먹히느냐의 물리적인 문제 인식을 하는 순간 어린시절 동심은 공포심과 혐오감으로
변질되기 마련입니다.
그 먹고 먹힘의 공포가 바로 인간과 동물 사이의 깊은 골이라는 것이 이 작품에 수미상관으로 드러납니다.
자파리 파크의 자파리 만쥬는 그 현실을 동심으로 여과하는 중요한 장치죠.
이것이 반복적으로 보여지며 강조됨으로서 시청자 어른이들은 동심 회귀 세뇌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게 됩니다.......
이런 서벌들 대신 프렌즈들을 먹어치우는 세룰리안은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그런 무기질적인
간극을 상징하는지도 모릅니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오래된 공포.
어린이는 이 현실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동물과 인간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동심에서
멀어집니다.
이런식으로 기억 속 한, 둘 있었을지 모를 상상의 동물 친구는 그저 현실적 동물로 대체될 것이며 이는
어떤 의미로 그 동물친구의 죽음일지도 모르죠.
12화에서 가방 본인이 맞음을 확인하며 기쁨의 눈물과 함께 화답하는 서벌의 "안 먹어!"
먹고 먹히는 공포를 형상화한 세룰리안을 물리치고 나서야 가방의 "먹지 말아주세요"와
서벌의"안 먹어" 대답은 동물과 사람의 우정의 증명이자 재회의 기쁨으로 리바이벌 됩니다.
같은 대화가 1화에서 피식자와 포식자의 대면이었다면 12화는 공포를 뛰어넘어 친구가 된
둘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1화에서 웃기게 보였던 대사가 12화에서 눈물 찔끔 나게 들렸다면 그간의 둘의 모험과 여러 만남이
시청자들의 동심을 돌려놓는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 입니다.
바로 사람과 동물이 동등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꿈 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공포의 상징 세룰리안을 같이 토벌하고 나서야 프렌즈와 대화할 방법이 생겨난 러키 비스트.
보스의 역할은 현실적인 지식 전달을 하는 문명의 이기인 동시에 환경 보호를 위해 동물들과
거리를 둬야하는 동떨어진 존재였습니다.
그런 보스가 편법으로나마 프렌즈와 대화할 수 있게 되었음은 사람도 동물도 결국 같은 생명체로서
일방적인 보호나 지배가 아닌 교류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는 사람의 의지와 시선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는 낯선 누군가와 친구가 되려면 현실의 삭막한 지식을 따지기에 앞서 아이의 눈으로
보고 먼저 다가가 교감하며, 서로에 대해 배우라는 메시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포를 그저 공포로 섬멸하려 한 기계들은 녹이 슬어 잊혀지고, 공포를 우정으로 극복하는 일에
힘을 보탠 로봇은 스스로를 희생했지만 영혼이라도 얻은 듯이 되살아난 이유는 과연 무었일까요....
모두가 모두를 돕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자파리 파크와 프렌즈들.
친구는 서로 닮는다고 각자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공유한 인간 프렌즈와 동물 프렌즈들.
그리고 멸종 직전이거나 멸종된 친구들...
저 긍정 파워의 서벌조차 위기[CITES (국제적멸종위기동식물협약) 포유류 부속서 II에 속한 종]에
처해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저는...."
이 대사에서 동물 친구들과의 동심 세계와 현실의 인간이 초래한 상황이 절묘하게 겹쳐집니다.
심야 아동 애니라는 묘한 위치로 방영된 "케모노 프렌즈"는 "동물과 인간이 친구가 된다."라는
동심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심과 함께 인간 또한 동물들의 일원이며 생명체는 혼자 살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일반론을 넌지시 귀뜸해주고 있습니다.
정말 정성스레 만든 명작 [학습]동화입니다.
페이지 한참 넘어간 글이 갑자기 댓글 알람이 울린다 했더니...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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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그저 공포로 섬멸하려 한 기계들은 녹이 슬어 잊혀지고, 공포를 우정으로 극복하는 일에 힘을 보탠 로봇은 스스로를 희생했지만 영혼이라도 얻은 듯이 되살아난 이유는 과연 무었일까요...] 진짜 오랜만에 리뷰글보고 감동했습니다ㅠ 특히 위에 두문장 진짜좋네요ㅠㅠ 정성들인 리뷰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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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의 어원이 여행이라고 하더군요. 즐겁게 보면서 알게된 것도 느낀 것도 많아요. 이 여행이 아직 끝난게 아니고 계속 될 거라는 점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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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가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의 관계에서 인간과 문명의 실패나 자멸적 요소에 대해 어느 정도 다루면서도, 이를 여타의 그저 비판적으로 지목하는 평면적 주제의식이 아니라, 동물과 인간, 각각의 종들의 면모를 특정한 잣대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장점까지 빠짐없이 보여줌으로써, 그런 관계에 대한 물음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 즉 '인간과 동물과 자연이 서로 함께 조화되고 친해지는 것' 그 자체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글에 저도 공감하면서 감탄했었어요. 특히 그런 교감과 친화에 대해서, 또 인간의 장점이나 면모도 조화롭게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느낀 감상 중에 하나가, 이렇게 인간의 문명의 발전 단계나 인간의 습성이자 장점 등을 보여주는 균형잡힌 전개를 통해 주제와 의도를 드러내는 거라고 한다면, 인간의 습성 중에 손 꼽을만한 것 중 하나는 바로 '타 종과 교감을 나누고 나아가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들끼리 사이에서도 유대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물론 야생에서 표범이 새끼 침팬지를 먹지 않고 거두거나 늑대가 사람을 키웠다거나 하는 사례도 종종 보고되긴 합니다만, 종의 전체적인 습성이나 문화라기보단 개체차 정도로 취급되고 그래서 놀라운 화젯거리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타 종을 대할 때, 경쟁자, 포식자, 먹이의 범주에서 벗어나 이를 길들이거나 교감, 돌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은 종이라는 거죠. 맹수의 새끼를 발견했을 때 이를 데려가 보호하고 돌보거나 교감을 나눈다는 행위가 종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케이스가 얼마나 되겠냐는 의미에서요. 뿐만 아니라 함께 자라서 서로가 친구라는 '사자-호랑이-곰,' '고양이-쥐,' '사자-개'와 같이, 야생에선 결코 이뤄질 수 없는 타 종 사이의 친구 관계가 인간을 통해서 형성되기도 하니까요. 물론 이게 무조건 올바르고 위대한, 뭐 그런 것으로 찬양할 것은 아니다는 건 알아요. 이것이 '보호'라는 명목 하에 타 종에 대한 우월의식의 발로가 될 수 있고, 길들인다는 측면에서 다른 동물을 가축으로 다룬다는 걸로 귀결되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 인간이 저지른 멸종이나 생태계 파괴라는 결과도 있고요. 하지만 그와 상반되게 오롯이 종에 관계 없이 모든 생명에 대한 애정이나 존중감에서 타 종과 관계와 교감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인간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프렌즈'를 도와주는 것처럼요. 특히 그런 경우 야생이었다면 같은 종인 부모에게조차 버림 받거나 죽게 될 개체도 받아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어떤 종과도 친구, 가족이 되거나 애정을 쏟을 수 있다는 점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서 역시 인간의 가장 개성적인 면모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하나의 예로 곰치, 몇 몇 곰치 관련 짤이나 영상을 보면 사나워 보이는 인상과 습성과 달리 어류임에도 인간과 친해지고 몇 년 동안 못 보다 다시 만나도 알아볼 만큼 인연이 생길 수 있는 종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개나 기타 포유류, 파충류, 조류, 심지어 애완용으로 기르지 않은 야생의 바다에서 만나는 개체에게도요. 만약 인간이 아니었다면 과연 곰치가 그저 사나운 폭군이 아니라 다른 종에 대해서 이렇게 친절한 '친구'가 될 수 있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 수 있었을까 하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작중에서 동물들이 '프렌즈'가 될 수 있던 기반을 만들었던 게 사실 상 인간의 기술력이었다는 점에서도, 전 왠지 이런 부분도 시사하는 건 아닐까~ 어디까지나 그런 개인적인 감상이 확 와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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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이 아닌 타종과의 교감과 교류에 대해 많은 리소스를 할애할 수 있다는 것이 인류의 특이점이란 부분은 정말 생각해볼 주제죠. 기술 발달 그 자체가 아닌 그를 통한 교류의 확대가 바로 인간의 진정한 가능성임을 시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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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군요 ㅋㅋ | 17.04.06 04: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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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그저 공포로 섬멸하려 한 기계들은 녹이 슬어 잊혀지고, 공포를 우정으로 극복하는 일에 힘을 보탠 로봇은 스스로를 희생했지만 영혼이라도 얻은 듯이 되살아난 이유는 과연 무었일까요...] 진짜 오랜만에 리뷰글보고 감동했습니다ㅠ 특히 위에 두문장 진짜좋네요ㅠㅠ 정성들인 리뷰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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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곤란해 ㅋㅋ | 17.04.03 2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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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공포와 증오의 무기의 힘에 의지하는 자들이여, 평화와 화합의 힘 앞에 무릎꿇을지어다." | 17.04.04 1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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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해 ㅠㅠ 빠른 2기 부탁드려요 제작진님드류ㅠㅠㅠㅠㅠ | 17.04.05 1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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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의 어원이 여행이라고 하더군요. 즐겁게 보면서 알게된 것도 느낀 것도 많아요. 이 여행이 아직 끝난게 아니고 계속 될 거라는 점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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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룰리안이 셀(세포) + 에일리언이라는 설도 있던데, 세포의 어원이 된 Cell 자체가 '작은 방'을 뜻하는 말이었죠. '네 면이 모두 벽으로 막힌 좁디 좁은 방의 괴물'이라는 점에서 그 방향성이 어떤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도 같습니다. | 17.04.05 1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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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가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의 관계에서 인간과 문명의 실패나 자멸적 요소에 대해 어느 정도 다루면서도, 이를 여타의 그저 비판적으로 지목하는 평면적 주제의식이 아니라, 동물과 인간, 각각의 종들의 면모를 특정한 잣대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장점까지 빠짐없이 보여줌으로써, 그런 관계에 대한 물음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 즉 '인간과 동물과 자연이 서로 함께 조화되고 친해지는 것' 그 자체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글에 저도 공감하면서 감탄했었어요. 특히 그런 교감과 친화에 대해서, 또 인간의 장점이나 면모도 조화롭게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느낀 감상 중에 하나가, 이렇게 인간의 문명의 발전 단계나 인간의 습성이자 장점 등을 보여주는 균형잡힌 전개를 통해 주제와 의도를 드러내는 거라고 한다면, 인간의 습성 중에 손 꼽을만한 것 중 하나는 바로 '타 종과 교감을 나누고 나아가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들끼리 사이에서도 유대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물론 야생에서 표범이 새끼 침팬지를 먹지 않고 거두거나 늑대가 사람을 키웠다거나 하는 사례도 종종 보고되긴 합니다만, 종의 전체적인 습성이나 문화라기보단 개체차 정도로 취급되고 그래서 놀라운 화젯거리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타 종을 대할 때, 경쟁자, 포식자, 먹이의 범주에서 벗어나 이를 길들이거나 교감, 돌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은 종이라는 거죠. 맹수의 새끼를 발견했을 때 이를 데려가 보호하고 돌보거나 교감을 나눈다는 행위가 종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케이스가 얼마나 되겠냐는 의미에서요. 뿐만 아니라 함께 자라서 서로가 친구라는 '사자-호랑이-곰,' '고양이-쥐,' '사자-개'와 같이, 야생에선 결코 이뤄질 수 없는 타 종 사이의 친구 관계가 인간을 통해서 형성되기도 하니까요. 물론 이게 무조건 올바르고 위대한, 뭐 그런 것으로 찬양할 것은 아니다는 건 알아요. 이것이 '보호'라는 명목 하에 타 종에 대한 우월의식의 발로가 될 수 있고, 길들인다는 측면에서 다른 동물을 가축으로 다룬다는 걸로 귀결되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 인간이 저지른 멸종이나 생태계 파괴라는 결과도 있고요. 하지만 그와 상반되게 오롯이 종에 관계 없이 모든 생명에 대한 애정이나 존중감에서 타 종과 관계와 교감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인간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프렌즈'를 도와주는 것처럼요. 특히 그런 경우 야생이었다면 같은 종인 부모에게조차 버림 받거나 죽게 될 개체도 받아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어떤 종과도 친구, 가족이 되거나 애정을 쏟을 수 있다는 점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서 역시 인간의 가장 개성적인 면모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하나의 예로 곰치, 몇 몇 곰치 관련 짤이나 영상을 보면 사나워 보이는 인상과 습성과 달리 어류임에도 인간과 친해지고 몇 년 동안 못 보다 다시 만나도 알아볼 만큼 인연이 생길 수 있는 종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개나 기타 포유류, 파충류, 조류, 심지어 애완용으로 기르지 않은 야생의 바다에서 만나는 개체에게도요. 만약 인간이 아니었다면 과연 곰치가 그저 사나운 폭군이 아니라 다른 종에 대해서 이렇게 친절한 '친구'가 될 수 있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 수 있었을까 하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작중에서 동물들이 '프렌즈'가 될 수 있던 기반을 만들었던 게 사실 상 인간의 기술력이었다는 점에서도, 전 왠지 이런 부분도 시사하는 건 아닐까~ 어디까지나 그런 개인적인 감상이 확 와닿았어요.
(IP보기클릭)124.59.***.***
생존이 아닌 타종과의 교감과 교류에 대해 많은 리소스를 할애할 수 있다는 것이 인류의 특이점이란 부분은 정말 생각해볼 주제죠. 기술 발달 그 자체가 아닌 그를 통한 교류의 확대가 바로 인간의 진정한 가능성임을 시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17.03.31 17:56 | |
(IP보기클릭)211.200.***.***
님 멋져요! | 17.04.03 23:30 | |
(IP보기클릭)211.200.***.***
님도 멋짐! | 17.04.03 23:30 | |
(IP보기클릭)106.250.***.***
전 님의 아이디가 더 멋지다고 봐요 | 17.04.04 17: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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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진동...어?? | 17.04.04 2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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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들 이십니까? 약육강식 적자생존은 대자연의 법칙이라구요 | 17.04.05 22:18 | |
(IP보기클릭)121.170.***.***
적자생존은 자연의 법칙이 맞긴 한데, 약육강식 그건 또 어디 라노베에 나온 걸 읽으시고 진리인 것처럼 말하고 다니시나요? 애초에 둘을 같이 묶어서 얘기하시는 걸 보니, 자연선택에 의해 환경에 적응한 개체가 보다 오래 살아남게 된다는 얘기의, 굳이 말하자면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의미의 적자생존을 약육강식과 동일 선상에 놓으면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적자생존은 진화론에 의한 자연 법칙이고, 약육강식은 그냥 사회 구조와 문화 배경을 바라보는 특정 관점에서 나온 일종의 이념이나 사상에 가까운 말입니다. 이론과 사상을 같은 급으로 올려 놓는 것도 어이 없고, 사회학이나 인문학의 범주에서나 튀어나온 문명 내의 이야기를 대자연의 법칙으로 확대시키는 시각도 웃기네요. 사실 이 정도야 그냥 픽션 내의 캐릭터들이 말하는 클리셰 정도고 그 안에서라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긴 한데, 와 아무리 픽션을 주제로 얘기하는 중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픽션에서나 통용될 중2병적인 이야기를 낯부끄럽게 대자연의 법칙이니 하며, 현실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네이버 블로그 밖에선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 17.04.08 0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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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 전 도리어 진화론과 대자연 법칙을 믿지 않기 때문에 반대로 얘기해 본것 입니다. 화푸세요. 전 생명체 가 우연히 자연 발생햇고 그게 진화해서 인간까지 진화햇다는 건 사기라고 믿는 사랍입니다. https://youtu.be/Ua-HGwyKaSg 진화론은 과학도 아니라는 영상 설명입니다. 모든 생명들은 유의미한 존재 이지 그저 우연에 의해 생겨난 무의미한 존재가 아닙니다. | 17.04.08 0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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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확실히 제가 뭔가 착각했네요. 제가 아예 핀트 자체를 잘못 맞췄어요. 중2병이니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쪽 분이셨군요. 어 저도 뭔가 욱해서 본의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쏘아붙이듯이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니 그냥 님을 더 물고 늘어지지 않는 게 나을 듯 싶네요. | 17.04.08 0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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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베나이요!! | 17.04.04 23: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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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저예산이라 스샷에 나온 이미지 이상으로 허술하고 어설픈 그림임을 우선 감안하시고 내용도 본문처럼 아동용에 더 가깝습니다. 이정도 알아두시고 한 3화까지 보시고 결정하심이 좋겠네요. | 17.04.04 2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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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젊은아저씨입니다. 마지막화 시작한지 몇분만에 울었습니다(회사에서) | 17.04.04 2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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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댓글에 보고싶은마음이 격하게 들었습니다. 도전해볼게요. | 17.04.05 09: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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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 정주행 10번했는데도 또보고싶습니다 | 17.04.05 15: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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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미나게 봤습니다! | 17.04.05 18: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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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30대지만 재미나게 봤고 2기 기대하고 있습니다. | 17.04.05 20: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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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3화까지만 봐라. 그 다음은...) | 17.04.07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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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공언했고 독자들이 타노시- 하면서 인정했죠. 캐릭터 원작자나 감독 인터뷰만 봐도 약빨고 만든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실거에요. | 17.04.05 00: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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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줄에 작성자의 진심이 나와 있군요. | 17.04.05 15: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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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4.06 05: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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