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들
해장국집에 들어가 술을 시켰는데
잔을 두개 가져다준다
저는 소주를 세 병 마신
한 사람입니다
이상하다는 듯 남자가 잔 하나를
도로 가져가버린다
나느 내 반쪽이 찢겨나가는 것 같다
한 사람일 수도,
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있지만
<모닝와이드>는 삼월 찬바람에 쓸리는
독도를 보여준다 독도만 가면
깃발 흔들고 만세 부르고 사진 찍는
민족 문인들이나 기자들이 있겠지
업소 출신이 업소에 안 가듯
나는 독도엔 안 간다
소주잔에 떠다니는 내 심장을 본다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돌투성이 국토 너머
망망대해를 본다
모든 홀몸은 분쟁 중이고
모든 홀몸은 부유 중인데
독도는 어디에 있는 섬인가
독도는 어디에 없는 섬인가
투사처럼 비쩍 마른 밥집 남자는
소주잔에 담아간 심장을 가져오지 않는다
나무는 간다
이영광, 창비시선 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