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은 너희들이 해야지 학생과학에 [파이어 호크]의 공략 기사를 내고 얼마 안 가 다우기술이라는 회사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자사에서 만들고 있는 삼성 겜보이용 게임 개발에 참여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들의 기고에는 필자명이나 연락처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지만 학생과학에서 마지막으로 기고했던 [파이어 호크]에는 이름과 연락처를 넣었다. 나름대로 내가 한 일에 대해 책임도 지고, 자부심도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다우기술의 겜보이 게임 개발팀에서 이것을 보고 연락해 온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한동안 게임 공략이라는 분야에 빠져 있긴 했지만 원래 컴퓨터학원에서 불태우던 게임 개발이라는 꿈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또래의 친구들 중에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 같이 오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클럽 내에서 프로그램 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 하나를 불러 삼성동의 무역센터 빌딩까지 갔다. 다우기술은 1986년에 설립된 IT 솔루션 기업으로 지금은 직원 수만 해도 500여 명이 넘는 IT 분야의 중대형 회사로 성장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본 내부의 모습은 십여 명 남짓 되는 젊은 개발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전형적인 벤처 기업이었다. 가산전자라는 곳에서 외주를 받아 VGA 카드를 만들기도 하는 등 전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삼성에서 외주를 받아 겜보이 게임을 만들게 된 것이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는 두 청년이 중학생인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이들은 지금 다우에서 어떤 위치에 올라가 있을까?) 오는 길에 춥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주었다. 그때가 1989년 11월 말 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중학생 두 명이 처음 구경하는 회사 안에서 생판 모르는 직장인들에 둘러싸여서 호기심과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그때의 광경은 아마 보지 않으면 잘 상상이 가지 않으리라. 코코아를 후루룩 마시고 있는데 팀장으로 불리는 사람이 학생과학을 펼쳐들고 다가와서 말을 꺼냈다. “이 글 네가 쓴 거지? 재미있게 잘 읽어 봤다. 이 글 읽고 말이지,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이야” “어떤 부탁을요?” “응, 우린 삼성 겜보이용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프로그래머들이 만들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말이지…… 아무래도 너희가 우리보다 게임에 대해선 잘 아니까 기획을 좀 해줬으면 하는데 어때, 해보겠니?” 게임기획. 당시의 게임 개발 업계는 개발과 기획이 나눠져 있지도 않던 시절이었다. 일본에서조차 게임 기획이란 분야는 아직 프로그래밍에서 연장된 하나의 축에 불과했던 그 시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저희가 무슨 일을 하면 되죠?” “응,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야, 이쪽으로 와볼래?” 개발실 내부로 인도된 자리엔 평소에 너무나 친숙했던 MSX-2 IQ2000이 있었다. 그걸 보니 겜보이용 게임을 만드는데 왜 MSX가 있는지 의아해졌다. “겜보이 게임 만드는데…… MSX로 만들어요?” “응, 일단 MSX에서 맵을 만드는 거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봐라” MSX를 기동시키고 파일을 실행시키자 전혀 생소한 (주1)인터페이스 화면이 나왔다. 팀장이 20여 분간 설명을 해줬지만 더욱더 알 수가 없었다. 겜보이 화면에서 보는 크기와 맞지도 않고…… 복잡하게 쓰여 있는 숫자들은 무엇이며, (주2)타일맵이라는 건 대체 무슨 소리인지…… 당시는 몰랐지만, 그건 겜보이용 횡 스크롤 액션 게임의 맵 툴이었던 것이다. 겜보이에서 디자인할 수 없으니까 MSX에서 키보드를 이용해서 디자인 할 수 있도록 툴을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툴은 커녕 게임에 쓰이는 그래픽이 그리는 게 아니라 찍는 개념이라는 것도 제대로 모르던 때였으니 개발 툴을 보고 갸웃갸웃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_- 나와 같이 갔던 프로그래머 지망생 녀석은 설명을 다 듣더니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해한 것 같았다. “이거 디럭스페인트랑 비슷해, 한번 해봐” “어? 그…… 그래?” 떠밀리다시피 해서 녀석이 하라는 대로 타일 몇 개를 찍어 보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눈에 보이는 그림이랑 게임에 연상되는 그림이랑 매치가 안되었다. 게임이 만들어지는 단계라는 것에 대해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던 개념이 충돌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버벅 대는 것을 보고 옆에서 팀장이라는 사람과 다른 개발자 하나가 쓴맛을 다셨고, 창피한 생각이 들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김주임 이거 일단 얘네한테 카피해서 주지” 개발 툴 파일을 3.5인치 디스켓에 받아서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기간은 한달, 한 달 이내에 각자 스테이지 한 개씩 레벨 및 맵을 만들어서 갖고 가는 것이 게임 개발사라는 곳에서 첫 번째로 받은 미션이었다.
개발 툴 집에 돌아오자마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맵툴을 실행시켜 보았다. 다우기술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화면이 모니터에 떠올랐고, 매일 게임만 하던 화면에 개발자가 보는 화면이 떠오르니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다우기술에서 보았을 때야 옆에 개발자들이 몰려 있었던 데다 분위기에 압도된 탓이었다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이런저런 기능을 실행시켜 보았다. 정말 디럭스페인트와 비슷하게 툴바가 우측 또는 좌측에 정렬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그 위의 팔레트에 색깔을 지정해서 타일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만들어진 타일을 다시 중앙의 맵에 지정하면 실제 게임 화면으로 만들어진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학생 신분에서 구조가 어떻고 원리가 어떻고 이해할 수도 없었던 상황. 같이 갔던 프로그래머 지망생 녀석에게 전화를 수차례 해서 사용법을 물어봤다.
그렇게 툴과 씨름하면서 20여 일이 지나갔다. 헌데, 이것이 웬일. 2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다우에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일단 과정을 보고 싶으니 작업한 것을 저장해서 회사로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이제 겨우 한 화면 분량의 타일을 찍어 놓았을 뿐인데, 게다가 조잡하기까지 했다.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지저분하게 디자인된 타일 맵을 쳐다보고 있어도 결론이 안 나왔고, 결국,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삼성동의 다우 본사로 향했다. “오랜만이구나. 그래 툴은 좀 어떻든?” 전에 보았던 개발팀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고 우리는 코코아를 마시며 툴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 했다. 개발팀장은 우리가 작업한 결과물보다는 툴이 사용하기 편했는지, 실제 저장할 때 문제는 없었는지, 색깔은 마음에 들었는지 등을 집요하게 물어보는 듯했다.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순순히 툴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툴 쓰는 방법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있는 건가’ 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야 생각이지만 그 개발팀장은 개발 툴의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고 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끼리 만들어 놓긴 했지만 언제 외부 사람이 쓰게 될지도 모르고 인터페이스의 편리성이나 효율 면에서 문제는 없었을지 아르바이트인 우리를 이용해 알아보고 싶었을 것. 일단 두려워하던 결과물에 대한 질책이 없어서 좋아라 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그래, 이제 결과물을 볼까?” 두려운 마음에 같이 갔던 프로그래머 지망생 녀석에게 먼저 보여주라고 떠밀었다. 녀석은 의외로 여유 있는 표정으로 자기가 만든 타일 맵을 실행시켰고, 그것은 내가 만든 것 보다 몇 배는 더 완성도가 높은 것이었다. 미술 쪽에도 보는 시각이 있었는지, 타일들이 겹치는 부분에 명암 표현까지 신경 써서 디자인된 맵은 실제 게임 화면에서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보였다. 그 다음엔 내 것을 실행해서 보여 줬다. (보나 마나 욕먹겠구나……) 내가 만든 맵이지만 차마 볼 수 없어서 눈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 있는데 개발팀장이 말했다. “잘했네” 잘했다고 하는 그 한마디에 내심 놀라서 개발팀장의 표정을 한 번 더 살펴 보았는데 약간 미소를 머금은 표정이었다. 놀리려거나, 실망스러운 표정은 아닌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일단 우리가 만들었던 걸 보여 주마” 개발팀장은 우리를 향해 씩- 웃어 보이더니 옆에 놓여 있던 디스켓을 넣고 실행시켰다. 우리가 만든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정교한 맵이 나타났다. 개발팀장은 맵의 구석구석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곳은 이래서 이렇고 저곳은 이런 걸 써야 하고, 하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궁금해했던 것들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왜 이런 걸 진작 가르쳐 주지 않았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지만 곧 자신감으로 바뀌었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발팀장은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다. “계속 생각했는데 말이다. 우리가 개발 같은 걸 해본 적이 없는 너희한테 너무 어려운 걸 시킨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구나. 이제부터는 타일 찍는 것보다 학교 끝나면 회사에 와서 만들어진 스테이지를 보고 이야기를 해주면 어떻겠니?” 우리의 능력이 떨어져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은 있었지만 뭘 선택하고 고를 계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몇 달간 다우에 나가서 만들어진 맵을 보고 평가를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조언하는 일을 하게 된다. 부딪쳐 보지 않으면 모르지 몇 달이 지나 수당을 받는 날이 되었다. “자, 수고들 했다” 개발팀장이 내민 흰색 봉투를 받아든 우리는 아이들처럼 (아니 그 당시로는 아직 아이들인가……^^) 좋아했고 그건 정말 내 인생에 있어서 최초로 게임 개발에 참여해서 받은 돈이기도 했다. 그런데, 놀랄만한 일은 또 있었다. “자 이건 네 선물이다” 개발팀장이 나한테 내민 건 당시 중학교 교과서보다 더 큰 패키지. MSX용 [메탈 기어 2]!! “아니, 이걸 왜 저한테 주세요?” “네가 갖고 싶다고 했잖아?” 확실히, 몇 주 전인가 일본에 출장 갔다 온 개발자 하나가 들고 있던 것을 부러운 눈으로 계속 쳐다봤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시연하는 것도…… 잡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게임인데 그걸 내게 준다니…… 왜 나한테만 줬는지는 지금도 모른다-_-; 어쨌든 받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
내가 [메탈 기어 2]를 신주 모시듯 만지작만지작 하는 걸 개발팀장이 물끄러미 보고 있더니 말했다. “그렇게 좋으냐?” “그럼요. 이거 꿈에도 몇 번 나왔던 건데” “일본 게임인데도?” 개발팀장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눈동자에 경멸하는 빛은 없는 것 같았다. 약간 안도가 된다. 무엇이든 일본 것이라면 자세히 알고만 있어도 매국노로 통하던 시절이었기에 어린 나이에도 눈치가 보였으리라. “전 일본 게임이 좋아요”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일본이 좋다기보다는 일본의 게임이 좋아요, 라고. “그래, 나도 일본 게임을 좋아하지”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어 개발팀장을 빤히 쳐다봤다. 그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일본에 가끔 (주3)출장을 갔다 오지만 갈 때마다 느낀다. 정말 대단한 나라라고 말이야. 특히 일본 게임이란 건 정말 대단하지, 아직 우리가 쫓아가려면……” 쓴웃음을 짓는 그의 표정에서 약간 시니컬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네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일본보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을 거야. 너 게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지?” “네, 그렇지만, 게임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힘들다고 쳐다보기만 하면 안 되는 거야. 모든 건 부딪쳐 보지 않으면 모르지. 그 툴만해도 이젠 어때? 만드는 과정을 계속 보니까 좀 더 알 것 같지 않아?” “네 뭐……” 확실히 그랬다. 그렇게 무섭고 대단해 보이던 툴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것이었다. 오히려 이런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 저런 기능은 없을까, 하고 좀 더 나은 것을 만들 수 없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개발팀장에게 [메탈 기어 2]를 선물로 받고 끝난 다우에서의 짧았던 아르바이트 경험은 지금도 중요한 삶의 교훈으로 남아 있다. 그가 선물로 줬던 [메탈 기어 2]는 없지만 그가 나한테 해주었던 몇 마디는 가슴속에 남아서 내일을 향한 힘이 되어 주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에 게임 개발을 하기 위해선 지금이야, 게임 산업이 엄청나게 커져 있기 때문에 수백 개의 업체들이 구인 공고를 올려놓고 있고. 게임 분야의 전문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 웹 사이트도 있어,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가 게임 개발사에 취업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하지만, 1980년대에는 이런 것이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실례를 들기 위해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한 것이다. 일체의 구인 공고도, 어느 회사에서 어떤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도 알 수 없었던 시절,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어린 소년들이 어떻게 해서 개발의 길에 접근하게 되었는지 그 외의 사례를 알아 본다. 각급 학교에 배치된 컴퓨터서클 1980년대 들어 정부가 컴퓨터 교육을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한다는 움직임에 따라 일선 학교에 컴퓨터 학습실이 들어서게 되었고, 정식 교과목에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도서부, 바둑부 같은 특활 부서로 컴퓨터부가 생겨 나게 되었다. 또한 정부에서는 이런 컴퓨터부의 특활 활동을 장려한다는 차원에서 대기업의 후원 하에 컴퓨터 경진 대회 등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에 입상하면 후원 업체에 들어가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게임을 개발해 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었다. 또한, 컴퓨터학원 못지않은 커뮤니티 기능도 갖고 있어서, 단지 주 단위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자작 프로그램 전시회를 여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전시회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학교의 숨은 실력자들까지 모여 서로 노하우 및 연락 정보를 교환하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일어났고 이런 교류를 바탕으로 아마추어 팀이 탄생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컴퓨터 대리점의 역할 교육용 컴퓨터 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전국에는 수많은 컴퓨터 전문점이 생겨났다. 지금과 달리 가정용 컴퓨터가 몹시 비쌌던 시대. 컴퓨터학원 및 각급학교의 컴퓨터 서클과 더불어 아이들의 컴퓨터 조작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던 곳이 바로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컴퓨터 대리점이다. 작은 규모의 컴퓨터 대리점에는 모니터에 나오는 게임 화면을 구경하기 위해 아이들이 몰려 있거나 게임 소프트웨어를 복사하기 위해 줄 서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시내 중심가의 대형 대리점 같은 경우, 아예 시연용 컴퓨터가 매장 내외에 놓여 있고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이들이 장사진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자리는 항상 한정 되어 있었고, 이 몇 안 되는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가게가 문 열기 몇 시간 전인 새벽 6시부터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9시가 넘어 오픈할 무렵에는 줄 선 아이들이 몇십 명까지 늘어나 있지만 결국 시연대의 컴퓨터를 차지하는 것은 십 여명 남짓. 이 들은 결코 가게가 문 닫을 때까지 자리를 넘겨 주지 않는다. -_- 물론, 게임을 하기 위해서 이렇게 자리를 차지하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개중에는 전문 프로그램 서적을 한아름 싸들고 와서 아침부터 가게 문 닫을 때까지 코딩만 하다가 돌아가는 열혈 프로그래머들도 많았다. 비록, 집안 사정으로 컴퓨터를 장만할 수 없었지만 컴퓨터를 향한, 무언가를 내 손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정이 이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러 모은 것이었다. 이렇게 여러 아이들이 모여서 프로그래밍을 하다 보면 서로 정보를 교환하게 되고 나중에는 서로 의기투합하여 아마추어 팀으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 다음은 앞서 이야기했던 경진 대회에 출전하거나 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매우 드문 케이스지만 가끔 점주의 눈에 띄어 소개를 통해 더 큰 개발사의 사장에게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19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용산의 게임전문점 (주4)만트라 같은 곳은 그러한 케이스로 유명했던 곳이다. 개발과 유통을 독자적으로 추진한 남자 컴퓨터학원도 각급 학교의 컴퓨터부나 대형 컴퓨터 전문점과 같은 창구 역할을 했지만, 한국 게임 시장의 흥망사 3편에서 자세히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이 외에 상업용 게임 제작에 입문한 독특한 형태로는 1987년에 아프로만을 통해 애플용 롤플레잉 게임 “신검의 전설”을 발매한 게임 개발자 남인환씨가 있다.
당시 남인환씨는 고등학생의 신분임에도 거의 혼자서 개발 전담, 마지막에는 유통 계약까지 독자적으로 접촉하여 아프로만과 토피아 두 회사와 계약 교섭을 진행했고, 결국 아프로만과 계약하여 시장에 상용 제품으로 내놓았다.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롤플레잉 게임이기는 했지만 프로그램, 기획, 그래픽, 사운드를 혼자 전담했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앞서 이야기했던 경진 대회나, 인맥을 통한 소개 등을 거치지 않고 선개발, 후판로 개척이라는 모델로 평가할 만 하다. 이외, 1980년대 후반 PC 통신의 활성화와 함께 오프라인 상의 커뮤니티 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온라인 상에서의 교류를 바탕으로 게임 제작팀이 결성되고 개발 회사로 발전해 가는 모델이 나타나게 된다.
주1 : 당시는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줄여서 인터페이스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주2 : 2D 게임에서 지형을 구성하는 단위를 작게 쪼갠 맵. 주3 :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일반 국민이 관광을 목적으로 출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해서 일본의 생활상이나 첨단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는 매우 떨어져 있었고 기업의 기술자 자격으로 출국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러한 경우, 일본의 게임 산업 등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했을 것이다. 주4 : 1990년대 초반 주식회사 한도흥산무역에서 용산전자상가에 오픈한 콘솔게임 전문점. 콘솔게임 전문점이라고는 해도 대형 프로젝션 TV 등을 직접 일본에서 공수해와 시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콘솔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뮤직 음반,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등을 판매하는 등, 일본의 아키바 문화를 그대로 용산에 떼다 박아 놓은 듯한 인상의 전문점으로 일종의 일본문화 메카 역할을 했던 곳. 1994년에는 팰콤의 허가를 받아 [이스-2 스페셜]이라는 괴작(?)을 제작하기도 하는 등. 단순한 전문점을 떠나 개발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친 곳이었다. |
본문
[컬럼] [ETC] 한국 게임 시장의 흥망사(7)-잡지 분석기사에서 게임개발까지 [76]
추천 0 조회 68127 댓글수 76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1976 | 컬럼 | [RULIWEB] | 62 | 63350 | 2021.08.30 | |
1912 | 컬럼 | 「RULIWEB」 | 123 | 144835 | 2020.12.18 | |
1908 | 컬럼 | [RULIWEB] | 41 | 50125 | 2020.12.07 | |
1740 | 컬럼 | 「RULIWEB」 | 20 | 43075 | 2019.03.29 | |
1687 | 컬럼 | 「RULIWEB」 | 20 | 30763 | 2018.08.24 | |
509 | 컬럼 | 루리웹 | 79519 | 2006.09.13 | ||
506 | 컬럼 | 루리웹 | 59229 | 2006.08.30 | ||
503 | 컬럼 | 루리웹 | 1 | 93478 | 2006.08.08 | |
491 | 컬럼 | 루리웹 | 68127 | 2006.05.30 | ||
481 | 컬럼 | 루리웹 | 81459 | 2006.03.31 | ||
468 | 컬럼 | 루리웹 | 74571 | 2006.02.16 | ||
448 | 컬럼 | 루리웹 | 80629 | 2005.12.13 | ||
433 | 컬럼 | 루리웹 | 79559 | 2005.10.01 | ||
414 | 컬럼 | 루리웹 | 66891 | 2005.06.23 | ||
409 | 컬럼 | 루리웹 | 97199 | 2005.06.03 | ||
407 | 컬럼 | 루리웹 | 77289 | 2005.05.24 | ||
377 | 컬럼 | 루리웹 | 47193 | 2005.03.20 | ||
374 | 컬럼 | 루리웹 | 63799 | 2005.03.18 | ||
323 | 컬럼 | 루리웹 | 49674 | 2004.11.05 | ||
290 | 컬럼 | 루리웹 | 49966 | 2004.09.01 | ||
184 | 컬럼 | 루리웹 | 72687 | 2003.11.25 | ||
170 | 컬럼 | 루리웹 | 3 | 58913 | 2003.11.01 | |
168 | 컬럼 | 루리웹 | 48998 | 2003.10.27 | ||
167 | 컬럼 | 루리웹 | 43903 | 2003.10.25 | ||
164 | 컬럼 | 루리웹 | 1 | 79563 | 2003.10.17 | |
163 | 컬럼 | 루리웹 | 63462 | 2003.10.17 | ||
111 | 컬럼 | 루리웹 | 49744 | 2003.05.11 | ||
94 | 컬럼 | 루리웹 | 29982 | 2003.03.08 | ||
93 | 컬럼 | 루리웹 | 37370 | 2003.03.04 | ||
90 | 컬럼 | 루리웹 | 23493 | 2003.02.28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