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끝까지 시리즈를 믿고 기대해왔던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큰 줄기만 있을뿐인데도 정리가 잘 안돼있던 기존의 스토리를 정리함과 동시에 새로운 데빌 메이 크라이가 나올수 있도록 길을 닦은 기념비적인 작품인것 같네요.
그러나 최고로 데메크다운 게임이었음에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최고의 게임이었나에 대해서는 조금 할말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번역문제나 한글화 코드, 실행파일 유출 같은 게임 외적인 사건은 둘째치고 게임 내적으로만 보면 여기저기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1. 스토리
자잘한 설정들을 모두 정리한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두스가 열매를 먹고 마왕이 되었다는 설정이라던지 버질과 단테의 과거, 네로와 버질의 관계 등 그동안 꼬아놨던 실타래를 정리한것처럼 속이 시원하네요.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건 지난 작품들의 요소들을 언급하면서 적극적으로 세계관을 연결시켰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들, 켈베로스나 아르테미스 같은 전작의 등장인물 등 단테가 지나왔던 발자취가 모두 직접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당연한거지만 데메크 시리즈가 워낙 시간대가 뒤죽박죽 섞여서 출시되다보니 전작과의 연계가 좀 느슨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게다가 바로 전작인 4와 발매일이 11년이나 차이나기도 하고...
시리즈를 즐겨왔던 팬이라면 반가운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그냥 세계관 정리를 위해 얼굴만 비췄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리슨이야 그렇다 치고 패티는 얼굴마저 안나왔죠.
패티는 그냥 애니가 정식 세계관임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했겠지만 그래도 사진 한장 정도는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애니메이션 등장인물도 나왔는데 2의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은건 조금 의외였네요.
신캐릭 니코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개 초기에는 잠깐 외모 때문에 논란도 있었지만 그냥 그래픽이 실사에 가깝게 변한데다가 게임계 PC문제 때문에 생긴 이슈였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외모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게임이 너무 진지해지지 않도록 하고 데메크 다운 느낌이 들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캐릭터였습니다.
다른 여캐들의 비중에 대해서는 좀 까야될것 같습니다. 전작에선 잡혀가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했던 키리에가 이번작에서는 아예 얼굴도 비추지 못했죠. 그러나 고아로 자라서 아버지에게 팔까지 잘린 네로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어 괜찮았다고 봅니다.
레이디와 트리쉬는 연출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이 둘은 단테도 질려하는 여장부들인데 이번작에선 공주님 캐릭터가 되어버렸더군요.
눈이 즐거운 노출은 감사했지만 하는일 없이 ㅅㅅ어필만 하다보니 캐릭터성이 파괴된것 같았구요.
스토리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었지만 둘다 별로 이렇다할 활약은 없었죠. 둘다 버질과 안면이 있었지만 직접 대면도 못했으니까요.
레이디는 둘째치고 트리쉬는 한때 문두스 밑에서 같이 일했던 직장동료였고 특히 단테와 버질의 엄마인 에바와 외모가 똑같은 점에 있어서 스파다 이야기에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큰 역할은 없었던것 같네요.
다만 트리쉬가 V에게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라고 하는 부분은 꽤 의미심장하게 들렸습니다. V의 정체에 대한 복선이었던것 같네요.
무작정 여성 캐릭터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는건 아니지만 레이디와 트리쉬는 그 역할을 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점이 아쉬웠습니다.
악마 중에서는 말파스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속셈이 있는 캐릭터처럼 그려졌지만 허무하게 썰리고 말았죠. 디자인도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일회성으로 소모된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버질에 관해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메크뿐만 아니라 모든 미디어 작품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만큼 기대도 많았는데요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줘서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V를 통해 보여준 버질의 인간성에 대해 정말 전율을 느꼈습니다.
힘을 갈구하던 버질의 인간성은 나약했고 위태했었죠. 슬픈 표정에 마치 속죄라도 하려는듯한 초반부 V의 행보를 보며 버질이 사실은 이렇게 약한 인간이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V가 유리즌과 만났을때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버질의 악마적 부분과는 반대로 나약해 보이던 인간적 부분도 사실은 끝없는 힘을 갈구했다는 연출이 진짜 최고였습니다.
2. 액션
데메크 시리즈의 정체성이죠. 4이상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액션이 넘쳤습니다. 무기마다 모두 개성이 뚜렷했고 어디선가 본듯한 액션은 일절없고 모두 데메크에서만 볼수있는 오리지날 액션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쉬웠던건 그래픽이 현실적으로 변해서 그런지 액션들도 조금은 무거워진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많이 느렸어요. 터보모드가 없던데 의도적인건지 진짜 터보모드의 부재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4에 비해서 시원하다는 느낌이 많이 줄었습니다. 특히 마인화 스팅거나 밀리언 스탭은 박력이 많이 줄었다고 느꼈습니다.
캐릭터별로 세분화 해서 느낀점을 써볼까 합니다.
1)단테
전체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4에서 많이 부실했던 에보니&아이보리가 개성있게 변화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완전 새로운 신무기 3종, 익숙한 무기 3종, 더 강력하게 돌아온 추억의 무기 2종. 데메크 시리즈의 귀환을 대표하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2)네로
배우기 쉽지만 숙달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던 네로의 특징을 더 진하게 부각시켰다고 생각됩니다. 차지샷 의존도를 낮추고 각종 돌진기의 추가, 익시드 타이밍의 완화로 진입장벽을 더욱 낮춤과 동시에 신무기 데빌 브레이커의 도입으로 더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캐릭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빌 브레이커 시스템은 조금 쓰기가 힘들었습니다. 소모품이다보니 아무래도 관리가 신경쓰였고 실시간 교체가 안되는 점때문에 활용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소모품이 아니라 사용후 쿨타임등으로 제약을 걸고 실시간 교체를 도입했더라면 더 다양하게 쓸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네요.
3)V
그동안 데메크에는 없던 소환수를 이용한 새로운 액션을 보여줬습니다만 저는 0점 주겠습니다.
사람에 따라선 멀리서 소환수 공격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편하게 느낄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V가 직접 움직이는게 적다보니 박진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소환 컨셉을 잡되 소환수가 V의 행동을 보조만 해주는 역할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던파의 검귀나 크리티카의 그림자술사 처럼 본체의 액션에 소환수 보조 컨셉으로 설치기나 원거리 타격으로 더 입체적인 액션을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3. 디자인
전체적으로 리부트DMC의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기괴한 악마 디자인이라던가 마계와 현세가 뒤섞인듯한 기괴한 맵 디자인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리부트 이후에 나왔던 4SE에서도 버질의 액션에 리부트 버질의 액션을 적극적으로 채용했었죠. 이런 점을 볼때 리부트를 흑역사로 묻어버리진 않은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작 최종전에서도 배경이나 구도가 리부트의 버질전과 매우 흡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흡사했을지라도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전편인 3나 4에서는 지역별로 배경의 개성이 뚜렷했었는데 이번작에서는 도시와 나무 두 부분밖에 없었고 나무 속에서도 그다지 볼만한건 없었던것 같습니다.
예술적인 디자인이 아닌 스테이지 구성도 전작에 비해 많이 모자란것 같았습니다.
기껏해야 피연못 채우기나 니드호그 해츨링 정도?
4에서는 주사위 스테이지나 에키드나의 정글, 스내치를 이용한 각종 장치들, 점프 발판 이런 요소들이 많았는데 5에서는 그런 장치들이 거의 없고 그냥 뛰어다니기만 한것 같네요.
4. 마치며
11년을 기다린만큼 하고싶은 말도 많아 생각보다 글이 두서없이 길어지기만 했네요.
글재주는 없지만 게임을 하며 느낀점을 다른 유저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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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에얼음
밑에 분께서도 지적하셨지만 밀리언 스텝의 비주얼 하향은 너무 눈물 나더군요 파파밧!하면서 박력있던 4편의 검붉은 이팩트가 섞인 엄청 빠르게 찌르는 모션이 가장 최적인데 말이죠 | 19.03.10 1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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