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말로도 내년 50이 농담이 아닌 나이.
뉴겜플 + 하드로 5회차 진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일단 DLC인지 패치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업데이트 소식에 플레이 중단.
지금까지 하면서 느낀 소감을 짧게짤게 말해보고자 한다.
1. 액션과 브금은 생략. 잘 만듬. 매우 좋음. 끝.
2.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소감이다.
- 초반 평가들이 대부분 인물과 스토리가 평면적이며 개성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메인만 밀어보면 확실히 그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인물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배경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좀 뜬금없기도 하고 뭔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게 된다.
특히, 이브의 경우 메인만 진행하면 뭔가 자기 의견도 딱히 없고 성격도 불분명한데 무뚝뚝하고...
게다가 후반의 우리 금쪽이의 롤러코스터같은 변화와 비교하게 되면서 뭔가 몰개성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지게 된다.
또한, 아담의 손을 잡지 않는 상황에서도 뜬금없이 내가 결정한다... 라며 메인 스토리에서 보이던 이브와는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
반대로 손을 잡아도.. 왜???? 네이티브랑 죽자사자 싸우던 애가...????? 싶기도 하다.
- 그러나, 서브 스토리를 병행하면 인물의 변화나 나름의 가치관, 그리고 변화의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만들어놓고 있다.
다만, 문제는 그걸 스토리 상에서 유저에게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파편화된 정보를 가지고 유저가 추론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메인만 밀거나 서브 스토리를 단편적으로만 보고 수주/해결 만 반복하면 사실 "이게 왜..?", "응? 뭔데...?"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즉, 서브 스토리를 어느정도 파보지 않으면 이브, 릴리, 아담 그리고 레이븐에 대해서 피상적인 모습만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여기서 부터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이런 식으로 만든 이유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빠른 액션을 이어가며 중간중간 루즈해지는 분위기를 잡기 위해
메인에서는 이런저런 지루해지거나 흐름을 끊을 만한 배경 설명은 일단 다 쳐내고,
다소 설명이 부족해도 중심이 되는 이야기만 빠르게 이어가며 시원한 액션 중심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 설명, 세계관 설명, 캐릭터의 인생사를 메인에 넣게 되면 필연적으로 이야기가 루즈해질 수 밖에 없고...
참고로 파판7리버스를 열 몇 시간을 하다가 포기한 이유가
온갖 상황 설명에 배경 설명에 회상 신에.... 게다가 그냥 적당히 넣어줘도 될 것 같은데도 온갖 초코보를 잡으러 이리 뛰고 저리 뛰게 만들고
왜하나 싶은 미니게임까지도 메인 스토리에 전부다 집어넣고 플레이를 강제하니....
재미는 둘째치고 하다가 졸려서 못하겠더라..
어쨌든 그런 세세한 이야기를 서브 스토리로 다 밀어내 알아서 보세요~, 메인은 액션에 집중합니다!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보면 메인 스토리가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 물론 이제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을 보자면... 아~ 좀 아쉽다 싶은 부분들이 꽤 보인다.
이야기가 잘린 듯한 무전기, 물빠진 광장 아래 살해당한 사람들, 등에 칼빵 이후의 이야기, 방주 이야기 등등...
뿐만 아니라 그 귀한 퓨전셀로 한다는게 부인 사진 띄우기..... 모텔에 불키기... 같은....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끝나버린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게다가 뭐 어쩌라고 싶은 고양이 찾기...
하지만, 전체적으로 뜯어보면 의미가 없다고 보기 힘든, 꽤나 세계를 잘 설명하고 있는 퀘스트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풀어낸 방식이 어색하고 조금만 더 이어지는 이야기로 보충하면 충분히 더 괜찮아 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잘려나간 듯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 고양이 찾는 퀘만 해도 사실 죽은 고양이 한 마리 찾는게 끝인 뭐 어쩌라고 싶은 퀘이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보면 현재 생태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재 세계의 일부를 설명하는 퀘스트로 볼 수 있다.
뭐 알다시피 대부분의 길고양이들이 편한 삶을 살지는 않지만, 주변의 벌레 작은 동물 등을 사냥하며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다.
게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은 일단 당장의 생존 경쟁 자체도 빡세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동물이 배고파 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말라죽어 있다는 것은 결국 그 고양이가 잡아먹을 작은 동물, 벌레조차 없다는 것이고,
전반적인 지상 생태계 환경이 안드로-에이도스와 네이티브 외에는 어떤 유기체도 살아가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죽은 고양이의 이야기를 조금 이어서, 예를 들어 작은 새를 봤고 찾아봤더니 얘도 죽었네...같은 이야기를 후반에 한 번 더 넣은 다음
밖에서는 산다는 것 조차 어려운데, 릴리의 아트리에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새나 작은 생물들을 조명했다면,
그 수목원이 얼마나 더 오아시스 같은 곳인지,
그리고 전투 능력도 없는 릴리가 2년을 숨어 지내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보여주는 좀 더 풍부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 까 싶다.
- 그리고, 엔야와 수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면....
콜로니 폴 이 후 대부분의 신인류인 안드로-에이도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엔야를 보면 사실상 살아 있다고 말하기 힘든 상태이고, 수와 수혈로봇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즉, 수많은 신인류들이 마더스피어에 의해 자행된 콜로리 폴에서 비슷한 상황에 쳐해졌고,
그나마 엔야는 그 와중에 수를 만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스토리의 과정에서 수가 컨테이너에 숨어 있는 동안이라도 콜로니 폴 당시의 아비규환과 이 후 엔야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집어넣었다면
콜로니 폴과 이 후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기회가 되고, 그 안에서 둘의 스토리가 좀 더 애절하고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 또한, 레이븐의 이야기도 잘 찾아보면...
터널에서 연결된 케이블로 인해 죽지도 못하고 그저 노래하는 천사가 말한 배신자 이야기, 광신도의 천사의 이야기 등을 조금만 더 다듬어서
서로 이어지는 형식으로 구성했다면 레이븐의 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왜 그렇게 흑화했는지에 대한 힌트를 충분히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즉, 서브 스토리를 통해서 인물에 대한 이해와 변화의 감지, 냉혹한 세계와 그 안에서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의 배경을 알게 해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스토리를 이어주는 중간 다리가 부실하다보니 전반적인 내용이 충분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서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이브는 그 동안 알지 못하던 지상의 삶을 보며 생각의 변화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흐름 상 그런 낌새가 있는게 분명한데도 게임 내에서는 그것을 명확하게 그것을 보여주지 않다보니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다음에 나올 후속작은 지금처럼 메인은 메인대로 시원하게 진행하고, 자칫 지루하거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부분은 서브 스토리로 내보내는 방식을 유지하되, 각 스토리들을 하나의 퀘로 끝내지 말고 이어지는 상황을 만듬으로서 조금 더 세계관을 이해하고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IP보기클릭)123.142.***.***
김형태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심했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쳐냈다고 했죠 ㅎㅎ
(IP보기클릭)27.122.***.***
글을 잘 읽히게 잘 쓰시네요., 역시 연륜의!! ㅋ 모든 말씀 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IP보기클릭)27.122.***.***
글을 잘 읽히게 잘 쓰시네요., 역시 연륜의!! ㅋ 모든 말씀 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IP보기클릭)118.37.***.***
바람꽃1
작성자의 글을 보니 다른 분들을 존중하지 않아서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닌 것 같네요. 사설이나 기사 글에도 이런 문체를 사용을 하더군요. | 24.05.22 17:42 | | |
(IP보기클릭)123.142.***.***
김형태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심했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쳐냈다고 했죠 ㅎㅎ
(IP보기클릭)49.143.***.***
쳐냈던 이야기들 DLC로 내줬으면 좋겠네요.. ㅠ | 24.05.22 19:47 | | |
(IP보기클릭)126.224.***.***
(IP보기클릭)121.133.***.***
(IP보기클릭)223.222.***.***
(IP보기클릭)121.133.***.***
(IP보기클릭)211.206.***.***
(IP보기클릭)223.222.***.***
고양이 퀘 같은게 전형적으로 스토리 밀도를 떨어뜨리는건데..굶어죽게 생긴 고양이를 생선파는 배리,클라이드 퀘와 연동시킬수 있었고 바디셀로 생명을 연장시키는게 일반화된 세계지만 먹어야산다는 원초적인 생명체에 대한 이브의 몰이해를 아담과의 시각차를 보여줌으로써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욱 살릴수 있는 부분이였죠 대사몇마디 추가해서 살릴수 있는 퀘인데 아쉬운거죠.. | 24.05.22 19:52 | | |
(IP보기클릭)118.235.***.***
(IP보기클릭)119.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