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heathletic.com/1651056/2020/03/04/the-baseball-100-no-23-albert-pujols/
푸홀스는 분노에 이끌렸다. 탐 브래디,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지미 코너스, 로저 클레멘스, 패트릭 리드와 같은 선수들처럼. 그들은 적이 필요하다. 적개심이 필요하다. 의구심이 그들을 먹여살린다.
푸홀스에게 의심은 항상 뒤따랐다. 아버지와 미국에 왔을 때,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몸부림쳤다. 사람들은 영어실력으로 그를 놀렸다. 멍청하다고 느끼게 했다. 야구장은 그의 성역일 뿐만 아니라 반격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며 승자로 만들어주는 장소었다.
포트 오세지 고교에 야구를 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 푸홀스의 코치 데이빗 프라이는 푸홀스의 사촌을 통역으로 삼아 소통하려 애썼다. 통역을 잠시 멈추게 하고 푸홀스는 이리 말했다.
"나는 여기 야구를 하러 왔습니다. 플레이나 하죠. 나는 잡담이나 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푸홀스는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때리고, 이기기 위해 왔다. 푸홀스가 배팅케이지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알리가 샌드백을 때리는 모습과도 같다. 모든 움직임, 스윙, 걸음에는 목적이 있었다. 그는 말하거나 단순히 플레이하거나 그저 배트를 휘두르기만 하는 일엔 관심이 없었다.
매일, 매분 더 나아져야 했다.
2003년 푸홀스는 359의 타율로 수위타자가 되었고, 득점, 안타, 2루타, 루타에서도 리그 선두였다.
그의 여정이 끝났다. 아니다.
푸홀스는 자신이 그저 평범한 야수란 걸 깨닫자 만족하지 않았다.
2004년 331/415/657의 타격 성적을 거두고 득점과 루타에서 리그 선두였지만 어느 순간 평균 이상의 1루수가 되었다. 카디널스가 105 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그의 여정이 끝났다. 아니다.
푸홀스는 자신이 평범한 주자라 판단했다. 자신이 언제나 평균 이하의 속도를 가진 주자였지만 그리 내버려두진 않았다.
그래서 2005년, 그는 330/430/609를 기록하고 득점에서도 리그 선두였으며 더 나은 1루수로 활약했다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어야 했다- 이제 그는 베이스러닝에서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점프 했고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위해 스스로를 다그쳤다. 16개의 도루 중 2번만 실패했으며 단타시 1루에서 3루, 2루에서 홈으로 가는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는 MVP를 수상했다.
그의 여정이 끝났다. 아니다. 그의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2006년 그는 331/431/671의 성적으로 장타율과 OPS에서 처음 리그 선두가 되었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부상으로 몇 경기를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디널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끌어 타이거스를 상대로 승리하였다.
푸홀스는 05,06,07,08 그리고 09년 내셔널 리그에서 WAR 선두였다. 이 이전 투수와 타자를 포함해 5년 연속 내셔널리그 WAR 선두였던 선수를 아는가? 아무도 없다. 윌리 메이스도, 배리 본즈도, 행크 아론도, 스탠 뮤지얼, 로저스 혼스비, 호그스 와그너도 아니다. 아무도 없다. (아메리카 리그에서는 미키 맨틀, 베이브 루스, 월터 존슨이 해냈다.)
푸홀스는 MVP를 3회 받았지만 그 이상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4번이나 2위에 그쳤고, 2007년 WAR이 수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9위에 그쳤다. 그 해는 푸홀스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는 A 전시품이었다. 32개의 홈런, 103개의 타점, 99 득점에 327/429/568을 기록했고 경탄할만한 수비수였다. 그리고 "무슨 일이야, 푸홀스?"라는 질문이 줄을 이었다.
푸홀스의 쇠락은 카디널스에서의 마지막 해에 시작되었다. 여전히 멋진 시즌을 보냈지만 예전의 그 푸홀스의 시즌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3할을 치는데 실패하고(타율 299.), 처음으로 100타점을 놓쳤으며(99타점) , 31세에 나이에 더 이상 예전만큼 위협적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350의 타율과 500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카디널스의 파란을 일으키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브루어스를 불살라버렸다. ( 6경기에서 478/556/913, 2루타 4개와 2홈런을 쳤다)
카디널스가 우승을 한 월드시리즈에서 레인저스를 상대로 3개의 홈런을 쳤다.
그 플레이오프 경기들은 야구인들에게 푸홀스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다고 깨닫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좋지 않은 짐작이었다. 푸홀스가 32세에 접어들자 11시즌이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 푸홀스와 같이 강렬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치고 펜스를 넘기는데 능한 뛰어난 오른손 강타자들은 노화의 영향이 덜한 경향이 있다. 프랭크 토마스는 32세에 마지막 위대한 시즌을 보냈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도 마찬가지였다. 미기 카브레라도 32세 또는 33세에 마지막으로 위대한 시즌을 보냈다.
푸홀스가 10년간 2억 4천만 달러의 계약으로 에인절스에 합류했을 때 에인절스와 모든 이들이 이 계약의 끝이 좋지 않으리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여전히 곤란하게도 2시즌이 남아있다. (이 칼럼이 나올 당시는 2020 시즌 개막 이전)
시작도 좋지 않으리라곤 누구도 알지 못했다. 에인절스에서의 첫 시즌, 그는 30홈런과 285/343/516을 기록했다. 1루수로 뛰었지만 예전 같지는 않았다. 평범한 주자가 되었다. 포볼 중 고의사구를 뺀 갯수는 36개였다. 나쁘진 않지만 이 성적은 더 이상 예전의 푸홀스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시즌이 에인절스에서 푸홀스의 최고의 시즌이었다.
2015년에는 40홈런을 기록했지만 출루율이 307 밖에 안됐다. 2017년 101 타점을 기록했지만 672라는 빈약한 ops가 함께했다. 지난 5시즌 중 4시즌 동안 타율은 245 이하였다. 2016 이후 OPS+ 마저 100을 넘지 못했다.
카디널스를 떠날 당시 328이었던 통산 타율은 의심할 여지없이 올해 3할 이하로 떨어지리라.
푸홀스는 경이로운 통산 성적을 쌓고 있다. 661개의 2루타(역대 통산 기록 7위), 656개의 홈런(통산 기록 6위)과 5863개의 루타(5위)와 함께 2075개의 타점(4위)을 기록 중이다. 특히 마지막 기록은 주목할 만하다. 만약 여지껏 에인절스에서 기록한 성적대로 남은 두 시즌 건강히 뛰기만 한다면 베이브 루스를 추월해 통산 타점 2위를 차지하고 행크 아론을 잡기 위해 1년 더 뛰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야구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가 이렇게 쇠락하는 모습은 지켜보기 너무 힘들다. 매 해마다 나는 푸홀스가 다시 한번 예전의 푸홀스가 되길 희망한다. 서글프게도 시간은 그리 흘러가지 않는다. 푸홀스는 이제 40세이며 전성기도 10년이 지났다. 서글픈 커리어는 아니었다. 비범하고 감동적인 커리어다.
2005년 9회에 애스트로스가 4-2 스코어로 앞서고 마운드에 위력적인 마무리 투수 브래드 릿지가 등판하던, 40년만에 월드 시리즈에 진출해 휴스턴 전역이 흥분에 들떠있던 잊을 수 없는 그 순간을 떠올린다.
투 아웃이었다. 푸홀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텔레비전에서는 제트엔진이, 나스카 레이싱이, 디즈니 월드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가 애로우헤드 스타디움 터치다운 10야드 전 플레이가, 화산 폭발이, 스포츠채널의 토크쇼 소리가 섞였다.
The sound was a jet engine meets a NASCAR race meets Disney World when Elsa and Anna from Frozen come out meets Arrowhead Stadium with the opponent trying to call a play in the red zone meets a volcano erupting meets pretty much any sports talk show on television.
그리고 푸홀스가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때렸다.
침묵이 흘렀다. 일반적인 정적은 아니었다. 나름의 규칙을 지닌 예보 같은 침묵이다. 크게 때려버리겠다는 바보처럼 진부한 위협 말이다. 푸홀스가 공을 크게 때리자 찾아온 침묵은 워낙 조용해 그가 베이스를 돌 때 흙을 밟는 소리마저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다시 그런 선수가 되지 못하리라. 아니, 어쩌면 한 번 더 그렇게 활약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매우 근사하겠지. 우리 아이들에게 이리 말하면 정말 근사하리라.
"봤지? 저게 바로 알버트 푸홀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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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포스난스키가 이 칼럼을 쓸 당시는 2020 시즌이 개막하기 전이었습니다.
예상을 빗나가 푸홀스는 통산 타율 296, 686개의 통산 이루타(5위), 703개의 홈런(4위), 6211개(2위)의 루타, 2218개의 타점(2위)를 기록하며 선수 생활을 마쳤습니다.
문맥이 이상한 부분 등 번역에 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독해가 되시는 분은 원문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시리즈 번역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칼럼이 마음에 드셨다면 저자가 이 칼럼을 모아 편집한 책《THE BASEBALL 100》https://www.amazon.com/Baseball-100-Joe-Posnanski/dp/1982180587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